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를 발견했다면
저는 잠시 아이를 관찰합니다. 그 이유는 그 아이가 미아인지 벌을 받고 있는 아이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입니다. 벌을 받고 있는 아이에게 접근했다가는 유괴범이나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길을 잃어버린 아이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스크림같은 걸 사주고 그 자리에서 20분 정도 기다립니다. 흔히들 미아를 발견하면 '미아 보호소'나 '경찰서'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그러나 미아 보호소나 경찰서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보다는 그 자리에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미아를 발견했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아이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그 상상만으로도 아주 괴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더 험악해지고 우리 아이들이 마음놓고 놀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사라지는 지금,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꼭 남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확한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TV에서 나오는 얘기를 종합해보면 미아[1]는 이틀 이내에 부모가 경찰서에서 아이를 찾아가지 않으면 경찰서에서 다른 보호 시설로 넘겨지고, 한달 이내에 부모가 보호시설에서 아이를 찾아가지 않으면 전국에 있는 미인가 보호시설로 다시 넘겨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이를 잃어버리고 한달 이내에 찾지 못한다면 영원히 찾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추가 정보
TV에서도 비슷한 아이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지나가는 행인이 그 아이를 바로 인접한 파출소로 데려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 파출소는 미아를 발견한 지점이 관할 파출소가 아니므로 미아를 발견한 지점에서 한참 떨어진 관할 파출소로 보냈다고 합니다.
부모는 인접한 파출소에 아이를 찾았지만 아이가 없는 것을 보고[2], 아이가 파출소가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혹은 유괴)으로 생각하고 한달 동안 아이를 찾아 다녔다고 합니다. 결국 아이가 인접 파출소에서 관할 파출소로, 관할 파출소에서 보호시설로, 보호시설에서 또 다시 미인가 보호시설로 넘겨진 것을 알고 전국에있는 미인가 보호 시설을 몇년에 걸쳐 수소문한 끝에 결국 아이를 찾았다고 합니다.
미아가 된 우영이
며칠전 동네분 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일입니다. 제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우영이가 2단지 앞에서 울고 있으니 얼른 와서 데려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놀이터로 놀러나갔다가 길을 잃고 울고 있는 아이를 공원에 놀러온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발견하고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본 모양입니다. 다행이 집주소와 전화번호를 우영이가 알고 있어서 별 문제없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통 아이가 낯선 장소에서 부모를 잃어버리면 그 순간의 기억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상실한 기억은 영원이 되돌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주소나 전화번호 정도는 충분히 알고 있을 만한 나이의 아이들도 종종 미아가 된다고 합니다.
사설이 조금 길어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길에서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면 어떻게 하시는지요?
저는 잠시 아이를 관찰합니다. 그 이유는 그 아이가 미아인지 벌을 받고 있는 아이인지 판단하기 위해서 입니다. 벌을 받고 있는 아이에게 접근했다가는 유괴범이나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가 길을 잃어버린 아이라는 생각이 들면 아이스크림같은 걸 사주고 그 자리에서 20분 정도 기다립니다. 흔히들 미아를 발견하면 '미아 보호소'나 '경찰서'로 아이를 데려갑니다. 그러나 미아 보호소나 경찰서에 아이를 데려가는 것보다는 그 자리에서 잠시 기다리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버려진 아이가 아니라면 그 아이의 부모가 보통 20분이내에 나타납니다. 아이들에따라 다르지만 부모를 잃어 버린 아이의 행동 반경은 보통 반경 500m 내외인 경우가 많습니다. 모르는 사람을 부모로 알고 막 뛰어가다가 부모를 잃고 그 자리에서 두리번 거리며 울거나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 부모를 잃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가 결국 우는 아이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아이들을 여러번 찾아 주었습니다. 길을 가다 울고 있는 아이를 봤다면 바쁘신 걸음 잠시 멈추고 그 아이에게 20분만 투자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투자한 그 20분이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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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미아에 대한 관심...
Tracked from OVER REVOLUTION :: Weblog Ver. 7.75 2005/05/24 16:15 del.우연히 공감이 가는 좋은 글을 발견했기에 이렇게 포스팅을 한다. 공과금 고지서 등에 인쇄된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고 안쓰럽게 생각했던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글이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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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PD 2005/05/23 12:49
뭔가 아차 하고 있던 곳을 긁어주신 느낌입니다 ^_^
본문에 예를 드신 사건의 경우도 그렇고,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하고 대처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막을 수 있었던 불행한 것들이 참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
유생 2005/05/23 16:01
저도 미아찾기에 대한 그 TV프로그램 봤습니다.
미아 신고가 들어와도 안일하게 대처하는 경찰,
이러한 경찰을 믿지 못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를 찾아준다는 명목 하에 거액의 돈을 요구하는 사기 업체들...
정말 화가 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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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iZ 2005/05/28 00:14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저역시 두아이의 아빠지만,, 아이를 잃어버린다는건 말씀하신대로 정말 상상만하기도 괴롭운 일입니다.
아이가 전화번호는 알고있는데, 정말 상황에 따라 기억을 못하는경우도 있겠네요. 전화번호가 적힌 목걸이도 좋은방법이겠어요. -
pardonk 2005/06/17 16:29
Recent Comments를 보니깐 어떤 분이 좀 오래된 글에도 여기저기 코멘트를 남기셨길래 저도 생각난 김에 여기다 한 글 남겨보렵니다. ^^
뭐 거의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이 되겠지만, 저는 제가 어렸을 적에 잠시 미아(사실 전혀 아니었지만)가 되어본 경험이 있기에 포스트 내용에 상당히 공감하는 바이고 혹시라도 이후에 이 포스트를 접하게 될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 경험을 붙입니다.
당시 제가 몇 살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취학전이고 인지 능력은 상당히 발달되어 있었던 기억으로 봐서 7살 정도 되었던 거 같네요. 아무튼 그 해 여름에 가족들과 같이 해수욕장에 갔었습니다. 그 유명한 해운대 해수욕장(부산 출신입니다.).. 사람 정말 징그러울 정도로 많아서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나올때면 매번 어머니가 계신 자리가 어디였는지 잠시 헷갈리곤 했습니다. 아이 눈으로 물쪽에서 모래사장 쪽을 바라보면 다 그 자리가 그 자리같기 때문에 들어갔다 나올때마다 잠시 방황하는데, 이내 곧 찾아가곤 했죠.
그러나 하필 또 한번 물에 들어가서 놀다 밖으로 나와서 잠시 방황하던 그때 어이없게도 너무나도 소명의식에 충실한 한 자원봉사 아주머니의 손에 이끌려 미아보호소로 인도된 것이 아닌, 그냥 끌려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 입장에서야 두리번 거리는 아이가 보이면 빨리 데려가는게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셨겠지만, 미아보호소라는 것 자체가 어른들의 개념일 뿐 어른의 힘에 의해 끌려가듯이 그곳으로 간 저는 갑자기 바뀐 환경에 얼떨떨해 할 뿐이었습니다.
(미아보호소의 개념에 대해 알게 된건 그로부터 3~4 년 뒤였던 거 같네요. 즉 그곳 사람들이 내게 도움이 되는 사람들이란 걸 아는데까지요.)
게다가 조금 있으니 또 다른 낯선 사람들이 와서 자꾸 이름을 캐묻습니다. 이 사람들이 왜 내 이름을 묻는가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전 당연히 묵묵부답이었죠. 그때 나이가 7살쯤이었으니 이름 주소 전화번호는 우습고 심지어 아버지 주민등록번호까지 외우고 있었지만, 내가 왜 내 이름을 말해야 하는지 몰라 그냥 가만 있었죠. 다만 이 낯선 환경에서 빨리 벗어나서 친숙한 아까 그곳(끌려오기 전)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죠.
아마 주변에 '끌려와있던' 더 어린 아이들은 대충 이 단계 쯤에서 다 울음을 터뜨리곤 한 거 같습니다. 무섭죠. 가뜩이나 엄마 아빠도 없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다그치니까. 그리고 도아님이 말씀하신 "아이가 낯선 장소에서 부모를 잃어버리면 그 순간의 기억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이 부분도 사실 계속되는 환경의 변화가 상당히 큰 요인을 차지하는 걸로 생각됩니다. 아니면 저처럼 알면서도 말하기 싫어서^^ 계속 말을 안 하다 보니 마치 이름을 잊어버린듯 어른들의 눈에 비쳤을 수도 있겠고요.
아무튼 그 분들은 정말 성실하신 분들이고, 어떻게든 부모를 찾아줘야 한다는 일념하에 제게 끝없이 이름을 물은 결과, 제가 너무 귀찮아서 대답한 그 이름을 가지고 결국 방송으로 부모님을 미아보호소로 오시게 해서 제 해프닝은 일단락 되었죠.
제가 심리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으니 아이가 미아가 될 당시의 정신상태에 대해선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바가 없지만, 미아보호소라는건 어른들의 개념일뿐 계속되는 환경의 변화는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할뿐이므로, 포스트 내용처럼 길에서 두리번 거리는 아이를 파출소나 미아보호소 등으로 데려가는 것이 상책이 아니란 것에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입니다. ^^-
도아 2005/06/17 17:05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놀이 공원에서 한 아주머니가 아이를 끌고 미아 보호소를 물어 보더군요.
그래서 미아 보호소로 데려가는 것보다는 발견한 장소에서 한 20분 기다리시는 것이 나을 거라고 했더니 저를 미친놈 처다보듯 처다 보더니 그럼 "댁이 책임지시죠"하면서 아이를 저한테 떠 넘기고 가더군요.
아주머니가 애기한 장소(한 200~300m 아래쪽)로 아이를 데려간 후 거기서 한 5분정도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같이 놀았습니다.
초등학생은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이름도 집도 몰라 조금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이 부모가 찾아왔더군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아이에게 전화도 걸줄 아는 녀석이 전화를 하면 될 일이지 왜 올고 있었냐고 묻더군요.
아이가 부모를 잃고 낯선 상황에 처하게되면 상황이나 공간에대한 인지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그로인한 충격으로 일시적으로 기억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pardonk님처럼 미아 아닌 미아가되는 경우도 꾀 있다고 합니다. pardonk님은 다행이 이름이라도 애기해서 그런 상황을 모면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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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alune 2007/03/26 23:44
본문 중 '보통 아이가 낯선 장소에서 부모를 잃어버리면 그 순간의 기억을 상실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상실한 기억은 영원이 되돌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라는 부분에서 특히 공감하고 갑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질 않지만 어린 시절 길을 잃고 미아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만 기억에 어렴풋이 남을 뿐, 그 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나질 않습니다. 어쩌다가 길을 잃은 건지, 길을 잃고 어떻게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는지 기억나는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간 수차례 그때의 일을 되살려보려 노력해보기도 했지만 전혀 생각이나질 않더군요. 부모님께 그때 일에 대해 여쭤봐도 뭔가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라 듣고나서 또 잊어먹곤 합니다. (이건 그냥 건망증 문제이겠지만요 ㅠ_-)
아직 잃어버릴 아이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런 아이를 발견했을 때를 위해서라도 꼭 기억해둬야겠습니다. 20분. -
neojzs 2008/05/02 10:36
참으로 좋은 방법이네요 같은 장소에서 20분동안 기다리다는 것... 명심해야 겠습니다. 그리고 목걸이나 팔찌는 좋지만 비싼 것으로 하지는 마세요 견물생심이거든요 아고라폰으로 덧글을 남기느라 말이 짧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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