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없는 개울
보통 아무리 작은 개울물이라고 해도 자잘한 물고기 한 두마리쯤은 있는 것이 정상인데 눈을 뒤집고 찾아봐도 물고기는 찾을 수 가 없었습니다. 물이 워낙 차서 이 동네에는 모기도 없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도랑물을 따라 중간에있는 얕은 보까지 내려왔습니다. 물의 양이 조금 많고, 물살이 세지 않아서 인지 작은 물고기가 몇마리 눈에 뛰더군요.
즐비한 펜션
5월 5일 어린이날.
일상의 번잡함을 더하는 놀이동산보다는 조금 멀리,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PSV 아이트호벤의 아쉬운 승리를 뒤로한체 인천 삼산동에서 이웃에 사시는 분이랑 함께 6시 반에 출발했습니다. 고속도로가 조금 더 빠르겠지만 단조로움을 피하기위해 국도를 택했습니다.
처음 가는 길이라 양평에서 조금만 가면 봉평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거의 백두대간을 넘기전에 봉평이 나오더군요.
조금 빨리 출발해서 인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홍정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강원도 특유의 맑을 물과 자연을 내버려두지 못하는 인간들이 어울어진 홍정 계곡은 계곡이라기 보다는 팬션촌 이었습니다.
홍정 계곡에서 허브나라로 가는 중에 보이는 펜션. 펜션촌이라고 할 만큼 펜션이 즐비합니다. 바로앞의 홍정 계곡의 맑은 물 때문에 운치가 한층 더 하지만 도로가 1차선이라 성수기때에는 죽을 각오를 하고 와야 할 것 같습니다.
홍정 계곡에서 계속 올라가다 보면 허브나라가 나옵니다. 일단 펜션에 짐을 부리고 다시 허브나라에 오기로 하고 홍정 계곡을 내려았습니다. 홍정 계곡에서 장평 IC쪽으로 내려오다가 봉평 면사무소에 조금 못미쳐서 덕거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고, 계속 지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비포장 도로가 나타납니다.
하늘자락 물소리
이 비포장 도로를 한 5분정도 더 가다, 공사중인 다리를 좌회전해서 건너면 목적지인 하늘자락 물소리가 나옵니다.
함께 간 동네분의 직장 상사분이 운영하는 펜션으로 작년 여름에 다녀온 후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함께 오게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살기 가장 좋은 고도라는 해발 700M에 서있는 아담한 펜션이었습니다. 우측 중간 부분의 파란색 파라솔이 빗소리를 들으며 술을 마셨던 자리입니다. 파라솔 뒤쪽은 제가 묵었던 방입니다.
번잡한 것을 싫어하는 저로서는 한산하고, 조용한 모습이 일단 마음에 들었습니다. 살림집을 제외하고 총 4채가 있는데 그중 우리는 우측 뒷채에 짐을 풀었습니다.
일단 짐을 부리고 간단히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후 뜰채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 고기를 잡으러 나섰습니다. 지금은 고기가 거의 없을 때라는 주인 아저씨의 말을 듣지않고 펜션 초입의 지천으로 아이들과 함께 포부도 당당하게 고기 잡이에 나섰습니다.
자리를 깔기 적당한 장소를 물색, 자리를 깐 후, 뜰채를 들고 물에 들어선 순간 살은 애는 듯한 서늘함에 흠칫 놀랐습니다. 5월이라 물이 찰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차거울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물고기 없는 개울
보통 아무리 작은 개울물이라고 해도 자잘한 물고기 한 두마리쯤은 있는 것이 정상인데 눈을 뒤집고 찾아봐도 물고기는 찾을 수 가 없었습니다. 물이 워낙 차서 이 동네에는 모기도 없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도랑물을 따라 중간에있는 얕은 보까지 내려왔습니다. 물의 양이 조금 많고, 물살이 세지 않아서 인지 작은 물고기가 몇마리 눈에 뛰더군요.
물론 잡지는 못했습니다. 물살이 조금만 흔들려도 흔적없이 사라지더군요. 물이 생각보다 깊어서 들어가서 뜰채로 뜨기에도 조금 무리가 있더군요. 8월~9월에는 산메기가 많다고 하니 고기 잡는 것은 천상 8~9월로 미루어야 했습니다.
고기를 잡지 못해도 우영이는 마냥 즐거운 모양입니다. 물에 돌을 던지고, 물속에서 고기를 잡는다고 돌을 들추기도 합니다. 동네분과 저는 가지고온 맥주를 마시며, 아이들 노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진이 가장 많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화면에 크게 보이는 애가 다예입니다. 다예 좌측에 앉아 계신분이 동네분입니다. 동네분 어깨의 손은 지연이라는 여자애로 다예보다 한살 많습니다. 다예 우측에 보이는 두명의 꼬마가 휘경이(좌측)와 우영이(우측)입니다. 휘경이가 우영이보다는 한살 많습니다.
저녁을 먹기위해 다시 펜션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 보다는 숯불에 고기를 구워먹자고 해서 봉평읍내에서 사온 목살을 꺼내들고 펜션 숙소 앞에 불을 피웠습니다.
비가 옵니다.
비가 오고, 날씨는 추워집니다. 천막으로 옮기자는 주인 아저씨의 말을 어겨가며, 간간히 들이치는 빗물을 안주삼아, 불어치는 바람을 맞으며 한잔, 한잔,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비가오고, 인적이 드문 산속이라 어둠은 질흑같았지만 어둠에대한 두려움 보다는 오랜만에 찾아온 여유를 즐겼습니다. 술은 알콜을 마시는 것이 아닙니다. 술잔 속에 녹아 있는 분위기를 마시는 것입니다. 차분하지만 차겁지 않고, 뜨겁지만 격하지 않은 대화가 잔잔히 이어지는 술잔처럼 쉼없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봉평에서의 하루가 저물었습니다.
술을 많이 마셔도 비교적 일찍 일어나고, 식사도 거르지 않는 습관덕에 오전 7시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에 눈이떠졌습니다. 지난밤 어지럽힌 술자리를 정리하고, 우영이를 데리고 이슬비속에서 가벼운 산책을 했습니다. 폐 깊숙이 찌든 니코틴이 한꺼번에 씻겨내리는 듯한 상쾌함이 추위, 번민도 잊게하는 것 같았습니다.
보통 오전 12시에 방을 비워줘야 하기때문에 방청소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한 후 짐을 꾸렸습니다. 남는 음식들이 있어서 라면에 떡뽁기로 점심을 하고 펜션을 나섰습니다.
허브나라
바로 집으로 향하기에는 조금 서운한 감이 있어서 어제 가지 못했던 허브나라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공짜인줄 알았는데 입장료를 받더군요. 성인은 3000원, 허브나라에 숙박을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는 무료였습니다. 날씨가 좋으면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사진 찍기에는 좋은 곳이었습니다.
허브나라를 출발행서 장평 IC를 걸쳐 다시 인천으로 왔습니다. 처음에는 금방 도착할 줄 알았는데 중간 중간 막히는 곳이 있어서 한 4시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뒷풀이로 집에서 탕수육과 짜장면을 시켜 먹고 동네분과는 헤어졌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떠나지 못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고 지낸 이틀이었습니다. 어린이날 놀이공원보다는 자연으로 떠나는 것. 아이들이나 부모 모두에게 좋은 일 인 것 같습니다.
펜션 바로 앞에 있는 집입니다. 집 주인이 지난 3년간 손수 지은 집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아직도 완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다만 못을 쓰지 않고 대못으로 공사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기념으로 한장 찍었습니다.
강원도 쪽에서 많이 볼수 있는 개구리입니다. 색깔은 청개구리 같지만 몸과 배에 작은 돌기가 있고, 배는 붉은색을 띄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개구리에비해 점프력이 상당히 떨어집니다. 대신 위기가 닥치면 사진처럼 앞 다리와 뒷 다리를 등쪽으로 올리고, 몸을 공처럼말아 죽은 척하더군요. 개구리도 죽은 척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한장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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