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차거운 걸 넣었는데 안돼?

### 자존심 강한 다예

"아빠, 차거운 걸 넣는데 안돼?"

어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둘째 가 다가오며 한 말이다. 는 우리 집에서 나 다음으로 기계를 잘 다룬다. 따로 컴퓨터의 사용법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세네살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해 왔다. 컴퓨터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분해하기 힘든 물건도 작은 손가락을 이용해서 자유자재로 분해한다. 그래서 아이 엄마 휴대폰도 몇번 AS센터에 보냈다.

자존심 강한

아빠, 차거운 걸 넣는데 안돼?

어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데 둘째 가 다가오며 한 말이다. 는 우리 집에서 나 다음으로 기계를 잘 다룬다. 따로 컴퓨터의 사용법을 알려 주지 않았지만 세네살 때부터 컴퓨터를 사용해 왔다. 컴퓨터 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분해하기 힘든 물건도 작은 손가락을 이용해서 자유자재로 분해한다. 그래서 아이 엄마 휴대폰도 몇번 AS센터에 보냈다.

꽤 오래 전에 인천에서 알게된 약사 후배가 아이들을 먹이라며 비타민을 줬다. 문제는 이 비타민이 너무 맛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하루에 필요한 양만 먹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먹으려 들었다. 비타민 제조사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듯 이 병은 일반적인 방법으로 열리지 않았다. 따라서 비타민을 먹고 싶다고 하면 항상 내가 열어 주었다. 그런데 이 것을 몇번 본 는 금방 따라서 병을 열었다.

첫 아이인 이는 질문이 상당히 많은 아이다. 아마 장인어른 회갑 때였던 것 같다. 회갑연장으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는데 이가 계속해서 숨도 쉬지 않고 질문을 해댔다. 아이들은 질문이 많은 것이 좋기 때문에 질문 대부분은 답해준다. 숨도 쉬지 않고 이어지는 질문에 계속 답을 해주는 것을 본 택시 기사분은 "고놈, 질문에 답해주다가는 밥도 못먹겠네"라고 이야했었다. 그만큼 질문이 많다.

반면에 는 질문이 거의 없다. 궁금한 것이 없는 것이 아니다. 궁금한 점은 이 못지않다. 그런데 누구에게 물어 보는 것을 싫어한다.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묻기 보다는 사물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런 관찰을 통해 스스로 깨닫는 편이다. 가 '차거운 걸넣었는데 안된다'며 가져온 것은 꽤 오래 전에 구입한 알람 시계다. 건저지를 넣으면 디지탈 시계가 나타나고, 코끼리 코같은 것을 펴면 이 코로 레이저를 쏴서 벽에 시계를 표시해 준다. 또 시계를 때리면 현재 시간을 영어로 말한다.

아이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시계지만 건전지 소비가 많아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계를 사용하고 싶은 가 건전지를 직접 넣은 것이다. '차갑다'고 한 것은 우리집에서는 건전지를 냉장고에 보관하기 때문이다. 시계를 사용하고 싶은데 건전지를 찾을 수 없자 내 책상 위에 돌아다니던 건전지를 냉장고에 넣어 차게 만든 뒤 넣은 것이었다.

가 넣은 건전지를 보니 모두 극성이 바뀌어 있었다. 건전지 두개의 극성이 모두 틀린 것으로 봐서 도 나름대로 같은 형태로 꼽아야 한다는 것은 아는 듯했다.

도아: 아, 건전지를 꺼꾸로 넣었네...
: 호 호 호

는 누가 틀렸다고 하면 상당히 자존심 상해한다. 그래서 이에게는 조금도 지지 않고 자기가 맞다고 우긴다. 여기에 누군가 나서서 "이가 맞다"고 하면 자존심이 상해 운다. 그런데 정말 틀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때는 보통 손으로 부끄러운 듯 입을 가리고 가짜 웃음을 짓는다.

충주호에서

건전지를 바로 넣었지만 역시 시계는 동작하지 않았다. 그런데 건전지를 보니 얼마 전 마우스가 동작하지 않아 교체한 건전지와 같은 제조사의 건전지였다. 그래서 에게 컴퓨터 책상에서 건전지를 가져간 것인지 물어봤다. 역시 생각대로 다 쓴 건전지를 주워 넣은 모양이었다. 가 좋아하기 때문에 건전지를 넣어 주려고 했지만 시계에 사용할 수 있는 건전지는 집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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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9/10/10 15:33 2009/10/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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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키다링 2009/10/10 17:00

    호 호 호

    라니... 자제분께서 벌써 능동적인 상황 대처를 하실 수 있군요! 앗 이게 포인트가 아니고... 좌우간 무지 똑똑해보입니다!! 전 어릴 때 옆에서 누가 뭘 이야기해줘도 이해하는데 한참이 걸리고, 지금도 한참이 걸려요 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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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6

      다예는 눈치가 빠르고 자존심이 강해 모두 스스로 하려고 합니다. 그게 좋은 점도 있지만 나쁜 점도 있습니다.

  2. 방문객 2009/10/10 19:21

    다예 관련해서 쓰신 글들을 보면 다예가 참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글들을 쭉 읽으면서 마치 다예가 제 아이인 양 흐뭇하게 읽었네요.
    다예를 어떤 아이로 키우고자 하시는지는 모르겠으나,
    (어쩌면 그냥 자유롭게 아이가 커가는 걸 지켜보는게 좋다고 생각하질지도 모르겠군요)
    다예가 도아님께서 바라는 아이로 자라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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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6

      감사합니다. 따로 제한을 하기 보다는 자기 생각대로 정직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3. 날자고도 2009/10/10 22:01

    다예를 보니, 1만시간을 채울것들이 많아 보이네요.
    특히나, 아버지가 그 정보들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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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7

      감사합니다. 다예는 취미가 다양하고 집중도가 높습니다. 대신 부모들이 신경을 별로 안쓰는 편입니다.

  4. 화천대유 2009/10/10 22:11

    두아이들이 반대성향이라서 귀엽게 생각되는데 싸우지 않는지 염려되는군요...친구들도 아들 키우는 재미보다는 딸이 머리커지기 전까지는 몇배나 재미있다고 하더군요.....딸들은 사춘기 지나면 사회가 불안하니 더 걱정을 많이 하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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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8

      자주 싸웁니다. 주로 우영이가 양보하는 편이지만 싸우고 화해하는 것이 아이들의 특징이라 크게 신경쓰지는 않습니다.

  5. 데굴대굴 2009/10/11 00:50

    도대체 베터리가 얼마나 많으시길레..... -_-
    (전 얼마 전에 싹 정리해서 버렸는데 50장 짜리 시디 케익 케이스를 가득 채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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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8

      보통 마트에서 할인행사를 하면 잔뜩 사둡니다. 그래서 많이 있는데 요즘은 큰게 떨어졌더군요.

  6. Vermond 2009/10/11 02:34

    한마디만 할게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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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okto 2009/10/11 10:00

    이런 아이는 이과에 진학해야 합니다!! 물론 본인이 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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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08:09

      이과 보다는 예체능에 더 재능이 있습니다.

  8. 기브코리아 2009/10/11 12:30

    글을 읽으면서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를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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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구름나그네 2009/10/12 11:45

    절로 웃음짓게 하는 글이네요.. 다예 넘 귀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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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12 13:42

      감사합니다. 귀엽기도 한데 성격도 한성격 하는 성격이라 다루는 것이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10. shyjune 2009/10/28 19:22

    다예 앞날이 기대되네요^^ 글구 넘 부럽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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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10/29 12:55

      감사합니다. 빨리 아이를 하나 낳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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