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감이 탁월한 세벌식
대학원에 재학할 때 일이니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이웃 연구실의 한 선배가 찾아 왔다. 그리고 한 첫마디.
"도아씨는 타자 소리가 꼭 무슨 음악소리 같애."
아마 세벌식 사용자는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세벌식은 단지 속도만 빠른 자판이 아니다. 좌우의 균형있는 글쇠 배치로 타자칠 때 리듬감이 생긴다. 세벌식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정말 많다. "영어권 자판 외에는 모두 있다"는 '도깨비불' 현상도 세벌식에는 없다. 타자기, 워드 프로세서, 컴퓨터 자판이 거의 같다. 현재는 90년에 확정된 390, 최종이 있다. 또 서로 다른 자판으로 보지 않고 판올림으로 보는 이유는 어느 하나를 배우면 나머지도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듬감이 탁월한 세벌식
대학원에 재학할 때 일이니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이웃 연구실의 한 선배가 찾아 왔다. 그리고 한 첫마디.
도아씨는 타자 소리가 꼭 무슨 음악소리 같애.
아마 세벌식 사용자는 대부분 이런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세벌식은 단지 속도만 빠른 자판이 아니다. 좌우의 균형있는 글쇠 배치로 타자칠 때 리듬감이 생긴다. 세벌식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정말 많다. "영어권 이외의 자판에는 모두 있다"는 '도깨비불' 현상도 세벌식에는 없다. 타자기, 워드 프로세서, 컴퓨터 자판이 거의 같다[1]. 현재는 90년에 확정된 390, 최종이 있다. 또 서로 다른 자판으로 보지 않고 판올림으로 보는 이유는 어느 하나를 배우면 나머지도 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입력기가 없어도 한글 입력이 가능하다. 기계식 타자기에서도 한영 동시 타자가 가능하다. 또 세벌식은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강력한 암호[2]를 만들 수 있다. 두벌식과 비교하면 모든 것이 장점이다. 단 하나의 단점[3]이 있다. 프로그램이 대부분 세벌식을 염두에 두고 개발되지 않아 "충돌이 나는 경우가 가끔 있다"는 정도[4]다. 물론 이 단점은 세벌식 자체의 단점이 아니라 무지가 부른 단점이다. 이렇다 보니 블로그나 홈페이지에도 세벌식에 대한 글이 꽤 있다.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까지 상당히 여러 디자인으로 개발, 판매된 세벌식 타자기다. 정부에서 4벌식을 표준으로 밀다 5공 정부시절 두벌식 자판을 표준으로 한 뒤 지금에 이르고 있다. [출처: 한글 기계화운동의 선구자, 공병우 박사]
내가 세벌식을 알게된 것은 두벌식의 도깨비불 현상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시 종로 안국동에 있던 한글 문화원을 방문해서 세벌식 딱지와 조합형 한글 프로그램인 홍두께를 받아왔다. 당시 키보드에는 한영 전환키가 없었다. 그래서 홍두께나 도깨비같은 조합형 한글 프로그램[5]은 Shift-Space(왼쪽: 한영, 오른쪽: 한자)를 이용해서 한영 전환을 지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Shift-Space를 이용해서 한영 전환을 하고 있다. 사실 작은 한영 전환키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Shift-Space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또 한영 전환키는 키보드 마다 위치와 크기가 약간씩 차이가 난다. 아울러 Shift-Space를 한영 전환키로 사용하면 좌우 Alt, Ctrl키가 다르게 동작하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 것이 내가 Shift-Space를 고수하는 이유다. 지난 일이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바로 조합형이다. 한글 창제 원리에도 맞고 모든 한글을 다 표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 기계화에는 무지한 정부와 Microsoft의 밀어 붙이기로 밀려난 일이다.
세벌식 사이트, 프로그램
얼마 전 민족의 자긍심을 살린 세벌식 타자기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글을 올리고 보니 의외로 세벌식에 대한 호응이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세벌식 사용자에게 유용한 사이트, 프로그램, 팁을 모아봤다.
사이트
- 세벌식 사랑 모임
- 세벌식에 관한 가장 많은 자료가 모여있는 사이트이다. 사용자 모임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의 분위기도 자연스럽고 한글 입력기, 자판, 글꼴등의 정보와 자료를 구할 수 있다.
- 한글 문화원
- 세벌식을 이야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공병우 박사님이 귀국해서 종로 안국동에 연 한글 문화원이다. 공병우 박사님이 돌아 가신 뒤 공병우 박사님의 제자인 송현선생님이 재건했으며 현재는 장안동 황금 빌딩에 위치하고 있다.
- 세벌식 프로그램
- 아마 공병우 박사님의 뜻을 가장 잘 펼치고 있는 사람이 김용묵[6]님인 것 같다. 김용묵님의 홈페이지에 가면 김용묵님이 개발한 세벌식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날개셋이라는 한글 입력기, 타자연습 프로그램, MS IME용 세벌식 파워업 프로그램등이 있다. 그외에 한글 세벌식에 대한 좋은 글도 읽을 수 있다.
-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공병우)
- 공병우 박사님의 자서전인 나는 내 식대로 살아왔다의 전문을 볼 수 있다.
- 종로 믿음 치과 세벌식 스티커 배포
- 공병우 박사님의 병원(공안과)이 종로에 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종로 믿음 치과'에서는 세벌식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세벌식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 세벌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필요없겠지만 처음 배우는 사람이라면 이 사이트를 방문해서 스티커를 받아 붙여 두고 사용하는 것도 세벌식을 익히는 한 방법이다.
- 아론 세벌식 키보드 주문 예약
- 키보드 생산업체인 아론에서는 세벌식 키보드를 예약 주문을 받아 생산한다. 2008년 3월에 있었는데 다시 주문 예약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세벌식 키보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한번 방문해 보기 바란다.
프로그램
- 윈도우/날개셋
- 김용묵님이 개발한 한글 입력기이다. 윈도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 중에는 가장 강력한 기능을 제공한다. 날개셋 입력기와 날개셋 편집기가 있으며 판올림이 빠르고 32/64 비트 모두 지원한다.
- 윈도우/새나루
- 윈도우용 한글 입력기이다. 기존의 MS IME에 비해 상당히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MS IME의 자판 배결 문제를 해결한다.
- 리눅스
-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들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개발 홈페이지를 방문하기 바란다. * 리눅스/나비 * 리눅스/임한글 * 리눅스/아미
- 맥오에스/하늘
- 맥오에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입력기이다. SM 한글 입력기도 있었지만 내려받기 링크를 찾을 수 없었다.
- 날개셋 타자연습
- 김용묵님의 날개셋 타자연습 프로그램이다. 날개셋 한글 입력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실행할 수 있다. 세벌식 최종, 세벌식 390, 두벌식등을 지원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세벌식을 배우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프로그램이다.
- MS IME용 세벌식 파워 업
- 역시 김용묵님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MS IME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MS IME 자판 배열의 문제를 수정하고 두벌식과 세벌식을 쉽게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관련글
- 세벌식 사용자의 애환
- 세사모 게시판에서 본 글 때문에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세벌식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사회에서 세벌식을 사용하다가 다시 두벌식 사용자가 된 애환과 내가 겪은 세벌식 사용자의 애환을 적은 글이다.
- 영문 윈도우에서 한글 입력기 없이 한글을 입력할 수 있을까?
- 공병우 박사님의 직결식 글꼴에 대한 글이다. 기본적으로 홈페이지에 올린 글, 세벌식 이야기 1 - 직결식 글꼴을 수정해서 올린 글이다.
- 민족의 자긍심을 살린 세벌식 타자기
- 얼마 전에 올린 세벌식에 대한 글이다. 세벌식의 우수성, 세벌식 타자기가 민족의 자긍심을 어떻게 살렸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 세벌식이 두벌식으로 바뀌는 경우
- 윈도우를 사용할 때 -L을 눌러 화면을 잠근 뒤 다시 로그인해보면 두벌식으로 바뀌어 있는 현상을 종종 발견[7]한다. 세벌식 사용자를 위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적은 글이다.
- 두/세벌식 쉽게 전환하기
- 컴퓨터를 잘 모르는 가족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세벌식과 두벌식을 쉽게 전환하는 방법을 적은 글이다. 기본적으로 김용묵님의 MS IME용 세벌식 파워 업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 세벌식 이야기 1 - 직결식 글꼴
- 오토마타가 없어도 한글을 입력할 수 있는 세벌식 글꼴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병우 타자기도 이런 방법으로 한글을 입력한다. 따라서 공병우 타자기는 기계식 타자기이면서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입력하는 것이 가능하다.
- 두/세벌식 전환하기
- 제어판이나 한글 입력 도구 모음을 이용해서 두벌식과 세벌식을 설정하는 방법을 적은 글이다.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적은 글이다.
- 좌우 Alt, Ctrl 키가 다른 이유와 해결방법
- 보통 왼쪽 Alt, Ctrl 키는 정상적으로 동작하는데 오른쪽 Alt, Ctrl 키는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와 해결책을 적은 글이다. Shift-Space로 한영 전환을 하면 이런 문제가 사라진다.
- HID 장치에서 Shift-Space로 한영 전환하기
- Shift-Space로 한영 전환을 하려면 '키보드 유형 3'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USB를 이용하는 HID 장치에서는 키보드 유형 3을 아예 선택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도 Shift-Space로 한영 전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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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세벌식 자판 덧씌우기용 스티커 제작
Tracked from ♠koolmint 2009/05/17 18:40 del.두벌식을 근 23년 가량 써왔음에도 자판은 세벌식이란 생각을 해왔다. 그럼에도 쉽사리 세벌식 사용자가 되지 못한 것은, '세벌식은 어렵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두려움 보다는 익숙한 무언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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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세벌식 관련 자료와 글들....
Tracked from 까만도둑's BLOG 2010/02/06 00:30 del.세벌식을 사용하기 위한 유용한 자료들1. 한글입력기새나루 : http://kldp.net/projects/saenaru<날개셋> 한글 입력기 5.52 : http://moogi.new21.org/prg4.htmlMS IME용 세벌식 파워 업 : http://moogi.new21.org/prg1.htm2. 타자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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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donk 2009/02/03 16:34
저는 두벌식이 표준이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5공 때 어떤 인간이 기안을 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같은..-
도아 2009/02/03 16:43
"두벌식 한글자판, 잘 쓰고 계십니까?"이라는 글에 나온 표준화 과정입니다. 글을 보면 알 수 있지만 5공 군사정권이 막무가내로 정한 것입니다.
1985년, 과학기술원에서도 내로라하는 몇몇 과학자들이 정부의 위촉으로 다섯 달이나 걸쳐 연구해낸 결과물이 두벌식 한글자판이다. 자판 숫자를 최대한 줄이고 외우기 쉽게 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개발이었다. 한글 기계화 표준안이 시급했던 5공 정부는 서둘러 두벌식을 국가표준으로 확정했다. 한글자판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송현 선생과 고(故) 공병우 박사를 비롯해 많은 학자들이 동분서주하며 막아보려고 했지만 허사였다. 5공 정부는 한글학자나 한글기계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랑곳없었다. 표준안을 확정하는 과정에 한글학자나 한글 기계화 전문가들은 단 한 명도 끼지 못했다. 진정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무시한 채 무조건 밀어붙이기 식이었던 5공 정부의 성격이 극명하게 드러난 또 하나의 업적(?)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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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2009/02/03 19:04
세벌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거 같네요
저도 이제 세벌식 시작한지 1년 정도 되었는데요
정말 세벌식은 몸으로 익힌다는 말이 실감나는거 같습니다.
두 벌식에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새끼손가락까지 사용해서
지금은 마치 피아노를 치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리듬감이 정말 좋아요
그리고 제가 몰랐던 사이트도 있어서 뜻깊은 자료네요
감사합니다^^ -
hentol 2009/02/03 20:39
깔끔하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기회에 세벌식으로 전환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론 세벌식 키보드 주문 예약 페이지가 닷네임으로 강제 연결되네요, 확인해주세요~) -
징징이 2009/02/03 21:15
하핫, 사이트들은 거의 다 가봤던 사이트들이네요.
저같은 경우는 기본적인 자리연습은 날개셋에서 하고
낱말 같은 것들은 한컴타자연습 으로 익혔는데,
한컴타자연습이 단어나 문장 면에서는 더욱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2벌식 타자 안지 이제 4일정도 되었네요..
아직 100타밖에 못치는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ㅠㅠ
열심히 해서 1000타를 목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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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hmzzz 2009/02/06 14:25
세벌식 입문한지 20여년 지난 것 같네요.
고 공병우 박사님께 스티커 받아서 연습하던 생각이 나는군요.^^ (중학생 때)
이 글을 읽고 세벌식에 입문하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20년 가까이 제 주변에서 세벌식 쓰는 사람을
한 사람도 못 본 듯 하니 부끄러워지기 까지 합니다. -
행인 2009/02/19 15:14
http://aim.anj.kr/
외국 공용 PC 등에서 IME나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할 수 없는 곳에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키보드 드라이버가 (종류3)으로 설정된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잇지 2009/02/20 08:26
세벌식 키보드와 관련한 홈페이지를 하나 알려드리러고 합니다.
http://blog.daum.net/anikorea
이 분은 개인 사업자인데 작년만해도 옥션에서 세벌식 키보드를 판매하시었던 분입니다.
저는 이분에게 세벌식 키캡을 구입했는데 키캡이나 키보드 재고가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아론 홈페이지 가보시면 109키에 한하여 세벌식 옵션이 있습니다. 3천원만 추가하면 세벌식으로 살 수 있게 폼이 되어있는데 정말 세벌식 키캡으로 구입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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