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는 맛있는 음식점이 거의 없다. 또 음식점이 이미 포화 상태다. 따라서 잘되는 음식점 몇 군대를 빼면 대부분 '파리 날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정도로 손님이 없다. 이런 충주이고 보니 정말 남에게 소개할 만한 맛집을 찾기는 힘들다. 조폭 고기집(맛집) - 충주 이야기 38에서 소개한 고기집이나 처럼 맛집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찾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충주에서 정말 맛있는 순대를 먹은 적이 있다. 지금은 아니고 꽤 오래전의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나 네에 왔다가 버스를 타고 올라갈 때이다. 지금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부분 우등 고속을 타고 가는데 당시에는 우등 고속도 없었던 것 같다.

고속 버스나 기차를 타면 항상 옆자리가 궁금해 지고 또 일부 사람들은 이 인연이 길게 이어지는 때도 많지만 나는 대부분 할머니, 할어버지가 아니면 아주머니가 대부분이었고 따라서 인연을 길게 이어져갈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다. 시간대와 관련이 있는지 모르지만.

당시에도 옆자리에 앉은 분은 나이가 드신 할머니였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지만 당시 나이드신 분들은 꼭 음식과 술을 준비해서 고속 버스나 기차를 타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이 분들도 비슷했다. 차가 출발하자 마자 이내 막걸리와 순대를 안주로 돌리시는 것이어다.

내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는 혼자서 술을 드시는 것이 못내 미안했는지 내게도 계속 술과 안주를 권했다. 원래 고속 버스를 타면 위스키 종류를 즐겨 마시는 편이지만 막걸리는 냄새도 있고 해서 몇번 사양을 했었다. 그러나 결국 할머니께서 따라주는 술을 거절하지 못하고 한잔 가볍게 마셨다. 그리고 역시 할머니께서 가져다 주신 순대를 먹었다.

문제는 '순대가 너무 맛있다'는 점. 진짜 돼지 곱창에 돼지 피로 집에서 만든 오리지날 순대[1]였다. 너무 맛있어서 한잔 더 주시기를 내심 바랐지만 너무 열심히 거절했기 때문인지 더 이상은 주시지 않으셨다. 아무튼 할머니, 할아버지가 술을 다 드실때까지 침만 삼키면서 계속 거절한 나를 원망했다. 지금도 가끔 이 순대맛이 생각난다.

음식점 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 집'이 있다. 꼭 깔끔하지 않아도 된다. 허름해도 맛있는 집은 맛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맛집을 자주 찾아 다니다 보니 우엉맘도 비슷한 기준으로 순대국집을 찾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알게된 순대국집에 우엉맘과 함께 갔다.

순대국은 머리고기가 맛있으면 맛있다. 머리고기가 순대국의 주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대국과 머리고기를 시켰는데 머리고기는 머리고기라기 보다는 기름많은 삽겹살같았다. 문제는 맛없는 내장만 가득한 순대국에 '시래기가 잔뜩 있다'는 점. 사실 시래기 순대국은 먹어 본적이 없다. 맛이라도 있으면 괜찮은데 맛은 너무 형편 없었다[2]. 결국 순대국을 먹다가 남기고 나왔다.

그러다 알게된 곳이 중앙시장의 순대국집[3]이다. 세 집 정도가 모여있고 양도 많고 가격도 싸고 맛도 좋은 편이다. 물론 선능을 순대국집과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나름대로 맛있는 집이다[4]. 따라서 가끔 점심을 이집에서 먹곤한다. 그러다가 최고의 맛, 최고의 순대국에 올라온 cool*Eyed Gambler님의 댓글. '순대다리'와 '무청 시래기 순대국'에 대한 정보였다. 매형도 시래기 순대국도 맛있다는 얘기를 했고 순대국에 대한 얘기에 '순대다리'와 '무청 시래기 순대국'을 얘기하는 것을 보고 맛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인터넷에서 순대다리를 찾고 순대다리가 무학시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지난 주 우엉맘과 함께 무학시장 순대 골목을 방문했다. 무학시장 안쪽에 있고 다리 위에 모두 순대국집이 있었지만 의외로 사람은 별로 없었다. 골먹 전체를 다해서 겨우 한집만 손님이 있었다.

우엉맘: 오빠. 왼쪽에 첫집은 가지마. 정말 맛없어.

우엉맘이 동네에서 알게된 아주머니와 한번 와본 모양이었다. 그러나 너무 맛없다는 얘기와 서점 근처 순대국집에서 정말 맛없는 시래기 순대국을 먹은 기억 때문에 조금 망서려 졌다. 그러나 순대 골목으로 들어가기전 오른쪽에 있는 집이 방까지 있는 것을 보고 때문에 이 집에서 일단 맛을 보기로 했다.

일단 순대 두그릇과 머릿고기를 시켰다. 보통 맛없는 집 순대국의 공통점은 순대가 많고, 머리고기 대신에 내장이 많다. 이집도 내장은 많은 편이었지만 순대국은 먹을만했다. 나는 먹을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먼저 온 손님은 '정말 맛있다'고 하면서 휴일이 언제인지 묻는 것이었다.

아무튼 처음 먹은 시래기 순대국 보다는 맛있었다. 그러나 순대국에 머리고기보다는 돼지 곱창이 많았기 때문에 아주 후한 점수를 주기는 힘들었다. 순대국을 돼지 곱창만 가지고 끓어도 맛이 괜찮은 집이 있다. 강남에서 알게된 집인데 이집을 빼고 순대국에 돼지 곱창과 순대만 넣고 맛을 내는 집을 나는 알지 못한다[5].

관련 글타래


  1. 순대 맛과 생김새 등을 고려하면 중앙시장 2호집일 가능성이 크다. 과거 중앙시장은 고속터미널에 가까웠고 포장을 해주기 때문이다. 
  2. 지금은 이렇게 맛없는 집이 됐지만 충주에서 시래기 순대국을 처음 시작한 맛집이다. 장사가 워낙 잘되서 주변 건물을 모두 사서 큰 새건물을 지었다. 물론 순대국집은 사라졌다. 
  3. 순대국집이 여러 개 있지만 맛있는 집은 2호집 뿐이다. 그런데 최근 개인 사정으로 문을 닫았다. 또 2호집 손님을 유인하듯 옆집에서 2호집 간판을 쓰고 있다(2018년 9월 기준) . 
  4. 이는 2호집에서 순대국 맛을 들였다. 따라서 선릉 순대국 보다 2호집 순대국을 더 맛있게 느낀다. 
  5. 내장만 가지고 맛있는 순대국을 끓이는 집이 충주에도 있다. 글을 쓸 당시에는 몰랐던 집인데 충주 중앙초등학교 근처에 있었다(지금은 폐업). 내장 순대국의 특징은 텁텁하며 돼지냄새가 많이난다. 따라서 내장 순대국은 호불호가 갈린다. 
2007/09/17 14:14 2007/09/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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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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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디어몹 2007/09/17 16:40

    도아 회원님의 포스트가 금일 오후 05:00에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될 예정입니다. 익일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과학)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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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주딩이 2007/09/17 16:48

    제가 충주살때는 제 1로타리 중앙시장내에 있는 순대집이 정말 제일 유명했죠.. 일호집,이호집..지금도 있나 모르겠네요.. 거기말고는 공설시장안에 들어가서 오른쪽 다리를 건너다보면 순대포장마차가 죽~~ 늘어서 있었는데.. 싸고 맛있었다는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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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9/17 16:49

      지금도 있습니다. 오늘도 먹고 왔으니까요. 그리고 공설 시장은 모르겠습니다. 어제 갔다온 곳은 무학 시장인데 무학 시장 순대 골목은 꽤 유명한 듯합니다.

  3. 타임코드 2007/09/18 01:35

    밤에 이글을 읽으니 배가 고파지는군요..^^

    부모님이 시골에 계셔서 시골에 5일장이 있을때 가끔 가는 순대집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파는 순대인데, 순대가 매우면서도 깔끔해서 아버님과 종종 막걸리에 안주로 순대를 먹곤했습니다.

    이른 잠을 청해서 자다까 깼는데 순대와 막걸리 생각에 잠이 확 달아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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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9/18 07:35

      순대에 막걸리도 맛있죠. 특히 김이 모락 모락 나는 순대라면. 아침부터 군침이 도는군요.

  4. 조타수 2008/05/24 10:06

    나이롱순대가많거든요 후랑크나햄쏘세지처럼...전세사에 젤안믿는게 여자공,,장사꾼이고..미원잔득넣는 음식중 순대국여라...퐁퐁에서 헹군내장에서 피어나는 일곱색깔..황홀찬란한..풍선거품보글보글피어나는거걸 보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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