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재벌
얼마전 발생한 "한화 김승연 회장의 마피아식 피의 보복"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던킨 도너츠(폭로 후 합의)의 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한화도 던킨도 아니다. 바로 우리이다. 우리의 의식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다.
얼마전 발생한 한화 김승연 회장의 마피아식 피의 보복은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준 단적인 사건이었다. 물론 던킨 도너츠(폭로 후 합의)의 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정말 우리 사회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부분은 한화도 던킨도 아니다. 바로 우리이다. 우리의 의식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첫번째는 미투데이에 올라온 민노씨의 글이다.
관계단절의 시작 :: 순천향 병원 사건은 어느새 잊혀져 가지만... 정말 S병원은 어느새 잊혀져간다. 던킨도 김승연도 그럴테다. 그렇게 되면 우린 정말 닭대가리다.
아마 우리의 후진성 중 가장 중요한 요소를 든다면 망각이다. 정말 중요한 일이고 모두 분노하던 일인데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 버린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살아간다. '대중은 망각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한다'고 한다. 그러나 망각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는 한 우리는 후진성을 면하기 힘들다.
두번째로 캐리비안 베이에 대한 글에 트랙백된 rockchalk님의 양심 없는 사고 처리에 실린 글이다.
소비자들도 문제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모두 글을 보며 분노하지만 그 중에 캐리비안 배이를 갈 사람은 다 간다. 실질적으로 이런 식으로 여론을 이끌어내봤자 캐리비안 배이에 흠집도 못낸다. 그러니 문제다. 캐리비안 배이에 대한 여론을 악화시켜 매출 감소로 이어져야 무서움을 아는데 그렇지 않으니 삼성측에서 사고처리를 소흘히 하는 것이다.
한화와 삼성과 같은 재벌이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떵떵 거리며 살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단 잊어버린다. 그리고 이런 재벌을 욕하면서 이런 재벌이 만든 제품, 서비스는 그대로 사용한다. 이렇기 때문에 재벌은 소시민을 하찮은 것들로 생각한다. 즉, 우리의 이런 행동이 우리를 하찮은 것들로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화 김승연 회장=마피아 두목?에 달린 댓글.
글쎄요 솔직히 사실 이른마 피해자(?)분들이 이른봐 북창 양아치들 아닙니까 이사람들이 무슨 일하는 인간들인지 안다면 옹호하는다는 자체가 이해가 가지않네요 사실 영세민이나 서민에게 직접적으로 피해주는건 이른봐 잘나신 회장님들이 아니라 깡퍠 양아치들이니까요. 일반시민이 이 북창 양이치들에서 얻어 터졌다면 조용히 분이나 삭히고 있어야하지않습니까? 아 물론 회장측의 해결방식에 옹호 하는건 아니지만 좀 씁씁합니다.
'북창동 양아치는 보호받을 권리도 없다'는 얘기다. 물론 북창동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민폐를 끼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을 양아치로 보면 재벌은 우리도 양아치로 본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창동 양아치가 아니라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이 일은 누군가 법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누군가 법위에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이 것이 정말 우리가 고처야할 우리의 후진성이다.
다음은 김승연 회장의 대질 신문의 재구성이다.
출처: "내가 당신 때린 것 맞아?", "회장님 진실을 말해주세요"
김 회장은 "젊은 애들이랑 어떻게 같이 한자리에 하겠느냐"며 거절했다. 이에 수사관이 "아니 현장에 없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젊은지 아닌지 알아요?"라고 되물었다. 김 회장의 얼굴이 금세 빨개졌다.조사관들이 "이 사람에게 맞은 것 맞습니까?"라며 김 회장을 가리키자 한 종업원은 김 회장에게 "진실을 밝혀달라"며 울먹였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자신의 둘째 아들을 때린 윤아무개씨한테 "내가 당신 때린 것 맞아?"라고 다그쳤고, 윤씨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대질신문 내내 종업원들은 김 회장을 정면으로 쳐다보지 못하는 등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관에게 "무섭고 떨린다"고 말했다.
경찰이 조서에 "피의자는 비웃듯이 벽 쪽을 보며 웃기만 한다"라고 기록한 것을 놓고 변호사들이 삭제를 요구해 승강이가 벌어졌다고 한 경찰관은 전했다.
기사를 보면 정말 화가 난다. 정말 마피아 두목 같다. 아울러 한겨례의 김승연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이번 사건 역시 '진실을 밝히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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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지긋지긋한 반기업정서라는 말...!!
Tracked from 대한민국의 성역을 깨야할 때!! 2007/05/01 22:11 del.대기업의 부도덕성과 잘못을 지적해야할 문제가 나오면 항상 뒤따라 나오는 말이 반기업정서와 양비론적 시각이다. 정말 짜증나는 반복이지만, 국민들은 너무 잘 속고 그런 말들을 따..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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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사니 2007/05/01 14:04
슬쩍 끼어서 생각 몇마디 주절거려봅니다. 저는 도아님과는 생각이 좀 다름을 미리 밝힙니다. 제가 틀린 것이 있다면 지적해 주세요.^^;;
현재 피해자들이 피해자 대접을 못받고 있는 것은 그들이 피해자이기 이전에 가해자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피해자였다면 현재 논란은 없겠지요. 현재 갑론을박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이것이 큰 원인입니다.
어떤 분의 답글을 보시고 북창동 양아치는 보호받을 권리가 없는 것이냐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 글의 중점은 보호받을 권리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분 말씀대로 소시민이 폭행을 당했다면 조용히 분이나 삭이고 있어야 할테니까요. 그게 그분이 하고 싶었던 진정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폭력 사건을 당해보셨거나, 말리려다가 오히려 맞아보신 분이 우리나라 경찰의 소극성을 충분히 증명해주시고 계시죠. -_-;;; 신고하니 사건 다 끝난 뒤에 오더라...신고해봐야 뭐하나, 조사도 안하는데...
이게 많은 사람들의 인식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일이 생기면 친인척 중에 경찰 관계자가 있는지 먼저 찾습니다.
이것이 아무리 슬퍼도, 후지다고 욕을 해도 현실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것을 취사 선택해서 살아갑니다. 망각도, 후쳐보이는 행태도 현실에서 그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이죠.
올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김승연 회장을 비난하는 글이 10중 9 정도 된다고 보는데, 실제 시민 생각은 그런 비율이 아닐 겁니다. 우리나라의 국민들 중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20~30대 사이라고 어느 글에서 보았습니다. 20~30대 모두가 블로그를 하는 것은 아니니 실제 비율은 그보다 더 줄겠지요. 저는 이번 사건에서 김승연 회장을 비난하는 사람이 올블로그에서 보는 것 만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그를 옹호하고 지지하는 사람도 상당할 겁니다.
맞은 사람들이 북창동 양아치라는 편견도 있지만, 그동안 사람들이 보았던 무력한 공권력에 대한 인지의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내 아는 사람이 맞았을 때에는 경찰이 듣지도 않더라. 와서 그냥 듣는 시늉만 하고 가고 소식이 없더라고. 그렇다고 감방에 쳐 넣으면 뭘해. 요즘 감방이 감방이 아니라던데. 교도관들이 죄수에게 벌벌 긴다며? 아버지가 힘이 있으니 그래도 저렇게 해 주는 거지. 그런데 뭐가 잘못이라고 이러는 거야?]
법보다 주먹이 더 가깝다. 우리사회에 뿌리 깊이 내린 진리 중 하나죠.
잘못된 인식이긴 하지만 고치기는 너무 힘든 인식입니다. 우리사회의 현실이 인식을 고쳐줄 만한 힘이 되어 주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
yol 2007/05/01 14:22
저 같은 경우에는, 독과점일때는 차선을 선택하거나, 독과점이 아닐때는 경쟁사를 찾게되던데요.
물론, 차선의 품질이 현격히 떨어지는 경우, 화를 삭이며 쓰게 되겠지만...
이렇게 해서 영구적으로 제 소비패턴에서 퇴출시켜 버린 업체가 많이 있고, 이미지가 다시 좋아져도,
한동안 퇴출했던 업체에게 기회를 재부여 하는데에는 상당히 오랜시간이 필요했고....
음식점이나 외식업소, 커피숍 같은 곳은 단칼에 끊어버리고 두번다시 이용 않는게 가능할 것이고,
생필품은 차선이 기본품질만 되면 그럭저럭 적응해나가게 되고..
최근에 퇴출해버릴까 하는 업체는 KT 인터넷과 KT&G의 담배입니다.
둘다 한번 바꿨다하면, 계속 가게되는 것들이고... -
가리사니 2007/05/01 14:23
저도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법 위에는 그 누구도 있어선 안되겠죠. 그리고 그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힘 있는 자에게도, 힘 없는 자에게도요.
그러기 위해선 사람들의 생각이 합쳐져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이라 그것을 지적해 보고 싶었습니다. 사법부에서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나비 2007/05/01 14:25
모든걸 접어두고서.. 솔직히 이번사건.. 그냥 그렇게..언제나 그랬듯..
그렇게 끝날것 같습니다. 기대안하는게 나중에 짜증도 덜 날꺼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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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2007/05/02 10:51
아무래도 이번에도 유야무야 끝나게 될꺼 같네요...
경찰도, 증언을 해야할 사람들도 벌벌벌벌... 하고 있는데.. 뭐가 진행이 되겠습니까...
평소답지 않게, 언론이 열심히 떠들어주는게 이상하게 생각될 뿐입니다.
도아님 말씀대로,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한화의 회장이라는 사람은 조폭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인지하고,
앞으로도 계속 한화라는 이름이 들어간 물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게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저항(?)이 아닐까 싶네요...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리구요.. 앞으로도 잊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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