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잔상들. 그리고 그 중 떠오는 생각 중 하나는 나만의 비밀 장소이다. 어른들은 모르는 나만의 비밀 장소. 이 별것도 아닌 비밀 장소에 다른 친구와 오손 도손 이야기를 나눈 추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른들에게도 이런 비밀장소가 있다. 바로 휴가철이면 가는 나만의 비밀 장.

칠말팔초. 바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나는 시기를 말한다. 휴가를 가려면 어디로 갈까. 바다로 가는 사람이 역시 가장 많다. 그래서 강원도로 가는 영동 고속 도로는 이맘때면 주차장으로 변한다. 바다가 싫지는 않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다른 계곡이나 서해안으로 떠나는 사람도 많다.

문제는 아무리 사람을 피해 휴가를 따나도 결국 사람에 치이다 휴가가 끝난다는 점이다. 지방에 사는 묘미 중 하나는 아무리 사람이 넘처나도 그런 사람을 피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안다는 점이다. 더우기 무릉도원같은 공간을.

충주에 살면서 충주 지역의 자연과 문화,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찾아다니다 보니 벌써 를 35편째 쓰고 있다. 그 동안 다녀 본 곳도 많고 억수계곡이나 쌍곡계곡처럼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다. 충주에 앞으로 얼마나 더 살지는 모르겠지만 사는 동안 충주의 관광지, 남들이 알지 못하는 나만의 공간, 살아 숨쉬는 역사의 현장을 더 찾아볼 생각이다.

오늘 이야기 하는 곳은 충주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는 계곡이다. 이름도 없다. 계곡이라고 해서 아주 큰 계곡은 아니다. 아마 이 정도의 계곡이 크기까지 컸다면 이미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이다. 크기면에서는 보잘 것 없지만 놀기에는 송계계곡보다 낫다. 이 계곡을 알려 주신 분이 절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려 주지 말라고 했고 그 분 역시 필자의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 자세한 위치를 얘기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니들이 무릉도원을 아느뇨라고 했지만 무릉도원처럼 사시사철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아울러 사시사철 신선놀음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더울 때에는 신선 못지않게 시원한 여를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차로 가면 집에서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지난 금요일은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에어콘을 설치해야 했기때문이었다. 이사했습니다.에서 설명한 것처럼 26평에서 20평으로 넓은 집에서 좁은 집으로 오다 보니 버린 물건이 참많다. 그리고 남은 물건은 작은 방과 베란다에 싸아두었다. 작은 방은 필요에의해 정리했지만 베란다는 아직도 이사올 당시처럼 물건이 싸여 있었다.

에어콘을 설치하려면 먼저 이 물건들을 치우고 선반을 놓은 뒤 이 선반에 물건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부터 베란다를 정리하고 선반을 놓았다. 선반을 놓고 난 뒤 에어콘을 설치할 자리를 찾아보니 집이 좁고 집의 구조가 이상해서 에어콘을 놀만한 자리가 없었다.

결국 에어콘 설치 기사를 부른 뒤 에어콘을 설치할 위치를 찾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에어콘 설치 기사를 불렀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 에어콘을 설치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어떤 곳에 연락해도 당일에 올 수 있는 기사는 없었다. 결국 다음 날 오전에 오시겠다는 분이 계셔서 이 분께 맞기기로 했다.

그리고 날씨를 보니 날씨가 너무 더웠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 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계곡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서 아이들과 함께 계곡으로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섰다. 처음에는 작년에 보신탕을 얻어 먹은 수주팔봉으로 갈까 했지만 출발할 때 우엉맘이 현진맘이 알려 준 계곡으로 가자고 했다.

가본적은 없지만 현진맘(현왕 언니)이 아주 좋다고 했고 보통 지역에서는 동네 사람이 좋다고 하는 곳, 좋다고 하는 음식은 믿는 것이 좋기 때문에 우리 가족과 한민네 가족(한민 아빠 제외)이 생전 처음 가보는 계곡으로 향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에서 가깝다고 해서 일단 주말농장으로 간 뒤 길을 물어 봤다. 주말농장에서 계속 직진하다 보면 저수지가 나오는 데 이 저수지 꼭데기에서 좁은 길을 올라 가다 보니 놀기 적당한 작은 계곡이 나타났다. 계곡 옆에는 누가 이미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역시 동네 사람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곳이었다.

민가

계곡 바로 옆에는 가정집이 이미 들어서 있다. 계곡 바로 옆이라서 여름에 따로 휴가를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통나무처럼 보이지만 통나무는 아니다.

민가 뒤뜰의 바위

민가 뒤뜰에는 큰 바위가 있다. 평상시 평상으로 써도 될 만큼 크지만 해가 있을 때에는 불판이 따로 없다. 따라서 바위 바로 아래의 그늘에서 놀거나 바위를 지나 계곡 앞 그늘에서 노는 사람이 많았다.

작은 폭포수

두 개의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 저수지의 수원이다. 그리고 두 개의 물줄기 중 하나의 물줄기는 다시 두개의 계곡이 합쳐저서 만들어진 물줄기였다. 사진에서 폭포처럼 떨어지는 곳 바로 위에서 두 개의 계곡이 만난다. 재미있는 것은 두 계곡의 수온 아주 다르다는 점이다. 왼쪽 계곡의 수온은 비교적 따뜻하며 오른쪽 계곡은 얼음처럼 차겁다.

물이 맑고 시원하다. 주변의 수온과 폭포수의 온도가 확연히 차이가 났다. 아이들도 즐거운 듯 이와 한민이는 튜브를 타고 물에서 놀았다. 다만 는 튜브가 없어서 화가 난 듯 물에 들어가지 않았고 한준이는 얼마 전 수옥정에서 미끄럼틀을 타다 놀란 듯 물을 피해다녔다.

물놀이에 여념이 없는 과 한진이

이와 한진이는 물놀이에 여념이 없었다. 갑자기 출발한 것이라 먹을 음식이라고는 과일과 물밖에 없었지만 두 녀석은 모두 즐거운 모양이었다.

정말 시원한 계곡

날이 너무 더워서 필자도 물로 들어갔다. 그리고 폭포수 앞에 앉았다. 폭포수와 폭포수 옆의 수온이 완전히 달랐다. 주변의 물에 비해 폭포수는 뼈속이 어릴 정도로 시원했다. 특히 날이 너무 더웠다. 이렇게 계곡에 몸을 담그니 이백의 한시 [산중문답]에 나오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이라는 구절이 떠올랐다.

물에서 이렇게 아이들과 놀다 보니 고기를 사와서 고기라도 먹으면서 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튜브에 엉덩이를 올려놓고 튜브를 타던 한민이가 뒤집어 졌다. 그리고 물을 먹은 한민이는 무척 놀란듯했다. 결국 일단 집으로 간 뒤 내일 다시 오기로 했다.

다음 날 글터에서 주관한 행사에 참석한 뒤 한민네랑 어제간 계곡으로 다시 갔다. 어제는 노느라 사진을 찍지 못했기 때문에 일단 주변 사진을 찍고 계곡을 소개해준 현진네도 연락해서 계곡에서 만나기로 했다.

계곡 동영상

처음에 비추는 곳이 아이들이 주로 노는 곳이다. 폭포가 떨어지고 있으며 주변의 수심은 그리 깊지 않다. 또 물이 맑고 상당히 깨끗하다. 동영상을 찍고 있는 곳에는 상당히 큰 돌이 있으며, 이 돌을 지나면 또 다시 그늘이 나온다. 자리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아주머니 둘은 우엉맘(오른쪽)과 한진맘(왼쪽)이다. 오른쪽 계곡의 물은 상당히 깨끗하며 물이차다. 아울러 고인 물이 많다. 왼쪽의 물은 오른쪽처럼 고인 물이 많지 않으며 물이 오른쪽 물에 비해 따듯하다. 이 두개의 물이 합쳐져서 처음에 본 폭포로 떨어진다.

현진이네가 도착하자 한민이네, 현진이네, 우리집이 모여서 삽겹살을 구웠다. 총 4근을 사왔다고 하는데 분위기가 분위기인지 짧은 시간에 모두 해치운 것 같았다. 아이들도 이런 곳에 와서 물놀이를 하고 밥을 먹는 것이 상당히 즐거운 모양이었다.

삽겹살에 술한잔을 마신 뒤 한민이네와 우리 집 모두 계곡에 몸을 담구고 물장난을 쳤다. 날씨가 더웠다면 더 좋았겠지만 술 한잔에 온몸이 이미 더워졌기 때문에 시원한 계곡물로 한바탕 물장난을 쳤다.

계곡에 온 시간은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 글터 행사가 늦게 끝나 출발한 시간이 늦었고 또 휴가때문에 동해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 듯 도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고 물에서 잠깐 놀자 벌써 해가 저무는 듯 했다. 도시와는 달리 이런 산골은 해만 사라지면 바로 추워진다. 이도 추워하고 다른 아이들도 추워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의 즐거운 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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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30 15:39 2007/07/3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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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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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Prime's 2007/07/31 08:49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네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7/31 09:29

      실제는 무지 시원합니다. 해가 저물면 춥습니다.

  2. 현진맘 2007/08/05 21:24

    도아님 안녕하세여~~
    현진맘입니다 늘 좋은정보 좋은글 보면서 감탄사가 절로~~
    제가 우영맘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한건 사람발길이 많이 닿으면
    자연이 오염이 되고 황페해지는 모습이 싫어서이구여~~
    저 한사람이라도 그런쪽으론 동조하고 싶지않은 마음입니다(좋은뜻으로 받아주심 감사...)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 맞는 말인가요 ㅎㅎㅎ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8/06 08:27

      현진맘이 알려주지 말라고 하신 것인가요? 저는 현왕맘으로 알았습니다. ㅋㅋㅋ

      바로 옆인데 이렇게 글로 대화하니 색다른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확인하니 현왕맘=현진맘이군요. 저는 배우기를 현왕맘으로 배워서...

  3. 김진복 2009/02/23 17:53

    안녕하세요....
    좋은정보.....낼름낼름...받아먹고 있는 김진복입니다..
    올해부터는....애들하고 캠핑을 다니려고....장소를 물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들하고 물놀이 할수 있는 계곡을 찾고 있는데....
    염치 없지만...살짝 귀뜸 부탁드립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2/23 19:54

      동네사람이 아니면 찾아가기도 알려 드리기도 힘든 길입니다. 또 다른 분께는 알려드리지 않기로 한 곳이라 알려 드리기는 조금 힘듭니다.

'불통^닭'이 아니라면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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