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의 의무교육을 받게 하고 있다. 우리 때는 초등학교 선생님 한분이 한반의 모든 수업을 담당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는 6명의 선생님을 접하게 된다. 중학교는 과목에 따라 선생님이 배정되고 배우는 과목이 학년별로 12과목 이상이니까 이 의무교육 기간 동안 접하는 선생님은 100명 이내인 셈이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유독 체벌 교사에 대한 추억이 많다. 체벌. 아니 사랑의 매.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도 가려 밟는다'고 한다. 이 것이 동양권의 스승에 대한 인식이다. 따라서 동양권에서 사랑의 매를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교육과 현실 - 선생님에 대한 작은 추억(체벌 교사 I)에서 얘기한 것처럼 사랑의 매를 때릴 줄 아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나는 그래도 운이 좋아 한분을 만날 수 있었지만 이 '선생님 100명 중 정말 사랑의 매를 때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오늘 소개하는 선생님은 중학교를 다닐 때 국사 선생님이셨다. 체벌은 자주 하지 않지만 '체벌은 주로 손으로 한다'. 그러나 선생님이 하는 체벌보다 더 나쁜 것을 학생들을 통한 체벌이었다.
이 선생님의 체벌 방식은 특이했다. 예를 들어 숙제를 안해온 사람이 있다고 치자. 총 12명이 있다면 열두명을 일렬로 세운다. 선생님이 첫번째 아이의 따귀를 때린다. 그러면 첫번째 아이가 다시 두번째 아이의 따귀를 때린다. 이런 방식으로 마지막 아이까지 가면, 다시 마지막 아이가 11번째 아이를, 11번째 아이가 10번째 아이를 때리는 방식으로 첫 아이까지 다시 되돌아 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생님이 보기에 친구를 세개 때린 아이는 이 체벌에서 빠진다. 즉 처음에는 친구를 때린다는 생각때문에 살살 때리지만 뒤로 가면 갈 수록 강도가 세진다. 그리고 세게 때리지 못해 체벌에 빠지지 못한 아이는 나중에는 더 심하게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죽을 힘을 다해 친구를 때린다. 그리고 정말 세게 때리면 선생님이 웃는다. 아이들도 웃는다. 친구를 세게 때리면 때릴 수록 용서 받는 사회. 이 것이 과연 학교일까?
인간성을 말살하는 이런 체벌이 이루어진 곳이 우리의 학교였다. 우리 학교만 이런 것은 아니다. 내 나이 또래 사람들이 교사의 체벌에 대한 글을 쓰면 아마 백과 사전 분량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나도 이런 체벌 교사를 많이 만났다.
체벌 금지되어야 한다. 사랑의 매는 체벌을 위한 포장일 뿐이다. 사랑의 매, 불가능하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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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basia 2007/05/15 21:12
이 글과 약간 관계가 있을 것 같아 트랙백을 겁니다.
사실 체벌에 관한 글을 트랙백을 걸려고 하였는데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포기했습니다.
비폭력이 적힌 윤리책을 펴놓고 폭력을 당하는 것은 말이되지 않습니다.
저또한 체벌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체벌이 곧 폭력이라는 생각이지만,
학교의 존재의의와 역활,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들까지 해서 참 복잡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우선에 내린 결론은 체벌이 없어지는 대신 교권은 강화되고 온정주의에 젖은 우리 사회, 우리학교는 좀 더 냉정히 문제아들에 대한 패널티를 줘야한다는 것입니다. 점수 몇점 깎는 걸로는 통제가 안되는 현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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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중대 2007/05/15 21:13
맞습니다. 학교에서 체벌은 사라져야할 당연한것입니다. 선생이 선생같지 않으면서 선생대우를 받고 있으니..
저도 학교 다닐적 많이 맞았지만..(사실 군대에서 더 많이 맞았지만..) 맞으면 맞은만큼 꼭 보복을 하게 되죠.
그리고, ..특별한 연말 선물
에 관한 댓글시 사용했던 단어나 문장에 관해 도아님께 깊이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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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2007/05/16 00:17
체벌 반대에 적극적으로 찬성합니다. '사랑의 매'라고 하는데 저로서는 그냥 웃기네요. '평화의 핵폭탄' 같은 것으로 들립니다. 사랑으로 때린다고 하는데 변명처럼 보여요. 체벌 외의 방법으로 바르게 가게 하는 것이 그냥 귀찮고 힘들어서 그러는 것이죠. 많은 학생을 대하다 보니 어떤 면에서는 이해도 가지만 그래도 역시 아닌 건 아니에요.
덧/ 제 불여우에서는 잘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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