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방속의 공주

다예에 대한 이야기에서 알 수 있지만 애교가 많고 잔머리를 잘 굴린다. 또 말을 예쁘게 한다. 그러나 신경질이 많고 고집이 세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선천적인 특징이다. 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의 다소곳함 때문에 '여자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이를 닮아서 장난이 아주 심하다. 또 사람이 피곤할 정도로 들러 붙어서 괴롭히곤 한다.

그러나 다들 를 예뻐한다. 자기 딸도 안아주지 않던 매제는 만 보면 안고 다닌다. 얼핏 보면 는 정말 작고 예뻐 보인다. 그러나 는 처음 태어났을 때 4Kg에 달했다. 의사 선생님이 아이의 체중을 잘못 계산해서 태어나기 두 주동안 우엉맘이 운동도 안하고 아이 체중을 늘린다고 먹고 자고 한 결과다.

태어난 뒤 얼마 뒤에 '황달기'가 있어 병원에 입원을 했고 퇴원한 뒤에는 중이염을 달고 살아서 청각과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도 많이했다. 그래서 중이염 수술을 하려고 했다. 다행히 모 소아과에서 "수술 보다는 현재 상태에서 나빠지지 않도록 치료하고 조금 더 두고 보자"고 해서 그렇게 한 뒤로는 중이염을 치료할 수 있었다.

이런 것의 영향인지 몰라도 는 지금도 작아 보인다. 다섯살이면서 여섯살 반에 다니는 탓도 있지만 또래 중 가장 작아 보인다. 그러나 막상 키를 재보면 는 상당히 크다. 또 얼굴이 작아 보이기는 하지만 앞 뒤로 튀어 나온 짱구 머리라 실제 머리 크기는 다른 아이들 보다 크다.

먹는 것도 비슷하다. 매운 것도 잘먹고, 어른 처럼 김치, 나물, 매운 떡볶이, 파전, 도토리묵 거의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맛이 있는 것이 있어도 자기 정량만 먹고 만다. 따라서 는 작고 날씬해 보인다. 그런데 에게 가장 큰 문제는 "일찍 자지 않는다"는 점이다. 함께 다른 집에 놀러 가면 항상 가장 늦게 자는 아이가 이다. 다른 사람이 모두 잠들고 불을 모두 꺼둔 상태에도 는 한시간 넘게 부시럭 거리며 돌아다닌다.

아이들의 성장 호르몬은 10시 이전에 나온다고 해서 그전에 아이를 재우려고 하지만 자지 않고 있는 사람이 한사람이라도 있으면 자지않는다. 어제의 일이다. 그제 어머님께서 오셨고 어제 어머님과 함께 충주에서 가장 유명한 묵집(통나무 묵집)에서 매형 내외와 동동주를 마셨다. 오랜만에 마시는 낮 술이라 조금 과한 듯 했다. 그리고 집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오후 7시 였다.

따로 소개하겠지만 충주에서 가장 유명한 통나무 묵집이다. 점심때에는 보통 자리가 없다. 파는 음식 역시 토도리 묵을 비롯한 웰빙 식품이 전부이다.

저녁을 먹고 컴퓨터로 이런 저런 작업을 한 뒤 TV를 시청했다. 분명히 10시 정도에 모두 자도록 불을 끈 것 같은데 이때까지 는 잠을 자지 않은 듯했다. 왜 잠을 자지 않았는지 물어 보자, "아빠 옆에서 자고 싶어서"라는 것이었다. 녀석의 속셈은 뻔했다. 잠은 오지 않는데 컴컴한 방에 있는 것이 싫어서 불을 켜고 TV를 보고 있는 내 옆으로 올 속셈이었다.

를 안방으로 데려와 잠을 재웠다. 그러나 녀석은 계속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결국 다음 날 깨우면 일찍 일어나기로 약속했다. 는 자기가 한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 보다는 약속을 하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역시 약속을 한 뒤에는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렇게 잠이 들지 못하던 녀석이 잠이 들었다.

아이의 자는 모습. 아마 누구에게나 천사 같을 것이다. 더구나 블로그에서 허구 헌날 자식 자랑에 열중인 나 같은 사람은 더 그렇다. 자고 있는 녀석을 보니 참 많이 컷다는 생각도 들고 녀석의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찍었다. 제목은 '잠자는 방속의 공주'.

잠자는 방속의 공주

편안하게 잠든 아이의 모습은 하루의 피곤함을 잊게하는 마력이 있다. 아마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는 아이의 마력이다.

관련 글타래

글쓴이
author image
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8/03/31 11:54 2008/03/31 11:54
오늘의 글
인기있는 글
조회수 많은 글 | 베오베
댓글 많은 글 | 베오베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s://offree.net/trackback/1587

Facebook

Comments

  1. 댕글댕글파파 2008/03/31 12:08

    어린아이들의 맑은 눈은 정말 아이들만의 보물인듯 합니다.
    우영이랑 다예는 나중에 크면 선남선녀가 될 듯 ㅎㅎ

    개인적으로 묵, 두부를 엄청 좋아하는데 배가 살짝 고파지는 시간에 배가 더 아픕니다 ㅋㅋ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3/31 16:53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제 충주로 놀러 오시기 바랍니다.

  2. 삭제한 글 2008/03/31 16:54

    작성자가 삭제한 글입니다.

    perm. |  mod/del. reply.
  3. 나무 2008/03/31 12:58

    날개를 등뒤로 접고 잠이 들었네요.

    perm. |  mod/del. reply.
  4. 미르~* 2008/03/31 13:45

    도아님 딸이라서 다예가 이뻐보이시는게 아니라...
    다예는 원래 예쁘기 때문에 예뻐보이는 겁니다~!!!!

    20살이 되면 얼마나 이쁜 아가씨가 될지... 상상이 안되네요~ :)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3/31 16:54

      감사합니다. 제가 꼭 팔불출은 아니었군요.

  5. okto 2008/03/31 15:15

    ㅇ엥~ 엄청 컸네요?
    도아님 아바타의 영향인지 아직도 4~5등신의 인형같은 아기인줄만 알았는데 이제 어엿한 어린이가 됐군요.. 귀엽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3/31 16:55

      최근 사진으로 아바타를 바꿀 생각입니다.

  6. 강병희 2008/03/31 15:48

    아... 이거... 컴퓨터 사려고 아싸컴 검색했다가 우연히 알게된.... 도아님의 세상사는 이야기...

    참으로 유익하고 좋은 정보 많이 얻어 갑니다.

    애기 무지 이쁘네요...

    저도 7살된 딸아이 하나 있는데 눈에 넣고 다니고 싶습니다.

    얼마나 이쁜지... 그냥 보고만 있어도 행복합니다.

    건강하고 이쁘게 잘 키우세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3/31 16:55

      감사합니다. 7살이라고 하면 미운 짓을 하기 시작할 나이군요.

  7. 공상플러스 2008/03/31 16:09

    귀엽군요..>ㅂ<

    perm. |  mod/del. reply.
  8. ymister 2008/04/03 21:57

    정말 많이 자랐네요.
    아직도 절 기억할련지...^^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4/04 08:16

      아마 기억 못할걸요. 그러나 낯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여전할 겁니다.

(옵션: 없으면 생략)

글을 올릴 때 [b], [i], [url], [img]와 같은 BBCode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