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는 삼국시대 부터 교통의 요지였다. 충주에 산재해 있는 각종 문화재는 충주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교통의 요충지, 전략적 요충지로 대접 받아 왔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그러나 충주는 충북에서 처음으로 시로 승격한 도시이지만 의외로 발전 속도가 더딘 도시이기도 하다.

충청도라는 이름은 충주와 청주에서 온 것이다. 그러나 지금 도청 소재지는 청주이다. 충주의 충이 청주의 청보다 먼저 나온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원래 충주가 청주보다는 컷다. 그러다 경부선이 청주쪽으로 지나가면서 무게 중심이 청주로 옮아갔다덧1.

따라서 몇년 전까지 만해도 충주는 교통이 아주 좋지 않은 도시였다. 서울에서 거리를 생각하면 의외이지만 서울에서 충주까지 3시간 정도 걸렸다. 그 이유는 충주로 직접올 수 있는 고속도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중부 내륙 고속도로, 중앙 고속도로가 생겼으며 서해안 고속도로를 잇는 도로가 공사 중이라고 한다. 이 도로까지 완성되면 충주는 명실 상부한 물류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도 많다. 충주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도시가 두시간 생활권이다.

강원도도 그렇고 서울도 비슷하다. 대구도 마찬가지이다. 조금 먼 전라도는 힘들지만 그 외에는 대부분 오전에 출발해서 놀다가 오후에 돌아올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인천에 살때와는 달리 주말에 놀러 가는 때가 많다. 이번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번에 다녀온 수옥정이 좋기도 하고 이도 좋아해서 지난 주 토요일에도 수옥정을 가기로 했다. 딱히 함께 다니는 가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가족과 함께 가는 것도 우리 가족만 가는 것보다 나은 것 같았다. 지난 토요일 아침의 일이다.

우엉맘과의 대화 우엉맘: 오빠 오늘은 어디안가?
도아: 지난번에 갔던 수옥정이나 가지.
우엉맘: 우리만?
도아: 같이 갈사람 있어?
우엉맘: 전에 한민이 엄마한테 수옥정 얘기를 하니까 가고 싶어 했던 것 같아서.
도아: 그래? 그럼 연락해봐.

바람이 너무 불어서 수옥정에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춥지 않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한민이 엄마가 예전에 가봤다는 봉학골 산림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길은 모르지만 일단 의 지도를 검색해 보니 찾아가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는 것 같았다.

따로 출발한 뒤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일단 충주 IC를 지나 주덕 방향으로 내려간 뒤 주덕 오거리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음성으로 빠지는 길이 있었다. 그런데 이 길이 다소 이상했다. 보통 이렇게 빠지는 길은 Y자 형태가 많은데 H자 형태였다. 결국 여기서 빠지지 못하고 청주쪽으로 더 올라 가게되었다.

처음에 빠지는 길에서 산림욕장까지의 길을 알고 온 것이라 이렇게 다른 길로 들어서니 산림욕장을 찾아가는 것이 조금 난감했다. 결국 청솔 아파트의 위치를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 보고 산림욕장을 찾아갔다. 이미 한번 와본적이 있는 한민이네는 이미 와 있었다.

차를 주자창에 세우고 짐을 부리고 있는데 산림욕장에서 위로 올라가는 길이 따로 있으므로 일단 올라갔다 온 뒤에 짐을 부리자는 것이었다. 짐을 차에 두고 산림욕장을 올라갔다. 사실 지자체로 바뀌면서 각 지자체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개발한 곳이 많은데 이 산림욕장도 그런 것 같았다. 다른 산림욕장처럼 숙박을 할 수 있는 시설은 없지만 곳곳에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정자들이 상당히 많았다.

식수대

가운데 그릇등을 씻을 수 있는 식수대가 있고 각 귀퉁이에는 조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금속 도마가 놓여있다.

산림욕장 입구

입구에 아치형 통로가 있다. 등산로가 아니기 때문에 길은 가파르지 않고 조금 더 올라가면 지압길이 나온다.

지압길

신발을 벗고 걸어 다니면 지압 효과가 있는 길이다. 자갈도 있고 나무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지만 실제 걸어보면 상당히 아팠다.

기묘한 장승들

산림욕장에도 이런 장승이 많고 계곡 건너 편에도 이런 장승들이 많았다. 다른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한 조각처럼 보였다.

초가집 & 물레방아

산림욕장에서 취사는 금지되어 있었다. 따라서 이미 익혀온 음식만 먹을 수 있는데 이 초가집 바로 옆에는 계곡 물을 막아 만든 보가 있었다. 다른 곳은 물은 깨끗하지만 바닥이 흙이라 막상 놀면 흙이 일어 나는데 이 초가집 옆 보의 바닥은 돌이라 이런 흙이 일어 나지 않았다. 간단히 김밥을 싸와 아이들을 물놀이 시키기 딱 좋았다.

개구리 잡기에 한창이 아이들

계곡에서 보기에는 상당히 큰 개구리가 있었다. 논에서 많이 보는 참개구리 비슷하지만 등에 녹새의 띠가 있는 것을 봐서는 아닌 것 같았다. 저정도의 덩치면 상당히 잘 뛰어 다닐텐데 의외로 뜀뛰기에 약했다. 결국 10여분을 쫒아 다닌 이에게 잡혔다.

동네에서 고기를 사가지고 간 상태라 산림욕장에 짐을 부리지 못하고 산림욕장 입구(주차장 건너편)에 짐을 부렸다. 처음에는 그늘막 텐트도 칠생각이었지만 날씨가 서늘해서 나무 그늘아래에 돗자리면 펴고 아이들은 계곡 물에서 놀도록 했다.

그리고 한민이네서 가져온 구이판에 삼겹살을 구웠다덧2. 아파트 뒤쪽의 작은 정육점에서 사온 고기라고 하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이 가게의 간판에는 정육점 아저씨의 철학이 묻어나는 글이 적혀있었는데 역시 고기를 보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덧3. 고기를 기계로 썰지않고 모두 손으로 직접 썰은 듯 고기의 두께가 일정하지 않았다.

음식 준비는 우엉맘과 한민 엄마가 했기 때문에 당연히 소주량을 적게 잡은 것 같았다. 소주 세병. 사실 필자 혼자 먹기에도 부족한 양인데 한민 아빠도 술을 아주 잘 마셨기 때문에 당연히 부족했다. 한민 아빠는 스스로 술을 못마신다고 했지만 술도 잘마실 뿐 더러 술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전형적인 행동(소주가 떨어지자 어느 새 맥주캔을 사왔다)도 아주 능했다. 총 두근 반을 샀다고 하는데 고기가 맛있고 분위기가 좋아서 인지 두근 반이 바로 사라졌다.

또 한가지 바람이 너무 불었다. 따라서 옆자리의 물건들이 날라 우리 자리로 오기도 하고 또 쓰레기 봉투가 순식간에 날아 오르기도 했다. 바람이 한번 불면 물건이 날라가지 않을까 움찔 움찔할 정도 였다. 아이들은 상당히 추울 것 같았는데 역시 아이들이라 추위 보다는 노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렇게 놀러와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냉면을 먹는 것도 맛있을 것 같아 며칠전에 구입한 대가촌 냉면을 가져갔는데 역시 야외에서 냉면을 삶아 먹으니 맛이 일품이었다. 똑같은 냉면인데 야외에서 먹으니 더 맛있었다.

아이들에게 라면을 끝여주고 나니 음식을 다 먹은 아이들이 추워하는 것 같아 집으로 가기로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런데 한민이네 얘기로는 오는 중간에 상당히 큰 절이 있다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미타사라는 절에 상당히 큰 불상이 있던 것이 생각났다. 마침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미타사에 들려다 가기로 해다.

지장보살

동양 최대의 지장보살이라고 한다. 부처의 입상이 아니라 지장보살의 입상이라 처음에는 다소 의아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이른바 '지옥세계의 부처님'으로 믿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곳이 미타사가 아니라 미타사에서 운영하는 납골당이라는 것을 알고 왜 지장보살이 서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납골당

간단한 석등형태의 납골당도 있지만 사진처럼 별도의 제단을 갖춘 납골당도 있다. 아울러 금불상을 올린 곳도 있었다. 가격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동양 최대의 지장보살이 인도한다는 생각을 하니 불교도라면 가격을 떠나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 목탁

납골당 입구에 있는 자동 목탁이다. 호스의 물이 떨져 바가지를 채우면 바가지 무게 때문에 목탁봉을 올려지고 물이 비워지면 목탁봉이 떨어져 목탁을 친다. 그런데 문제는 누군가 손을 댄듯 동작하지 않았다. 결국 정상 동작하도록 바꿔놓자 생각보다 크고 은은한 목탁 소리가 들렸다.

미타사를 출발해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에서 30분 정도 되는 거리이니 긴 거리는 아니었지만 술을 마시다 만 것 같아 못내 아쉬웠다. 결국 한민이네로 가서 모자란 알콜을 보충하고 잠이 들었다.

남은 이야기
지난 일요일에는 한민이네와 수옥정을 다녀왔다. 한민이 아버님은 일이 있으셔서 한민이 어머님아이들(한민이, 한준이), 우리 가족(필자, 우엉맘, , )이 갔다 왔다. 와 한준이(한민이 동생), 그리고 어른들은 놀이 기구까지 끊을 필요가 없었지만 놀기 기구를 끊으면 수영장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에 어른들까지 끊였다.

동네에서 사간 김밥을 먹고 노는데 아이들이라 확실히 체력이 좋았다. 50분 수영하고 10분 쉬는 일을 다섯 시간 동안 계속하고도 더 놀고 싶어했다. 이는 조금 깊은 물에서 튜브를 타고 놀지만 는 깊은 물은 싫은 듯 발이 닿은 유아용 풀에서 놀았다. 한준이도 와 함께 놀고, 한민이도 와 함께 놀자, 이도 어쩔 수 없는 듯 유아용 풀에서 놀았다.

안전 요원이 있기 때문에 계곡에서 노는 것 보다는 여기서 노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았다. 그리고 별것 아닌 것 처럼 보이는 나선형 미끄럼틀은 엎드려 타자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아무튼 토요일, 일요일 모두 아이와 물놀이를 하면서 보내니 더위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덧글
  1. 경부선이 당시 더 큰 도시였던 충주를 지나지 않고 청주를 지나게 된 동기는 충주의 양반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불판이 일체형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불판과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일치 시키면 불판의 기름이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기름통에 자동으로 모인다. 두근 반을 굽자 기름으로 가득찼다.

  3.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가게는 작지만 고기는 작지않다. 국내 최고의 국산 정육만 사용한다"는 글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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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16 11:57 2007/07/16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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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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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minerva 2007/07/16 14:45

    정말 부럽습니다. 이번 주말에 놀러다녀오셨나 보군요.
    가족들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인상을 참 여유롭게 즐기며 사시는거 같네요.

    그런데.. 이렇게 어느정도 즐기며 살려면 젊었을때 많은것을 이뤄 놓아야 하겠지요??
    가고 싶은곳도 많고(특히 호주와 네델란드), 하고싶은 일도 많은데..
    뭐 하나 이뤄 놓은것도 없는거 같고... 한숨만 나오는군나.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7/16 15:13

      저도 비슷합니다. 뭐 놀러다닐 만큼 여유가 되서라기 보다는 "소중한 것을 먼저하라"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가족이 소중하기 때문에 가족 여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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