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스터

단군이래 최대 사기 사건이라는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 조희팔 사기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마스터. 진현필이라는 사기꾼의 이름은 조희팔의 첫자를 따왔다. 재미있는 건 우리나라는 가장 악질적 범죄인 사기에 의외로 관대하며 처벌도 약하다. 따라서 사기가 다른 사기를 부르는 '사기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나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다. 이제 얼마있지 않으면 소위말하는 불혹의 나이에 달하게된다. 이토록 오랜 동안 이 나라에 정을 붙이고 살았지만 이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이다.

전모 씨가 군사 구테타로 에 재임하고 있을 때 일이다. 경찰서에는 새시대 새경찰이라는 표어가 붙어있고, 가는 곳마다 공무원의 기강을 확립한다고 난리 법석을 떨고 있었다. 당시 아버님이 목수일을 하시고 계셨는데 출퇴근을 지하철로 하셨다. 집에서 회기역까지 차비가 아까워 자전거를 타고 회기역까지 가신후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셨다[1].

지금이야 역 주변에 자전거를 매어둘 수 있는 거치대가 대부분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거치대가 없었으므로 나를 태우고 회기역으로 가서 아버님은 출근하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왔었다. 퇴근 때는 당연히 아버님 퇴근 시간에 맞추어 내가 회기역으로 자전거를 타고가고 아버님이 나를 태우고 집으로 왔었다.

아버님을 기다리느라 회기역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기다릴 때 일이다. 내 앞에는 환갑을 지나 칠순을 바라보는 할머니 한분이 노점에서 물건을 팔고 계셨다. 그런데 웬 경찰하나가 할머니 주변에서 얼쩡 거리는 것이었다. 그날 할머니의 매상이 얼마였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할머니는 앞주머니에서 꼬질꼬질한 돈 5000원을 꺼내 경찰의 뒷주머니 꼽아주는 것이었다. 경관은 주위의 눈치를 보더니 아무일도 없었던 듯 휘파람을 불며, 자전거를 타고 다음 노점상으로 이동하는 것이었다. 이 사람에 소위 말하는 새시대 새경찰 이었다.

얼마 전에 쓴 글, 이상한 나라 이야기 IV에도 법을 어기는 경찰의 이야기가 나온다. 즉, 20년전 경찰보다는 지금의 경찰이 나아졌다고 믿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오늘은 하나로 ADSL을 해지했다. 며칠전에 올린 글, 온세통신, X-Cable에서 언급한 것처럼 10~20배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더 싼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데 무었하러 느린 하나로 ADSL을 사용하겠는가? 상담원이

서비스 사용에 불편하신 것이 있으셔서 해지하시는 건가요?

라고 묻는다. 하나로의 서비스는 만족한다. 3년동안 회선이 끊어진 적은 한, 두번밖에 되지않고, 그것도 시간을 불문하고 바로 처리해줬다. 서비스는 만족스럽지만 속도가 만족스럽지 못해서

KT는 VDSL을 서비스하고, 온세는 20~30배빠른 X-Cable을 서비스하고 있지만 하나로는 VDSL을 설치할 계획 조차 없다고 하고, 지난 삼년간 정말 말없이 사용해줬지만 어떤 혜택도 준적이 없고, 집과 회사에서 두개의 회선을 사용해왔지만 ID(하나포스) 조차 통합시켜주지않아 무척 불편했었다

라고 얘기했다. 그러자

속도는 프로로 올려드리고, 가격은 라이트로 낮춰 드릴테니까 그냥 사용하시는 건 어떨까요?

라고 한다. 삼년간 말없이 사용할 때는 단 한마디의 말도 없고, 어떤한 혜택도 준적이 없는 회사가 해지한다고 하니까 오만원 짜리를 삼만원으로 이만원을 깍아준다는 것이었다.

한사람의 고객을 유치하는 비용보다는 한사람의 고객을 유지하는 비용이 훨씬 싸다.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모르는 회사가 4년 연속 고객 만족도 1위라는 하나로 통신이었다.

하나로가 이정도라면 다른 회사는 어떻겠는가? 정상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그게 당연한 것으로 알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나라. 이렇게 이상한 나라가 또 있을까?

관련 글타래


  1. 이렇게 차비까지 아껴 버신돈을 암으로 현대 아산 병원에 갖다 바쳤다. 그런데 이제 치유가 불가능해지자 병실이 아까운지 동네 병원으로 가라고 하셔서 지금은 집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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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4/10/15 14:08 2004/10/1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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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그저그런 2004/11/06 00:56

    아~~난감한 나라죠;; 한국통신도 그다지 빠른건 아니에요
    맘대로 속도 조절하는 회사니깐
    어느날은 10매가 나오다가 어느날은 2매가 어느날은 500Kb
    그래서 한통에 전화를 했죠..
    그랬더니 하는말이 우리측에서는 잘못한게 없구 우리집 컴퓨터가 문제라네요 그래서 기사를 불러준다구 하더라구요..
    그래서 기사를 오라 했죠 그래서 하루를 기달려서 기사가 왔죠 그러더니 기사 이것저것 해보더니 기사왈 컴퓨터는 아무문제 없는 상태이고 한통측에서 속도를 임의로 조절한거라네요;; 나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서 바꿀라구 전화했더니만 그머더라 계약기간 안끝났다구 해지하구 싶은면 위약금 물고 해지 하라네요.............지금도 VDSL쓰고 있지만 기사때문에 쓰는것 한통만 보자면 절대 안쓰죠 난감합니다 한통도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1/19 19:51

      http://offree.net/index.php?pl=78 에 보면 한국통신에대한 제 경험이 나와있습니다. 국내에서 악덕 기업 하나를 꼽으라면 전 당연히 삼성 꼽습니다. 그러나 2개를 꼽으라면 삼성과 한국통신(KT)를 꼽습니다.

  2. 빈객 2004/11/22 14:58

    저도 비슷한 상황이여서 그런지 주석에 나와 있는 글이 마음을 아프게 하네요. 부디 쾌차 하시기를 바랍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1/19 19:52

      아버님을 아산 병원에서 성바오로 병원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면서 사실 아신 병원에 대해 분노를 참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병원이 슈퍼마켓이 됐다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상도의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최소한의 상도의 조차 지키지 않는 폭리 슈퍼가 대형 병원들입니다.

      조만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고혈을 빠는 악덕 기업, 병원이라는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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