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어진 태권도
태권도는 다른 어떤 격투기보다 재미있는 스포츠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태권도는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어 있었다. 작년에 끝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태권도는 금 2, 동 2로 종주국으로서 체면은 지켰다. 그러나 문제는 종주국으로서 체면 치르기에 급급한 나머지 돌려차기라는 간단한 기술로 6분을 때우는 아주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었다.
목차
- 태권도
- 재미없어진 태권도
- 바뀌어야 하는 경기 규칙
- 선제 공격과 받아 치기를 같은 점수로 해서는 안된다.
- 가격 부위별 점수제가 아니라 기술적 점수제를 채택해야 한다.
- 가격에의한 다운에는 점수를 슬립 다운에는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태권도
태권도는 손기술과 발기술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손으로 얼굴을 치는 것은 금지되지만 호구에 표시된 원형부분을 손으로 가격해도 점수가 인정된다. 아울러 점수제도 지금처럼 단순한 방식이 아니었다. 즉, 돌려차기같은 간단한 기술에의한 가격은 1점, 이번에 문대성이 금메달을 따면서 쓴 뒤 돌려차기(회축)와 같은 고급 기술은 3점, 발로 얼굴을 가격하면 2점, 가격에의한 다운은 3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25년전 중학교 시절 점수제이다).
따라서 이때에는 고급 기술들도 상당히 많았고, 찍기와 같은 중급 기술 역시 빈번하게 사용됐다. 물론 이때는 태권도가 지금처럼 보급되지않았고, 우리의 기술적 우위가 확실했었기때문에 이러한 고급 기술을 종종 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태권도가 보급됨에따라 기술 격차가 줄어들자 기존의 태권도 점수제는 신체적으로 우위에있는 서구사람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작용했다. 생각해보면 쉽다. 1.7m의 선수가 2.0m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기위해서는 찍기와 같은 중급 기술이 필요하지만 반대로 2.0m의 선수 가 1.7m 선수의 얼굴을 가격하려면 약간 높게 돌려차면 된다.
재미없어진 태권도
이러한 문제점때문에 종주국으로서의 체면을 지키기 힘들어지자 태권도 협회는 모든 기술에 1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태권도의 점수제를 변경했다. 즉, 돌려차기로 가격을 해도 1점이고, 뒤 돌려차기로 가격을 해도 1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돌려차기와 뒤 돌려차기(회축)의 점수가 같다면 누가 위험부담을 감수하면서 뒤 돌려차기(회축)를 사용하겠는가?
결국 태권도는 돌려차기와 나래차기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되었다. 아울러 선제 공격의 위험성때문에 모든 선수가 받아차려고만 하면서 정말 재미없는 스포츠로 전락해갔다.
우리 선수들의 신장이 커지고, 태권도가 점점 재미없는 스포츠가 되어 간다는 인식 때문에 최근에는 가격 부위에따라 점수를 다르게 주는 방범으로 점수제를 변경했다. 즉, 얼굴에대한 가격은 2점을 주는 방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아테네 올림픽에서 알 수 있듯 이런 점수제 역시 태권도를 재미있는 스포츠로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유일한 위안은 아마 문대성일 것이다. 문대성은 왜 태권도가 재미있는 스포츠였는지, 아울러 우리의 태권도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백한 가이드 라인을 제공했다고 본다.
바뀌어야 하는 경기 규칙
태권도를 다시 재미있는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서는
- 선제 공격과 받아 치기를 같은 점수로 해서는 안된다.
- 태권도는 권투와는 달리 발차기처럼 큰 동작을 많이 사용하기때문에 공격후 헛점이 보일 가능성이 많다. 때문에 선수들의 대부분은 선제 공격보다는 받아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두 사람이 6분내내 서로 받아치려고만 하는 경기, 그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할 사람은 거의 없다. 따라서 선제 공격과 받아 차기는 서로 다른 점수제를 사용해야 한다. 돌려 차기로 받아찬 경우 1점을 부여한다면, 선제 공격으로 돌려찬 경우에는 2점을 부여해야 한다.
- 가격 부위별 점수제가 아니라 기술적 점수제를 채택해야 한다.
- 발로 허리를 차는 것과 얼굴을 가격하는 것에는 분명 난이도가 다르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처럼 키큰 사람은 돌려차는 것만으로도 키 작은 사람의 얼굴을 가격할 수 있지만 키 작은 사람은 찍어야 간신히 얼굴을 가격할 수 있다. 따라서 가격 부위에의한 점수제가 아니라 기술의 난이도에의한 점수제를 시행해야 한다. 돌려 차기는 1점, 찍기는 2점, 뒤 돌려차기는 3점처럼 기술적 난이도에따라 서로 다른 점수제를 채택해야 한다.
- 가격에의한 다운에는 점수를 슬립 다운에는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 우리 나라 모 금메달 리스트의 경기를 보면 상대와 맞서 싸우기보다는 슬립 다운으로 6분을 채우고, 점수가 약간 앞서 금메달을 딴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금메달은 종주국으로 체면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것에 불과하다. 정타 가격에의한 다운이라면 당연히 점수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다운까지 작전에 이용하는 것을 없애려면 슬립 다운 역시 그에 해당하는 페널티를 주어야 한다. 즉, 정타 가격에의한 다운에는 3점, 슬립 다운에는 벌점 1점을 주어야 한다.
나도 태권도를 했었다. 대학민국 남성으로서 태권도를 배우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될까? 태권도는 우리나라 국기(國技)이다. 그러나 과연 태권도를 국기(國技)로서 대접하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내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각종 태권도 경기가 TV로 중계됐었다. 지금은 올림픽 정도 대회나 TV로 중계된다. 이런 대접이 과연 국기(國技)로서 적당한 것일까?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 그 태권도를 하루라도 빨리 본래의 위상으로 되돌리는 일은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
태권도 협회의 각성을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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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내가 싫어하는 스포츠. 태권도.
Tracked from day and night 2005/03/15 23:28 del.도아의 세상사는 이야기 - 가장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에 엮인 글 입니다. 거의 모든 스포츠 중계를 가리지 않고 보는 내가 유일하게 즐겨보지 않는 스포츠 중계가 바로 태권도 중계이다. 도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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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2005/03/15 00:57
흠.. 저도 태권도를 예전에 배웠었담니다.. >>남자는 아님니다;;
여튼 제목이.. "가장 재미없는 스포츠, 태권도" 이길래.. 태권도 재밌던데_ 하구 왔어요;;
흠흠.. 전 개인적으로 검도나 유도나 등등 다른 운동보다 태권도가 더 재밌었는데^^
우리나라는 참.. 우리나라것을 소중히 못여기는 거 같아요..
뭐, 김치도 그렇구.. >>이젠 중국산 김치가 더 많잖아요.. 흑..ㅠ 독도도 그렇고.. 좀_
우리나라도 우리나라 문화를.. 잘 좀 뭐랄까.. 계승해 나갔으면 좋겠어요^^ -
sldiary 2005/03/15 15:00
예~ 공감 합니다. 저도 수영도 검도도 해 보고 기무도라는 종합 무술도 해보고 태권도를 마지막으로 해 봤는데.. 물론 여려 운동을 하다 보니 오래는 못했지만 태권도 재밌습니다! 호구를 차고 겨루기 할때의 그 3분이란... 나름데로 연습도 많이 하고 기술도 익히고... 정말 재밌으니 연습도 열심히 하고. 그런데.. 저도 올림픽 보고는 많이 실망했습니다. 기술은 돌려차기 밖에 거의 나오지 않으니... 점수제도에 문제가 있다는건 누가 봐도 알수 있을텐데.. 그래도 기대를 져 버리진 않을테죠??!? 파이팅!
근데..검도도 꽤 재밌어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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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Ol 2005/03/15 23:20
얼마전에 신문에서 본건데요...
다음 세계 태권도 대회때 부터 규칙이 대폭 수정된다고 하더군요. 판정이 없어지고요.. 축구처럼 3회 까지 마치면 연장으로 들어가서 먼저 기술에 성공한 사람이 이기게 한다더군요. . 또 심판도 한명 늘리고 주먹기술도 활성화 시키려고 글러브 착용하게 하고... 경기 시간도 줄인다고 하더군요. 매트도 작게 만들어서 도망 못다니게하구요.. 정말 기대 됩니다. \\(^^)//-
도아 2005/03/16 09:59
도망 다니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은 잘한 일입니다. 그러나 태권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화려한 발기술이 많이 나오도록 규정을 바꿔야 합니다. 유도의 꽃은 한판입니다. 아무리 큰 점수로 지고 있어도 한판이면 이깁니다. 즉, 점수가 아무리 많아도 조금만 방심하면 진다는 얘기입니다. 경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습니다. 태권도도 이러한 한판제를 도입하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기술의 난이도에의한 점수제로 변경되어야 태권도의 꽃인 화려한 발기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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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글댕글파파 2006/11/03 12:49
정말 갈수록 태권도 협회가 하는 일들이 부끄러운 일 뿐이 없더군요..
종주국의 체면을 치르기 위한 각종 대회와 편파판정..
받아치기만 하려는 재미없는 그런 태권도...
스포츠화된 태권도의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듯합니다.
문대성의 회축외엔 기억에 남는 태권도 장면이 하나도 없으니.. -
달 2009/02/17 09:29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도아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한때는 태권도에 매료되어서 360도 발차기다 720도 발차기다 해서 죽어라 연습했던 때가 있었죠... 과거 태권도 영상같은걸 보면 이런 기술들도 심심찮게 나왔고 파괴력 또한 엄청났지만... 최근에 제대로 된 기술로 된 경기를 본건 문대성 선수의 회축이후로는 없는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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