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돈족탕 끓이기

mepay님이 보내 준 돼지 족으로 만든 족발

살이 거의 없는 미니족이라 양은 많아 보이지만 혼자 먹어도 부족한 양이다. 그러나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웃과 나눠 먹었다.

목차

버릴 때 없는 돼지

시골 돼지가 맛있는 이유에서 설명한 것처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삼겹살을 좋아한다". 그러나 삼겹살이 제도권 음식으로 들어온 것은 채 30년 밖에 되지 않는다. 삼겹살이 인기를 끌기 전에 가장 인기를 끌었던 부위는 목살과 앞, 뒷다리 살이었던 것 같다. 지금이야 살기 좋아져서 고기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고기국은 설날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면 먹기 힘든 음식이었다.

또 이런 귀한 고기는 구워먹기 보다는 온가족이 먹을 수 있도록 국을 끓여 먹었다. 따라서 삼겹살 보다는 당연히 살코기가 풍부한 목살과 앞, 뒷다리 살이 더 인기가 좋았다. 우리 나라의 음식은 다른 나라의 음식보다 활용도가 높다. 쇠고기는 버리는 것이 아예 없다. 소똥을 연료로 쓰는 곳도 있기 때문에 소 자체가 버리는 것이 없는 셈이다.

소똥 연료

소의 주식이 풀이다 보니 소똥의 옥탄가가 상당히 높다고 한다. 따라서 땔감을 구히가 힘든 섬에서는 소똥을 연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들은 기억으로 소똥 세개면 밥을 할 수 있다고 하니 화력을 짐작할 수 있다. [사진 출처]

그런데 따지고 보면 돼지도 마찬 가지다. 돼지 머리 고기의 맛은 맛을 본 사람만 알 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 육질도 아주 풍부하다. 쫀득 쫀득한 살 부터, 오도록 씹히는 살, 기름기는 하나도 없지만 씹히는 맛이 일품인 살 등 먹어 보면 정말 맛있다. 돼지의 내장은 수은등 중금속에 오염된 현대인이 먹어야 하는 음식 중 하나다. 이미 대중화된 순대국과 순대는 돼지 머리와 내장으로 만든다.

한때 막창 구이집이 인기를 끌어 막창이 품귀 현상이 발생한 적도 있다. 보통 막창이라고 하면 소막창을 떠 올리지만 맛은 돼지 막창이 더 맛있다. 그런데 문제는 돼지의 내장 요리는 손질이 힘들다는 점이다. 돼지 막창, 곱창을 손질하는 방법과 맛있는 돼지 곱창 요리를 만드는 방법은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돼지 족으로 맛있는 사골국을 끓이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흔히 돼지 족이라고 하면 족발을 떠올린다. 돼지 족으로 만드는 요리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족발이기 때문이다. 이 족발이 맛있기는 하지만 요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집에서 족발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면 다들 신기해 한다. 돼지 족발을 만드는 방법은 우엉맘표 족발라는 글에서 공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우엉맘이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 주지 않아 지금 껏 올리지 못하고 있다.

mepay님이 보내 준 돼지 족으로 만든 족발

살이 거의 없는 미니족이라 양은 많아 보이지만 혼자 먹어도 부족한 양이다. 그러나 나누어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웃과 나눠 먹었다.

족발은 만들기 어렵지만 누구나 아주 손 쉽게 만들 수 있는 돼지 족 요리가 있다. 바로 돈족탕(돼지 사골탕)이다. 일반적으로 소뼈는 사골로 많이 먹는다. 소뼈로 만든 사골의 특징은 국물이 시원하며, 먹고 난뒤 포만감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돼지 족으로도 소 사골을 끓여 먹는 것과 비슷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돼지 족으로 만드는 사골의 장점은 돼지 사골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돼지 족으로 끓인 사골은 소뼈로 끓인 사골에 비해 조금 텁텁한 맛이 난다. 그러나 이 텁텁한 맛을 없애고 소뼈로 끓인 사골 처럼 시원하게 끓일 수 있다.

다른 이야기지만 얼마 전 는 국내 축산 농가의 여건, 산 소의 광우병 문제등 실제 수입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도 처리하지 않은 채 산 소의 수입을 허가했다. 아무런 제도적인 장치가 없는 이런 상황이라면 산 소뼈는 이제 곧 한우로 둔갑해서 시장에서 팔릴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광우병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한 방법은 바로 돼지 뼈를 이용해서 사골을 끓이는 것이다.

지난 주 mepay님이 삼겹살을 인터넷으로 팔기 시작했다. 이때 삼겹살을 구매하면서 돼지 족은 판매하지 않는 것을 보고 mepay님께 돼지 족도 함께 보내달라고 청했다. 그리고 mepay님이 모든 돼지 족을 보내 주셨다. 이 돼지 족 중 두개는 족발로 해먹고 나머지 뼈와 족은 돈족탕을 끓여 먹었다. 먹어본 느낌은 역시 국물이 시원하며 고소하다. 결국 어제 아침도 돈족탕, 저녁도 돈족탕으로 때웠다. 또 오늘 점심도 돈족탕으로 때웠다.

돈족탕 만들기

이 "돈족탕은 영양가가 높고 만들기 쉽고 맛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솜씨가 없는 자취생도 맛있게 끓일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따라서 자취하는 사람이라면 mepay님께 족발을 얻어 끓여 보기 바란다. 아직까지는 mepay님이 돼지 족은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밀글로 살짝 청하면 보내 줄 것으로 생각한다. 끓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피빼기
    사골을 끓이는 방법은 모두 비슷하다.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피 빼기이다. 찬물에 서너 시간 담궈 빼는 것이 가장 좋지만 빨리 빼려고 하면 들통에 물을 붙고 돼지 족을 담근 뒤 물에서 김이 날 때까지 끓인다. 그리고 이렇게 끓인 물을 버리면 된다.

    물을 버리고 들통을 깨끗히 씻는다. 아울러 돼지 뼈도 살점이 떨어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2. 삶기
    돼지 족을 삶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국멸치이다. 시원한 돼지 사골의 비밀은 바로 국멸치이다. 돼지 뼈를 고면서 멸치를 넣는 것이 신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국멸치의 위력은 아주 대단하다. 국멸치를 넣지 않고 삶으면 국에 기름이 많아지고 텁텁해 진다. 그러나 국멸치 한마리를 넣고 끓이면 국에 기름이 사라지고 국물이 소뼈로 우려낸 국물처럼 시원해 진다.

    실제 우리 집에서 돼지 뼈를 국물을 낸 뒤 다른 사람을 대접해 보면 소 사골로 아는 사람도 많다. 다만 주의할 것은 국멸치를 많이 넣으면 사골 맛이 많이 나는 것이 아니라 멸치 맛이 난다. 따라서 20L 정도의 물에 멸치 한마리 정도의 비율로 넣는 것이 좋다.

    두번째로 국멸치 외에 양파를 통으로 넣는다. 양파를 넣는 이유는 돼지 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들통 하나 가득 물을 붓고 미니 돼지족 두개와 국멸치 하나, 양파 하나를 통으로 넣고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때까지 끓이면 모든 요리가 끝난다. 참고로 국멸치 보다 디포라기 더 좋다. 따라서 디포리를 구할 수 있으면 디포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먹기
    먹는 방법이야 익히 알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태어나서 부터 지금까지 먹어왔으니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그러나 먹는 것도 약간 다른 방법이 있다. 일단 사골을 끓였으면 국에 떠있는 기름을 조리와 같은 것으로 제거한다. 그리고 국을 그릇에 담는다. 돼지 족을 저정도 끓이면 족에 붙어있던 고기는 아예 흐늘 흐늘해진다. 이 흐늘 흐늘해진 고기도 상당히 맛있기 때문에 고기와 뼈도 먹을 만큼 국에 담는다. 그리고 파를 총총히 썰어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뒤 후추를 뿌려 먹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맛있는 신 김치다. 만약 집에 맛있는 신김치가 있다면 이 김치를 채를 썰듯 썬 뒤 국에 다데기로 넣어 먹으면 따로 김치를 먹지 않고 이 국만 먹어도 된다.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알겠지만 김치 다데기를 사골에 넣어 먹으면 그 맛은 정말 일품이다.

마지막으로 한번에 다 먹을 수 없다면 국물과 뼈를 먹을 분량만큼 분리 포장한 뒤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고 싶을 때 끓여 먹으면 된다. 한번 끓이면 꽤 오래 먹을 수 있는 것이 이 돈족탕이다. 다만 돈족탕은 소고기 사골과는 달리 여러 번 끓이면 국물이 텁텁해 진다. 따라서 한번에 다 먹을 수 없다면 식혀 냉장고에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만 끓여 먹는 것이 좋다. 아울러 끓인 상태로 방치하면 쉬기 때문에 꼭 냉장 보관하기 바란다.

오늘 점심도 돈족탕으로 때웠다. 시원하며 고소하다. 또 사골이라서 한번 먹으면 꽤 오래 간다. 역시 김치를 곁들였다.

즐거운 아이들

현민이네와 함께 같이 먹는 다고 하자 즐거워 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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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8/04/29 12:52 2008/04/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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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도토리나무 돼지고기로 만든 두루치기(제육볶음)

    Tracked from BLUE'nLIVE's diary++ 2008/05/16 17:23 del.

    이 글은 블로그프로젝트-도토리속참나무에서 주관한 블로거들 포스팅으로 디앤샵…에 대한 트랙백을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0. 서론 처음 mepay님의 돼지고기를 맛본 것이 2007년 11월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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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가별이 2008/04/29 13:21

    방금 점심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맛있게 느껴지는데요.. 표현이 대단하세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4/29 13:37

      감사합니다. 그런데 실제 먹어 보면 무척 맛있습니다. 다른 것은 하나도 하지 않고 끓여 내와도 맛있다고 식당을 하라고 하는 음식입니다.

  2. sleeepy 2008/04/29 18:21

    오호라, 이런 방법도 있었군요.
    족발만 먹어왔었는데, 돈족탕이라 ㅎㅎ
    다음번 구매할때 족발도 구입전쟁이 치열하겠군요. 도아님 가이드대로 꼭 한번 해 먹어 봐야겠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4/29 18:26

      가이드에서 하나 빼먹은 것이 있습니다. 돈족탕은 소 사골과는 달리 여러번 끌이면 텁텁해 집니다. 따라서 한번에 다 드실 수 없다면 냉장고에 냉동 보관하고 먹을 양만큼만 끓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3. 귀환했다 2008/05/01 09:32

    돼지국밥이나 일본 돈코츠 라멘하고 비슷할 듯 하네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5/01 17:44

      예. 비슷합니다. 순대국과도 비슷하고요. 차이는 조금 더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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