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좌석 없는 공연
서울 살던 습관이 남아서 세시 공연이라고 하니 세시 쯤 갈 예정이었다. 큰 도시에 살던 습관 때문이었다. 서울은 전문 공연장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좌석제이다. 그러나 충주는 공연장이 없고 따라서 '실내 체육관을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좌석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밖에 없었다.
Jump
Jump는 무언극이다. 즉 말을하지 않는 연극이다. Jump가 무언극이라는 장르를 선택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말을 하지 않으면 전세계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우리나라의 문화 상품 중 하나로 자리 매김한 난타와 비슷하다. 아니 난타를 벤치마크한 것으로 보인다.
Jump는 무술극이다. 전통 무예인 택껸과 태권도. 가족의 단수를 합치면 모두 117단이라고 한다. 출연진 모두 와이어 액션없이 뛰고 춤추며, 날아다닌다. 공연내내 배우들은 정말 숨가쁘게 움직인다. 공연을 저렇게 하고 나면 다음날 몸살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Jump는 코미디이다.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Jump 무술 가족의 최고령 할아버지. 걷기 조차 힘든 할아버지의 힘든 발걸음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하늘을 나는 와이어 액션을 몇명의 출연진이 사람을 들고 연기하는 것도 바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이다.
2004년 서울외신기자클럽 선정 문화부문 외신홍보상 수상, 2005년 영국 엔든버러 프린지 박스 오피스 1위, 2006년 웨스트엔드에 위치한 피콕 극장에서 매진, 16개국 세계투어 등 Jump과 올린 성과는 만만치 않다. 난타에 이어 한국의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연극이다.[출처: Jump 홈페이지]
Jump는 총 네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첫 편 'Visitor is Coming'으로 특별한 손님이 오기 때문에 집을 대청소하면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방문한 샌님 손님이 딸에 첫눈에 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두번째 편은는 '딸이 첫눈에 반한 샌님을 시험'한다. 그런데 샌님으로만 보이는 이 손님도 사실은 무술 고수. 단 안경을 벗어야 고수가 되는 두얼굴의 사나이였다.
세번째 편은 샌님의 순수함, 변신후의 터프함에 서서히 마음이 끌리는 딸. 그리고 중년의 엄마의 열정 때문에 약간 섹시하며, 아이들이 보기 조금 민망한 장면이 연출된다. 세번째 편에서 잠드는 아이들이 꽤 있다. 내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이 무술가 집안에 도둑이 든다. 그리고 도둑과 무술가족의 신나는 무술 한판. 그러나 최후의 승자는 이미 정해진 듯....
무언극, 무술극, 코미디
남은 이야기, 예매/좌석 없는 공연
충주에는 문화적인 행사를 찾아 보기 힘들다. 인구 20만의 작은 도시라서 그런지 변변한 극장도 찾기 힘들다. 따라서 충주에 공연이 있는 날은 온 충주가 들썩인다. 올초의 일이다. 충주에서 점프 공연이 있었다. 나도 보지는 못했지만 뉴스나 기사를 통해 접한적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점프를 보기로 했다.
충주에서 하는 공연은 서울처럼 예매가 힘들다. 그 이유는 정기적으로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도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인구를 생각하면 자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주에서 하는 공연의 대부분은 지역 예매처를 통해 판매한다. 글터 역시 점프 예매처였고 관심을 보이는 날 위해 누나가 초대권을 준비해두었다.
서울 살던 습관이 남아서 세시 공연이라고 하니 세시 쯤 갈 예정이었다. 큰 도시에 살던 습관 때문이었다. 서울은 전문 공연장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 좌석제이다. 그러나 충주는 공연장이 없고 따라서 '실내 체육관을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따라서 좌석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조금 일찍 공설 운동장으로 출발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충주 공설 운동장에 도착해 보니 이런 공연에 익숙한 사람들로 긴줄이 늘어서 였었다. 이때가 오후 두시 20분. 점심을 먹지 않은 상태라 일단 우엉맘에게 줄을 세우고 나는 간단히 요기하려고 운동장 건너편 포장 마차에서 오뎅을 먹고 있었다. 오뎅을 세개 먹을 때였다.
아주머니: 어. 벌써 입장하네.
확인해보니 정말 줄이 움직이고 있었다. 표를 모두 우엉맘에게 주고 왔기 때문에 우엉맘이 입장하면 입장할 다른 방도가 없었다. 마침 신호등이 녹색 보행자 신호로 바뀌었고 오랜 만에 죽을 힘들 다해 뛰었다(이때는 흡연중이었다). 그런데...
입장한 것이 아니라 앞 사람들이 오해하고 앞으로 이동하자 뒷 사람들이 따라서 이동한 것이었다. 아무튼 좌석이 아니고 선착순으로 입장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잠시 뒤 표를 받기 시작했고 이왕이면 잘보는 자리를 찾아 1층으로 갔다. 그러나 앞쪽 좌석은 모두 차있고 2층의 가장 잘 보이는 부분 역시 모두 차있었다.
이 것이 충주에서 본 첫 공연이었다. 아마 다른 소도시도 비슷한 사정이겠지만 이때 처음 알았다. 충주에는 좌석제가 아니기 때문에 빨리 가는 사람이 장땡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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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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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글댕글파파 2007/10/12 09:37
여기 진주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보통 공연은 문화예술회관에서 하니 좌석제는 맞는데 이게 희안합니다.
다른 연극같은 공연은 보지 못하고 콘서트만 봐서 콘서트의 특성상 그런진 모르겠는데 비싼 좌석을 구입해도 주위에 남는 자석이 몇개 있습니다. 공연이 20분 정도 지나기 시작하면 뒤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앞으로 몰려 옵니다. 공연 중반이 되면 니자리 내자리가 없어집니다..ㅋㅋㅋㅋ
다 일어나서 JUMP JUPM하면서 놀아서 그런지 몰라도..=ㅁ= -
주딩이 2007/10/12 12:38
충주는 역시 예전과 변한게 없군요...ㅋㅋ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카데미극장, 아시아극장 이 제가 살때는 유일한 극장이었는데, 모두 좌석제가 아닌 딱딱한 나무의자였죠. 공연은 충주문화회관이 세워진 이후로 조금 나아지지 않았나 싶었는데, 역시 변하질 않았군요..^^ 그래도 여전히 충주는 생각만해도 맘이 푸근합니다. 점프 공연.. 함 보고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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