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은 책은 우리 역사를 움직인 20인의 재상과 중국 역사를 움직인 15일의 재상이다. 중국의 경우 태공망 여상부터 촉한의 명상 제갈량까지를 다루고 있고, 우리 역사를 움직인 20인의 재상은 우리 역사상 첫 역성혁명을 성공시킨 명림답부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명상 을파소를 거쳐, 조선의 마지막 재상 김홍집으로 마무리된다.
당연한 얘기지만 연대상 중국 역사를 움직인 15인의 재상이 먼저 출판되고 우리 역사를 움직인 20인의 재상이 나중에 출판되었다. 우리 역사를 움직인 20인의 재상의 서문에는 다소 재미있는 얘기가 나온다. 서문 자체가 길기때문에 전문을 소개하는 것은 힘들고 그중 일부만 소개하겠다.
먼저 한가지 속내를 고백해야겠다. 실은 "중국 역사를 움직인 15일의 재상"을 탈고한 다음 "한국편"은 손대기가 싫었다. 많은 자료를 탐색하고 재구성하여 집필하느라 심신도 지쳤거니와 "한국편"이 "중국편"에 비해 매력이 없다는 선입견 탓에 의욕이 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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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를 움직인 15인의 재상" 교정을 보던 나는 의아함에 사로잡혔다. 문물의 중심지였던 동서이경에 내세울 만한 인물이 없고, 대부분의 기재는 천하 오방 중에서도 거의 동쪽 출신이었다.
강태공은 동쪽 끝 제나라 영구사람, 관중 역시 제나라 출이고, 오자서와 범려는 초나라, 공자는 노나라, 맹상군은 제나라, 여불위와 이사는 하남성 충신이니 역시 동쪽 태생이었다. 동중서는 제나라 광천 출신이고, 제갈량의 출신지는 낭야군이니 오늘날의 산동 반도 근처이다. 공손앙, 범휴(범려), 인상여, 장량 역시 동쪽 태생인데 그들은 중간 지역 출신으로 친다 하더라도, 7할의 인재가 일방 동쪽에 몰려 있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소진만이 주나라 낙양 출신인데 그 역시 하남성으로 가서 귀곡자에게 배웠으니 동쪽의 영향권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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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이 당대에 가장 뛰어난 도의 채득자였음은 "중국 역사를 움직인 15인"의 재상에서 강조한 바 있거니와, 상고의 명재상들이 대부분 동쪽에서 중원으로 진출한 사실은 대도의 뿌리가 동쪽에 있다는 중좌가 됨직했다. 이는 구구한 학설을 아전인수격으로 꿰맞춘 궤변이 아니라, 인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라난 사실이었다. 도는 물과 같다고 하였으니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는 건 당연한 일, 문화의 동이 기원설이 보다 확연해진 것이다. 그것은 중국의 사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후한서 동이열전의 전언은 이(夷)는 오랑캐의 일속이라는 화이관의 인식을 송두리째 뒤집을 만하다.
왕제에 이르기를 "동방을 이(夷)라고 한다." 하였다. 이는 근본이 되는 뿌리라는 의미이니 어질고 자애심이 많아 살생을 꺼려 마치 만물이 뿌리 되는 땅으로부터 솟아 나오는 것과 같음을 이르는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천성이 유순하며 법도로 다스리기 쉬워 군자의 나라, 또는 죽지않는 나라라는 이름이 있게 되었다.
상고 문화가 동이족에게서 비롯되었으며, 전설의 군자불사지국이 동이국임을 증거하는 놀라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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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문은 이 보다 자세하며 보다 많은 해석을 내어놓고 있다. 저자의 주장처럼 중국 문화의 그 원류(대도)가 동이라면 결국 세계 문화의 원류 역시 동이라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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