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 7. 휴대폰 1

2000년 전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후배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사업을 하던 후배는 1년에 한번 정도 휴대폰을 잃어 버렸다. 잃어 버리는 시점을 충분히 예상했던 걸 보면 녀석이 휴대폰을 잃어 버리는 것은 어느 정도 고의성이 포함된 것 같았다.

당시 녀석이 사용하던 휴대폰은 몬트롤라 스타택이었다. 처음 폴더 형으로 나온 휴대폰으로 그 뒤로도 명품 취급을 받던 휴대폰이다. 녀석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마음에 들어 이동 통신사를 바꾸면서 이 휴대폰을 구입했다.

이 휴대폰을 구입한 뒤 한 석달 정도 지났을 때 일이다. 녀석이 자꾸 휴대폰을 식당을 비롯한 여러 곳에 두고 다니는 것이었다. 아울러 휴대폰에 대한 애정도 없어졌는지 휴대폰에 목줄을 한 뒤 그 휴대폰을 휙휙 돌리고 다녔다. 물론 실수로 벽에 부딛혀면 부서질 것은 뻔했다. 그러나 그러지 말라고 해도 꼭 이렇기 돌리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녀석이 씩씩 거리면서 들어왔다. 이유를 물어 보니 또 화장실 변기에 휴대폰을 두고 나왔는데 바로 가봤지만 누군가 훔처갔다는 것이다. 진심이 다소 의심됐지만 잊어 버리고 새로 구입할 것을 권유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녀석: 그런데 형 어떤 기종을 살까?
도아: im100이라고 복구가 가지고 다니는 기종은 어떠니?
도아: 일단 배터리가 한 일주일은 간다고 하니까 너처럼 충전하는 거 자주 잊어 버리는 사람에게는 좋잖아.
도아: 그리고 지금까지 휴대폰은 원음벨인데 그 휴대폰은 미디 칩셋이 있어서 4폴리의 아주 다양한 화음이 나거든.

내 이야기를 듣고 녀석은 1층 휴대폰 매장에서 바로 이 휴대폰을 사가지고 왔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휴대폰에 미디 원음칩셋을 내장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모두 삐~~삐~~하는 원음벨이 대분분이었고 사실 몇년이 지나야 미디 칩셋을 내장한 휴대폰이 일반화되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아주 고급 폰인셈이었다.

이 휴대폰도 한 일년가까이 사용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놀러 간다던 녀석이 계속 통화가 되지 않았다. 월요일에 출근한 녀석의 휴대폰은 없어지고 의 구형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 처 휴대폰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도아: 너 또 일부러 잃어 버린 거지...
도아: 너 휴대폰 함부러할 때부터 짐작했어.
녀석: 아니야. 형. 이번에는

도아: (그럼 지난번에는?) 솔직히 말해.
녀석: 애들이랑 놀러 갔거든. 그런데 그집 화장실이 퍼세식이야.
도아: 그래서.
녀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일어서는데 뭐가 툭하고 떨어지잖아.
도아: 그래서.
녀석: 확인해 보니 휴대폰이었어. 그래서 막대를 구해 끌어 올리는데.

도아: 그래,,, 잘 꺼냈니?
녀석: 아니.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오질 않으니까 친구들이 전화를 한거야.
도아: 그런데?
녀석: 휴대폰이 진동이라 끌어 올리는 중에 다시 빠졌고, 진동이니까 어떻게 됐겠어?
도아: 화장실 푸는 사람 불러서 꺼내지 그랬어?
녀석: 형이 해봐. 그 상황에서 화장실을 푸는 사람 부르게 되나.

아무튼 이번에는 일부러 잃어 버린 것 갈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녀석도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해 일부러 휴대폰을 잃어 버리고 새로 구입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녀석은 말레시아로 가서 사업을 하고 있다. 요즘도 휴대폰을 잘 잃어 버리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전 속초 해수욕장에서 휴대폰을 찾아 주다 보니 혹시 일부러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생각이 들자 휴대폰을 진동으로 한 덕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녀석이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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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1 17:51 2007/05/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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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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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학주니 2007/05/22 09:24

    진동덕에 휴대폰 분실이라. ^^;
    재미난 에피소드네요. ^^;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5/22 10:17

      듣는 사람은 재미있지만 당하는 사람은 속 쓰린 이야기입니다. 물론 고의성이 없어다고 보기는 아예 힘들지만.

  2. goohwan 2007/05/22 11:16

    일전에 목에 걸고 다니던 핸드폰이...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우동먹다가 우동기에 빠졌던 아련한 추억이^^;;;ㅋㅋ

    다행히도 얼른 배터리를 분리해서 전원을 차단하고

    2~3일간 잘 말렸더니 다시 제대로 작동을 하더군요^^* ㅎㅎ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5/22 11:39

      요즘 휴대폰이 좋아서 잠깐 빠진 것은 별 문제가 없더군요. 다예가 우엉맘 휴대폰을 세면대에 넣고 빨았는데,,, 배터리만 나가고 말짱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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