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또 하나의 조폭
"술마시고 싸워 다친 아들의 복수를 위해 경호원과 용역을 동원 마피아식 피의 복수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재벌은 왕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바꿀 수 있어도 재벌은 못 바꾼다. 시정 잡배가 왕자를 다치게 했으니 군대를 보내 피의 보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찰도 건들이지 못한다. 왕의 군대를 경찰이 어떻게 건들일 수 있겠는가?
얼마 전에 터진 한화 김승연 회장의 마피아식 피의 보복[1]을 보면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슬프기 짝이없다. 이 사건은 힘없는 소시민은 재벌이나 권력에 의해 언제든지 폐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건이었기 더 슬프다.
재벌, 권력, 언론이 합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뒷북 언론사인 한겨례의 기사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조명해 보겠다.
재벌, 또 하나의 조폭
김회장이 '내아들 눈 맞았으니 너도 눈 맞으라' 계속 때렸다
한겨례가 특별 취재팀까지 구성해서 만든 기사라고 한다. 뒷북이기는 하지만 사건의 전모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기사이다. 한겨례에서 만든 사건도는 누가 봐도 쉽게 사건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술마시고 싸워 다친 아들의 복수를 위해 경호원과 용역을 동원 마피아식 피의 복수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재벌은 왕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처벌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바꿀 수 있어도 재벌은 못 바꾼다. 시정 잡배가 왕자를 다치게 했으니 군대를 보내 피의 보복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경찰도 건들이지 못한다. 왕의 군대를 경찰이 어떻게 건들일 수 있겠는가?
경찰, 재벌의 행동대
"한화회장 자녀가 가해자" 첩보받은 경찰, 한달간 '내사' 시늉만
내용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한화회장 자녀가 가해자라는 첩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당시 술집 종업원 6명만 있었고, 자기들끼리 싸움을 벌였지만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해 이들을 해산시키는 것으로 사건을 종료했다고 한다. 만약 한화회장 자녀가 피해자라고 첩보가 들어왔다면 이렇게 끝났을까? 그런데 한화회장 자녀가 가해자라는 얘기에 알아서 긴 경찰, 이런 경찰이 시민의 지팡이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재벌의 개, 권력의 개 노릇을 할 것인가?
무섭다. 재벌이 죄없는 시민을 처벌해도 우리의 경찰은 또 나몰라라 할 것은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종업원들은 산으로 끌려갔던 종업원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왔고 경호원들의 옷 사이로 생선회칼이 보여서 (사람을) 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사건 직후 업소 사장도 종업원들에게 경찰도 왔다가 그냥 가고 저 사람들이 돈이 없냐, 뭐가 없겠냐며 그 사람(김 회장)이 하루아침에 어떻게 되지 않는 이상 작은 보복도 할 수 있고, 이번 사건으로 영업에 불이익이 올 수도 있으니 덮고 넘어가자고 종업원들을 설득했다. 피해자들은 이미 한 차례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꿈쩍도 하지 않는데다 김 회장 쪽의 보복이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모습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언제든지 재벌에 희생될 수 있다. 경찰도 재벌의 편이다. 무섭고 두려운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경찰은 시민의 친구가 아니다. 경찰은 재벌의 개, 권력의 개일 뿐이다. 전두환 독재 시절의 경찰, 그 독재자만 재벌로 바뀌었다.
얼마나 분하고, 얼마나 원통하고,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다.
언론, 재벌의 노예
다른 방송사 출입기자도 알고는 있었지만 확인되지 않아 보도하지 못했는데 연합이 어제 보도하면서부터 취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언론의 침묵이다. 알고 있었지만 보도하지 않았다. 과연 이 것을 언론이라 할 수 있을까? 군사 독재 시절에는 언론 통제 때문이라고 변명하더니 이제는 또 뭐라고 변명할까? 사실보도가 생명인 언론이 알고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미 언론이 아니다. 재벌의 하녀일 뿐.
지난번 S병원도 마찬가지고 이번 사건도 마찬가지 이지만 이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언론이 아니라 블로거였다. 링크와 링크로 연결된 집단적인 모습이 이 문제를 수면위에 띄우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면에서 이제 언론은 오히려 블로거라는 생각마저든다.
시사점
이 사건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왕처럼 군림하는 재벌, 개처럼 복종하는 권력, 하녀처럼 침묵하는 언론. 그리고 이들이 절묘하게 앙상블을 이루면 소시민의 목숨 하나는 파리 잡듯할 수 있다는 것을.
더 재미있는 것은 이상황에서도 그룹 이미지를 걱정한다. 지난 50여일을 두려움에 떨었을 사람들에대한 배려는 하나도 없다. 오로지 그룹 이미지만 걱정한다.
한화그룹의 관계자는 "김 회장이 둘째아들에게 '사나이답게 사과받으라'고 보냈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해결이 되지 않고 경호원과 종업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는 소식을 전해 받자 직접 술집에 간 것"이라며 "김 회장은 양쪽을 화해시키려고 갔고, 상대쪽과 폭탄주를 마신 뒤 술값 100만원까지 지불한 뒤 깨끗하게 자리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이 폭행을 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일부 목격자들의 말이 과장돼 전달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개도 믿지않을 소리를 변명이라고 늘어 놓는다. 왜? 경찰이 수사하면 아마 이렇게 결론날 가능성이 많으니까. 증거를 인멸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 여유를 준 경찰, 그 경찰이 수사한들 뭐가 나올까?
재벌의 범죄에 대해 지금까지 납득할 만한 처벌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 설사 사실로 밝혀진다고 해도 한화 김승연은 언론을 통해 사과 한번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처럼 떵떵거리며 살 것이다. 만약 우리 나라에 최소한의 법정의가 살아 있다면 한화 김승연은 반드시 처벌 받아야 한다.
한 가지 노무현 대통령께 묻고 싶다. 진정 소시민의 대통령인지? 그렇다면 경찰의 엄정 수사를 지시해야 하지 않을까?
- 27일자 한겨례 보도에 대한 오마이뉴스의 관점: '김승연 보복폭행', 익명이 걷혔다
바깥고리
- 실명이 언급된 부분이 껄끄러운 사람은 아거님의 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아버지의 이름으로" 취재에 얽힌 미스테리를 보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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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한겨레와 김승연, 신중보도인가? 뒷북인가?
Tracked from 민노씨.네 2007/04/27 20:09 del.#. 한화 김승연 '아들 복수 사건'와 관련해서 한겨레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원래는 아래 있는 글(김회장 조폭 데뷔 축하 포스트)에 '보충'하는 차원에서 기사 몇 링크하고, 간단한 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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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이제 한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에는 돈을 쓰면 안되겠습니다..
Tracked from Island's Wonderland 2007/04/28 01:30 del.우선 아래 글을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재벌, 경찰, 언론의 절묘한 앙상불로 바라 본 우리 사회의 한 단면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깡패 회장님 이야기가 일목 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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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한화 김승연 회장이 국민에게 준 절망감
Tracked from GatorLog at 6 A.M. 2007/04/29 07:40 del.(이민) 고려하고 있습니다. 어딘들 이 사회보다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런데 돈이 많으면 우리 나라가 살기는 제일 좋습니다. [도아님 “재벌, 경찰, 언론의 절묘한 앙상...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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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2007/04/27 16:56
저도 뉴스로 이것저것 접했습니다. 육성 녹음 한것도 들어보고...
쩝..사무실 직원들이랑 얘기하면서 진짜 별별소리 다했는데.. 진짜 돈이면 다되고 돈이면 못하는게 없나봅니다.
하고픈 말은 a4로 100장은 되는듯 한대 적을말은 없네요 -_- 온통 어제부터 짜증만 난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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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주니 2007/04/27 18:17
정말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인지. -.-;
얘기 들어보면 자기네들은 정계 고위층에 청와대까지 연결되어있다고 협박했다고 하네요.
정말 이나라 경찰은 누구편인지 모르겠습니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민중의 적이 되어버렸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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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l 2007/04/27 18:58
노무현 대통령이 경찰의 엄정 수사를 지시한다고 해도,
검찰에 넘어가서 '피해자와의 합의'로 기소중지 내지는 집행유예 같은식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네요..
현직 판사가 "결과적으로 양형은 피고인의 재력에 달려 있는 셈"이라는 말을 할정도이니..
법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긴 필요한것 같습니다. -
민노씨 2007/04/27 20:09
사건의 전체 얼개를 균형잡힌 구도로 정리해주셨네요.
무엇보다 그 균형과 도아님의 강한 목소리, 그 주관적인 관점이 적절하게 조화하고 있는 모습이 좋네요.
블로거로서 깊은 공감과 격려를 보내고 싶습니다.
좋은 글 부족한 글에 트랙백 보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부족한 글도, 공감과 감사함의 의미로, 트랙백 보냅니다.
: ) -
누피 2007/04/27 21:03
전 TV 뉴스를 대충 보고 이번 주에 일어난 사건인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이미 3월초에 일어난 일이라니 믿기지 않는군요.
사건의 전모는 차치하고라도 한달이 넘도록 대중매체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이 할 말을 잃게 만드네요.
전 사실 "씨랜드" 사건 이후로 돈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이민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또 한번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사건이군요.
하긴 사람 사는 곳이 어디 간들 그런 부조리 없겠습니까만은... -
푸른 나무 2007/04/27 22:15
도아님이 "왕처럼 군림하는 재벌, 개처럼 복종하는 권력, 하녀처럼 침묵하는 언론.
그리고 이들이 절묘하게 앙상불을 이루면 소시민의 목숨 하나는 파리 잡듯할 수 있다는 것을."라고 하셨는데
결정적인 두 집단이 빠진 것 같네요. 정치인과 법조인입니다.
내가 보장합니다. 절대 김회장은 실형을 살지 않습니다.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아울러 관계된 판검사도 절대, 절대, 절대로 법에 기초하거나,
법 앞에서 만민이 평등하다는 가치와 오직 사실에만 기초하여
처리하지 않을 것임을 사전 보장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오래 전에 어떤 탈옥수 일당들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한 한국사회 단편에 대한 고전적인 명언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강남 아파트 불패신화보다 더한 절대신화로 거의 종교 경전입니다.
시민단체와 시민의식의 성숙 그리고 학교교육의 혁명 없이는 이 나라는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전 희망을 갖지 않고 이 나라에 사는 절망적인 소시민의 삶을 삽니다.
그럼에도 아직 적어도 일본놈들처럼 집단적인 비양심세력의 총체가 이 나라가 아님을
그래도 또 다시 희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미르~* 2007/04/28 00:39
사실 일제시대가 청산되지 않았을때가 이 죄악의 시초라고 생각됩니다.
친일파가 청산되지 않았을 때, 돈과 권력으로 바퀴벌래 처럼 살아남아있는데..
그런 쓰레기 세력이 남아서 돈과 힘으로 밀어붙이면 안되는게 없다는 풍조를 여태까지 남겨온거죠...
도아님의 '언론은 오히려 블로거' 라는 말씀에 적극 동의하는 바입니다. -
수원 2007/04/29 14:55
심히 공감하는 바입니다. 딱 저 뉴스 들었을 때, 감히 내 아들을 하찮은 잡 것이 패??? 이런 느낌이었는데, 오늘 뉴스에서 법무팀 임원 까지 다 불러내서 회의하고 있다고 하니 참 기가 차더군요.
다만 "노무현 대통령의 엄정 수사 지시" 는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이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것도 일종의 압력이지요. 아마 그런 지시 한번 내렸다가는 조중동에 일면 기사로 "노무현 대통령 검찰에 압력 행사" 라고 뜰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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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레즈 2010/06/20 06:58
조중동을 싫어하고 한겨레나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참세상 같은 언론을 보는것은 좋지만
그 언론의 내용도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언론의 이중성 ' 을 깨달아야 하기 때문이죠.
제가 아직 정치쪽에 대해서는 뭐라고 말을 못하지만 다른 분야(IT, 연예, 가정사) 에서는
편향적인 기사를 종종 볼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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