조선의 협객, 백동수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백동수는 가상의 인물이 아니라 실존인물이다. 바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를 쓴 조선시대 무인이다. 따라서 백동수는 MBC에서 방영한 이산에도 잠깐 등장한다. 다만 이산에서는 무예도보통지의 저자가 박대수로 나오는데 이것은 극적 재미를 위한 허구일 뿐이다. 또 드라마 백동수나 만화 백동수 모두 실제 인물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은 김영호가 지은 '조선의 협객, 백동수'가 가장 정확한 것 같다. 참고로 남은 이야기에는 SBS에게 당한 황당한 일을 적었다. 꼭 읽어 보길.
드라마 백동수
요즘은 즐겨 보는 드라마가 없다. 그러다 요즘에는 어떤 드라마를 하는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TV 편성표를 찾아 보니 SBS에서 무사 백동수[1]를 하고 있었다. 일단 남자들이 좋아하는 무협 드라마다. 남아있는 기록이 워낙 없어서 사극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미흡하다. 그러나 완전 맹탕에 유치한 대사, 어설픈 연기가 앙상블을 이루는 광개토대왕도 대하사극이라고 하니 무사 백동수도 '대하사극'이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아무튼 무협 드라마라 일단 드라마를 봤다. 전광열이 검선 김광택[2]으로 나온다. 또 첫회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하기 위해 가장 극적인 부분을 배치했다. 바로 백동수가 태어나기 까지의 과정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드라마를 보니 내용이 어설프다. 또 너무 과장되어 있다. 전광열을 비롯한 조연들의 뛰어난 연기에도 극에 대한 집중도는 떨어졌다.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스토리 자체가 너무 만화적[3]이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백동수가 재미는 없지만 백동수라는 인물은 궁금해 졌다. 백동수는 조선시대 훈련 교범이었던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4]를 편찬한 무인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지다 찾은 기사가 오마이뉴스의 서평, 조선무사의 잃어버린 꿈을 되찾다였다. 기사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백동수는 조선시대 정조 때 활동했던 인물이다. 정조의 명을 받아 조선 후기 무예서(훈련 교범)인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다.
이산의 백동수
MBC에서 방영한 이산에도 백동수가 나온다. 박대수가 주막집에서 세자를 욕하는 박제가와 시비가 붙는다. 여기에 열받은 박대수는 박제가의 멱살을 잡는다. 이때 함께 술을 마시던 한 사내가 번개처럼 박대수를 제압한다. 박대수라고 하면 익위사 최고의 실력을 갖춘 무인이지만 백동수에게는 그냥 시정 잡배처럼 얻어터치며 끝이난다. 박대수라는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백동수의 공을 았아 갔지만 PD가 백동수에 대한 예의는 다한 셈이다. 참고로 박제가는 북학의를 편찬한 조선 후기 학자이며, 백동수와는 아주 절친한 친구사이다.
처음 드라마를 기획할 때부터 PD가 백동수의 존재를 알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이산에도 백동수가 등장한다. 멱살잡이를 하다 뒷발로 박대수를 차버리는 인물이 바로 백동수다.
아울러 MBC 이산의 마지막회에는 이미 나이든 '박대수'가 정조에게 '무예도보통지'를 바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박대수는 극의 구성을 위해 만든 가공의 인물에 불과하다. 실제 무예도보통지의 저자인 백동수는 33회에 등장했다. 그러나 백동수가 아닌 박대수가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것처럼 구성한 것은 박대수가 가지고 있는 극의 비중 때문이다. 실제 이산의 이병훈 PD는 '박대수를 백동수와 오버랩 시킬 생각'도 해봤다는 것으로 봐서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적인 재미를 위해 이렇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산만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박대수가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이산 마지막회에서 박대수가 정조에게 무예도보통지를 바치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무예도보통지를 편찬한 사람은 백동수이다.
만화 백동수
아무튼 이렇게 백동수에 대한 자료를 찾다가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고 "조선의 협객 백동수"라는 책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기로 만들지는 못하고 '전기소설'로 부활시킨 책이다. 원래 소설 보다는 따분해도 전기와 같은 사실적인 기록을 좋아하기 때문에 "조선의 협객 백동수"를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 봤다. 그런데 아쉽지만 대부분의 서점에서 품절이었다.
혹시나 싶어서 백동수라는 이름으로 검색해 보니 만화책인 '야뇌 백동수'와 '조선 최고의 무사 백동수'라는 소설책이 판매되고 있었다. 일단 만화부터 확인해 봤다. 그런데 만화는 실망 그 자체였다. 일단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다[5]. 또 무술 동작에 역동성이 없다. 따라서 꼭 마네킹이 창칼을 들고 있는 것이 연상된다. 흔히 누구나 무협 만화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아니다. 똑 같은 만화라고 해도 무협 만화는 인물 각각의 역동성이 살아나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쉬운 이야기로 방학기 화백을 생각해 보면 된다. 무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방학기 화백의 만화는 동작 하나 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원래 여성만화를 주로 그리다 무협을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주인공도 서양인이고, 역동성도 떨어진다. 여기에 내용까지 과장된 부분이 많다. 이렇다 보니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raftwood님에 따르면 3권 부터는 나아진다고 하는데 아무리 나아진다고 해도 "호박이 수박되고 똥이 된장이 되는 기적"은 없을 것 같았다.
방학기 화백의 바람의 파이터이다. 무술에 대해 아는 사람은 이 그림의 동작이 얼마나 사실적인지 알 수 있다. 방학기 화백의 만화는 이런 사실적인 동작에 역동성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조선의 협객
결국 관심은 다시 김영호가 지었다는 "조선의 협객 백동수"로 쏠렸다. 그래서 '충주시립도서관'에서 검색해 봤지만 없는 책이었다. 여기에 @blackmt1님이 책바다라는 사이트를 알려 줬다. 지역 도서관에 없으면 서로 대관해서 책을 빌려 볼 수 있는 사이트였다. 가입이 귀찮기는 했지만 백동수를 볼 욕심으로 국립도서관까지 가입했다. 그러나 결국 포기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일단 충주시립도서관에서 대출증을 발급받아야 가능하기 때문[6]이다.
원래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기 때문에 책을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인터넷을 계속 검색했다. 그러다 "조선의 협객 백동수"를 저술한 김영호님의 글이 수원일보에 올라와 있는 것을 알았다. 물론 모두 다 올라와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연재하다 중간에 그만 둔 듯 34까지만 올라와 있었다. 그러나 '드라마 무사 백동수'나, '만화 야뇌 백동수' 보다는 훨씬 더 사실적이며 조선을 살았던 무인 백동수에게 조금 더 정확하게 다가 설 수 있었다.
조선의 협객 백동수[7]
- 한 중 일 무예 완성판 24반무예
무예도 보통지에 대한 기사다. 이 기사에는 "조선의 협객 백동수"를 쓴 김영호 24반무예협회대표와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다. 무예도보통지와 "조선의 협객 백동수"라는 책을 쓰게된 동기, 어떤 과정을 통해 저술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기사에 이어 김영호의 "조선의 협객 백동수"가 연재된 듯하다. 다음은 수원일보에서 찾은 "조선의 협객 백동수"의 일부다.
- 동시대 세 사람의 만남
- 동시대 세 사람의 만남2
- 동시대 세 사람의 만남3
- 동시대 세 사람의 만남4
- 이름난 선비들의 가르침을 받고1
- 이름난 선비들의 가르침을 받고2
- 1767년 모월 모일, 초어정 결의1
- 1767년 모월 모일, 초어정 결의2
- 1767년 모월 모일, 초어정 결의3
- 평안도와 서울 여항을 오가며1
- 평안도와 서울 여항을 오가며2
- 평안도와 서울 여항을 오가며3
- 전설의 협객, 김체건을 흠모하며1
- 전설의 협객, 김체건1
- 전설의 협객, 김체건2
- 전설의 협객, 김체건을 흠모하며2
- 검보를 익히고 검의 원리를 깨쳐나가다1
- 검보를 익히고 검의 원리를 깨쳐나가다2
- 검보를 익히고 검의 원리를 깨쳐나가다3
- 협객이란 무엇인가1
- 협객이란 무엇인가2
- 사도세자와 <무예신보>
- 야뇌.점재.인재1
- 야뇌.점재.인재2
- 야뇌.점재.인재3
- 농사꾼과 상인에 도전하다1
- 농사꾼과 상인에 도전하다7
- 무과 급제 그리고 백선달1
- 무과 급제 그리고 백선달2
- 무과 급제 그리고 백선달3
- 두 벗, 박지원.이덕무와의 전국 유람1
- 두 벗, 박지원.이덕무와의 전국 유람2
- 두 벗, 박지원.이덕무와의 전국 유람3
- 두 벗, 박지원.이덕무와의 전국 유람4
남은 이야기, SBS와 저작권 지랄
요즘 재미있는 드라마가 별로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자신이 좋아하는 드라마를 추천한다. 그런데 이렇게 추천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내가 재미있다고 남도 재미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더구나 행간을 잘 읽는 사람에게 재미있는 드라마는 많지 않다. 드라마 일부만 보고 전체 내용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선덕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나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서 일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일식이 일어나는 날 시청율은 최고조에 달했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드라마 내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서 트위터에 "이중반간계다"라는 트윗[8]을 날렸다. 그러자 대뜸 헤살(스포일러)이라는 항의 트윗이 올라왔다. 물론 내가 날린 트윗은 헤살이 아니다. 나도 드라마 내용은 모른다. 또 드라마가 결정적인 부분까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스포츠 경기에서 두 팀의 승패를 미리 이야기한다고 그걸 헤살(스포일러)이라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잠시 옆길로 쌨다. 그러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지간한 드라마는 작가 의도를 쉽게 알아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재미있다고 해도 내게는 재미없을 때가 많다"는 점이다.
SBS 무사 백동수를 이야기하며 사용한 화면은 모두 MBC 이산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SBS는 속된 말로 저작권 지랄을 아주 많이 하기 때문[9]이다. 블로그에 있는 유튜브 동영상 대부분이 모두 나오지 않는다[10].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SBS에서 신고, 유튜브 계정이 짤렸기 때문이다. 저작권 문제 때문에 난 다른 방송사의 동영상도 시사프로(또는 공익프로)가 아니면 거의 올리지 않는다. SBS도 마찬가지다.
SBS가 신고한 동영상은 총3개다. 처음에 신고된 동영상은 신경을 쓰지 않아 모르겠다. 다만 신고자가 SBS 밖에 없고 또 SBS 동영상이 문제된 것으로 기억한다. 두번째로 SBS에서 신고한 동영상은 갤럭시 S, 교품율 50%?라는 글에서 사용한 영상이다.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SBS 뉴스추적에서 보도한 '스마트폰의 불편한 진실' 중 아이폰을 까는 언플 일부를 따온 것이다. 그런데 시사프로 추출본까지 신고를 했다.
따라서 이때부터는 상당히 조심했다. 신고 3번이 되면 유튜브 계정이 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SBS 동영상이 있는지 찾아 봤다. 원래 SBS 영상을 잘 올리지도 않기 때문에 하나를 더 찾을 수 있었다. 그러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바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출연 후기라는 글에서 사용한 동영상이기 때문이다.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작년 초 난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내가 출연한 부분만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뽑아 올린 것이다.
이 영상을 봤지만 내가 출연한 부분이고 동영상에 이런 사실을 적어 두었기 때문에 설마 이 영상까지 신고할까 싶었다. 그런데 SBS에서는 이 영상까지 신고했다. 내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돈을 받지 않고 출연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공익 프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공익 프로의 일부 발췌 영상까지 모조리 신고하는 SBS를 보고 정내미가 떨어졌다. 앞으로 SBS 프로에 또 출연할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공익 프로라고 해도 SBS는 절대 출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또 혹시라도 SBS에 출연할 일이 있는 사람은 꼭 출연료를 챙기기 바란다[11].
- 사극은 항상 죽 쑤는 SBS에서 나름 작정하고 만든 드라마이다. 만화적 요소가 많아 기본은 하겠지만 성공하기는 조금 힘들 듯하다. ↩
- 시간이 된다면 조선협객전이라는 시리즈로 연재하고 싶은 인물 중 하나다. ↩
- 무사 백동수의 원작이 만화라는 것은 이 글을 쓰면서 알았다. ↩
- 고등학교 때 무협비급을 발견했다고 하며 짜장면을 얻어 먹은 책이 무예도보통지다. ↩
- 순정만화 주인공처럼 뾰족한 턱에 높은 콧날 등 무협만화인지 순정만화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
- 아이 엄마와 큰 아이의 대출증이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이 대출증으로 빌릴 생각이었다. ↩
- 수원신문의 링크가 대부분 사라졌다. 구글을 이용하면 사라진 링크 일부를 복원할 수 있지만 모든 링크를 복원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복구를 포기했다. ↩
- 실제 드라마도 "이중반간계"로 진행됐다. ↩
- 예전에 다음 관계자를 만났는데 SBS에서 드라마의 잡은화면까지 문제 삼아 골치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은 해결됐는지 모르겠지만. ↩
- 페이스북, 자체 나스 등을 이용해서 꽤 많은 영상을 복구했지만 여전히 나오지 않는 영상이 많다. ↩
- 이 부분은 따로 글을 올릴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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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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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날개 2011/07/06 13:17
좋은 글 감사합니다.
흥미롭게 읽다가 마지막 SBS 횡포(?)에 욱하게 되는군요.
원문을 읽어보고 싶은데 절판되었다니 안타깝군요.
건강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
qp 2011/07/07 19:38
드라마 뿐 아니라 SBS에서 방영하는 TV 프로의 특징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작위적이다'라고 할 수 있을거 같습니다.
드라마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 하고 중간중간 비약이 너무 심하고,
예능은 출연자의 동작 하나하나까지 미리 짜놓은 대본대로 만들어내죠.
문제가 됐던 패떴 뿐 아니라 강심장 같은 것만 봐도 출연자들이 재미도 없는 이야기에 억지로 웃고 박수치느라 어색하기 그지없더군요. 괜히 보는 제가 불편해지는..
TV 자체를 잘 안 보지만 SBS에서 방영하는 것 중에 유일하게 보는 것은 가끔 하는 축구 중계가 아닌가 싶네요. -
bugmage 2011/07/20 09:47
무사 백동수 관련한 병크도 하나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이미 확인해서 아시겠지만 원작이 야뇌 백동수 라는 만화(드라마 자체의 원작)입니다.
근데 이거 판권 사면서 지불한 금액(총액 2천만에 작가 지급액은 600만원)은 논외로 하고,
드라마를 기반으로 한 소설을 출판하면서 광고에 "원작소설"드립을 쳤습니다. -_-a;
뭐 최근 작가 블로그를 보니 원만하게 해결은 됬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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