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참 다양하다. 음식 종류도 많고 퓨전화의 영향인지 이름조차 알기 어려운 음식이 많다. 그러나 간단한 음식이지만 사람들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들이 있다.
김치만 맛있으면 반찬이 필요없다고 한다. 사실이다. 김치만 맛있으면 다른 반찬에는 손도 안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따로 반찬을 준비할 필요도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있다. 바로 찬 누릉지에 매운 고추이다.
애 엄마가 큰 아이(우영이)를 가졌을 때 일이다. 내가 누릉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누릉지를 만들곤 하던 애 엄마는 쌓아놓은 누릉지를 한꺼번에 끓였다. 끓이고 보니 그 양이 너무 많았다. 혼자서 처리하려던 애 엄마는 결국 솥단지 하나 가득한 누릉지를 저녁때 내놓았다.
이미 차갑게 식은 퍼진 누릉지.
맛이 없어 보이지만 매운 고추와 쌈장만 있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처음에는 고추 3개에 누릉지 한그릇을 먹으려고 시작했지만 결국 고추의 매운 맛과 이 매운 맛을 줄여주는 차가운 누릉지 덕에 고추 12개에 남은 누릉지를 모조리 먹어치웠다. 물론 애 엄마도 고추의 매운 맛에 반해 고추 12개에 누릉지 서너 그릇을 비웠다.
오늘은 계양산에 갔다왔다. 계양산에서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한 덕에 채 7시가되지 않아 배가 고팠다. 이심전심인지 모르지만 애 엄마가
오빠 누릉지 먹을래?
라고 한다. 불현듯 또 다시 매운 고추가 생각나서 그러기로 하고 차가운 누릉지에 매운 고추를 반찬 삼아 먹었다. 매운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모르지만 매웃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군침부터 도는 간단하지만 맛있는 음식중 하나가 찬 누릉지에 매운 고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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