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 상속
우리나라 100대 부자의 면면을 보면 자수성가한 사람보다 상속받은 사람이 훨씬 많다. 그래서 한국 부자와 미국 부자의 차이를 "아빠가 부자와 내가 부자"로 보는 사람도 많다.
이 글에서 분석한 자료는 포브스 아시아에서 발표한 2015년 대한민국 100명의 부자 목록이다. 목록을 보면 알 수 있지만 100명 중 71명이 상속으로 부자가 되었다. 또 부자들이 부를 상속하는 방법도 서로 비슷했다. 재계 1~2위를 다투는 삼성과 현대 모두 편법 증여를 통해 부를 상속했기 때문이다. 두 재벌은 이재용, 정의선이 말아 먹은 회사를 계열사가 지분을 사는 방법으로 이익을 보전해 주었다.
목차
한국 100대 부자
다음은 포브스 아시아에서 발표한 2015년 한국 100명대 부자 목록이다. 재벌 목록이라고 하지 않고 부자 목록이라고 한 이유는 100명의 부자 중에는 자수 성가한 사람이 일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또 이 목록은 상장, 비상장 주식을 포함한 자산평가액이라고 한다. 1위는 이건희, 2위는 이재용, 3위는 서경배, 4위는 정몽구, 5위는 정의선이다.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알겠지만 이들 대부분 정경유착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재벌가 사람들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1위와 2위를 이건희 부자가, 4위와 5위를 정몽구 부자가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100대 부자에 들기위해서 최소 2894억은 있어야 된다. 2013년 2127억 보다 7백억 정도 올라갔다. 자산 총액은 2013년 보다 22조9156억원 증가했다. 또 부자 목록을 보면 삼성가 사람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재용은 4위에서 2위로 올랐고 이부진은 17위에서 9위로 올랐다. 제일모직 부사장으로 되어 있는 이서현도 24위에서 10위로 무려 14단계나 올랐다. 1위에서 10위까지 중 삼성가 사람들이 4명, 2세가 아닌 3세만 따져도 무려 3명이나 된다. 100대 부자 중 자수 성가한 사람은 29명으로 3분의 2가 넘는 71명이 상속을 통해 부자가 되었다[1].
순위 | 이름 | 나이 | 성별 | 직업 및 관계 | 2015 | 2013 | 형성 | 계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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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이건희 | 73 | 남 | 삼성전자 회장 | 12조3838억 | 11조4677억 | 상속 | 삼성[2] |
2 | 이재용 | 47 | 남 | 삼성전자 부회장 | 7조8021억 | 4조3910억 | 상속 | 삼성 |
3 | 서경배 | 52 | 남 | 아모레퍼시픽 회장 | 6조8627억 | 2조8860억 | 상속 | [3] |
4 | 정몽구 | 77 | 남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6조6067억 | 6조9610억 | 상속 | 현대 |
5 | 정의선 | 45 | 남 | 현대자동차 부회장 | 4조6405억 | 3조7091억 | 상속 | 현대 |
6 | 최태원 | 55 | 남 | SK그룹 회장 | 3조5757억 | 1조8689억 | 상속 | SK |
7 | 김범수 | 49 | 남 | 카카오 의장 | 3조1794억 | 신규진입 | 자수 | |
8 | 신창재 | 62 | 남 | 교보그룹 회장 | 3조1365억 | 2조1099억 | 상속 | [4] |
9 | 이부진 | 45 | 여 | 신라호텔 사장 | 2조3701억 | 1조3552억 | 상속 | 삼성 |
10 | 이서현 | 42 | 여 | 제일모직 부사장 | 2조2701억 | 1조0999억 | 상속 | 삼성 |
11 | 이중근 | 74 | 남 | 부영그룹 회장 | 2조2384억 | 1조1537억 | 자수 | |
12 | 이재현 | 55 | 남 | CJ그룹 회장 | 2조0348억 | 1조4169억 | 상속 | 삼성 |
13 | 신동빈 | 60 | 남 | 롯데그룹 회장 | 1조8965억 | 2조0595억 | 상속 | 롯데 |
14 | 신동주 | 61 | 남 | 일본롯데 부사장 | 1조6946억 | 1조9155억 | 상속 | 롯데 |
15 | 이명희 | 72 | 여 | 신세계그룹 회장 | 1조5577억 | 1조4398억 | 상속 | 삼성 |
16 | 홍라희 | 70 | 여 | 이건희 부인 | 1조4213억 | 1조5486억 | 상속 | 삼성 |
17 | 김정주 | 47 | 남 | NXC 회장 | 1조3952억 | 4조8310억 | 자수 | NXC |
18 | 구본능 | 66 | 남 | 희성그룹 회장 | 1조3764억 | 1조4515억 | 상속 | LG |
19 | 허영인 | 66 | 남 | SPC그룹 회장 | 1조3311억 | 6046억 | 상속 | |
20 | 구본무 | 70 | 남 | LG그룹 회장 | 1조3220억 | 1조2965억 | 상속 | LG |
21 | 박현주 | 57 | 남 | 미래에셋그룹 회장 | 1조3132억 | 1조1023억 | 자수 | |
22 | 이호진 | 53 | 남 | 전 태광그룹 회장 | 1조3010억 | 9845억 | 상속 | |
23 | 정용진 | 47 | 남 | 신세계그룹 부회장 | 1조2016억 | 1조2049억 | 상속 | 삼성 |
24 | 조양래 | 78 | 남 | 한국타이어 회장 | 1조1835억 | 9727억 | 상속 | 한국 |
25 | 이해진 | 48 | 남 | 네이버 의장 | 1조1807억 | 5856억 | 자수 | NHN |
26 | 김택진 | 48 | 남 | 엔씨소프트 사장 | 1조1796억 | 3545억 | 자수 | |
27 | 장평순 | 64 | 남 | 교원그룹 회장 | 1조1548억 | 1조5163억 | 자수 | [5] |
28 | 최기원 | 51 | 여 |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 1조1393억 | 5156억 | 상속 | SK[6] |
29 | 이준호 | 51 | 남 | NHN 엔터테인먼트 회장 | 1조0901억 | 4716억 | 자수 | NHN |
30 | 구본식 | 57 | 남 | 희성그룹 부회장 | 1조0543억 | 1조1195억 | 상속 | LG |
31 | 정몽진 | 55 | 남 | KCC그룹 회장 | 1조0436억 | 5679억 | 상속 | 현대 |
32 | 조정호 | 57 | 남 |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9724억 | 3390억 | 상속 | 한진 |
33 | 정몽준 | 64 | 남 | 현대중공업 최대주주 | 9416억 | 1조6091억 | 상속 | 현대 |
34 | 구본준 | 64 | 남 | LG전자 부회장 | 9345억 | 9432억 | 상속 | LG |
35 | 이화경 | 59 | 여 | 오리온 부회장 | 8679억 | 9621억 | 상속 | 오리온 |
36 | 서정진 | 58 | 남 | 셀트리온 회장 | 8615억 | 4492억 | 자수 | [7] |
37 | 이준용 | 77 | 남 | 대림산업 명예회장 | 8324억 | 7615억 | 상속 | 대림[8] |
38 | 김남호 | 40 | 남 | 동부팜한농 부장 | 8054억 | 5558억 | 상속 | 동부[9] |
39 | 정지선 | 43 | 남 |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8039억 | 8133억 | 상속 | 현대 |
40 | 담철곤 | 60 | 남 | 오리온 회장 | 7729억 | 9621억 | 상속 | 오리온 |
41 | 전필립 | 54 | 남 |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 7397억 | 신규진입 | 상속 | [10] |
42 | 신선호 | 68 | 남 | 센트럴시티 회장 | 7295억 | 9621억 | 자수 | [11] |
43 | 조창걸 | 76 | 남 | 한샘 명예회장 | 7088억 | 신규진입 | 자수 | |
44 | 구본학 | 44 | 남 | 쿠쿠전자 사장 | 6556억 | 신규진입 | 상속 | LG |
45 | 홍석조 | 62 | 남 | BGF리테일 회장 | 6484억 | 신규진입 | 상속 | 삼성[12] |
46 | 김남구 | 52 | 남 |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 6357억 | 4385억 | 상속 | |
47 | 유정현 | 62 | 남 | NXC 고문 | 6084억 | 신규진입 | 상속 | NXC |
48 | 구광모 | 37 | 남 | LG전자 상무 | 5845억 | 5735억 | 상속 | LG |
49 | 윤호중 | 44 | 남 | 한국야쿠르트 전무 | 5845억 | 신규진입 | 상속 | [13] |
50 | 권혁빈 | 42 | 남 |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대표 | 5771억 | 신규진입 | 자수 | |
51 | 강영중 | 66 | 남 | 대교그룹 회장 | 5669억 | 7867억 | 자수 | [14] |
52 | 이상일 | 77 | 남 | 일진그룹 회장 | 5637억 | 신규진입 | 자수 | |
53 | 조현범 | 43 | 남 | 한국타이어 사장 | 5592억 | 4315억 | 상속 | 한국 |
53 | 정몽익 | 53 | 남 | KCC 사장 | 5592억 | 2901억 | 상속 | 현대 |
55 | 김승연 | 63 | 남 | 한화그룹 회장 | 5570억 | 5393억 | 상속 | [15] |
56 | 최재호 | 55 | 남 | 무학 회장 | 5473억 | 신규진입 | 상속 | |
57 | 조현준 | 47 | 남 | 효성 사장 | 5422억 | 2472억 | 상속 | 효성 |
58 | 정몽윤 | 60 | 남 |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 5325억 | 6430억 | 상속 | 현대 |
59 | 김상헌 | 66 | 남 | 동서 회장 | 5175억 | 2594억 | 상속 | 동서[16] |
60 | 김영식 | 63 | 여 | 구본무 회장 부인 | 5141억 | 5047억 | 상속 | LG |
61 | 허정수 | 65 | 남 | GS네오텍 회장 | 5000억 | 5701억 | 상속 | LG |
62 | 이해욱 | 47 | 남 | 대림산업 부회장 | 4902억 | 신규진입 | 상속 | 대림 |
63 | 조현식 | 45 | 남 |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 | 4683억 | 3523억 | 상속 | 한국 |
64 | 장형진 | 69 | 남 | 영풍그룹 회장 | 4618억 | 4970억 | 상속 | 영풍 |
65 | 문규영 | 64 | 남 | 아주그룹 회장 | 4609억 | 7175억 | 상속 | |
66 | 김석수 | 61 | 남 | 동서식품 회장 | 4605억 | 신규진입 | 상속 | 동서 |
67 | 장세준 | 41 | 남 | 영풍전자 부사장 | 4469억 | 3221억 | 상속 | 영풍 |
68 | 정교선 | 41 | 남 |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 4389억 | 4064억 | 상속 | 현대 |
69 | 구본진 | 41 | 남 | 구본학 사장 동생 | 4372억 | 신규진입 | 상속 | LG |
70 | 박성수 | 62 | 남 | 이랜드그룹 회장 | 4199억 | 3545억 | 자수 | |
71 | 정몽규 | 53 | 남 |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 | 4189억 | 2596억 | 상속 | 현대 |
72 | 오세영 | 52 | 남 | 코라오그룹 회장 | 4158억 | 4091억 | 자수 | |
73 | 허창수 | 67 | 남 | GS그룹 회장 | 4073억 | 6342억 | 상속 | LG |
74 | 이태성 | 37 | 남 | 세아홀딩스 전무 | 4012억 | 신규진입 | 상속 | |
75 | 신영자 | 73 | 여 | 롯데장학복지재단 이사장 | 3878억 | 2876억 | 상속 | 롯데 |
76 | 정성이 | 53 | 여 | 이노션 고문 | 3821억 | 신규진입 | 상속 | 현대 |
77 | 조양호 | 66 | 남 | 한진그룹 회장 | 3784억 | 3225억 | 상속 | 한진 |
78 | 성규동 | 58 | 남 | 이오테크닉스 사장 | 3775억 | 신규진입 | 자수 | |
79 | 김남정 | 42 | 남 | 동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 | 3768억 | 신규진입 | 상속 | |
80 | 허남각 | 77 | 남 | 삼양통상 회장 | 3706억 | 2213억 | 상속 | |
81 | 김원일 | 38 | 남 | 전 골프존 대표이사 | 3689억 | 신규진입 | 상속 | |
82 | 김준기 | 71 | 남 | 동부그룹 회장 | 3663억 | 1조1476억 | 자수 | 동부 |
83 | 박연차 | 70 | 남 | 전 태광실업 회장 | 3661억 | 3553억 | 자수 | [17] |
84 | 함태호 | 85 | 남 | 오뚜기 명예회장 | 3487억 | 신규진입 | 자수 | 오뚜기[18] |
85 | 정몽열 | 51 | 남 | KCC건설 사장 | 3474억 | 신규진입 | 상속 | 현대 |
86 | 함영준 | 56 | 남 | 오뚜기 회장 | 3461억 | 신규진입 | 상속 | 오뚜기 |
87 | 김동관 | 32 | 남 | 한화솔라원 실장 | 3414억 | 신규진입 | 상속 | 한화 |
88 | 윤동한 | 68 | 남 | 한국콜마 회장 | 3362억 | 신규진입 | 자수 | |
89 | 김준일 | 63 | 남 | 락앤락 회장 | 3351억 | 7114억 | 자수 | |
90 | 허용수 | 47 | 남 | GS에너지 부사장 | 3308억 | 4149억 | 상속 | LG |
91 | 이명근 | 71 | 남 | 성우하이텍 회장 | 3297억 | 3204억 | 자수 | |
92 | 허명수 | 60 | 남 | GS건설 부회장 | 3242억 | 2276억 | 상속 | LG |
93 | 허광수 | 69 | 남 |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 3195억 | 2656억 | 상속 | LG |
94 | 강병중 | 76 | 남 | 넥센 회장 | 3174억 | 4009억 | 자수 | |
95 | 신격호 | 93 | 남 | 롯데그룹 총괄회장 | 3123억 | 2745억 | 자수 | 롯데 |
96 | 장세환 | 35 | 남 | 서린상사 전무 | 3051억 | 2127억 | 상속 | 영풍 |
97 | 임성기 | 73 | 남 | 한미약품 회장 | 2979억 | 신규진입 | 자수 | |
98 | 정상영 | 79 | 남 | KCC 명예회장 | 2967억 | 신규진입 | 자수 | 현대 |
99 | 박관호 | 43 | 남 | 위메이드 이사회 의장 | 2943억 | 4184억 | 자수 | [19] |
100 | 송병준 | 39 | 남 | 게임빌 사장 | 2894억 | 신규진입 | 자수 | |
총 | 116조7361억 |
증여, 이재용의 돈버는 법
재벌들은 진짜 이렇게 돈을 긁어 모으는 것처럼 보인다. 아무 것도 하지않고 누워만 있는 이건희 재산이 2015년에 비해 2016년 2조가 늘었다고 한다.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재용은 2001년 e삼성이라 인터넷 사업을 하다 속된 말로 쫄딱 망했다. 남들보다 유리한 조건[20]으로 시작했지만 얻은 것은 없었다. 당시 벤처 붐으로 성공신화를 쓴 사람들이 차고 넘칠 때였다. 그리고 이렇게 망한 e삼성 주식은 계열사가 고가에 매입하는 방법으로 보전해 줬다고 한다. 망한 것 자체가 경영능력이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실패는 있고 이 실패가 쌓여야 성공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또 여러 사업 분야에 도전하고 실패하며 시장을 만드는 것이 대기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21].
아버지 이건희에게 고작 60억8천만원을 증여받았았다. 그러나 2015년 이재용의 재산은 8조원대에 이른다. 고작 60억8천만원으로 8조의 부를 이루었으니 도주공(陶朱公)[22]의 비법이라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재용 재산 8조는 편법 증여로 만든 것이다. '이재용 재산 축적의 역사'는 '우리나라 탈세의 역사' 그 자체다. 1995년 이건희는 이재용에게 60억8천만원을 증여한다. 이재용은 삼성 비상장 계열사인 에스원(12만주, 23억)과 삼성엔지니어링(47만주, 19억원) 주식을 42억원에 인수한다. 그리고 얼마 뒤 두 회사를 상장시키고 보유 주식을 605억원에 매각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뭐가 문제인지 궁금할 수 있다.
비상장 주식은 말 그대로 상장되지 않은 주식을 말한다. 따라서 주식 가격을 일반인이 알 수 없다. 상장을 앞둔 회사 주식을 헐값에 줘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상장한 뒤 회사를 줬다면 이재용은 605억에 대한 증여세를 내야한다. 그러나 편법 증여를 하면 60억8천만원에 대한 증여세만 내면 된다. 60억8천만원에 대한 증여세가 16억이었다고 하니 605억에 대한 증여세는 159억 정도가 된다. 편법 증여를 통해 이재용은 무려 143억을 탈세한 셈이다. 아무튼 이 자금으로 나중에 삼성 지주사가 되는 에버랜드의 전환사채를 저가로 구입하는데 사용한다[23].
1996년 에버랜드는 주당 8만5천원대인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에 125만 4천여주(96억원)를 발행한 뒤 모두 이재용 남매에게 넘긴다. 배정권을 가진 개인, 법인 주주들이 배정을 포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참고로 125만4천여주는 에버랜드 전체 지분의 62.5%에 해당한다. 따라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이재용은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가 되며 삼성 지배권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 그리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이상한 합병비율로 합병함으로서 단 16억의 증여세만 내고 8조원대의 자산가 된다.
기습 시위에 놀란 이재용: 청문회에 나와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만 연발한 이재용.
일감 몰아주기, 정의선의 돈버는 법
현대 자동차 부회장인 정의선은 다를까? 글로비스 일감 몰아주기, 현대차 PYL 프로젝트 실패에 대한 비판은 있지만 재벌 3세 중에서는 그나마 경영능력을 인정 받는 편이다. 피터 슈라이어(Peter Schreyer)를 기아차 디자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여 기아차 디자인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또 'DESIGN? KIA!'라는 브랜드 마케팅으로 기아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정의선이 부를 축적한 방법은 이재용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이재용을 타산지석(他山之石)을 삼아 조금 더 합법적인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 받은 것이다.
현대/기아차 물류를 독점하는 회사로 글로비스라는 회사가 있다. 이 회사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과 아들 정의선이 100% 지분을 소유했었다. 정몽구가 40%, 정의선이 60%이다. 자본금은 50억이니 재벌 계열사 치고 정말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그런데 글로비스의 성장은 눈부시다. 설립 첫해 65억의 순이익을 냈다. 2004년에는 700억 가까운 순이익을 낸다. 2005년 상장되면서 정몽구, 정의선 부자는 8000억이 넘는 평가이익을 낸다. 2004~2011년 받은 배당금만 508억, 2013년 기준 정의선 지분의 주식가치는 2조5천억에 달한다. 참고로 글로비스는 현대/기아차를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사이기도 하다.
[출처]: [일감규제] ①황태자 정의선의 '황금보따리'
그럼, 실패는 없었을까? 재미있지만 이재용과 똑 같은 실패를 겪었다. 닷컴 붐이 일던 2000년초 정의선도 이에치디닷컴(e-HD.com), 오토에버닷컴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이에이치닷컴은 자동차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및 원격 교육 사업을 하던 업체다. 그러나 닷컴 버블이 붕괴하며 서둘러 지분을 정리했다. 정리 과정도 e삼성과 비슷하다. 정의선의 지분을 모두 현대차에서 매입한 것. 오토에버닷컴은 자동자 부품 거래 및 중고차 경매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별 재미를 보지 못하다 그룹 계열사 SI 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글로비스처럼 승승장구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 증여 공식
다음은 이재용과 정의선이 부자가 된 방법을 간단한 표와 절차로 표현한 것이다.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재벌 대부분이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이재용 방식은 법적규제가 많아 소송 등 탈이 많이 나는 편이다. 그리고 결국 무리수를 쓰다 구속됐다. 그래서 요즘 재벌들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를 많이 한다. 또 이런 형태의 편법 증여가 증가하자 일감 몰아주기를 막는 법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엉성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다시 촘촘히 짜야라는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정몽구와 정의선은 자신들 지분을 30% 이하로 낮추는 방법으로 법망을 가볍게 피해갔다.
상속 | 방법 | 이익 | 지주사 | 비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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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61억 | 비상장사 인수 | 605억 | 삼성물산[24] | 제일모직(에버랜드)과 삼성물산 합병 |
현대 | 50억 | 일감 몰아주기 | 8000억 | 글로비스 |
- 아버지가 일정액을 아들에게 상속
- 아들은 비상장사를 헐값에 인수하거나 회사 설립
- 상장이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회사 가치를 수년 내 몇 천 억대로 올려 시세차익을 얻음
- 시세 차익으로 지주회사 지분과 경영권 확보
조폭, 재벌의 또다른 이름
오뚜기처럼 정정당당하게 증여세를 내고 경영권을 승계한다[25]면 우리나라 재벌이 욕 먹을 일은 별로 없다. 아니 박수칠 사람이 오히려 더 많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편법/불법이지 그들의 '부'가 아니다. 그룹 경영을 하던 족벌 경영에 경영 세습을 하던 정당하게 법을 지킨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 재벌 대부분은 불법 또는 편법을 저지른다. 부자일수록 자기 재산이 주는 것을 싫어한다. 8조를 편법으로 증여받고 낸 세금은 고작 16억이다. 이런 편법/불법으로 모자라 로비를 통해 혈세를 쪽쪽 빨아내 간다.
여기에 자기 부를 이용한 갑질은 차마 눈 또고 보기 힘든 수준(目不忍見)에 달했다. 재벌가 2세(최철원)가 계약해지에 항의하는 50대 운수기사를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하고 '매값'이라며 돈을 던져줬다. 이 정도면 재벌이 아니라 그냥 조폭이다. 표면적으로 조폭질을 하지 않아도 기업을 조폭처럼 운영한다. 다음 영상은 한화 김승연 뒤에서 "재벌들이 기업을 조폭처럼 운영한다"며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주진형(전 한화 증권 사장) 발언을 스브스뉴스에서 편집한 것이다. 참고로 김승연은 실제 조폭을 동원한 경력이 있다.
상속, 대한민국에서 부자되는 법
대한민국의 부가 재벌에 집중된 것은 100명의 부자 목록만 봐도 알 수 있다. 100명의 부자 중 상속을 통해 부자가 된 사람은 '71명'이다. 3분의 2가 넘는 사람들이 상속을 통해 부자가 됐다. 다음 표는 100명의 부자들을 기업군으로 분류한 것이다. 삼성이 2세대로 가면서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으로 분화한다. 따라서 이런 기업들을 같은 기업군으로 분류해서 자산 총액을 구한 것이다. 여기에도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부가 재벌에게 집중되듯 재벌들의 부는 삼성, 현대가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동서, 효성과 같은 기업군은 총 자산이 1조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삼성, 현대 두 기업군의 자산 총액은 48조1281억으로 100대 부자 자산 총액의 절반에 육박한다. 즉, 같은 재벌이라도 삼성, 현대는 격이 다른 셈이다.
순위 | 가문 | 두수 | 총액 | 비고 |
---|---|---|---|---|
01 | 삼성 | 09 | 31조6932억 | 31조6932억 |
02 | 현대 | 12 | 16조4349억 | 48조1281억 |
03 | LG | 13 | 8조7604억 | 56조8885억 |
04 | 롯데 | 04 | 4조2912억 | 61조1797억 |
05 | SK | 02 | 3조0082억 | 64조1879억 |
먼저 100대 부자에 포함된 삼성가 사람들은 9명이다. 자산 총합은 31조6932억이다. 100대 부자의 총 자산이 116조7361억이니 삼성가에서만 4분의 1을 차지한 셈이다. 현대는 총 12명으로 삼성보다 사람은 더 많다. 그러나 자산 총액은 16조4349억으로 삼성가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LG는 13명으로 5대 재벌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부자 목록에 올라와 있다. 그러나 총 자산은 8조7604억으로 현대가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또 삼성이 부자 목록 상위에 대부분 포진하고 있다면 현대는 목록 상중하에 고르게 포진하고 있다. 반면 LG는 중하위권에 주로 포진하고 있었다. 세 기업군의 총 자산은 56조8885억으로 100대 부자 총 자산의 절반이 된다.
롯데는 창업주인 신격호를 포함 총 4명이 100대 부자에 올랐다. 국내에서 롯데라는 기업의 위상을 생각하면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 있는 자산은 빠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자산을 평가하면서 특정 나라 자산만 평가한다는 것도 좀 모순된다. 아무튼 롯데의 총 자산은 4조2912억으로 LG의 절반 정도됐다. 또 기업군의 순위가 하나 내려갈 때마다 총 자산이 절반으로 주는 것도 재미있다. SK는 최태원과 여동생 최기원 두 사람만 100명의 부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총 자산은 3조0082억이었다.
남은 이야기
'에버랜드'는 '제일모직'과 합병하며 사라졌다[26]. 그리고 다시 삼성전자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뇌물을 바치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시켰다.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합병한 것이니 회사 이름은 제일모직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회사 이름은 제일모직이 아니라 삼성물산이다. 이렇게되면 제일모직이라는 법인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사라지는 법인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을 사명으로 택한 이유로 삼성정신 계승을 내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뻔하다. 삼성물산의 네임 밸류가 제일모직 보다 훨씬 크기 때문일 것으로 본다.
네임 밸류도 크고 자산도 삼성물산이 더 많다. 참고로 자산을 보면 삼성물산 자산이 29조5000억원으로 제일모직의 3배가 넘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은 전혀 반영하지 않고 합병 당시 주가만으로 정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비율은 1:0.3500885였다. 제일모직 한주 가치가 삼성물산 한 주 가치의 세배라는 이야기다. 말도 안되는 합병에 찬성한 기관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었다. 이 합병으로 국민연금공단은 5865억원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재벌은 또 이렇게 서민 주머니를 털었다.
상속을 통해 부자가 된 사람으로 SPC 그룹 허영인이 있다. SPC는 허창성 회장이 세운 삼립식품을 모태로 한다. 허창성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며 SPC삼립은 장남 허영선에게 맡기고 차남 허영인에게는 공장 하나뿐인 샤니를 넘겼다. 그러나 SPC삼립은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았다. 반면 샤니는 파리크라상, 배스킨라빈스 31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를 설립하고 파리바게뜨로 큰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2002년 SPC삼립을 인수함으로서 현재 SPC 그룹을 만든다. 따라서 SPC 그룹의 허영인 회장은 상속으로 출발했지만 자수성가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상속이 성공의 중요한 밑바탕이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본다.
- 이 표는 포브스 아시아의 발표 자료를 직접 입력한 것이다. 따라서 오타가 있을 수 있다. 또 형성과 계보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추가한 것이다.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기 바란다. ↩
- 이건희 재산은 2016년 14조441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1년에 사이 2조가 늘었다. ↩
- 아름다운 가게에 고액 기부를 한 회사다. 아모래 창업자인 서성원 회장의 유지라고 한다. ↩
- 창립자는 신용호이고 신용호의 아버지 신예범 선생은 독립운동가라고 한다. 또 교보생명 창업을 도운 신용희 전 회장을 제외하고 다른 형제들도 모두 애국운동에 몸 담았다고 한다. 갑자기 교보가 좋아지는 중. ↩
- 1980년대 초 배추 장사로 모은 10억을 종자돈으로 1985년 우리나라 최초로 진도식 학습지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
- 최기원이 누구인가 싶었는데 찾아 보니 최태원의 여동생이었다. ↩
-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이 대우차에 있다가 미래 가치를 보고 시작한 사업으로 헬쓰케어가 주력 사업이다. ↩
- LG 그룹 구인회 일족과 인척관계가 있다. ↩
- 동부그룹 후계자로 동부제철에서 경영 수업 중이다. ↩
- 카지노의 대부로 불린 전낙원의 아들이다. 필립이라는 이름 때문에 감옥에 있는 그분과 관련이 있는 사람으로 잠깐 착각했다. ↩
- 1970년대 율산신화의 주인공으로 3자 무역으로 부를 축척했다. 그러다 갑자기 망한다. 3공화국 시절 호남 기반 기업이 석연찮게 망한 경우가 많은데 율산도 그런 회사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
- 홍라희(이건희 부인)의 동생이다. X파일 사건으로 검찰 내 정체가 드러나 검찰을 그만두고 보광훼미리 마트 회장에 취임했다. ↩
- 한국 야쿠르트 창립자 윤덕병 회장의 외아들이다. ↩
- 교원 장평순 회장과 더블어 학습지 창업주 2명이 100명의 부자 목록에 들었다. 그러나 학습지 선생님들의 처우를 생각하면 그리 반갑지는 않다. ↩
- 창업주 김종희의 아들이다. 1981년 부친 사망으로 젊은 나이에 회장 취임해서 한화를 거대 그룹으로 키웠다. ↩
- 친인척은 아니지만 삼성 인맥으로 CJ 사장등을 거쳐 동서를 창업했다. ↩
- 잘알고 있는 전 태광실업 회장 박연차 맞다. 휴켐스를 인수했다. ↩
- 2016년 9월 작고하셨다. 아울러 함태호 명예회장의 주식을 상속받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상속세를 한 푼도 남김없이 내겠다고 약속했다. ↩
- 미르의 전설, 미르의 전설 2를 개발한 회사다. 상장사를 인수해 우회상장한 다른 회사와 달리 실적으로 상장했다. ↩
- e삼성은 자본금 400억, 계열사 14개로 시작했다. ↩
- e삼성 사업 대부분은 청산됐다. 그러나 에프앤 가이드는 아직까지 성장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코스닥에 상장됐다. 따라서 e삼성이 꼭 실패는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
- 월왕 구천을 도와 오왕 합려에 대한 복수를 성공시킨 책사, 범려의 다른 이름이다. 월왕의 관상을 보고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해서 월나라를 떠난다. 그리고 정착한 곳에서 막대한 부를 이루고 이 때문부터 도주공으로 불린다고 전해진다. ↩
- 1998년 에버랜드는 삼성생명(비상장사) 주식을 9천원에 구입하며 삼성 계열사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한다. 당시 삼성생명이 삼성 계열사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희가 삼성생명 주식을 6개월 뒤 사재출연하며 주당 7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재벌의 민낯이다. ↩
- 이름이 왜 삼성물산인지는 남은 이야기를 참조하기 바란다. ↩
- 모든 부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전 재산을 기부한 유일한 박사나 생전에 수없이 많은 기부를 하고 4242명의 심장병 어린이들 도운 함태호 명예회장이나 우리사회가 잊지말아야 할 진짜 부자들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이의 심장이 된 할아버지 故 함태호 명예회장를 참조하기 바란다. ↩
- 제일모직이라고 하면 방직회사를 떠올리지만 방직에서 손을 뗀지 한참됐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방직을 떠올린다.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사 이름을 삼성물산으로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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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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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라기 2017/05/06 12:50
도아님의 글을 오랜만에 보니 정말 반갑고 좋습니다.
저는 투표 전인데,, 사전투표 하셨는지요?
촛불민심 보고 작은 희망, 위안 얻었지만... 투표 전에,, 잠을 설칠만큼 고민이 많습니다.
뭔가 대한민국이 또 딴 곳으로 가는듯 해서 말이지요.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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