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원숭이로 아는 사람들

꽤 오래전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지하철 패스보다는 교통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니 쓸모없는 이야기 일 수도 있다. 그러나 오늘 얘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에는 국민을 원숭이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예전에 지하철 패스는 9천원이었다. 패스를 구입할 때 만원을 내면 만원권 패스를 주고, 1000원을 거슬러 줬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만원을 내면 만천원권 패스를 줬다. 물론 가 소리 소문도 없이 저지른 일이고, 한 술 더떠 지하철이 국민건강에 기여하며 10%할인까지 해준다는 광고까지 했다.

그런데 요금을 이렇게 바꾸면 는 두 가지 이익을 보게된다.

  1. 첫째. 수익이 증가한다
    언뜻보면 그렇지않을 것 같지만 초등학교 산수만 적용해도 금방 알 수 있다. 1'0000짜리를 9000에 구입하면 정확히 10%를 할인해 준 것이다. 그러나 요금제가 바뀌면 지하철 패스는 1'1000원짜리를 만원에 구입하는 것이다. 10000/11000*100=90.9로 90%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91%로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다. 따라서 10% 할인이 아니라 9% 할인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 1%는 당연히 의 수익으로 남는다.
  2. 둘째. 인건비가 줄어든다
    만원을 내고 천원을 거슬러 주는 것과 만원만 받으면 되는 것 어느 쪽이 인건비가 더 들겠는가?

물론 이 두 가지는 아주 사소한 일이다. 또 지하철 패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큰 불편을 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분명 1% 이익에 인건비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낚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 할인이라고 속이고 있다는 점이다.

고등수학도 아니고 산수다. 국민을 산수도 못하는 사람으로 보고 저지른 일이다. 그런데 국민을 이렇게 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 과 같은 정치꾼은 말할 필요도 없고, 국민위에 군림하는 에 물든 고위직 공무원, 재벌 족속들까지.

잊지말자. 누가 국민을 원숭이로 알고 있는지

국민의 일부를 끝까지 속일 수는 있다.
국민의 전부를 일시적으로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을 끝까지 속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 아브라함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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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23 14:34 2004/06/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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