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후배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함께 사업을 하던 후배는 1년에 한번 정도 휴대폰을 잃어 버렸다. 잃어 버리는 시점을 충분히 예상했던 걸 보면 녀석이 휴대폰을 잃어 버리는 것은 어느 정도 고의성이 포함된 것 같았다.

당시 녀석이 사용하던 휴대폰은 몬트롤라 스타택이었다. 처음 폴더 형으로 나온 휴대폰으로 그 뒤로도 명품 취급을 받던 휴대폰이다. 녀석이 가지고 다니는 것을 보고 마음에 들어 이동 통신사를 바꾸면서 이 휴대폰을 구입했다.

이 휴대폰을 구입한 뒤 한 석달 정도 지났을 때 일이다. 녀석이 자꾸 휴대폰을 식당을 비롯한 여러 곳에 두고 다니는 것이었다. 아울러 휴대폰에 대한 애정도 없어졌는지 휴대폰에 목줄을 한 뒤 그 휴대폰을 휙휙 돌리고 다녔다. 물론 실수로 벽에 부딛혀면 부서질 것은 뻔했다. 그러나 그러지 말라고 해도 꼭 이렇기 돌리고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녀석이 씩씩 거리면서 들어왔다. 이유를 물어 보니 또 화장실 변기에 휴대폰을 두고 나왔는데 바로 가봤지만 누군가 훔처갔다는 것이다. 진심이 다소 의심됐지만 잊어 버리고 새로 구입할 것을 권유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녀석: 그런데 형 어떤 기종을 살까?
도아: im100이라고 복구가 가지고 다니는 기종은 어떠니?
도아: 일단 배터리가 한 일주일은 간다고 하니까 너처럼 충전하는 거 자주 잊어 버리는 사람에게는 좋잖아.
도아: 그리고 지금까지 휴대폰은 원음벨인데 그 휴대폰은 미디 칩셋이 있어서 4폴리의 아주 다양한 화음이 나거든.

내 이야기를 듣고 녀석은 1층 휴대폰 매장에서 바로 이 휴대폰을 사가지고 왔다. 지금이야 대부분의 휴대폰에 미디 원음칩셋을 내장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모두 삐~~삐~~하는 원음벨이 대분분이었고 사실 몇년이 지나야 미디 칩셋을 내장한 휴대폰이 일반화되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아주 고급 폰인셈이었다.

이 휴대폰도 한 일년가까이 사용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놀러 간다던 녀석이 계속 통화가 되지 않았다. 월요일에 출근한 녀석의 휴대폰은 없어지고 삼성의 구형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다. 휴대폰을 잃어버려 처 휴대폰을 가지고 왔다고 한다.

도아: 너 또 일부러 잃어 버린 거지...
도아: 너 휴대폰 함부러할 때부터 짐작했어.
녀석: 아니야. 형. 이번에는

도아: (그럼 지난번에는?) 솔직히 말해.
녀석: 애들이랑 놀러 갔거든. 그런데 그집 화장실이 퍼세식이야.
도아: 그래서.
녀석: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일어서는데 뭐가 툭하고 떨어지잖아.
도아: 그래서.
녀석: 확인해 보니 휴대폰이었어. 그래서 막대를 구해 끌어 올리는데.

도아: 그래,,, 잘 꺼냈니?
녀석: 아니.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오질 않으니까 친구들이 전화를 한거야.
도아: 그런데?
녀석: 휴대폰이 진동이라 끌어 올리는 중에 다시 빠졌고, 진동이니까 어떻게 됐겠어?
도아: 화장실 푸는 사람 불러서 꺼내지 그랬어?
녀석: 형이 해봐. 그 상황에서 화장실을 푸는 사람 부르게 되나.

아무튼 이번에는 일부러 잃어 버린 것 갈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녀석도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해 일부러 휴대폰을 잃어 버리고 새로 구입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녀석은 말레시아로 가서 사업을 하고 있다. 요즘도 휴대폰을 잘 잃어 버리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전 속초 해수욕장에서 휴대폰을 찾아 주다 보니 혹시 일부러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이런 생각이 들자 휴대폰을 진동으로 한 덕에 휴대폰을 잃어버린 녀석이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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