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군면제된 사람도 있을까요?

군대에서 이루어지는 얼차려

요즘도 이런 얼차려가 성행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런류의 얼차려는 학창시절 문무대에 갔을 때도 있었다. 구타와 얼차려 중 어느 것이 나을까 싶지만 맞고 간단히 끝내는 구타를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림출처: 6년 있다 다시 군대에 가라니..>

목차

군면제 사례

의 자식, 의 자식, 중에는 군대에 가지 않은 사람이 많다[1]. 물론 군인의 자식은 대부분 군대에 간다[2]. 그런데 별 다른 빽도 없이 군대가 면제된 사람들이 있다. 물론 여기서 면제 받은 사람 중 한 사람은 어느 정도 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척

나이가 20살이 되자 이때부터 아버님을 따라 시제를 모시러 다녔다. 당시에는 선산이 따로없고 묘소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다. 아버님과 단둘이 시제에 참석했고 당시에는 차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에 계시는 작은 할아버지댁에 모였다. 작은 할아버지댁의 삼촌들과 함께 제일 먼저 찾은 곳은 8대조 할머니가 계신 곳이다.

풍수지리로 보면 상당히 좋은 지역이지만 중간에 도로가 생김으로서 산의 맥이 끊어진 곳이었다. 길가면 좋겠지만 길가에서 한참 산으로 올라야 하는 지역이었다. 여기에는 처음보는 당숙분이 계셨다. 아울러 내 또래의 친구도 한명있었다.

하도 오랜만에 자식들을 데리고 온 시제라 누구의 나이가 많은 지 몰랐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동갑[3]이었다. 어차피 어른들속에 묻혀있는데 동갑네기를 만나자 반가웠다. 일단 말부터 트고 시제를 모시는 내내 둘이 어울렸다. 또 아버님 몰래 담배를 피는 것도 같이 했다.

시제를 모시던 중 한쪽에 숨어서 담배를 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담배를 피다 나온 이야기가 바로 군대 문제였다. 당시 나는 대학생이었기 때문에 군대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녀석은 "삼수를 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재수까지는 가능해도 삼수는 군대 때문에 힘들기 때문에 군대 문제를 물어봤다.

그런데 녀석의 답은 의외로 면제라는 것이었다. 면제가된 이유를 물어봤다. 아주 간단했다. "지역 을 만나 커피를 대접하면서 군대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면제 받았다"고 한다.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당시에는 작은 빽만 있어도 군대를 면제 받는 것은 상당히 쉬웠다. 동사무소에 아는 사람만 있어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던 때였다.

친구

대학교 친구의 이야기이다. 대학교 3학년에 올라갈 때 녀석은 군대에 간다고 휴학을 했다.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전공이 시작되기 때문에 전공이 시작되기 전에 군대에 다녀 오겠다는 것이 녀석의 목적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군대에 가기 전에 환송식을 해 주었다. 그리고 군대에 가는 것까지 봤다.

그런데 채 한달이 되지 않아 녀석이 빡빡 깍은 머리로 나타났다. 군대에서 탈영했을리도 없기 때문에 다소 의외였다. 그런데 녀석의 말을 들어보니 더 황당했다. 녀석은 군대에 가기전에 결핵을 앓았다. 이 상태로 군대에 가면 퇴소를 당하기 때문에 열심히 병원에 다녔다. 군대에 가기전에는 확실히 다 나은 상태였다. 군대에서 신검을 받으며 과거에 결핵을 앓았던 것을 알게된 군의관이 다음과 같이 물었다고 한다.

음, 이 정도면 가도 괜찮은데, 군대가고 싶니 공부하고 싶니?

아마 이 상황에서 군대에 가고 싶다고 말할 바보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자 군의관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래, 너 아니어도 갈 사람은 많으니까

그리고 이 날 퇴소해서 집으로 왔다는 것이다. 군대를 면제 받기 위해 군의관에게 돈을 먹이는 일은 흔한일이다. 그러나 가도되는 병을 가지고 "군의관이 선심을 썼다"는 이야기는 선뜻 믿기 힘들었다. 그러나 군부대에서 머리깍고 입소하는 것까지 본 나로서는 믿지 않을 도리도 없었다.

선배

대학 시절 가장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은 동기가 아니라 예비역들이었다. 이 형들 친구 중에는 군대를 아직가지 않은 사람, 방위를 간 사람, 장교로 몇년을 군대에서 보낸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 선배형 동기들 중에 군대를 가지않은 형이 신체조건이 가장 좋았다[4].

도대체 군대를 가지 않은 이유를 몰라 이 형에게 왜 군대를 가지 않았는지 물었다. 이 형도 왜 영장이 나오지 않는지는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 형의 고향은 해남 보성이었다. 이 지역은 해안가 이기 때문에 지역을 출신을 대부분 방위로 뽑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영장이 나오면 갈텐데 영장이 나오지 않아 "자기도 이상하다"며 아마 이 지역 출신 병역 자원이 많아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추측을 했다.

이 형은 이 뒤에 졸업을 하고 취직하고 혼인까지 했다. 물론 이 사이 아이까지 생겼다. 그러나 여전히 영장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니 이제는 영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나이 제한에 걸려 바로 면제됐다"는 것이다.

나야 군대에 가기싫어 병역특례를 한 셈이지만 살다 보면 주변에 이렇게 억세게 운좋은 사람도 있었다. 군대를 면제 받는다는 것은 단순히 복무기간 몇년을 버는 것이 아니다. 이 기간동안 인생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끔 군가산점 문제로 말이 많다. 나 역시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국가를 위해 바친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보상은 어떤 형태로든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기억으로 과거에 군대를 갔다 오면 공기업이 아니라고 해도 거의 모든 기업에서 2년의 호봉을 인정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즉, 군대 복무기업 근무로 인정해 준 것이다. 가산점은 아니라고 해도 어떤 방식으로라도 꼭 그 기간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글타래


  1. 우리나라 중에 '잔챙이'가 많은 이유는 군대를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라는 이야기도 있다. 개인적으로 정치하려면 군대는 필수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못가는 사람은 예외로 한다고 해도. 
  2. 군인 자식이 군대에 가지만 여기에도 비밀이 하나있다. 자세한 비밀은 나중에 설명하겠다. 
  3. 나중에 알게된 일이지만 나보다 한살 많았다. 그러나 이미 말을 놓은 상태라 되돌리기도 힘들었다. 
  4. 나도 큰 편이지만 나보다 한 5cm는 더 컸다. 185cm 정도되는 키에 아주 잘빠진 몸매다. 실제 학교 운동부 회장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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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9/03/11 09:45 2009/03/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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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gomdori 2009/03/11 10:48

    전, 현역 대상자 였는데 입영대상자가 너무 밀려서 보충역으로로 밀려났죠.
    입소전에 돈 좀 벌어둔다고 알바 두탕 세탕 뛰었는데 좀 무리했나봐요 훈련소에서 다리가 탱탱 부어 절뚝거리고 돌아다니는 걸 군의관이 보고 수술하라고 귀향 조치 시키더라고요. 수술후에 입소-귀향을 2년간 반복하다가. 민간에서 치료하라며 면제 받았습니다. 결국은 3년 다 채웠습니다. 수술한건 낫지도 않고 후유증떔에 지금까지 고생합니다.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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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0:55

      군대 2년을 다녀오는 것 보다 더 힘드셨겠군요. 희한하게 그 정도라면 면제를 해주면 될텐데 면제 받아야 하는 사람은 고생을 시키고 복무해도 되는 사람은 빠지더군요. 역시 군대는 줄인가 봅니다.

  2. xeon 2009/03/11 11:07

    동미참(향방작계) 훈련 받고 왔는데(어제), 때 맞는 포스팅이시네요.

    살지도 않는 동네에 주소지 등록이 되어있어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알지도 못하는 동네에서 뻘쭘한 하루였습니다.

    변두리 외각 지역이라... 팔자에 없는 등산하고 왔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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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1:18

      저는 얼마 전에 예비군과 민방위가 한꺼번에 끝났습니다. 특례로 병역이 늦게 끝나다 보니 42세까지 예비군 훈련을 받았는데 이 해에 나이제한으로 민방위까지 끝나더군요. 저 역시 첫 예비군 훈련은 생판 모르는 곳에서 받았습니다. 나머지는 동네에서 받았는데 해마다 사람이 바뀌어서 그런지 거의 대부분 모르는 사람이더군요.

  3. 최면 2009/03/11 11:31

    제 동생도 삼수를 하다가 재검 받으러 갔더니 면제되더라고요;; 이유는 저도 아직 모릅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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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3:43

      윽,,, 무슨 심각한 병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4. 나비 2009/03/11 11:44

    공기업도 그렇고 대기업에 입사하니 2호봉으로 쳐 주더군요. 가산점도 없어진 마당에 그나마 그게 위안이라면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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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3:43

      예전에는 모든 기업이 다 처주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대기업은 아직도 남아 있나 보군요.

  5. 지나가는 이 2009/03/11 14:01

    옛날에는 병역자원도 넘칠만큼 많았고,
    제도상 이리저리 빠질 수 있는 방법이 많았던 것 같아요.
    꼭 기득권 계층이 아니더라도 집안에 여력이 있으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5형제중 셋째신데,
    첫째 큰아버지는 장남이라서, 둘째 큰아버지는 집안에서 최초로 대학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할아버님이 논 몇마지기를 팔아 군대 면제시켰다고 하는데
    저희 아버지는 아무런 배경이 없어 그냥 짤없이 군입대 했는데
    서슬퍼런 헌병대로 배치받아 고참들에게 얼마나 두들겨 맞고 살았던지
    저보고 '너만은 나처럼 군대 끌려가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넋두리를 하십니다.
    저는 21세기 군인인지라 빼도박도 못하고 그냥 26개월 채우고 돌아왔습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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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4:38

      할아버지 때면 정말 옛날이군요. 그때까지가 아니라고 해도 제가 갈 때에도 편법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다만 부모님께서는 군대 가기를 원하셨죠.

  6. 대유 2009/03/11 15:30

    72년생인 저는 마지막 방위 세대였는데 2대독자(16개월)
    시력(16개월)
    저작장애(10개월...턱관절이 부정교합 사실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군의관이 지적해줘서 그전엔 저작장애라는것 자체를 몰랐다는...)
    허리부상(16개월 고등학교때 유도선수시절 코치구타로 허리가 다친것이 원인) 이였는데 최종 10개월방위로 떨어졌는데 마지막 방위라서 티오가 엄청밀린 덕분에 결국은 장기대기소집면제로 훈련소도 안가고 면제받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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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5:32

      걸린 것이 여러가지군요. 아무튼 면제 받았다니 행운아 이시군요.

  7. 공상플러스 2009/03/11 16:01

    윽... 저희 작은아버지는 어떻게 해서 면제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몇년동안 유학을 가시고 해외 박사를 따서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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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1 18:11

      년수가 있습니다. 그 기간동안 국내에 귀국하지 않으면 면제되는 제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8. 위상 2009/03/11 18:55

    뭔가, 면제가 엄청 다양한 식으로 이루어지는군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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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서민 2009/03/12 09:47

    크윽 우리 집안은 서민의 원류라서 그런지 단 한명의 면제도 없었다는 ,,,,내동생 키 160도 안되엇는데도 현역 ,처절하게 유신군대를 격엇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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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지나다가 2009/03/12 11:01

    친구가 면제를 받았습니다.
    간이 좀 문제가 있어서 면제를 받았는데 3년동안 군대 가는것보다는 못하지만 귀찮게 하더군요.

    3개월 정도에 한번씩 신검 받으러 다니고...
    단방에 면제 되는 사람들은 신기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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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3/12 14:07

      곰도리님도 2년간 고생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의외로 쉽게 면제되는 분들도 많더군요.

  11. GonZo 2009/03/12 18:09

    저는 70년 생인데 고졸인 상태에서 이사 안가고,
    한 동네에서 10여년 이상을 살고,
    신검은 4등급을 받았었는데
    저도 기다리다가 그냥 면제 받았습니다.

    그 당시 들은 얘기로는,
    그렇게 면제 받는 사람이 연간 5만명에
    이른다고 하더군요.

    하여튼 저는 제 고등학교 선배가 면제통지서를
    들고 왔더군요. 그 선배는 방위였습니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민방위 비상소집도 끝나네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3/13 07:53

      예. 병역자원이 많은 경우에는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대학생은 무조건 군대에 보냈습니다. 데모 못하게.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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