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닭도리탕은 닭이라는 우리 말에 일본말 도리가 붙어서 만들어진 말(서정범 교수 의견)이다. 아울러 일본말 도리는 다시 우리 말 다리(닭에 주격조사 이가 붙은)가 일본으로 건너간 말이다. 따라서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말이지만 또 우리말이기도 하다.
문제는 닭도리탕의 순화어로 만든 닭볶음탕. 일반적으로 볶음과 탕은 조리 방법이 다르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어색하다'는 주장이 있다. 오히려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말 도리(새)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말 '도리'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있다.
윗도리, 아랫도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도리는 토막, 부분, 베어내다의 뜻이 있으므로 닭을 토막내서 만든 탕으로 닭도리탕을 쓰자는 의견이다. 결국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말이냐 아니면 우리말이냐가 관건인 셈이다.
그러나 먹어본 사람을 알 수 있지만 닭도리탕은 탕과 찜의 중간 형태이다. 찜보다는 국물이 많고, 탕보다는 국물이 적다. 따라서 닭도리탕나 닭볶음탕 보다는 닭매운찜이 순화어로서 더 적당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은 이야기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말 도리(새)에서 왔다는 주장은 경희대 서정범 교수의 의견이었다. 그러나 닭도리탕의 '도리'가 도리질하다, 도리다에서 온 말로 우리 말이기 때문에 '바꿀 필요가 없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견이 올라왔다.
참고로 국립 국어원을 검색해 보면 도리의 어원을 조리(됴리)로 보는 사람도 있다. 또 과거 문헌을 찾아 도리탕이 평양, 송도 등지에서 과거 부터 즐겨왔던 조리법이라는 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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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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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 2007/08/02 19:05
도아님 올블로그 2007 상반기 12위 축하드려요 'ㅅ'... http://award.allblog.net/index_5744.php ··· Bseq%3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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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지 2007/08/02 20:52
본문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말이지만, 일본말에 대한 내용이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도아님의 이전 글 묵밥 - 충주 이야기 XXXVI 에서
묵밥
왼쪽과 오른쪽의 가장 큰 그릇이 묵밥이다. 국수 대신 묵이 있는 것만 빼면 잔치국수와 비슷하다. 반찬도 단촐하다. 묵밥에 들어간 신 김치, 두부, 백김치, 사라다가 전부이다.
여기서 도아님께서는 사라다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샐러드는 salad의 한국어 표기법이고 사라다(サラダ)는 salad의 일본어 표기법입니다.
사실 salad에 해당하는 순우리말이 마땅히 있지 않은 것이 아쉽긴 하지만, 외래어(외국에서 들어와 국어처럼 쓰이는 말. 곧,국어화(化)한 외국어)를 쓴다면 제대로 된 외래어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라다는 위 외래어의 일본식 발음일 뿐이니까요. 그래서 샐러드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간단히 생각나는 비슷한 예로는 리모콘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외래어는 리모트컨트롤이죠. 영어단어를 우리 발음대로 차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일본 발음식으로 차용한 단어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일일히 다 지적하긴 힘들지만, 문화주권을 되찾자고 주장하시는 도아님의 글에서도 생각외로 일제의 잔재가 많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노가다(どかた)인데요,
QAOS.com에서 검색한 '노가다' 단어가 사용된 글들 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가다란 말이 빈번히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노가다는 막노동 혹은 막일으로 고쳐쓰는 것이 맞습니다. 노가다를 막일의 의미가 아닌 '토목 공사에 종사하는 막벌이 노동자' 로 쓴다면 막일꾼 정도로 쓰면 됩니다.
굳이 따지자면 막노동도 순우리말은 아니기에 의미에 따라 막일 혹은 막일꾼 정도로 사용하면 무리가 없습니다.
이렇듯 본문에 언급하신 문화주권 찾기 - 하나 글처럼(사실 이 글을 전에 읽고 많은 공감을 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일을 제가 댓글로나마 이렇게 알리려고 하는 것일련지도 모르겠습니다. 작은 것이라도 실천이 없이는 허울 좋은 말뿐이 되는 것이니까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여 문화 식민지에서 벗어나 문화주권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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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지 2007/08/02 21:34
추가로, 본문 중 오타 몇 가지...
① 본문 중 일본 이란 키워드를 클릭하면
우리나에서 조금 떨어진 섬나라.
라고 되어있는데,
우리나 -> 우리나라
②따라서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말지만 또 우리말이기도 하다.
일본말지만 -> 일본말이지만
③오히려 닭도리탕의 도리가 일본말 또리(새)에서 온 것이 아니라 우리말 도리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있다.
위 바깥고리가 제대로 걸린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바깥고리를 따라가면 닭도리탕의 도리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되어 있질 않고, 서술격 조사 '이다'에 관해란 제목으로 글이 나와 있는데, 혹시 바깥고리를 잘못 거신 것은 아닌지요? -
legendre 2007/08/02 22:32
http://www.korean.go.kr/06_new/question/qna_view.jsp?idx=60959&go=1
이 맞는 주소라고 생각됩니다. 깊은 생각이 담긴 글 잘 읽었습니다. -
Prime's 2007/08/03 07:53
일단 한그릇 시켜놓고 시작하면 좋을텐데요;;
닭볶음탕이 표준어라고 알고있는데요.;;
아무래도 자세히 알아봐야할것 같습니다..
순화하는 노력도 필수겠고요. -
인디^^ 2007/08/03 23:13
"찜닭" 도 있죠.
"안동찜닭" - 매콤하고 달콤하지만, 국물은 붉지 않고 검은 빛이 난다. 경북 안동에 있는 재래시장의 "닭찜골목"에서 양재기에 닭과 야채와 당면등을 넣고 찜을 해서 팔았던 것이 시작이다.
"매운찜닭" - 닭과 감자와 당근이 주재료이다. 센 불에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 곳이나 사람에 따라 국물과 감자를 익히는 정도가 많이 다르다. 한 때 "닭도리탕", "닭볶음탕"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렀으나 오랜 옛날의 일이라 이제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어쩌면 2057년의 "우리말 큰 사전"에는 이렇게 나올지도..... -
자취폐인 2007/08/05 03:18
안동찜닭 공감합니다. ㅎㅎ 학교생활내내 먹었던 찜닭 아직도 잊기가 어렵네요. 요즘 서울생활을 해서 그런지 찜닭이 땡기면 어디서 먹어야 될지 고민되네요. 혹시 안동에서 먹던 찜닭의 맛을 고스란히 살려줄만한 곳 알고 계신다면 글달아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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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2007/08/05 12:24
안타깝게도, 저는 아직 진짜배기 안동찜닭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안동에 몇 번 갈일이 있어서 간고등어 구이와 졸임, 헛제사밥, 할매선지국을 먹어 봤는데,
제 입에는 터미널 맞은편 시장안에 있는 할매선지국에서 먹었던 선지국이 제일 맛있더군요.
오히려 안동찜닭은 서울에서 먹어보았는데,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그 맛이 별로 제 입맛에 맞지 않아서, 안동에 몇 번 갈 일이 있었지만 먹어 볼 생각을 하지 않았더랬습니다. 전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지금 생각하니, 서울 안동찜닭과 안동 진짜배기를 비교 해 보는 것도 좋았을 듯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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