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햄 소시지에 대한 추억

2008/08/25 18:54


신동우 화백이 그린 진주햄 소시지 광고

소시지는 당시 아이들에게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이다. 고기국을 먹는 것이 명절때나 가능했던 당시에는 고기맛을 평상시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음식이 바로 소시지였다.

필자가 어렸을 때 가장 먹고 싶었던 음식은 모두 가공 식품이었다. 그래서 누군가 소시지로 도시락 반찬으로 싸오면 한 조각을 얻어 먹기 위해 장사진을 쳤던 기억이 있다. 60년대에 태어나 7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진주햄 소시지는 가장 맛있는 음식 중 하나였다. 지금은 김밥을 싸면서 햄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시에는 김밥에도 소시지가 들어가지 않았다.

지금 기억으로는 노란무, 계란, 시금치, 당근이 주재료였던 것 같다. 그만큼 소시지는 귀한 음식이었다. 요즘은 핫도그를 먹으면 핫도그 가운데에 커다란 햄이 들어간다. 당시 핫도그도 비슷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커다란 햄이 아니라 동전 크기만한 소시지가 들어간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지만 커다란 핫도그(아마 2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은 바로 이 동전 크기만한 소시지였다. 그래서 핫도그의 다른 부분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워도 이 소시지는 아껴 먹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김밥에 소시지가 들어갔다. 김밥을 싸면서 짜투리로 남은 소시지는 반찬으로 먹어도 되기 때문에 소풍을 가는 날이면 김밥을 싸시는 어머님 옆에 붙어 앉아 소시지를 주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진주햄 소시지는 아이들 먹거리 중 가장 인기있는 상품이었고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소시지를 원없이 먹어 보는 꿈을 꾸기도 했다. 필자가 자란 70년대, 80년대는 우리나라가 급격히 경제 발전을 이루던 시기다. 그래서 먹거리도 이런 경제 성장에 따라 바뀐다.

이러면서 흔해진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소시지이다. 이제는 어느 음식점을 가도 소시지가 나온다. 김밥에도 당연히 들어가는 것이 소시지다. 여기에 소시지 보다 더 맛있는 햄이 나온다. 햄이 등장하면서 소시지의 소비는 급격히 줄어든다. 한때 진주햄 소시지로 아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진주햄 소시지도 자취를 감춘다.

필자 역시 비슷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가끔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실 때에는 소시지 대신에 햄을 사다가 구워 먹었다. 식당에서 소시지가 나오면 맛이 없다고 아예 먹지 않는다. 그러던 중 진주햄에서 다시 소시지를 내놓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향수 마케팅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 역시 이때 진주햄 소시지를 구입해서 먹어본적이 있다.

예전에는 그토록 맛있었던 소시지 였는데 다시 먹어본 소시지는 정말 맛이 없었다. 진주햄이 원조라 진주햄 소시지는 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역시 바뀐 입맛을 잡기에 세월의 격차가 너무 큰 것 같았다.

우스개 한 한국 여성이 친구의 초대를 받아 미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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