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의 삼성관련 기사

얼마 전 삼성의 전 법무팀장이었던 김용철 변호사의 충격적인 고백이 있었다. 삼성에서 직원의 차명계좌를 이용해서 엄청난 규모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김용철 변호사의 계좌에도 50억원대의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으며, 이 것은 에서 조성한 비자금의 일부라고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은 "얼마 전까지 우리 돈을 받던 사람이다"라고 양심 고백을 폄하하고 지인의 재산 운용에 사용된 계좌라며 억지 주장을 필치고 있다. 이정도의 일이라면 사회에서 받을 충격파가 상당할 것 같은데 의외로 우리 사회는 아주 조용하다.

은 우리 나라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초거대 기업이다. 그런데 이 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초거대 기업에 위상에 맞지 않는 짓을 아주 자주한다는 점이다. 두번째 이 이런일을 해도 언론에는 거의 보도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정도의 사안이라면 시사에 관심이 없는 아주머니들이라고 해도 "어머 이 비자금 조성했데" 정도는 나와야하는데 그런 얘기가 전혀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일(29일, 30일) 수구 언론이라고 하는 조중동의 기사 중 에 관한 기사를 조사해봤다.

먼저 조선일보이다. 약 520개의 기사가 올라왔으며, 에 관련된 기사는 무려 17개에 이른다. 17개의 기사 중 비자금에 관한 기사는 8개로 절반을 차지한다. 또 사설에까지 비자금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비자금에 대한 기사를 상당히 비중있게 다룬 것으로 보인다.

  1. 정의구현사제단 "삼성 前간부, 비자금 조성 양심선언"
  2. 삼성그룹 "비자금 관리 사실무근"
  3. 삼성 프린터, 해외 B2B사업 대박났네
  4. 삼성석화 경영권 편법 승계 의혹 논란
  5. 삼성 차명계좌 비자금설, 풀리지 않는 의문은?
  6. 前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 왜 삼성에 등 돌렸나?
  7. 정문건 삼성硏 부사장, 서울시 싱크탱크 이끈다
  8. 삼성重의 힘! 3Q 영업익 1324억..9배
  9. 삼성전자, 유럽서 G800 등 전략폰 공개
  10. 삼성전자, 6대 新성장엔진 공개
  11. 삼성전자 "시장의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
  12. 삼성전자 주우식-미래에셋 박현주가 만나면?
  13. 삼성그룹 '차명계좌 비자금' 논란
  14. 삼성 전 간부의 '차명계좌 폭로' 풀스토리
  15. 삼성전자 "회사 컨디션 좋고 미래도 있다"
  16. 삼성 임원들의 돈방석과 가시방석
  17. 사설 삼성의 이상한 비자금 이야기

기사를 보면 역시 조선일보 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 기사의 제목만 보면 조선은 에 관한 기사도 아주 균형있게 다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일단 다른 언론사에 비해 에 대한 기사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기사 중간 중간에 비자금에 관한 기사를 끼워넣은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 종이 신문에는 어떻게 편집됐지 자못 궁금하다. 그러나 열독율 1위라는 조선일보 답게 기사의 양도 충분하고 기사의 질도 나은 것(?) 같았다.

다음은 중앙일보. " 기관지"라는 별명 답게 에 대한 좋지 않은 기사는 아예 실리지 않았다. 양일간 약 570개의 기사가 올라왔으며, 이 중 에 관련된 기사는 5개였다.

  1. 삼성전자 프린터 유럽서 4만 대 계약
  2. 바둑 '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숨어 있는 최대 변수
  3. SK, 롱런하려면 삼성 벤치마킹 해라
  4. 바둑 '제 12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구리의 수읽기
  5. 김영옥, 종료직전 역전 3점포…국민은행, 삼성생명 꺾고 연승

사안의 중요성을 따지면 의 프린터 수출이나 바둑보다는 훨씬 중요한 것 같은데 역시 의 기관지 답게 에 불리한 기사는 단 하나도 실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짝퉁 조선일보라는 동아일보. 29, 30일 양일간 올라온 기사의 수는 조선, 중앙 보다는 훨씬 많은 770개였다. 이중 에 관한 기사는 총 3개로 이 중 두개가 비자금에 관한 기사였다.

  1. 삼성그룹 "비자금 관리 사실무근"
  2. 前 삼성법무팀장 "삼성그룹이 내 계좌로 50억 비자금"
  3. 여자농구 국민은행, 삼성생명 꺾고 2연승

중앙일보와는 달리 사안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다루지 않을 수 없었던 내용인 듯 에 관한 기사를 다루고 있다. 다만 재미있는 것은 동아일보는 비자금 폭로 기사보다는 측 해명 기사가 먼저 올라왔다.

반면에 한겨례에 올라온 기사는 조중동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일단 29, 30일 양일간 올라온 기사는 조선, 중앙과 비슷한 540개 정도 였으며, 이중 에 관한 기사는 모두 14개로 조선일보 다음으로 에대한 기사가 많았다. 이 기사들 중 의 비자금과 무관한 기사는 단 한개였고 나머지는 비자금과 관련된 기사였다.

  1. 단독 "내 계좌에 삼성 비자금 50억 이상 있었다"
  2. 정의구현사제단 성명서 "삼성그룹과 검찰은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3. 삼성 비자금 실체 철저히 규명해야
  4. 삼성 비자금 전모 밝힐 기회…검찰 의지에 달렸다
  5. 촉각 곤두세운 검찰 "단서 나왔으니 수사 불가피"
  6. 삼성-은행쪽 공모없인 개설 불가
  7. "삼성 구조본, 전 임원 계좌에 비자금 50억 운용"
  8. 삼성·검찰 태도 지켜보며 고소·고발 여부 결정할것
  9. 삼성 "계좌주 재무팀 임원"->"직장동료" 김변호사 "비자금 감추려 꼬리자르기"
  10. '삼성 비자금' 계좌 의혹에 우리은행 어수선
  11. "전직 핵심이 입 열다니..." 발칵 뒤집힌 삼성
  12. "삼성, 역기능 임계점 달했지만 자정능력 없다"
  13. 삼성전자, '2012년 매출 150조ㆍ이익 20조' 달성 비전제시
  14. 우리은, 한일은행 때부터 삼성 주거래은행

조중동과 한겨례의 시각이 다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에 대한 기사를 찾아보니 다른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조중동은 감처주려는 기색(조선은 기사의 내용에서)이 역력하지만 한겨례는 오히려 이 사건을 즐기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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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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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그만 2007/10/31 08:59

    트랙백이 안 걸리네요..^^; 일단 이번 사건을 가장 비중있게 다룰만한 언론사는 조선과 한겨레 정도라고 봅니다. 조선의 경우 조중동 가운데 그나마 삼성 눈치를 덜 보는 곳 가운데 하나이구요. 경제지들은 거의 이 사건 묻히기만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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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31 09:24

      그렇군요. 저는 조중동만 확인했습니다. 다만 일반인들은 이 사건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더군요.

  2. 학주니 2007/10/31 09:35

    신문사 입장에서는 최대 광고주를 폄하하는 기사를 쓸 수가 없겠지요.
    돈줄인데 말입니다. -.-;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현실의 차이 때문일려나요.
    답답하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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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31 15:46

      광고를 받는다고 해도 깔 수 있어야 언론이라고 봅니다. 저러니 모두 사이비 소리를 듣는 것 같습니다.

  3. 지나다가 2007/10/31 13:34

    최근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며 투쟁하겠다던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간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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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0/31 15:46

      이런 일만 터치면 모두 화장실에 가는 모양입니다.

  4. 손감독 2007/10/31 16:38

    지금까지 검찰공직 끝나고 삼성으로 가는 사람이 많은가요.그럼 앞으로도 많겠네요
    언론이 돈앞에 약해지면 안되는데......안스러워요.다 먹고 살기 위해 사는건가요
    권력과 독재앞에서는 목숨을 버리고 돈앞에서는 가족을 생각해서인가요...안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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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11/01 08:55

      예. 삼성공화국... 독재자가 사라지니 새로운 독재가 온 셈입니다.

  5. 이녁 2007/10/31 16:42

    트랙백 걸었습니다.

    역시 그들의 자유는 '침묵할 수 있는 자유' 로군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11/01 08:56

      예. "침묵할 수 있는 자유"가 정답인 것 같습니다.

  6. blus 2007/10/31 16:52

    그야말로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의 군상들입니다.
    좋은 글 감사히 읽고서 트랙백 드립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11/01 08:56

      저도 잘 읽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에 언론이 없다는 것에...

  7. 라나야 잘 있어 2007/10/31 18:03

    잘 읽었습니다. 삼성이 최대 광고주라는 경제적 이유 말고도, 동아야 사돈지간이고 중앙은 처남꺼고 조선도 부자세습 동지라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어 보입니다. 어차피 요즘 기자들은 월급받고 사주 원하는대로 쓰는 사람들인데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11/01 08:58

      더 중요한 것은 조중동 이외의 언론에서도 거의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죠. 조중동이야 그렇다고 처도요.

  8. 배달판 신문 구독자 2007/11/02 17:07

    도마님 무슨 말씀을.. <한겨레>는 1면과 3면,4면5면 등을 '통으로'털어서 기사화했습니다.
    조중동보다 삼성의 광고를 많이 받는 곳이 한겨레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목도가 높은 지면에
    기사를 쓴 것이죠.주간지는 <시사IN>과 <한겨레21>이 커버스토리로 다뤘고요.조선은 여론의 질책이 이어지자 '현장 취재' 없이 인터넷에 올라온 타사의 기사를 재구성해 '풀스토리'형식으로 쓰고 있습니다.하지만 자세히 보시면 <조선닷컴>으로 기사가 나갑니다.인터넷에만 올릴 뿐 배달판 지면신문엔 기사가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죠.한마디로 생색만 내는 것입니다.조선은 지금까지 정의구현사제단에 전화 한 통 건것이 다 입니다.동아는 말할 건덕지 자체가 없네요.기자실과 관련된 일엔 거품을 물고 달려들더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지요.
    중앙은 삼성에 하루에 두번씩 정보보고서를 올린답니다.<시사IN>기사에 나오더군요.언론학도들이 모인 다음까페에서도 선배 언론인들의 행태에 씁쓸함을 느끼는 리플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11/02 17:19

      저도 그렇다고 썼습니다. 삼성에 대한 기사는 조선이 많지만 삼성 비자금에 관한 기사는 한겨레가 더 많다고 썼습니다. 다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9. 석호필 2007/11/05 10:04

    일목 요연하게 정리해주셨네요.
    해당 신문사 사이트에서는 광고때문인지 정신없고 정리가 잘 안되던데...^^
    자주 자주 이렇게 해~주세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11/05 11:07

      계속하고 있습니다. 따끈 따근 삼성 비자금 뉴스는 매일 올라오는 비자금 관련 기사만 추려서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글입니다. 물론 글 끝부분에 제 사견이 조금 들어갑니다.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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