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온 가족이 QAOS.com의 티셔츠를 입었다. 다예는 너무 커서 유치원복을 입었다. 또 얼글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기 때문에 다예는 조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우영이는 꽤 갸름해 보인다.
인천에 있을 때 일이다. 우영이 태권도 심사라는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우영이는 태권도를 했다. 국기로 불리는 태권도이니 태권도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다만 이 우영이가 다니던 체육관의 여사범은 여걸이라고 할 정도로 시원 시원하고 수완이 좋았다. 남편도 사범이지만 남편은 조금 숫기가 없는 편이었다.
인천에서 이사오면서 여사범은 띠를 따는데 또 돈이 들고 우영이가 그냥 내려가는 것이 아쉽다고 하면서 간단히 심사를 본 뒤 파란띠를 주었다. 충주에서 내려온 뒤 바로 태권도를 다녔으면 좋았겠지만 노는 것에 재미를 붙인 우영이는 태권도 도장을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하기 싫다는 것을 굳이 보내고 싶지 않아 한 1년 정도 태권도를 보내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태권도를 하다가 그만두니 우영이가 계속 살이 찌는 것이었다. 아울러 밖에서 놀던 우영이는 아이들이 모두 학원에 다닌 덕에 집에서 비디오만 보고 있었다. 결국 우영이를 다시 설득해서 2학년 부터는 다시 태권도를 다니고 있다.
다만 1년을 쉬다 보니 파란띠에서 시작하지 못하고 몇 단계 아래에서 시작한 모양이었다. 얼마 전 파란띠를 땄다고 좋아하더니 이번에는 사진 한장을 가지고 왔다. 확인해 보니 옆차기를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낸 것이었다. 항상 어리게만 봤었는데 옆차기를 하는 녀석을 보니 제법 폼이 났다. 다만 사진을 찍기 위해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시선이 정확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자세가 잘 나온다. 다만 시선이 발끝을 향하지 않고 바닥을 향하고 있다. 무술의 기본은 시선인데 그 시선은 아직 미숙한 듯하다.
우영이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다예가 사진을 한장 가지고 왔다. 확인해 보니 다예 유치원 행사 때 부원장 선생님이 찍어 준 사진이었다. 내가 조금 통통하게 나온 것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찍은 가족사진이라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게 되었다.
온 가족이 QAOS.com의 티셔츠를 입었다. 다예는 너무 커서 유치원복을 입었다. 또 얼글에 그림을 그리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고 했기 때문에 다예는 조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우영이는 꽤 갸름해 보인다.
남은 이야기
꽤 오래 전의 일이다. 2000년에 개봉된 김희선, 신현준 주연의 비천무를 봤다. 연기에는 담을 싼 신현준과 그렇게 오랜 기간 연기 생활을 하고도 얼굴 외에는 볼 것 없는 김희선이라 영화의 내용은 정말 볼 것이 없었다. 연기도 엉망이고 스토리도 엉망이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칼을 휘두른 뒤의 김희선과 신현준의 모습이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땅을 처다 보는 모습. 무술을 배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무술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시선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시선은 상대를 놓쳐서는 안된다. 그래서 이소룡의 용쟁호투를 보면 인사를 하면서도 상대에게 시선을 놓지 않도록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칼을 휘두른 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것은 폼은 멋있을지 몰라도 실효성은 없다. 오히려 위험하다. 또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용도 너무 재미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 비천무 만화를 좋아하는 아가씨가 원작은 재미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화가게에서 비천무를 빌려 봤다. 영화보다 낫기는 하지만 역시 무협을 모르는 사람이 그린 만화였다. 무협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이 만화가 재미있을 수 있지만 무협지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끝가지 보기도 힘든 만화였다.
결국 김용의 '사조영웅문',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를 소개해 주었다. 그 결과 그 아가씨(지금은 아줌마)는 중국 무협 만화, 소설의 열열한 팬이 되었다. 비천무가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김용의 무협 소설을 한번 읽어 보기 바란다. 글로 쓰여졌지만 동작 하나 하나가 눈으로 보인다. 또 기본적으로 무술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쓴 글이다. 따라서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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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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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솜도치 2008/06/01 08:22
가족사진... 부럽당.
난 언제 찍어보나...ㅋㅋㅋ
무협지의 바이블은 영웅문시리즈.
판타지의 바이블은 반지의 제왕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chuky1 2008/06/01 09:37
오.. 처음 보는 듯한 가족사진이네요.
사실 가족사진 자체가 부럽다....기 보다는
저보다 연배가 위일것이 틀림없어 보이는 사모님의
날씬한 몸매쪽이 더 부럽다면
좀 심할까요 ㅠ
점점 살이 쪄서 고민하는 chuky1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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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nlive 2008/06/01 15:30
영웅문 트릴로지… 한 번 본 사람들은 보통 3-4번씩은 본 것 같습니다.
아직도 동사-서독-남제-북개, 동사-서광-남승-북협, 신전수 철별, 구처기, 황용 등등 모두 그립습니다. -
강병희 2008/06/02 03:08
행복한 가족사진 잘 보고 갑니다...
신현준... 연기 못하는거는 제 생각만이 아니었군요...ㅎㅎ -
호두과자 2008/06/02 08:25
비천무도 주진모, 박지윤이 한중 합작으로 찍은건 원작에 충실해서 재밌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비천무 영화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캐안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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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sfe 2008/06/02 10:57
개봉할때까지 광고만 요란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개봉후에는 다들 입이라도 맞춘듯 조용해졌던...
그리고보니.. 스피드레이서라는 영화와도 비슷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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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글댕글파파 2008/06/02 14:25
정말 김용의 영웅문은 불후의 명작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신조협려의 양과와 소용녀를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 손에 잡으면 책을 다 읽기 전에는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기 힘든 마력과 같은 힘이 있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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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리 2008/06/02 14:58
비천무 -_-;; 희안하게 무협영화임에도 여성들한테 엄청 인기가 있던 영화였죠. 나중에 이유를 알아보니 비천무 원작인 만화가 그리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았더군요. 여튼 비천무 -_-;; 제 기억에 길이 남을 괴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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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2008/06/04 06:11
정치 이야기만 보면 화가 나는데...
이런 가족이야기는 따뜻하고 행복한 느낌을 주니...
도아님 생각하시기에는 별거 아닌 신변잡기라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보는 사람은 참 기분이 좋습니다~ :)
도아님이 워낙 진지한 글을 대량으로 쓰셔서.. 가끔 이런글을 보면...
책 사이에 한장이 끝나고 쉬어가는 페이지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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