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어린 시절의 꿈

10살 때 인두를 잡았다. 이때부터 꿈은 오직 하나였다. 마징가 Z를 만드는 것. 혹자는 엔지니어는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러나 난 엔지니어는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혹을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옆길로 새본적이 없다. 대학원에 다닐 때 일이다. 이때 놀란 점은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점이었다.

목차

어린 시절의 꿈

10살 때 인두를 잡았다. 이때부터 꿈은 오직 하나였다. 마징가 Z를 만드는 것[1].

혹자는 엔지니어는 만들어 진다고 한다. 그러나 난 엔지니어는 태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불혹을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옆길로 새본적이 없다. 대학원에 다닐 때 일이다. 이때 놀란 점은 공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정말 책을 안 읽는다는 점이었다.

도아: 선배... 나참, 세상에 삼국지도 안 읽은 놈이 다있어.
선배: 나도 안 읽었는데.
도아: ^&*%#$#

평생을 공학도 살기로 했고, 그렇게 살았다. 그러나 그 공학에 대한 무엇인가 부족한 갈증 때문에 대학 시절 내내 많은 책을 읽었다. 주로 역사서와 철학서, 한단고기와 같은 고대서, 지식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성경까지 읽었다.

대학원에 진학하고 공학에 열중하다보니 자연스레 책과 멀어졌다. 한해에 300여권을 읽던 독서량이 한해에 두, 세권까지 줄었다. 그러다 요즘 인천과 충주를 오가다 보니, 그리고 매형이 서점을하고 요즘은 매형 집에서 기숙을 하다 보니 이레 저레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시인을 찾아서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얼마전 읽은 책이다. 만약 한 줄 서평을 한다면

시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준 책.

이렇게 평하고 싶다. 시인을 찾아서는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은 시를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이 책을 썼다'고 한다. 1권은 정지용에서 천상병 시인까지 다루고 있으며, 2권은 김지하에서 안도현 시인까지를 다루고 있다.

1권 처음으로 소개되는 시인은 정지용[2]이다. 이미 이동원과 박인수 교수의 향수라는 노래에 의해 이미 널리 알려진 시로 이 책에 전문이 실려있다. 나도 가끔 따라 부르는 노래이므로 노래 가사로서 향수와 시로서 향수는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로 읽은 향수는 노랫 말로만 듣던 향수와는 확연히 달랐다.

일단은 아름다웠다. 소름끼치도록.
순순한 우리 말로 이토록 아름다운 시를 쓸 수 있다는 것.
눈으로 읽는 시는 귀로 듣는 노랫 말과는 달리 한폭의 동양화보다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정지용 - 향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鄕愁] 전문

처음 알았다. 시가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관련 글타래


  1. 얼마 뒤 절망하고 말았다. 마징가 Z는 만들 수 있지만 쇠돌이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에... 
  2. 향수의 원문이 아니라 시인을 찾아서에 실린 전문이다. 
2006/11/20 15:36 2006/11/20 15:36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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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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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2011/04/14 21:11

    잘 읽었습니다

    perm. |  mod/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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