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예전만큼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번씩 방문하는 사이트가 있다. 바로 미투데이이다. 예전보다는 회원도 많아지고 메뉴도 더 복잡해졌다. 예전에는 초대권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OpenID만 만들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어제의 일이다. 친구들은 페이지를 돌다보니 니야님의 다음과 같은 글을 찾을 수 있었다.
미투데이에 4월 17일 쓴 글이 정보통신윤리위원회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의 8항내지 제 44조의 9, 동법시행령 제 22조의 9 내지 제22조의 13 및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에 의해 삭제 시정요구를 받았답니다. 별일.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 중 상식적인 일들을 찾아보기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미투데이에 올린 글을 삭제 요구를 받았다는 것을 보고 조금 어이가 없었다. 미투데이에 올리는 글은 개인적인 글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친구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정보통신윤리위원해로부터 삭제 명령을 받을 만한 글은 찾아 보기 힘들다. 그래서 니야님이 4월 17일에 올린 글을 확인했봤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미 삭제됐다"고 한다. 궁금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결국 구글신께 기도를 드려 니야님이 4월 17일에 올린 글을 확인해 봤다.
글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블로그에 올린 글에 욕설이 가득 담긴 댓글이 있어서 삭제했다"는 내용과 애교있는 욕설의 태그가 전부였다. 그런데 고작 이런 글이 무려 폭력, 잔혹, 혐오로 걸렸다고 한다.
그래서 삭제의 근거로 들고 있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의 8항내지 제 44조의 9, 동법시행령 제 22조의 9 내지 제22조의 13을 확인해 봤다.
법률: 44조의 8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설치 및 구성 44조의 9 윤리위원회의 직무 등 시행령: 22조의 9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조직 등 22조의 13 이의신청 등
니야님의 글에는 44조의 8항으로 되어 있지만 44조는 총 3개항으로 되어 있었다. 44조의 8, 9가 아닐까 싶어서 살펴봤지만 윤리위원회의 설치, 구성, 직무등에 대한 조항이었고 시행령 22조의 9도 윤리위원해의 조직에 대한 조항(44조의 8의 시행령)이었다. 법에는 문외한이라 이 조항이 어떻게 삭제의 근거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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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인터넷에 누가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가
Tracked from 거리로 나가자, 키스를 하자 2007/11/12 01:06 del.인터넷을 둘러싼 암투, 인터넷이란 새로운 인프라를 둘러싸고 자신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세력들간의 경쟁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미국에서는 여전히 인터넷 중립성에 대한 논쟁이 진행중이고..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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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객 2007/11/10 08:41
직접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자료실에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이 있더군요.
제8조 2항이 폭력, 잔혹, 혐오 등과 관련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만,
좀 웃기네요. 법이 지나치게 규제를 하는건지, 아니면 미투데이가 그만큼 대중적인 사이트로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건지... 미투데이가 개인적인 성격이 강한 사이트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되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용케 저걸 찾아냈다는 게 신기하네요.
설마 그들도 구글신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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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님 2007/11/10 10:54
혹시 정통윤에서 구글 알리미에 "씨발"을 모니터링 쿼리로 걸어놓고 걸리면 무조건 공문을 보내는건 아닐까요. 그럼 이 덧글도 삭제당할지도....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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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짹 2007/11/11 06:37
오~ 저도 어떤 포스팅이었는지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역시 구글신인건가요?
ㅡㅡ;; 정말 별 거 아니군요. 그런 댓글을 받았더라.. 그 얘기였는데... -
자취폐인 2007/11/11 09:56
헐.. 저거 걸린것도 참 신기하다는..
누가 신고하지 않는 이상은 못찾는 내용일텐데..
미투데이에 글이 하루에 수도없이 올라오는데..
ㅎㅎ
암튼 요기 리플에 쓰인 스발~이 어떻게 될런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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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0rm9 2007/11/11 17:17
저는 쏘우4 예고동영상 블로그에 올려놨는데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혐오물로 판단된다고 비공개 또는 삭제하래요T.T
음지의 블로그에서 어떻게 찾아낸거지-_-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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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리 2009/07/02 17:10
근데 작년에 문광부 장관이신 유인촌 장관께서
"찍지마. 씨발 찍지마, 쉬이발 나 성질이 뻗쳐가지고 정말"
하셨고 그게 씨발이 욕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
mooo 2009/07/02 17:46
하하! 역시 우리나라 좋은 나라에요. 청소년들이 혹시라도 저런 비속어를 보고 배울까봐 알아서 삭제를 시켜주는군요.
그런데, 요즘 청소년들은 저런 말은 욕도 아니던데요. 말 끝마다 붙어서 나오는 감탄사나 추임새 같던데, 저런 걸 "혐오"라고 붙여서 알아서 삭제를 해준다니 고마워해야할 일이로군요. :-(
이제 인터넷 상에서 비속어나 욕설은 발 디딜 틈이 없겠군요. 제발 저런 데 찾아다니지 말고 신문사 사이트나 몇몇 사이트 게시판들 정리 좀 해주면 오죽 좋을까요. 젠장! -
Draco 2009/07/02 17:50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제가 대통령 된다면 없애고 싶은 위원회중 하나 -_-;
정보통신이라는 광역적인 단어에 윤리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을 적용하는 그야말로 해괴한 위원회입니다.
진짜 선진국이라면 사회 구성원 스스로가 적절한 방향을 가다가 정 안되면 여러 논의를 하는거지...왜 노인네들이 자기네들 기준으로 ... -
제노 2009/07/02 18:42
개인서비스인 미투까지 ㅡ.ㅡ; 엄청난 오버센스(?)군요.
아예 국민들 입과 거리 곳곳에 센서를 장착해서 통제하시지..
이야기 하고 보니 영화 '데몰리션 맨'이 생각나는군요. 욕설을 내뱉을때마다 근처 단말기에서 벌금이 자동부과 ㅡ.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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