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만의 축제
나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무교로 볼 수도 없다. 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신은 민족신인 환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우리 고유 종교가 마음 속 종교일 수 있다. 내가 신교라는 이름도 생소한 전통 종교에 귀의하게 된 것은 딱 한 가지이다. 대학 시절 다닌 미션 스쿨의 좋지 않은 기억들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꼭 쓰고 싶은 글이 "나는 기독교가 싫다"이다. 왜 싫은지, 기독교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다음 글에서 하기로 하고.
그들만의 축제
나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무교로 볼 수도 없다. 내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신은 민족신인 환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우리 고유 종교가 마음 속 종교일 수 있다. 내가 신교라는 이름도 생소한 전통 종교에 귀의하게 된 것은 딱 한 가지이다. 대학 시절 다닌 미션 스쿨의 좋지 않은 기억들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꼭 쓰고 싶은 글이 나는 기독교가 싫다이다. 왜 싫은지, 기독교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는 다음 글에서 하기로 하고.
나는 왜 크리스마스가 즐거워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스라엘의 한 목수의 생일을 왜 우리가 기뻐해야 할까? 발렌타인 데이는 상술이 만들어낸 기념일이다. 요즘은 1년에 판매되는 사탕과 초콜릿의 절반이 이날 판매될 정도로 하나의 거대한 산업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역시 이런 맥락은 아닐까? 물론 전통적으로 기독교의 영향하에 있었던 유럽과 미국은 크리스마스가 나름대로 중요한 기념일 일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들어온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김대건 신부의 순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채 이백년이 되지 않았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기독교인의 수는 인구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즉, 크리스마스는 인구의 4분의 1의 축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물론 성인의 축일이므로 모두 기뻐하는 것은 나쁠 것은 없다. 그러면 부처님 오신날에도 이런 소란을 피우는가?
재미있는 것은 크리스마스가 이런 축일인 나라는 동양권에서는 우리가 유일하다는 점이다. 고작 인구의 4분의 1이 믿는 종교, 교주의 탄신일에 이토록 목을 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내면에 신 사대주의가 도사려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도 조용히 지낼 생각이었다. 그래서 캐롤 같은 것은 틀지도 않고, 우영이가 좋아하던 크리스마스 트리도 치웠다. 그런데 복병은 산타에 있었다. 잠들기전 산타 할아버지가 유캔도 검을 가져다 주실 것으로 믿고 있는 우영. 덩달아 자기도 산타한테 인형을 선물 받을 것이라는 것을 믿고있는 다예.
우영이와 다예를 데리고 장난감 가계로 갔다. 우영이 한테는 유캔도 총을 사주고, 다예에게는 예쁘게 생긴 마술봉을 사줬다. 그리고 선물은 산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아빠가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아이의 믿음이 무너지는 것 같지만 크리스마스라는 어찌보면 잘못된 문화에 젖는 것보다는 이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그 뿌리도 알 수 없는 문화가 많다. 발렌타인 데이,,, 이런 것을 기념하기 보다는 7월 7석에 떡을 돌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떡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지않는 구시대 유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떡을 초콜릿만큼이 맛있게, 자주 먹을 수 있도록 개량하면 되는 일이다.
난 기독교를 울타리 종교라고 말한다.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치고,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은 형제이지만 그 울타리를 조금만 벗어나면 비난 일색이다.
기독교가 타 종교를 욕하는 것은 수 없이 봐왔다[1]. 신교가 구교를 욕하는 것도 수없이 들었다. 장로교가 순복음 교회를 비난하는 것도 흔한 일이고 이 교회 사람들이 다른 교회를 비난하는 것도 자주 접하게 되는 일이다.
내가 기독교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회라는 울타리, 종파 라는 울타리 이런 울타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축일이 크리스마스이다. 따라서 나는 이런 축일은 이제 그들만의 축제로 남았으면 한다.
남은 이야기
미국에서도 다음 두 가지를 말하는 사람은 바보라고 한다.
- 정치의 자녀를 문제 삼는 경우
- 종교를 문제 삼는 경우
그러나 나는 우리나라의 기독교도를 보면 언젠가 한번을 꼭 바보가 되고 싶었다.
- "부처는 길거리에서 태어나 길거리를 방황하다가 길거리에서 죽었다." 내가 다닌 미션 스쿨의 교목 실장이었던 한모 목사님이 수업중 한 얘기다. 아무리 다른 종교가 밉다고 해도 이런 식으로 다른 종교를 비하할 필요가 있을까? 더 재미있는 건 이 이야기를 다른 개신교도에게 얘기하자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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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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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Dust 2006/12/25 11:43
올해 크리스마스의 경우 미국에서도 "War on Christmas"(맞나?) 라고 하면서 떠들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논쟁의 요지는 국교가 기독교인 미국이지만, 비기독교을 괴롭힐(?) 권리는 없다라는 것인 듯 합니다. 뭐 딱히 괴롭힌다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제가 볼땐 너무 지나친 이야기인듯 하긴 하지만..(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부시조차도 Merry Christmas! 가 아닌 Happy Holiday! 라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냈다던가.. 뭐라던가..)
그나저나.. 뭐 남의 종교지도자 생일이든, 실제 생일이든 아니든.. 어쨌든 다들 노는데, 일해야하고 ㅠ.ㅡ
오늘 아침까지 크리스마스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현실이 슬프군요. 흑 ㅜ.ㅡ-
도아 2018/10/18 17:26
사실 미국에 유학을 다녀온 분들의 얘기 중 상당수는 "우리나라 기독교는 왜 이러냐"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너무 많이 변질됐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논쟁의 요지는 국교가 기독교인 미국이지만, 비기독교을 괴롭힐(?) 권리는 없다라는 것인 듯 합니다.
사실 이런 자세가 종교의 올바른 자세라고 봅니다.
그나저나.. 뭐 남의 종교지도자 생일이든, 실제 생일이든 아니든.. 어쨌든 다들 노는데, 일해야하고 ㅠ.ㅡ
저도 일하고 있습니다. 서점이라는 곳이 휴일없이 움직이는 곳이라 제가 직접 매장에서 일하지는 않아도 휴일 찾아 먹기는 조금 눈치가 보입니다.
오늘 아침까지 크리스마스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는 현실이 슬프군요. 흑 ㅜ.ㅡ
결혼하고 애가 있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이 될테니 너무 걱정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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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2006/12/25 11:49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말씀은 안드렸습니다만...저 도아님이랑 같은학교 후배입니다. ^^;
내년에 채플들을 생각하니 덜덜...;;
ssu맞으시죠?-
도아 2018/10/18 17:26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는데 말씀은 안드렸습니다만…저 도아님이랑 같은학교 후배입니다. ^^;
아 그런가요. 반갑습니다.
내년에 채플들을 생각하니 덜덜…;;
저는 채플에 불이나서 상당히 많이 빼 먹었습니다. 그런데 채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을 보니 아직도 학생이신가 보네요.
ssu맞으시죠?
맞습니다. 제가 홈페이지를 만든 첫 도메인이 commlab.soongsil.ac.kr 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http://offree.net/536 을 읽어보면 됩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한모 목사님은 지금도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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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daydream 2006/12/25 16:49
전 도아님 입장을 십분 이해합니다... 제가 지금 시카고 근교에 친척집에 머물고 있습니다. 제 사촌을 보러 온것인데요, 이모님께서 그러시더군요... 시카고에서 가장 큰 한국 교회에서 매주일마다 경찰차를 부른다고... 그 이유가 담임목사를 지지하는 파와 그렇지 않은 파가 예배시간마다 싸워서 경찰이 매주 불려 나간다고 합니다... 참 같은 한국 사람으로서, 기독교를 믿는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더군요.... 다들 그러지요... 한국 기독교는 썩었다고... 오죽했으면, 제가 다녔던 (한국에서) 교회 목사님께서 그러더군요... 한국 목사님들 90%가 쓰레기라고....
미국은 성탄절이라고 해서 꼭 교회가고 성당가고 그런 분들만 즐기고 그렇지는 않더라구요... Jewish나, 다른 종교를 믿거나 아무 종교가 없어도, 서로 초대하고 선물 교환하고 그냥 한해를 마무리 하는 날로 여기더라구요... 어쩌면 한국이 너무 열성적이라고 할까요... 맨날 서로 싸우고... 먼저 기독교인들이 서로 반성하고 이러면 될 듯 한데요....^.^;;;
ps. 숭실대학교를 나오셨네요... 저희 아버지, 어머니 모두 숭실대 나오셨는데요...아마도 아실지도 모르겠네요...ㅎㅎㅎㅎ 이런 인연이.... 역시 세상은 좁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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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12/25 22:16
년전에 천주교 추기경이 부처님 오신 날에 공개적 으로 모 사찰을 방문하여 석가탄신을 축하 드렸지요.그리고 그해 성탄절날 에는 우리가 잘 아는 법정 스님이 명동 성당을 방문하여 축하 강연을 하신 것으로 압니다.
저 에게는 무척 감동적 이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일부 개신교단들은 아직도 자기들만이 최선이고,정통 이라고 우기면서,자기들 끼리도 아귀타툼을 벌이는 사례가 지금도 많습니다.이래 가지고 어떻게 세상을 구원 할건지?-
도아 2006/12/26 09:36
제 아버님, 어머님 모두 천주교 신자이십니다. 아울러 천주교에대해서는 나쁜 생각보다는 좋은 생각이 더 많습니다.
올초에 불에 타버린 낙산사를 방문한적이 있습니다. 낙산사를 다시 새우기 위해 기부를 받고 있었는데 기와장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써있었습니다.
"청주에서 온 천주교 신자 입니다. 하루 속히 복원 되기를 기원합니다"
천주교는 그래도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가 많습니다. 서점에서도 보면 불교에 관한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분이 신부님입니다. 아울러 천주교에 대한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분은 스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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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5id 2006/12/28 17:56
!! 한국 기독교의 행태에 대해서는 두말하면 입 아픕니다. !!
!! 크리스마스 문화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봤습니다. (별로 다를 바 없지만요) !!
크리스마스는 분명 그들만의 기념일임에도 연말연시 분위기와 섞여서 다소 요상한 형태가 되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 들어오기 전부터 퓨젼형태(예수+산타+연말)를 갖고 있기는 했지만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크리스마스와 부처님오신날의 날짜가 서로 바뀌었다면?
연말연시가 되면 연등이 거리에 걸리고, 소위 말하는 캐롤(기독교적 색채가 배제된)이 거리에 들리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리라고는 생각되진 않지만
5월을 배경으로 한 크리스마스라면 진정으로 그들만의 기념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지금은 크리스마스 문화는 제가 싫어하는 데이시리즈의 한 단편인 상업성과 군중심리와 같은 요소가 섞여있다고 생각됩니다. ( 누가 섞어 놓았을까요? )
끝으로,
국경일은 되었건만 공휴일이 되지 못한 한글날의 처지가 안쓰럽습니다.
두개의 종교기념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는 대신 한글날이 공휴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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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hwan 2006/12/26 10:02
트랙백이 안보네지네요
제의견도 몇자 적어보았는데...
트랙백 허용을 안하신거라면...
굳이 푸실 필요는 없구요
제 블로그에 남긴 글도 읽어주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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