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프로그램 4. CorelDraw

Killer Application이라고 한다. OS(Operrating System)을 사용해 본 사람은 알 수 있지만 OS가 아니라 OS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OS를 사용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DOS라는 어찌보면 정말 빈약한 OS가 그렇게 폭넓게 사용될 수 있던 이유는 바로 Lotus 123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지금은 이름도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DOS 시절 데이타 분석에 가장 많이 사용되던 프로그램이 Lotus 123였다. 따라서 논문을 쓸때도 사용하고 주가를 분석할 때도 이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Lotus 123가 바로 DOS의 Killer Application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Windows 3.1에서 CorelDraw는 나에게 바로 이런 프로그램이었다. 당시에는 DOS 기반에 Windows 3.1까지 나온 상황이라 많은 사람들이 Windows 3.1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나는 Windows 3.1을 사용해야할 이유를 몰랐다. 그 이유는 파일 관리에 있어서는 최고의 파일 관리자였던 DOS Navigator를 따라갈 만한 프로그램이 Windows 3.1에는 없었고 Windows 3.1을 사용할 때의 유일한 잇점이 멀티태스킹인데 나는 QEMM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이미 DOS 상태에서도 멀티태스킹을 불편 없이 사용해 왔기 때문이다.

내가 석사 논문을 쓸 때이다. 석사 논문에는 OrCAD로 만든 회로도가 몇장 포함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로도를 플로터(또는 프린터)에 출력하고 이렇게 출력된 회로도를 논문에 풀로 붙이는 방법을 사용해서 논문을 만들었다. 그러나 나름대로 컴퓨터 고수로 불린 나는 이런 방법으로 오려 붙이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OrCAD의 출력을 PLT라는 벡터 파일로 저장하고 PLT 파일을 PCX로 변환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적당한 크기의 PCX 파일로 바꾼 뒤 아래아 한글에 넣어 논문과 함께 인쇄했다. 아래아 한글 파일 하나에 논문과 회로도가 다 포함되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는 편했지만 문제는 회로를 바꾸게되면 매번 이런 귀찮은 작업을 해야했다.

회로가 완전히 바뀌었다면 그래도 괜찮은데 오탈자 때문에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이 다소 짜증이 났다. 그래서 PLT와 같은 벡터 파일을 편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인터넷을 뒤지다 알게된 프로그램이 바로 최초의 벡터 편집 프로그램인 CorelDraw였다. CorelDraw 전에도 벡터 편집이 되는 프로그램(CAD)은 있었다. 그러나 CorelDraw처럼 Drawing(손으로 그린)의 개념을 가진 프로그램은 CorelDraw가 처음이었다.

내가 처음 사용한 버전은 2.0이며, DOS에서는 동작하지 않고 Windows에서만 동작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기 시작한 OS가 Windows이다(OS로 보지 않는다). 처음에는 벡터 드로윙이 된다는 것만으로 신기했다. 따라서 논문에 사용되는 그림은 모두 CorelDraw를 이용했다. 벡터이기 때문에 그림을 늘이고 줄이는 것이 자유로웠다. 당시에 논문에 포함된 그림은 비트맵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조금만 확대/축소해도 그림이 깨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내가 사용한 그림은 같은 그림이 분명하지만 공간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면서도 같은 해상도가 유지되는 것이 신기한 듯 논문을 발표할 때면 사용하는 그래픽 도구가 무엇인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CorelDraw의 사용법을 따로 강의하기도 했었다.

한동안 CorelDraw를 사용하다가 CorelDraw를 사용하지 않게된 것은 CorelDraw 7인 것 같다. 버전은 정확하지 않지만 CorelDraw도 덩치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전문적인 그래픽 작업을 하지않는 나에게는 사실 불필요한 프로그램이 되었다. 그래서 간단한 그래픽 작업은 CorelDraw 대신에 SmartDraw라는 프로그램으로 대신했다.

CorelDraw 7 이후의 버전도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 때문에 매번 내려받았지만 덩치가 커서 사용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CorelDraw X3 Kor 버전을 내려받았다. 그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궁금했다. 또 기능면에서는 Adobe Illustrator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하지만 막상 국내에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아 소개도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깔아봤다. 일단 인터페이스는 내가 알던 것과 너무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벡터 드로윙의 개념은 같기 때문에 사용에 큰 문제는 없었다. 예전에 알던 기능에 비해 어떤 기능이 더 추가됐는지 확인해 보고 시간이 되면 벡터 드로윙에 대한 강좌를 따로 올릴 생각이다.

아무튼 벡터 작업을 Adobe Illustrator로 하던 사람이라면 한번 CorelDraw를 사용해 보기 바란다. 적응은 힘들지 모르지만 적응하면 이보다 강력한 디자인 도구는 없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2D 그래픽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아직도 CorelDraw라고 한다.

CorelDraw X3

CorelDraw의 템플릿에 의외로 명함에 대한 템플릿이 많았다. 사실 템플릿만 많이 가지고 있으면 따로 작업하지 않아도 예쁜 디자인을 얻을 수 있는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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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0 09:56 2007/07/1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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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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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astRain 2007/07/10 10:08

    간만에 듣는 단어 들이 반갑네요. 로터스 123, PCX파일...

    문득,
    사춘기를 불타오르게 했던 그 많던 PCX파일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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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2:11

      그쵸. 당시에는 PCX가 가장 유명한 그림 형식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더군요.

      저도 모 여대의 "꿀벌들의 아침"이라는 곳에서 만든 영상이 생각납니다.

  2. 학주니 2007/07/10 10:14

    코렐드로우.. ^^;
    한때 잠깐 사용했던 프로그램입니다. ^^;
    햐~ DOS에 Windows 3.1이라. 추억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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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2:12

      제가 써본 봐로는 코렐만큼 좋은 프로그램은 없더군요. 다만 덩치가 너무 커져서 한동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3. Alphonse 2007/07/10 10:20

    CorelDraw... 저도 윈도우 3.1때 가장 많이 썼던 그래픽 프로그램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포토샵 2.0(?)과 포토... 뭐라는 프로그램이 비트맵 편집 프로그램의 1등을 놓고 싸우고 있었고...(나중에 아도비가 그 회사를 합병 해 버립니다. --;) 벡터방식은 맥에서 아무리 일러스트가 많이 쓴다고 해도 윈도우 3.1에서는 CorelDraw가 최강이었죠. ^^

    처음 회사 차릴때 마크와 로고를 디자인 한 것도 CorelDraw습니다. ^^; CorelDraw의 좋은 점은 한번 설치하면 5가지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설치 되기에... 입맛에 맞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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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2:13

      저도 가장 많이 사용한 프로그램입니다. 포토샵도 있지만 비트맵 작업은 많지 않고 간단한 것은 XNView라는 것을 이용하기 때문에 지금도 포토샵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하시는 일이 디자인 관련 일이신가 보네요.

    • Alphonse 2007/07/10 12:35

      아~ 전공은 디자인 쪽이었는데 먹고 살려다 보니;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 다닐 때는 붓으로 에어블러쉬로만 그림을 그렸기에;;; 컴퓨터로 하는 것은 나중에 취미 삼아 배웠습니다;

    • 도아 2007/07/10 12:43

      저도 비슷합니다. 전공은 통신인데 컴퓨터가 좋아 프로그램을 짜고 있습니다.

  4. funny4u 2007/07/10 11:04

    도아님 블로그에서 코렐드로우를 만나니 감회가 새롭네요.
    저는 3.0부터 현재의 X3까지 빠지지 않고 쓰고 있습니다.
    새 윈도우에 제일 먼저 설치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포토샵과 코렐드로우랍니다^_^
    코렐드로우로 시작을 한 탓에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좀처럼 갈아탈 수가 없는 저는..
    주변의 그래픽디자이너들에게는 일종의 괴짜로 통하기도 하구요.
    작년부터는 호환성때문에 일러스트레이터도 같이 설치해서 씁니다만
    CS2와 X2정도의 버전부터는 90%정도 닮아있더군요.
    일러스트레이터 CS3는 아직 만져보지 않았지만
    이제 코렐드로우와의 비교는 별로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렐드로우 4.0은 3.5인치 디스켓 20장을 들고 아는 친구들 컴퓨터마다 설치해준 탓에
    10년이 지난 얼마전까지만해도 시리얼 번호를 외우고 있었답니다 ^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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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2:15

      꽤 오랜 시간동안 써왔고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몇년전에 사무실 웹디자이너가 일러를 쓰는 것을 보고 써봤는데 코렐에 비해 기능이 너무 떨어지더군요.

      그래서 코렐을 가르쳐 주었는데 복잡하다고 쓰지 못하더군요. 지금을 90%가 비슷하다고 하니 갈아타기는 예전보다 훨씬 쉽겠군요.

  5. Prime's 2007/07/10 11:30

    도스에서 열심히 뻘짓하던 생각이 나네요;;
    나이가 그럴것 같지가 않지만.(?)
    저는 도스 경험자랍니다 ^ ^. 5.0부터 썻던 기억이;;;(윈도3.1도...)

    PCX편집프로그램도 알고 있었는데. 까드셨어요..

    로터스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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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2:16

      사실 95년 95가 나왔고 95 이전에는 도스 사용자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98년 정도에 컴퓨터를 시작했다고 하면 아마 도스를 썼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6. kkmmgg 2007/07/10 13:18

    뭐 별 상관없는 이야기 일수도 있지만 회사에 다니는 저로서는 요즘에 엑셀이 Killer Applcation 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이고 숫자(돈)를 다루는 데 엑셀을 사용하지 않기는 어렵죠.
    한글의 기능성은 둘째치고 MS Word 에 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Office 끼워팔기가 아닐까 합니다.
    엑셀은 반드시 써야하고 MS Word는 끼워주고... 한글을 돈주고 살 이유가 적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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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3:28

      엑셀도 킬러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써보면 거의 중독성이 있습니다. 엑셀로 단번에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것으로는 여러번해야 하니...

      MS의 성공은 사실 OS보다는 이 부분에 있습니다.

  7. djinni 2007/07/10 13:53

    http://www.inkscape.org/ 도 추천 합니다
    Open Source 죠
    디자이너가 아니기에 상용 제품군들에 비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저는 꽤 만족합니다. 특히 Raster -> Vector 변환은 같은 Open Source 인 Potrace를 붙여서 사용하는데 제가 사용한 바로는 최고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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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5:28

      잉크도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덩치가 작고 기능도 다양합니다.

  8. 미르~* 2007/07/10 18:38

    전 이글을 보니, 제가 처음으로 XT 컴퓨터 만지던 시절에 유행하던 2D 그래픽 프로그램이 기억납니다.
    이름이 아마.. 'Dr. Draw'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제가 잘못 기억한 것인지 검색해봤자 별 내용이 나오지 않는군요.. -_-;;
    허큘리스 시절에 나름 유명한 프로그램이었는데,
    Dr. Draw로 형이상학적인 그림(?)을 그리던 시절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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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0 18:50

      Dr.Draw가 아니라 Dr.Hallow가 아닌가 싶군요. 저도 처음 사용한 그래픽 프로그램이 이 프로그램이고 서울대 모교수가 쓴 따라하기 프로그램까지 구입했었습니다.

  9. 2007/07/10 19:24

    미르님이 말씀하시는 게 Dr.Halo 같습니다. 닥터 할로라고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 Draw Halo의 줄임말이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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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1 05:21

      예. Dr.Halo가 맞는 것 같습니다. 닥터 할로라는 것은 기억이 났는데 철자가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Dr이 Draw의 약어라는 것도 맞는 것 같습니다. Dr.DOS의 Dr도 닥터가 아닌데 닥터로 불렸죠.

  10. Arashiel 2007/07/10 20:20

    일러스트레이터나 코렐드로우나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긴 하지만, Lotus 123는 참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어릴 때 꽤 많이 만졌는데. 아버님께서도 당시 금융쪽에 계셔서 참 많이 만지셨던 프로그램이구요. 저도 덩달아서 아버님께서 사서 보시던 책가지고 이리저리 만져봤었죠.

    저희 아버님께서 그 때부터 습관이 드셔서 지금까지도 엑셀로 모든 문서를 작성하십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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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7/07/11 05:22

      예. 요즘은 엑셀을 많이 쓰지만 예전에는 Lotus 123을 많이 썼었죠. DOS의 Killer Application이라고 불릴만큼.

  11. 이천풍 2009/03/18 01:15

    흠... X3...
    도아 님은 코렐 드로우 7부터 안 쓰셨다는데...
    저는 처음 배운 벡터 도구가 코렐 드로우 7이네요.
    10년이 넘은 지금까지 여전히 초보 신세이지만, 그래도 정품 가지고 있는 것이 그거뿐이라서 계속 쓰게 되네요. (쓸 때마다 설명서 보고 하는 신세지요.) ^^a
    한글판 정품 38만원짜리 3만원에 샀지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한국 시장에서 물러나면서 싸게 팔아치운 거라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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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8 08:46

      제가 알고 있는 최초의 벡터 드로윙 프로그램도 코렐입니다. 다만 저는 벡터 드로윙 프로그램을 찾다가 알게됐기 때문에 비교적 초기판 부터 사용했습니다. 최근 판은 제가 아는 코렐과는 많이 다르더군요.

  12. 게토 2009/10/04 22:09

    주석 14번에
    "한글과 컴퓨터"라고 하셨는데 이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한글과컴퓨터"가 맞습니다.
    이것은 아래아 한글에서 직접 작성해보시면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10/05 08:41

      업체명 표시에 띄어쓰기를 했다고 틀린 표현이라면 "한글과컴퓨터"도 틀린 표현이죠. 정확히는 (주)한글과컴퓨터니까요. 그리고 달을 보라고 하는데 손가락만 처다보는 우는 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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