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IQ는 반응속도
인간 보다 질긴 생명력으로 수억년을 살아 남은 바퀴벌레. 그런데 그 바퀴벌레의 IQ가 인간 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런데 과연 바퀴벌레의 IQ가 인간 보다 높을 수 있을까? 바퀴벌레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IQ를 측정하기 힘들다. 그래서 반응속도로 IQ를 측정한다. 그런데 바퀴벌레는 머리의 명령이 없어도 행동을 할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 바퀴벌레 IQ 340은 이런 반응속도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바퀴벌레 IQ
어제 모TV 프로의 출연자가 "바퀴벌레의 지능지수(IQ)는 위기에 처할 때 순식간으로 200으로 증가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잘은 모르지만 나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각종 포털에서 "바퀴벌레 IQ가 실시간 검색어로 떳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바퀴벌레 IQ가 잠깐이라고 해도 200까지 증가한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는듯하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뉴스엔에서는 "바퀴벌레 IQ 아이큐, 위기 때 340 이상 ‘사람보다 높아’"와 같은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디트로이트 생체과학 연구소는 과거 미국 검은집바퀴에 대한 지능지수를 연구했다. 권혁주가 한 얘기는 이 조사를 바탕으로 한 얘기로 보인다.
이 조사 결과 위험에 처했을 때 바퀴벌레는 상상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한다.
순간 시속이 무려 150㎞까지 올라가며 바퀴벌레 IQ(아이큐)는 일시적으로 340 이상까지 상승한다. 억울하고 분한 얘기[1]지만 바퀴벌레 IQ가 사람보다 더 낫다는 것이다.[출처: 바퀴벌레 IQ 아이큐, 위기 때 340 이상 ‘사람보다 높아’]
CESCO 답변
일반적으로 지능지수(IQ)를 측정할 때는 그림의 같은 점, 다른 점등 특정한 규칙을 찾도록 하고 이것을 기초로 IQ를 측정한다. 그런데 바퀴벌레 IQ는 어떻게 측정했을까? 분명한 이야기지만 사람의 IQ를 측정하는 방법과는 다른 방법으로 측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사람과는 다른 방법으로 측정했다면 그 IQ 측정방법에 신뢰성이 있는지 또 정말 바퀴벌레의 지능지수가 순간적으로나마 사람 보다 높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국내 해충전문 기업인 세스코의 QNA를 찾아 봤다. 다음은 바퀴벌레 아이큐가 340 이라던데 사실이에요?라는 글에 올라온 세스코측의 답변 중 IQ에 관련된 부분만 발췌한 것이다.
어느 인터넷인지 모르지만 동일 건수 42건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아이큐 340으로 말이죠.
자~ 이제 진실을 알아 봅시다.
(중략)민첩성 지혜가 상승하는 것도 생존 본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동물은 그렇습니다.)
(중략)IQ 이것의 측정법은 신경의 반응 속도를 인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바퀴는 머리까지 신경이 전달되지 않고 즉시 행동할수 있는 구조 입니다.
사람도 게임을 많이하면 머리에서 판단하여 손이 움직이지 않고 시신경을 통해 들어온 정보가 손으로 즉시 전달되기도 한답니다. (중략)인간보다 월등한 지능 ㅡㅡ; 아닌건 아시죠? [출처: 바퀴벌레 아이큐가 340 이라던데 사실이에요?]
결론
세스코의 답변 중 지능지수에 관련된 부분만 확인해 보면 바퀴벌레 지능지수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생존본능으로 순간적인 지능이 상승하는 것은 사실이다. 꼭 생존본능이 아니라고 해도 시험이 닥쳐 당일치기로 공부할 때 공부한 내용이 머리에 더 잘 들어오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다만 중요한 것은 바퀴버레 지능지수를 측정한 방법이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바퀴벌레의 지능지수를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바퀴벌레의 신경반응 속도를 인간 기준으로 환산해서 나온 숫자가 340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바퀴벌레 지능지수 340은 우리가 생각하는 IQ 측정이 아니라 "위기시 바퀴벌레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느냐"를 측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바퀴벌레는 신호가 머리까지 전달되지 않아도 움직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수치는 다른 동물이나 곤충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추측도 가능[2]하다. 즉, 머리와 무관하게 본능적으로 위기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수치가 나왔다는 것이다. 물론 세스코측의 답이 정답이고 뉴스엔의 기사가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용만 보면 세스코측의 답변이 조금 더 논리적이다.
마지막으로 어제 모TV 출연자의 발언에서 중요한 것은 바퀴벌레 IQ가 아니었다. 출연자 IQ가 184라는 이야기 때문에 "어떻게 IQ가 그렇게 높은지" 묻자 "바퀴벌레도 위기 상황에서는 그런 IQ가 나오고 자신 역시 매순간을 위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고 있기 때문에 184라는 IQ가 나온 것 같다"는 맥락이었다. 그런데 정작 인기를 끈 부분은 바퀴벌레 IQ이니 조금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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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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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p 2011/06/20 13:32
대학생때 자취할 때 바퀴벌레가 자주 나오는 집에서 한 1년 정도 산 적 있습니다.
약을 뿌리면 백발백중이지만 하루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서 라이터로 태워죽인 적도 있습니다.
약을 맞고 죽어가는 놈이 아니라 팔팔하게 기어다니는 놈을요.
왼손에 전단지 하나를 말아들고 툭툭 치면서 라이터를 든 오른손 쪽으로 몰이를 한 뒤 태워죽였죠.
(크기는 떡국 떡만한 성충이었습니다.)
글을 읽은 후에 더 확신이 들긴 하지만 아무리 위기라 해도 바퀴벌레가 인간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질 순 없겠죠.
단순히 반응속도를 기준으로 환산했을 것이라는 세스코 측의 견해가 허접 뉴스엔 기사에 비해 10000배 더 신뢰가 가네요. -
보통 지능은 2011/06/27 16:42
해당 종의 뇌가 종의 몸무게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따지지 않던가여? 비율이 높아질수록 지능이 높은 거라고 들었는데. 연구자들이 지능측정을 판타지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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