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얘기를 할 때까지만 해도 필자가 모르는 주말 농장의 일원으로 알았다. 그런데 농사를 꽤 지어 보신 듯 농사 짓는 법에 대해 잘 아시는 것이었다.
지지난주 주말 농장에서 모임이 있었고 어제 방문했기 때문에 날짜로 보면 한 10여일 된 것 같다. 아울러 지난번 주말 농장 모임에서 채소류를 모두 뜯어 삽겹살을 구워 먹었기 때문에 얼마 자라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많은 채소가 웃자랐다싶을 정도로 훌쩍 자라있었다.
채소류가 자란 것을 보니 돌아 오는 주말에는 다시 한번 모여서 잡초도 뽑고 고추 말뚝도 세워야 할 것 같았다. 일단 우리 밭에 자란 잡초를 뜯었다. 우엉맘과 아아이들은 채소류를 뜯었는데 채소 뜯기에 신이난 다예는 채소의 뿌리까지 뽑고 있었다. 처음에는 우리 밭의 채소만 뜯으려고 했지만 주인 아주머니께서 채소가 웃자라면 먹을 수 없다며 다른 밭의 채소까지 뜯으라고 하셨다.
다른 밭까지 돌며 맛있어 보이는 채소를 뜯다보니 어느 새 가지고간 쇼핑백 가득 채소가 담겼다. 밭을 빌려 주신 안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가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 아까 잠시 대화를 한 안선생님 사모님께 안선생님이 계시는지 여쭈어 봤지만 지금은 계시지 않고 화성에서 오시고 계신다고 한다. 안선생님 사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산척에서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렇게 채소를 뜯어 담고 나니 불현듯 이 채소로 삽겹살을 구워먹고 싶어졌다. 충주에 온지 벌써 반년이 되가지만 집이 좁아서 집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적이 별로 없어서 맛있는 고기를 파는 곳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한 정육점에서 삽겹살 한근을 사가지고 집으로 와서 아이들과 삽겹살을 구워 먹었다.
고기 맛은 그리 맛있지는 않았지만 직접 기른 싱싱한 채소에 싸먹으니 훨씬 맛 있었다. 고기를 굽고나니 우영이가 좋아하는 계란밥 생각이 났다. 우영이는 김치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우영이에게 김치를 먹일 생각으로 총각 김치의 이파리 부분은 잘라내고 무 부분만 아주 잘게 다졌다. 그리고 가지고 온 채소류도 잘게 썬 뒤 계란 두개에서 노란자만 빼내 김치, 야채와 버무렸다. 밥으로 테두리를 만들고 김치, 야채와 버무린 계란을 부은 뒤 약간 익기 시작할 때 밥과 비볐다. 간 조절은 김치 국물로 했다. 이렇게 해서 김치 계란 볶음밥을 직접 만들었다.
계란밥을 처음 먹어 본 것은 칼국수 집에서 였다. 만드는 방법은 비슷하지만 들어가는 야채는 김치와 채소류가 아니라 미나리였다. 미나리의 씹히는 맛과 계란 노란자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상당히 맛이 있었는데 우영이도 칼국수 집에서 계란밥을 먹어본 뒤 상당히 좋아한다. 미나리가 없고 우영이에게 김치를 먹인다는 목적성이 있는 계란밥이지만 상당히 맛있었다. 일단 밥을 비빈 뒤에는 불판에 넓게 깔고 노릇 노릇할 때까지 익혀야 한다. 이렇게 익히면 바닥에 얇게 누릉지가 생긴다.
우영이는 김치 국물로 간을 했기 때문에 약간 매운듯 우유를 마시면서 먹었다. 이미 삽겹살에 밥을 먹을 상태지만 계란 볶음밥 두 공기를 혼자서 먹었다. 식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어도 맛있는 것만 보면 남주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 숟가락도 다예에게 주지 않고 긁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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