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첫 경험

요즘은 꼭 남자라고 제한할 부분이 없는 것 같다. 술과 담배라고 하면 남자 뿐만 아니라 여자도 필수품인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술과 담배는 남자의 기호품이었다. 그러면 사람들은 술과 담배를 언제 처음 경험했을까?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필자는 상당히 어린 나이에 술과 담배를 경험했다. 물론 이것은 경험일 뿐 일상이 된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담배

담배를 처음 피워 본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확히 무슨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님 심부름을 다녀오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길에서 본 꽁초. 불씨가 남아 있는 꽁초였다. 도대체 어른들은 무엇때문에 담배를 피는지 궁금해 졌다. 그리고 호기심이라고 하면 지금도 많다. 당시에는 아버지 보다는 삼촌들을 더 좋아했는데 삼촌들 모두 담배를 피우셨다. 여기에 삼촌들을 좋아해서 인지 몰라도 삼촌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이 멋있었다. 그래서 떨어진 꽁초를 들고 뻑뻑 빨았다. 죽는 줄 알았다. 목안 가득히 찬 담배 연기때문에 기침이 쉴새없이 나왔다. 또 매케한 연기 때문에 눈물도 한없이 흘렸다. 도대체 어른들은 이런 것을 왜 피지?

그리고 집으로 왔다. 문제는 여기서 또 발생했다. 필자의 아버님은 담배를 피우시지 않았다. 따라서 가족들 모두 담배 냄새에 아주 민감하다는 것. 여기에 어머님은 개코를 능가하는 능력을 가지고 계셨다. 이러니 당연히 걸렸다. 그리고 "호기심 때문"이라고 사정을 이야기했지만 봐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신 어머님께 거짓말 하나도 보태지 않고 이빨에 땀 나도록 맞았다. 물론 이 뒤로 담배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광고문구가 인상적인 담배

연상의 여친이 알려 준 문구. 그런데 정말 이렇게 됐다. 역시 말이 씨가되는 모양이다.

담배에 비해 술의 첫 경험은 조금 늦었다.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아마 초등학교 학년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면목동에서 살다가 휘경여고 앞(당시는 여기도 면동동이었다)으로 이사를 왔다. 원래 집을 사서 온 것이지만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아 전주인과 한 두세달 정도 같이 살았다. 이덕에 우리 가족은 대문 옆의 창가 쪽방에서 함께 살았다.

학교에 갔다 왔더니 방에 소주 반병이 있었다. 소주 반병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 당시 아버님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계셨고 가끔 삼촌이나 작은 아버지께서 오셨다. 지금이야 고기가 흔하지만 당시는 고기가 흔지 않았기 때문에 삼촌이나 작은 아버지가 오시면 어머님께서는 돼지 고기 반근에 소주를 대접하셨다. 아마 이 때 드시고 남은 것으로 기억한다. 불현듯 물처럼 생긴 술맛은 어떤지 궁금해 졌다. 그래서 소주 반병을 들고 단숨에 마셨다. 조금 쓰다는 느낌왜에 다른 징후가 없었다. 어린 나이에 소주 반병이니 꽤 많은 양인데도 얼굴색도 바뀌지 않았다. 참고로 이때 소주의 도수는 30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가면 갈 수록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방에서 춤을 췄다. 이 때 어머님이 오셨다. 어머님께서는 냄새를 잘 맡으신다. 따라서 말을 하면 걸린다.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입을 막은 뒤 졸립다고 하면서 누워잤다. 어머님께서 모르신 것인지 아니면 아시고도 그냥 두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행이 별 말씀이 없으셨다. 물론 술도 단지 경험일 뿐 일상이 되지는 않았다. 술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이기 때문이다. 다만 초등학교 6학년때 보였던 솜씨 때문인지 몰라도 20대때 주량은 소주 10병(댓병 반)이었다. 물론 10병을 마신다고 취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많이 마신 것이 10병 이라는 이야기일 뿐.


개소주

어머님

고등학교 2학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종로에는 국일관을 비롯한 나이트장이 많았다. 학생 신분에 이런 곳에 가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그러나 역시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일은 다 재미있다. 그래서 가끔 부모님 몰라 나이트장을 가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놀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었다. 그리고 어머님께 걸렸다. 어디 갔다 왔냐고 하는 어머님의 물음에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자 어머님께서는 바로 냄새를 맡으셨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냄새가 매케한 것을 보니 나이트장, 맥주집 이런데 있다 온 것 같네.

그리고 다시 냄새를 맡아 보시더니.

냄새가 많이 사라진 것을 보니 한 종로 3가쯤 되겠네.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물론 냄새로 아셨다기 보다는 이미 알고 계셨던 것이 아닌가 싶다. 다만 아들이 가끔 벌이는 금지된 장난이 탈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나쁘게 보지 않으신 것 같다. 참고로 필자는 몸치라 나이트장을 싫어한다.

큰 조카

지금은 충주고를 다니고 있는 큰 조카의 이야기다. 가끔 매형을 만나러 충주에 오곤 했다. 아마 큰 조카의 나이가 네살 정도였을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충주호로 놀러갔다. 그리고 담배를 피던 매형이 큰 조카에게 담배를 버리라고 시켰다. 아이를 키워봤다면 알겠지만 이 나이때 아이들은 심부름을 잘한다. 또 이렇게 심부름을 잘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고 대견하다. 그래서 이런 심부름을 자주 시킨다. 담배를 들고 아장 아장 예쁘게 걸어가던 큰 조카. 휴지통 앞에 서더니 담배를 버릴 생각은 하지 않고 담배를 뻑뻑 빠는 것이었다. 당연히 불을 끄고 줬기 때문에 필자처럼 기침에 눈물이 나는 불상사는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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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6 14:55 2008/10/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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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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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구차니 2008/10/16 15:26

    어머니께서 개코이십니다 ㅋㅋ

    저는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아버지 친구 분이 오셔서 방에서 문 다 닫고 담배 피시는 바람에
    거의 실신한적이 있었는데 그로 인해서 죽어도 담배는 안피겠다! 라고 마음먹고 지금까지 실천중이랍니다.

    술은.. 아버지께서는 주량이 소주잔으로 포도주 마시면 기절하시는데
    제가 소주 한병을 마시는걸 봐서는.. 어머니의 피가 대단한것 같습니다 -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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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6 17:11

      윽,,, 소주잔에 포도주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이랑 똑 같군요. 사이다 마시고 취하는...

  2. 공상플러스 2008/10/16 16:54

    개..개코.. 이에 땀나도록 맞는것도..ㅋㅋ
    어머님께서 몰래 지켜보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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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6 17:11

      윽,,, 공상님 어머님이 뒤에서 보고 계싶니다.

  3. bluenlive 2008/10/16 17:16

    제목을 보고 온갖 상상을 해버린 1人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10/16 17:19

      남자에게는 면도, 담배, 술 이런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4. mepay 2008/10/16 17:41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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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크몬드 2008/10/16 18:30

    추억이네용...
    어머님 무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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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흑익 2008/10/16 19:04

    옥의 티 오타.

    필자가 기억하기로는 아마 초등학교 학년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뒷 내용으로 6학년 때라는 것은 짐작이 갑니다만. 어머님이 대단하셨군요. 어떻게 그걸 다 아시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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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7 06:02

      수정해 두었습니다. 오타를 교정하다 보면 또 오타가 발생합니다. 오타없는 글쓰기는 참 힘들군요.

  7. 호박 2008/10/16 19:20

    우왕.. 어머님은 증말 개코를 능가하시는것 같아용^^ (어른께 이래도 되낭?? ㅋㅋ)

    근데 도아님.. 담배 너무 태우세요(ㅠㅠ) 도아님의 폐가 도아님을 원망하지 않을랑가요?
    심히 폐가 걱정되옵니다.. ^^;;

    그리고 어젠 잘 들어가셨는지요.. 많은 얘기 못나눠서 아쉬웠쎄여~
    담에 또 기회가 있겠지용.. 그럼 즐거운 블로깅의 세계에서 자쥬 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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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7 06:03

      제가 물어보니 저를 믿기 때문에 원망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다음 기회에 또 뵙겠습니다.

  8. 징징이 2008/10/16 21:20

    헉, 경험이 매우 빠르시네요~;;
    저같은 경우는 담배, 술 모두 무경험!
    아참, 어제 10시 30분 좀 넘어서 쯤 블로그 접속이 안되었습니다 ㅠㅠ
    도아님 미투로그에 댓글 남겼는데, 왜그랬는지 궁금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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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7 06:04

      다음 블로거뉴스 헤드라인에 걸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헤드라인에 걸리면 웹 서버가 맛이 가거든요.

  9. 징징이 2008/10/16 22:10

    아참, 도아님도 예전에 LH2300을 사용하셨기에 몇자 끄적여보는데,
    이번 LH2300의 업그레이드 버젼인 LH2300W이 출시된다고 합니다.
    기존 미흡하던 플래쉬9 지원에, 위젯기능 추가 및 속도 상향도 있다고 하는데
    기존 LH2300 사용자들은 1,1000원을 지불하고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네요.
    기존 기기는 동일하고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가 있을 예정이라 합니다.

    더불어 웹뷰어 방식의 브라우징도 추가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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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7 06:04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인데 돈을 받는다니 조금 의외군요. 휴대폰은 아직도 가지고 있지만 쓸지 말지는 고민입니다.

  10. Meritz 2008/10/17 00:16

    완전 재밌게 읽구 갑니다^^
    글을 정말 너무 재미있게 쓰세요.
    술과 관련된 일화가 제일 인상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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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댕글댕글파파 2008/10/17 11:57

    저도 국민학교 4학년땐가 호기심에 전에 집에 오신 손님이 놓고 간 담배를 폈다가....핀것도 아니죠.. 빠는걸 몰라 담배를 입에 물고 불고만 있었으니 -_-;;;;
    먼지나도록 맞았습니다. ㅋㅋ
    그 후 본격적으로 핀건 대학교 2학년때부터네요.
    술은 수능치고 그 해 겨울 방학때 처음 먹었네요. 소주와 콜라를 섞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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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8/10/17 12:30

      저는 술은 고1때부터 했습니다. 활동하던 서클이 음성 서클이라 짱께빵을 하면서 마졌죠.

  12. 인게이지 2008/10/17 12:29

    전 처음 담배를 피웠을때 빨아들인 다는걸 몰라서 불었죠.
    그래서 아무 맛도 없고 부느라 힘들기만 한걸 왜 피나 했었다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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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Prime's 2008/10/19 21:52

    ..;;수능 전날..
    아버지가 맥주하나 하고 자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그때가 처음일듯 싶군요..

    담배..
    각종 스킬(?)은 다 알고 있지만, 제돈주고 담배도 사보지 않은 100% 비흡연자 입니다..
    강조할것은, 금연성공자가 아니라 비흡연자라는것..

    ....
    그 외에 하지 말라는 짓은 컴퓨터에 인터넷 선이 꼽힌 이후부터...
    (..당췌 뭘... 했길래..)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10/20 08:33

      아. 그래도 아버님이 깨이신 분이셨군요. 수능 전날에 맥주를 주시는 것을 보면,,, 그리고 계속 비흡연자로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금연자는 언젠가는 다시 흡연자가 되더군요.

댓글로 기쁨을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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