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계곡, 겨울엔 온천
충주는 교통의 요충지이다. 삼국시대 이래로 변한적없는 충주의 지정학적 가치다. 교통 외에 자연환경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산좋고 물맑은 계곡이 지천으로 널려있다. 계곡 외에 온천도 많다. 한때 전국에서 가장 유명했던 수안보 온천이 있다. 또 국내최고로 평가받는 유황온천도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에서 쉽에 접하기 힘든 탄산온천도 있다. 충주 지근거리에 있는 앙성에는 탄산온천이 있다. 일반 온천 보다 온천수가 차겁지만 조금 색다른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사진: 53도에 이르는 온천수가 공급되는 수안보 온천이라고 하는데 어딘지 모르겠다! 보일러로 물 안 데우는, 펄펄 끓는 온천은 어디?>
여름엔 계속, 겨울엔 온천
지금은 시장이 싹 죽었지만 역시 충주를 얘기하면 수안보를 빼놓을 수 없다. 내 기억으로 몇년 전까지만 해도 수안보로 오는 사람들 때문에 수안보로 가는 국도가 장사진을 치는 것을 종종 목겼했다.
그러나 요즘 수안보를 가보면 사람이 별로 없다. 한 여름에는 그래도 사람이 꽤 있지만 이 사람들도 수안보 온천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주변 계곡에 가기위해 숙박하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충주에 사는 사람치고 수안보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바가지 때문이다. 심지어는 동네 사람들한테까지 바가지를 쒸운다고 한다.
그래서 수안보에서 예전의 명성을 찾기는 힘들다. 아직도 예전의 수안보를 생각하고 가끔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고 또 아직까지는 '온천 중에서 물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상권이 다시 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 수안보를 살리기위해 여러 가지 방안이 모색되고 있고 나 역시 살아나기를 바라지만 바가지 상혼[1]이 남아있는 한 힘들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의 일이다. 갑자기 우엉이 엄마가 온천을 가자고 한다. 근처에 수안보가 있으니 온천을 가는 것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갑자기 온천을 가자고 해서 그 이유를 물었다.
우엉맘: 충주에서 겨울에 가볼만한 곳이 있나요.
미술샘: 아예. 겨울에는 온천에 가고 여름에는 널린게 계곡이니 계곡을 가면되요. 저도 대전에 살다 이사왔는데, 살기는 정말 좋아요. 특히 수안보 말고 앙성에 가면 탄산 온천도 있어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에는 더운 물이 팔팔 나오지 않는다. 물을 졸졸 흐르게 틀어야 간신히 뜨거운 물이 나오기 때문에 예전처럼 아침에 출근할 때 가볍게 씻는 것(Shower)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아이들을 데리고 온천에 가자는 것이었다.
앙성온천
일단 앙성을 가는 방법을 찾고, 앙성에 몇개의 온천이나 있는지 찾아 봤다. 그런데 의외로 앙성에 온천이 상당히 많았다. 매형 얘기로는 온천은 있지만 상권은 수안보보다 못하다고 했다.
지난 토요일, 눈이 내려 조금 미끄러운 길을 애엄마 차로 나섰다. 우영이는 처음 가보는 온천에 마냥 즐겁고 궁금한 모양이었다.
우영: 아빠. 온천이 뭐야.
도아: 뜨거운 샘이지.우영: 그런데 샘에서 어떻게 목욕을 해?
도아: 우영이 목욕탕 가봤어 안가 봤어?
우영: 가봤어.
도아: 온천은 목욕탕하고 똑 같아. 다만 물만 다르지. 목용탕은 수돗물이나 지하수를 끓여서 목욕을 하지만 온천은 땅 속 깊은 곳에서 뜨거운 물을 퍼올려서 하는 거야.우영: 그러면 더럽잖아.
도아: 아냐, 땅 깊은 곳의 물은 깨끗해.
우영: 아 알았다. 흙에 고인 물이 아니라 모두 바위에 고인 물에서 퍼올리는 거지.
도아: (짜식 기억력은 좋아)
일단 두진 아파트에서 출발해서 목행대교를 지나 하영 교차로에서 38번 국토를 타고 계속 가다보니 앙성 온천 표시가 나왔다. 앙성 온천 표시를 보고 조금 더 직진하니 능암온천랜드가 나왔다. 앙성에 있는 온천 중 시설이 가장 좋아 보이는 곳이지만 찜질방이 없었다.
찜질을 즐기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남탕(우영, 다예)과 여탕(우엉맘)으로 가서 목욕을 한 뒤 찜질방에서 만나 밥도 먹고, 책도 보고 놀기 때문에 찜질방이 없다는 것이 걸렸다. 그래서 짐찔방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던 앙성탄산온천으로 갔다.
앙성탄산온천
일단 시설은 조금 낙후되 보였다. 찜질방을 이용하려면 천원씩을 더 내야 하지만 어차피 짐찔방 때문에 선택한 온천이므로 큰 문제는 아니었다. 애엄마와 나, 우영이의 입욕권을 끊고 목용탕에 들어갔다.
일반적인 온천을 생각하기 쉽지만 탄산온천은 일반온천과는 사뭇 다르다. 일단 아무 생각없이 들어간 탄산온천 원수가 너무 차가웠다. 이게 과연 온천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탄산온천에 대한 소개를 보면 처음에는 조금 차게 느껴지지만 몸을 물에 담그고 있으면 뜨거워진다고 한다. 그런데 차갑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찬물이었다. 물론 온천이기 때문에 지하수처럼 차겁지는 않지만 잘되어야 한 20여도 정도되는 찬물이었다. 아울러 물의 색깔이 황토빛이었다.
처음가보는 탄산온천이라 원수는 차거워 몸을 담그지 못하고 대신에 탄산온탕에 몸을 담궜다. 원수와 같은 물이지만 대신에 물을 뜨겁게 덮힌 것 같았다. 탄산온천에 몸을 담그고있으면 피부의 약한 부분부터 뜨거워진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렇게 뜨거워지는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 물론 원수에도 담궈 봤고, 탄산 온탕에도 담궈봤지만 내 피부가 두꺼워서인지 따끔 거리는 것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아무튼 우영이는 처음 가본 온천에 어른도 느꺼운 탕을 모조리 돌아다니며, 자기 또래 아이들과 놀고 있었고, 처음 접하는 환경은 무조건 싫어하는 다예는 물에는 아예 접근도 안하고 수도만 가지고 놀았다. 어느 정도 목욕을 끝낸 뒤 애 엄마를 만나기 위해 짐찔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짐찔방에는 다음과 같이 써있었다.
음식물 반입 금지
보통 짐찔방은 사람들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과 찜질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제공되는데 이 곳 찜질방은 오로지 짐찔만 할 수 있었다. 1층에 식당도 있고 운동 기구도 조금있었지만 아무튼 찜질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굳이 찜질방을 끊을 필요는 없었다.
6000원이면 동네의 조금 비싼 찜질방의 입욕권과 비슷한 가격이고 충중에서는 한 30분 정도만 가면 되기 때문에 동네 찜질방을 가는 것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온천수라서 그런지 목욕한 뒤 피부의 느낌이 달랐다. 수도권에서 오는 경우에도 한 두시간정도면 올 수 있기 때문에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번 가봐도 괜찮은 것 같았다.
추가 정보 1
탄산온천은 입욕 시간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고 한다. 입욕시간이 경과할수록 독특한 현상과 함께 온천욕의 효과가 다양하게 나는 특징이 있으므로 장시간 탕 속에 몸을 담는 것보다는 15분여 단위로 끊어 주는게 좋다고 한다.
입욕시간 | 현상 및 반응 | 효과 | 비고 |
---|---|---|---|
2분 | 약한 피부부터 따끔따끔해진다 | 피로회복,피부미용 | 피부가 연약할수록 강하게 느껴진다. |
2분~5분 | 피부에 탄산기포가 뒤 덮인다. | 요통,어깨걸림치료 동맥경화치료 | |
5분~10분 | 피부가 붉어지기 시작하고 온기가 느껴진다. | 빈혈,고혈압,신장병의 예방 및 치료 | |
10분~15분 | 온몸이 따뜻해지며 피부가 홍조를 띈다. | 변비,당뇨병,비만증, 신장병,방광염의 치료 | 피부가 연약한 분들 온천욕을 멈춘다. |
출처: 충주여행정보 - 앙성탄산온천
추가 정보 2
앙성 주요 온천: 직접 가본 곳과 인터넷 상에서 찾은 결과 시설이 좋아 보이는 곳이다.
온천 | 연락처 | 가격 |
---|---|---|
능암온천랜드 | 043-844-2012 | 6000/4000 |
송암탄산온천호텔 | 043-854-3656 | 6000/4000 |
앙성탄산온천 | 043-855-7360 | 6000/4000 |
잠깐만
나를 비롯 동네 사람들이 자주가는 수안보의 음식점이 딱 하나있다. 새나라 치킨이다. 가격도 싸고 치킨도 맛있어서 수안보에서 유일하게 장사가 잘되는 집이다.
- 상술이 아니라 '상혼'이다. 혼을 담아 바가지를 쒸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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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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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게이지 2007/01/30 21:49
앙성의 탄산천은 예전에 가봐서 잘모르겠네요
탄산천이라 그런지 씻고나서 마르고 머리 빗질을 하면 가루 비슷한게 살짝 쓸려나오죠.
탄산천은 끓이면 탄산이 다 날라가서 효과 별로에요...ㅡ.ㅡ;;;
문강쪽의 유황천도 괜찮습니다. 수안보 가다가 경찰학교 근처에서 오른쪽으로 빠지는데 저희 식구들은 주로 여길가죠.
수안보는......비싸기만 하죠...거의 망했죠.
충주에서 온천가능 가장 큰 이유는.....충주사람이라면 할인해줘서 가격이 동내목욕탕 교통비나 샘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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