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잡는데는 귀신, 범인 잡는데는 등신

외교는 귀신, 내정은 등신

친일파와 뉴라이트가 국부라 칭송해 마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승만이다. 당시 이승만에 대한 단적인 표현 중 하나는 "외교는 귀신, 내정은 등신"이었다. 외교에는 탁월한 수단을 발휘하지만 민심은 전혀 읽지 못하는 이승만을 꼬집은 것이다.

시민 잡는데는 귀신, 범인 잡는데는 등신

목차

우리시대 검경[1]의 참모습

친일파와 가 국부라 칭송해 마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승만이다. 당시 이승만에 대한 단적인 표현 중 하나는 "외교는 귀신, 내정은 등신"이었다. 외교에는 탁월한 수단을 발휘하지만 민심은 전혀 읽지 못하는 이승만을 꼬집은 것이다.

시민 잡는데는 귀신, 범인 잡는데는 등신

같은 논리로 우리나라 검경을 표현하는데 이 보다 정확한 말은 없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얼마 전 발생한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을 보면 된다. 시민을 망루로 몰고[2], 경찰 특공대를 투입, 총 6명이 죽고 수십명이 부상을 당했다. "죄없는 사람들이 죄를 지을 것에 대비해서 전격적으로 진행한 작전"[3]이라는 것이 경찰측의 변명이다.

반면에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은 용산참사와는 전혀 다르게 전개됐다. 군포 여대생의 실종도 처음에는 가출로 처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뒤 가족들이 공개 수사를 요구했지만 뒤 늦게 공개 수사로 전환[4]했다. 지난 1월 17일 방영된 뉴스 후에서는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과 그 이전에 발생한 '경기 서남부 실종 사건'의 연관성을 들며 경찰이 상당히 많은 유사점이 발견된 이 사건들과 연계하지 않은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더우기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이 일어나기 40일전에 실종된 주부는 군포 여대생이 실종된 지점과 고작 8분 거리 였지만 역시 두 사건을 서로 연계[5]하지 않았다. 아울러 사건이 발생한 컴포터존 내에 전과 8범의 범인이 살고 있었지만 이런 사람을 용의 선상에 조차 올려 두지 않았다고 한다.

용산참사와 군포 여대생

이 두 사건에서 알 수 있는 우리시대 경찰의 모습은 "시민 잡는데는 귀신, 범인 잡는데는 등신"이다. 그리고 이 오명을 우리나라 검경이 벗기는 힘들어 보인다. 특히 정권이 등장하면서 '정권의 개'로 전락한 검경의 대국민 신인도 회복은 사실 불가능한 꿈이라는 생각이 든다.

관련 글타래


  1. 나는 경찰과 검찰을 모두 견찰이라고 부른다. 다만 일선에서 땀흘리며 정직하게 자기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분과 MBC PD 수첩의 수사를 거부하며 결국 옷을 벗은 이 땅의 몇 안되는 양심있는 검사분까지 매도하려는 것은 아니다. 
  2. 나는 SBS를 그리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KBS 보다는 SBS를 즐겨 본다. 어제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도 비슷하다. 다른 방송에서는 다루지 못하고 있는 철거민의 실상을 가장 근접하게 다루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기존의 철거와는 다르게 경찰이 아래쪽에서 위로 철거민을 몰았다는 주장이 나온다. 
  3.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출한 뒤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이제 의 코드가 된 것 같다. 
  4. 경찰측 주장은 가족이 공개 수사를 요청한 시점이 주말이라 그 다음 주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고 한다. 
  5. 경찰 주장은 "연관성이 없다"였다. 그러나 이런 연쇄 범죄는 대부분 컴포트존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거리 자체가 가장 큰 연관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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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9/02/01 09:31 2009/02/0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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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흑익 2009/02/01 10:35

    쩝...딱히 할말이 안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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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5:34

      저도 비슷합니다. 경찰을 생각하면 사실 답이 없습니다.

  2. bluenlive 2009/02/01 10:56

    노무현 대통령한테 검찰권의 독립 운운하며 바락바락 대들던 그 새내기 견찰들이 이제 6년차 중견이 되었을텐데, 소신이 있는 척 하던 그 ㄱㅅㄲ 들은 현재 쥐새퀴들에게 무한 충성 크리라죠.

    짭새들(및 공무원들)은 노무현 정부 당시에 "개혁"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현하던데 지금은 닥치고 버로우 모드더군요.
    영혼도 없는 놈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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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0

      예. 딱 견찰입니다. 돌들면 도망가고 도망가면 쫓아오고...

  3. 공상플러스 2009/02/01 10:54

    음... 하긴 처음에 가출처리 한 것이 큰 잘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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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0

      보통 처음에는 다 가출로 처리한다고 하더군요.

  4. -_- 2009/02/01 11:00

    아 모두 '오해'입니다 ㅋㅋㅋ

    1년도 안되서 '오해' 라는 단어가 몇번이나 나온건지 원..

    기자들이 그냥 무조건 '오해'라고 써붙인건지, 진짜 입에서 '오해'라고 떠든건지 모르겠지만, 제가보기엔 충분히 후자의 경우가 맞는것 같습니다...

    아직도 남은 시간이 까마득하고, 하이닉스 등을 외국자본에 팔아넘긴다는 기사를 본게 엊그제인데, 아주 두렵습니다. 지금의 시간도 그렇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감당안되는 일이 막터질것들, 그리고 대통령하겠다고 나올 다음의 인물들이 더 걱정입니다..

    역시 시대는 희생없이 넘어 설 수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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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1

      예. 제 작은 소망은 말아먹어도 살릴 수 있을 만큼만 말아 먹었으면 합니다.

  5. 소통 2009/02/01 12:41

    우리나라 경찰은 뭘 어떻게 해도 욕먹게 돼있습니다.
    잘하면 티도 안나고 못하면 욕먹고
    그게 우리나라이고 우리나라 경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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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2

      생각이 잘못되어 있군요. 잘하면 당연히 칭찬받습니다. 못하면 욕을 먹고요. 님이 그런다고 남도 그럴 것으로 생각지 마시기 바랍니다.

    • 소통 2009/02/02 09:25

      도아님 말씀대로라면 우리나라 경찰은 칭찬받을 일을 안하거나 못하는것 같네요...
      다양한 매체가 제 생각을 바꿔 놓은 듯 하네요;;

    • 도아 2009/02/02 09:34

      용산참사와 군포 여대생 둘다 욕을 먹을 일입니다. 여기에 문경 경찰은 택배기사가 납치해서 살해한 사건을 남자친구가 살해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나는 경찰은 모두 다 저런 사람들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선에서 땀흘리며 정직하게 자신의 업무에 종사하는 경찰분과 MBC PD 수첩의 수사를 거부하며 결국 옷을 벗은 이 땅의 몇안되는 양심있는 검사분까지 매도하려는 것은 아니다.

      라고 따로 주를 달아 놓은 것입니다. 즉, 경찰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6. metalrcn 2009/02/01 12:41

    최고의 제목입니다 ^^
    시민 잡는데는 귀신, 범인 잡는데는 등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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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징징이 2009/02/01 13:27

    물론 열심히 뛰시는 경찰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나라 경찰 꼴 보면 말이 안나옵니다..

    구정 때 SBS에서 특선영화로 한 '그놈 목소리'가 저는,
    처음에 '경찰 까는 영화' 인 줄 알았을 정도로요.

    우리나라 경찰에서 실종신고 들어오면
    일단 무조건 가출로 해놓고, 한 일, 이주일 지나서야
    수사한다고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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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3

      예. 경찰에 인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조금 어기가 없는 것도 사실이죠.

  8. zasfe 2009/02/01 13:46

    지난번에 말씀하신 것처럼 당해봐라식의 고소고발 난발로 인한 후유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걸린문제일수도 있는것에 너무 안이하네요.
    자신의 가족은 무사하기때문이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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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1 16:44

      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일본 경찰의 90배의 고소장을 처리한다고 하니까요. 그러나 용산참사를 보면 그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9. Kael H. 2009/02/01 14:56

    빨리 2012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에휴..
    그러게 왜 MBC(명박씨)를 1149만명이 뽑아서......
    그때는 대선과 총선이 같이 치러지는데 좀 똑바로 뽑길..
    (강제투표법이라도 만들어서 투표율 100%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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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애마 2009/02/01 16:24

    ㅋㅋ........ㅋㅋㅋㅋㅋ 등신~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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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wifil 2009/02/01 21:37

    같은 "신"인데 등급이 제법 차이가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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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학주니 2009/02/02 07:32

    정말 뉴스보고는 한숨밖에 안나오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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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2 09:34

      요즘은 한숨나는 일만 있는 것 같더군요.

  13. rince 2009/02/02 13:02

    미약하나마 10년여 걸쳐 나라가 건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1년여만에 이렇게 쑥대밭이 되다니 정말 대단한 정권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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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02 14:20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 전두환이 아닌가 궁금해 지더군요. 정말 머리 하나는 단단한 정권이죠.

  14. 팬더 2009/02/11 18:35

    도아님의 글을 지금 몰아서 읽고 있습니다.
    한창 회사에서 바쁜 일이 끝나 정신을 차려보니
    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더군요...
    정말 앞으로 4년이 너무 먼 거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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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11 18:56

      진리 중 하나는 어둠이 오면 새벽이 온다는 것이죠.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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