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예 공개 수업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유치원에 다니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내 기억으로 2학년 때 친구 녀석이 교회부설 유치원을 다니다 입학한 것이 유일한 사례였다. 당시에는 유치원에 보낼 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교육은 학교에서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튼 이 녀석의 집에 갔다가 놀란 것은 두가지 였다. 첫번째는 연필깎이였다. 나는 아버님이 깎아준 연필이나 직접 깍은 연필을 사용했었는데 녀석은 연필깎이로 연필을 깎아서 썼다. 두번째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연필을 넣고 누르면 이름이 새겨지는 기계였다. 요즘도 이런 기계를 파는지 모르지만 녀석이 가지고 다니는 연필에는 모두 녀석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깔끔하게 깍껴져 있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당시 무척 부러웠지만 집에 얘기를 해도 소용이 없었다.

인천에서 충주로 이사온 뒤 이의 달라진 점 중 하나는 부모의 비중 보다는 친구의 비중이 확실히 높아 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엄마, 아빠를 따라 다니는 것을 좋아하던 녀석이지만 요즘은 엄마, 아빠 보다는 친구와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또 한번은 밤 11시가 넘어서 온적도 있다. 이가 이렇게 놀 수 있는 이유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사람들 대부분이 아이들 사교육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사람이고 따라서 놀 친구가 많기 때문이다. 이도 유치원에 다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했듯 요즘은 유치원에 다니지 않고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는 올해 네살이라 굳이 유치원에 보내지 않아도 되지만 오빠가 유치원에 가는 것을 보고 작년 부터 유치원에 다니고 싶어해서 올해 부터 다섯살 반에 보내고 있다. 1월 생이라고 하지만 아직 다른 아이들 보다 한살이 어리기 때문에 잘 지낼지 궁금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고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출근을 하려고 하니 우엉맘이 불러 세웠다.

우엉맘: 오빠, 안갈꺼야?
도아: 뭘?
우엉맘: 공개수업.
도아: 언젠데?
우엉맘: 오늘 오전 9시 40분

그래서 우엉맘과 의 공개 수업에 참석했다. 아파트에 낀 조그만 유치원이지만 시설도 괜찮고 교육과정도 꽤 잘 짜여진 편이다. 오늘은 '국악 공개 수업'을 하고 내일은 '택견 공개 수업'을 한다고 한다. 가 하는 것도 볼 겸 유치원에 가보니 음악 공개 수업이 한창이었다.

선생님: 가끔 절대 음감을 가진 아이들이 있어요.
선생님: 한 20명 중 한명 정도인데 얘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음을 알아요.
선생님: 이런 아이들은 피아노 보다는 섬세한 음이 나는 첼로나 바이올린이 좋아요.

선생님: 그외에 대부분은 알려 주어야 아는 아이들인데,
선생님: 이런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려면 그냥 '너 피아노' 이런식으로 부모 마음대로 지정하지 말고 좋은 동요와 같은 음악을 들려 준 뒤 음악회에 같이 가서 어떤 악기에 관심이 있는지 보고 가르치는 것이 좋아요.

선생님: 그리고 음도 잘 모르고 알려 주어도 모르고 음악을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그냥 가르치지 마세요.
선생님: 본인도 피곤하고 부모도 피곤하고 선생님도 피곤하거든요.

들어 보니 나름대로 타당한 것 같았다. 일단 를 보니 도 엄마 아빠가 반가운 모양이었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과 함께 를 보니 는 정말 작아 보였다. 저 작은 녀석이 항상 언니 노릇을 하려고 한다니 조금 우습기도 했다.

아무튼 음악 수업이 끝나고 국악 공개 수업을 하기 위해 강당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계속 의 공개 수업을 보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 음악 공개 수업만 보고 사무실로 출근했다.

음악 공개 수업

아무튼 지금 부르는 노래가 가 즐겨 부르는 노래 중 하나인 굴 속의 작은 곰이다. 인터넷에서 완전한 가사를 찾아 봤지만 음이 비슷하고 가사가 다른 곡은 있어도 가사가 같은 곡은 찾을 수 없었다. 따라서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적은 가사는 다음과 같다(정확하지는 않다).

굴 속의 작은 곰

굴 속의 작은 곰
새봄이 왔는데
잠만 자네요

잠자는 모습이 우껴
코를 골고 자는데 쿨쿨

깜짝 놀라 일어나
먹을 것을 보더니
맛있게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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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5 19:02 2007/06/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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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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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ymister 2007/06/25 19:13

    ?? 일하시는 곳 다시 정하셨나봐요?
    얼마 전 글 중에 서점을 사직했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6/25 21:15

      따로 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당분간 사무실은 같이 쓸 생각이기 때문에...

  2. selic 2007/06/25 20:25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유치원(미술학원)에 다녔던것 같네요.
    아.참. 그리고 연필깍기 가 아니라 연필깎기 입니다. ^.^(제가 필기구 관련 리뷰를 쓰면서 제일 많이 항의를 받았던 맞춤법이 ' 연필깎기 ' 입니다. [email protected]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6/25 21:18

      수정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연필깎기가 아니라 연필깎이 더군요. 연필깎이이기 때문에 연필깍기로 혼동한 것 같습니다.

  3. 미르~* 2007/06/25 22:27

    인천으로 다시 이사를 가셨나부네요~ :)
    아이들이 산으로 물로 놀러가기가 약간 힘들어질 것 같네요~
    뭐 어디있든... 다예는 귀엽군요~ *-_-*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6/25 22:28

      잉... 무슨 말씀이신지... 아직 충주입니다.

  4. 민노씨 2007/06/26 01:00

    다예는 정말 천사같네요.
    너무 귀엽고, 이쁘네요.
    눈을 깜빡거리는 모습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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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6 08:45

      감사합니다. 유치원에 가서 보니 다예가 정말 작더군요.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애기같고. 그런데 다예는 김치도 잘먹고 어울리기도 잘한다고 하더군요. 다만 둘째라 물건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자기 물건을 다른 사람들이 못만지게 한다고 하더군요.

  5. 학주니 2007/06/26 12:09

    다예는 욕심쟁이군요(위의 댓글을 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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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6/26 14:59

      자기 보다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는 양보를 잘하는데 나이가 비슷하거나 많으면 절대 양보를 안합니다. 특히 자기 물건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6. 막내처제 2007/06/28 17:30

    위에 충주에서 인천으로 이사 온 뒤라고 적혀있습니다. 형부~ 근데 다예 패션쇼하는 모습은 어디있나요. 언니가 하도 자랑해서 와봤는데.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6/29 09:04

      패션 리더, 김다예 III에 있어. 글이 올라오면 뒤로 밀리기 때문에 첫 페이지에서는 찾을 수 없고 위의 가족을 클릭하거나 직접 링크를 찾아가야되...

      그리고 글을 보니 인천에서 충주인데,,, 충주에서 인천으로 거꾸로 썼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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