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의 절대지존, 삼겹살의 유래 by 도아
먹어 본 삼겹살 중 가장 맛 있던 삼겹살
mepay님의 소개로 알게된 이 삼겹살은 비게도 쫀득 쫀득하다. 또 비게가 많으면 느끼하기 때문에 많이 먹기 힘든데 이 삼겹살은 쫀득 쫀득한 비게 덕에 씹히는 맛이 좋고 질리지 않는다. 신기하게 비게가 그렇게 많은데 기름은 얼마 나오지 않는다.[사진출처: 삼겹살에도 품격이 있다...]
돼지 목살 한근에 1000원. 1000원이면 아이들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는 가격이다. 그런데 목살 한근에 1000원이라니. 혹시나 싶어서 한근 사와서 김치찌개를 끓여 먹어봤다. '고기는 가격에 비해 생각 보다 맛있었다'. 그래서 목살을 이렇게 싸게 판다면 삽겹살도 싸지 않을까 싶어서 삼겹살을 사려고 보니 삼겹살은 한 근에 만원이었다. 무려 10배나 비쌌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마트를 홍보하기 위해 돼지 목살을 전략 상품으로 싸게 팔은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겹살을 너무 좋아해서 삼겹살의 수요는 항상 부족하지만 목살은 남아 돌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국내 삼겹살의 소비는 상상을 불허할 정도 많다. 전세계 삼겹살을 한국인이 다 먹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출처: [가짜 삼겹살 판친다] - 한국 육가공 협회
지난해 농촌경제연구소가 분석한 우리나라의 돼지고기 소비량 조사에 따르면 88만5900여톤으로 이중 삼겹살 소비량이 50%를 차지했다. 여기에서 국민 1인당 삼겹살 소비량은 연간 9㎏으로 200g을 1인분으로 계산할때 1년동안 46인분을 소비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1인당 매달 4인분이상의 삼겹살을 꾸준히 먹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쇠고기 소비량 6.8㎏, 닭고기 8㎏보다 높은 수치로 얼마나 많은 돼지고기를 먹는지 알수 가 있다.
1년 동안 46인분을 소비한다고 한다. 여기에 채식주의자처럼 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 아이들과 노인처럼 고기를 많이 먹을 수 없는 사람, 가정 형편상 먹지 못하는 사람, 돼지 고기를 싫어하는 사람을 고려하면 실 소비량은 일인당 90인분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즉 보통 사람은 4일에 한번 정도는 삼겹살 일인분을 먹는 다고 봐야한다. 삽겹살을 먹어야 하는 삼삼데이가 있고 먼지를 먹은 뒤에는 삼겹살을 먹어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따라서 삼삼데이나 황사가 부는 계절이면 삼겹살의 소비는 더 늘어난다.
삼겹살은 돼지고기의 특정 부위를 지칭한다. 삼겹살이란 단어의 의미는 살과 지방부분이 3번 겹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겹살 부위는 돼지의 배쪽 부분에서 나온다.
대한민국에서는 최근 돼지고기의 특정부분인 삼겹살의 과소비로 인해 돼지고기의 또 다른 부위인 안심, 등심, 뒷다리살, 목살, 앞다리살 등의 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하였으며, 삼겹살에 대한 소비과잉으로 현재는 캐나다 등 외국에서 삼겹살 부위를 상당량 수입하고 있다.[출처: 위키백과]
그러면 우리는 언제부터 삼겹살을 먹기 시작했을까?
최근 들어 삼겹살 외에 갈매기살, 항정살, 가브리살등 돼지고기의 특수 부위를 찾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역시 절대지존은 삼겹살. 우리가 삼겹살을 먹기 시작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삼겹살이 국어 사전에 등재된 것이 1994년이라고 하니 삼겹살이라는 말이 우리의 언어에 편입된 것은 고작 14년 밖에 되지 않은 일이다.
내가 삼겹살을 처음 먹은 것은 중학교 1학년때였다. 당시 어머님께서는 면목동에서 양품점을 하고 계셨다. 어머님이 하시던 가게 건너편으로 로스구이 집이 하나 생겼다. 이 로스구이 집에서 로스구이를 드셔본 어머님께서 돼지고기가 정말 맛있다고 사주셨다. 이때 먹은 것이 처음으로 먹어본 삼겹살이었다. 로스구이라고 하면 다른 대단한 것이 있을 것 같지만 없다. 삽겹살을 전기 불판을 이용해서 굽는 것이 고작이었다.
삼겹살이 인기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삼겹살은 어떤 방법으로 구워도 맛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기름기가 적은 목살을 전기 불판을 이용해서 구우면 맛이 떨어진다. 목살은 역시 숯불이나 연탄불 처럼 직화로 구워야 제맛이 난다. 반면에 삼겹살은 숯불에 구워도 맛있고 전기 불판에 구워도 맛있다. 부르스타와 같은 소형 가스레인지에 코펠을 올려 구워도 여전히 맛있다.
삼겹살의 유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인식에 걸맞는 유래는 바로 음식 취급을 받지 못하던 삽겹살이 중금속 해독에 좋기 때문에 분진을 마시는 광부들이 싼맛에 먹기 시작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한 것 같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이면 80년도이고 우래옥이라는 음식점에서 70년대 말에 처음 삼겹살을 내놓았다는 설도 있기 때문에 삼겹살이 우리 식생활에 등장한 것은 70년대로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삼겹살이 등장한 것이 70년대라면 삼겹살은 우리 먹거리로 발을 내 딛은지 30년만에 우리 먹거리를 점령한 셈이다.
여기서 잡은 것은 화면이지 돼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