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바를 입고 음식을 먹는 이유

큰 애와 둘째의 차이 중 하나는 "둘째는 자기 합리화에 아주 능하다"는 점이다. 즉, 모든 행동에는 그 이유가 존재한다. 따라서 이에게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물어 보면 대부분 "그냥"인 경우가 많지만 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아주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 때가 많다. 얼마 전 서울에 갔다 올 때 일이다. 잠시 휴게실에 들렸다.

는 라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라면, 이는 짜장면을 좋아하기 때문에 짜장면을 시켰다. 짜장면을 먹으면 옷부터 얼굴까지 짜장 범벅을 만드는 이에 비해 는 음식을 거의 묻히지 않는다. 음식이 묻는 것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녀석은 옷을 벗지 않고 잠바를 입고 그대로 음식을 먹고 있었다.

우엉맘: 야. 잠바를 벗고 먹어야지.
: 아니지 입고 먹어 야지.

우엉맘: 잠바를 입고 먹으면 옷에 묻잖아.
: 그러니까 입고 먹어야지.

도아: 야. 왜 입고 먹어야되.
: 응. 잠바는 휴지로 딱을 수 있지만 옷은 못 딱잖아.

음식을 먹으며 흘리지 않을 수는 없고 따라서 "딱기 힘든 옷을 입고 음식을 먹는 것 보다는 딱기 쉬운 잠바를 입고 음식을 먹는 것이 더 낫다"는 논리다. 일반인의 생각을 약간 비튼 사고이지만 타당성은 있다.

6+3, 5+4의 차이

작년의 일이다. 우엉맘이 사무실에 왔다. 함께 우엉맘의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그때 의 이야기.

: 아빠, 3 더하기 5는 8이지?
도아: 응. 우리 똑똑하네.
우엉맘: 저것이 덧셈도 못하면서.

유치원 외에 따로 가르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외워서 답을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5 더하기 4가 얼마인지 물어봤다.

도아: 야. 그럼 5 더하기 4는 얼마야?
: 응~~ 9.

외워서 하는 것이라고 하면 당연히 틀려야 하는데 여러 가지를 물어 봐도 거의 다 올바른 답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우엉맘이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우엉맘에게 이야기했다[1].

도아: 잘하는데 뭘 못한다는 거야?
우엉맘: 그래? 야, 그러면 6 더하기 3은 얼마야?

그런데 5 더하기 4나 6 더하기 3 모두 답은 9인데 는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

: 8
우엉맘: 거봐 못하잖아.

울먹이는 소리에 뒤를 돌아 보니 는 덧셈을 하면서 머리로 암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꼽아 세고 있었다. 손가락은 5개 이기 때문에 5 이하의 덧셈은 할 수 있지만 5 이상은 손가락이 없어서 못하던 것이었다.

취미는 오빠 약올리기

이와 는 아주 잘 싸운다. 잘 싸우는 이유 중 하나는 가 오빠에게 조금도 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가 를 건들지 않아도 가 먼저 건든다는 점이다. 그러다 얻어 맞고 운다. 그런데 이 것은 단지 장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말장난도 아주 잘 한다. 얼마 전 이를 본가에 보냈을 때 일이다. 일주일이 지나 이를 데리고 오려고 했다. 일주일을 사촌형과 함께 지낸 이는 집으로 오는 것이 싫은 것 같았다.

: 오빠 집에 가기 싫어?
: 응.
: 그럼 여기서 살어!!!

이가 집에 가기 싫다고 하면 항상 내가 하는 말이 "그러면 여기서 살어"였다. 이것을 보고 가 그대로 따라한 것이다. 다만 이 말을 하기 위해 순진한 이를 유도한 것.

일찍 일어나는 것이 신기한

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보통 놀러를 가도 가장 늦게 자는 사람이 다. 아울러 우리 집에서 가장 늦게 일어난다. 보통은 우엉맘이 일어나고, 이가 일어난다. 그러나 는 자는 시간과 무관하게 가장 늦게 일어난다. 따라서 아침에 를 깨우려고 하면 상당히 고생해야 한다. 얼마 전의 일이다. 퇴근한 뒤 작은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가 찾아 왔다.

: 아빠 아빠는 매일 늦게 자잖아?
도아: 응.
: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일찍 일어나?

매일 아침 우엉맘과 한바탕 하고 울고 불고 한 뒤 일어나는 에게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빠가 못내 신기한 모양이었다.

이글루스에서 사진 삭제

관련 글타래


  1. 는 자존심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이런 것을 못한다고 하면 마음이 상해서 운다. 
2009/02/21 11:55 2009/02/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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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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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Kael H. 2009/02/21 12:46

    따님이 정말 귀엽네요..
    저정도는 어린이의 장난 정도?

    이제 덧셈뺄셈만 제대로 가르치면 되겠네요...
    (구구단까지 외워야하나)

    다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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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27

      따로 가르치지 않지만 유치원에서 가르치면 배울 것 같습니다.

  2. oneniner 2009/02/21 13:23

    둘이 참 많이 닮았네요~
    지나가던 사람이 봐도 바로 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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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27

      예. 많이 닮았습니다. 그래서 다예를 우영이2라고 합니다.

  3. ㅋㅋㅋ 2009/02/21 14:05

    어무니에게 물어보니까 저랑 저동생도 그렇게 다르다고 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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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Haitian 2009/02/21 14:12

    다예가 참 이쁜 아이군요..
    즐거운 가족 얘기에 정신을 다 놓고 읽어나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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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흑익 2009/02/21 14:27

    마지막, 늦게 일어난다는 것은 정말로 공감되네요. 전 죽어도 일찍 못일어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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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28

      연습하면 됩니다. 저도 일찍 못일어 났는데 연습하니 가능해 지더군요.

  6. NOGA 2009/02/21 15:41

    아이들 얘기 들을 때면 항상 재밌습니다.
    자기 자신의 어릴 때 모습을 직접 보면 좋으련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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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28

      부모에게 아이는 웃음을 주는 천사죠.

  7. 공상플러스 2009/02/21 16:56

    아하하 ㅋㅋ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좀 대단한 듯..

    갑자기 어느 노래의 가사가 생각나네요

    노란 우산을 쓰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섰어

    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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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곰녜 2009/02/21 17:09

    아이들이 너무 귀엽네요..
    우영이는 도아님과 정말 판박이 같아요!!!
    또다른 자신의 분신을 보는 듯한 느낌일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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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29

      감사합니다. 다들 많이 닮았다고 하더군요.

  9. mepay 2009/02/21 21:30

    아~ 사진을 보니 말괄량이 꼬마 숙녀가 보고 싶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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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언럭키즈 2009/02/21 22:32

    6+3이 손가락이 부족해서 8이라는 부분에서 참 귀엽군요.
    저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건 참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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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30

      예. 당연한 것인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당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11. 윤귀 2009/02/21 22:37

    다예가 참 똘똘하고 귀엽네요. 나중에 크게 될거같은 ㅎㅎ아 저도 빨리 자식들 놓아서 키워보고 싶어요 흑흑.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2/23 08:30

      빨리 낳으시는 것이. 정말 귀엽습니다.

  12. 참깨군 2009/02/22 00:34

    아이들이 무척 귀엽네요. ㅎㅎ
    우영이는 커서 동생 투정 다 받아줄 것 같고, 다예는 굉장히 똑똑해 질것같아요. 하지만 가족들에게는 귀염둥이일 것 같네요. ㅎㅎㅎ

    P.S : 다예라는 이름 정말 이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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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31

      거의 대부분 다 받아 줍니다. 다혜라는 이름이 흔해서 다예로 한 것인데,,, 이름대로 예쁜 짓을 많이 합니다.

  13. 2009/02/22 00:48

    꺄 따님이 너무 똘똘해보여요! 말들 하나하나가 다 너무 예쁘고 귀엽고 ㅎㅎ
    정말 아이들은 순수하군요.
    "옷은 빨면 되지만 잠바는 드라이클리닝 해야되니 옷이 더 나아"라고 저희 어머니는 예전부터 말씀해 오셔서
    아마 이 이유 때문에 전 다예와 같은 순수함을 가지지 못한 꼬맹이지 않았나 싶네요;;

    아이들의 순수한 생각은 어른의 마음까지도 맑게 물들이는 멋진 힘인 것 같아요. 지켜주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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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08:32

      보통 아이가 타당한 이야기를 하면 들어주는 편이라 그런지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를 찾아내더군요.

  14. 칼세란줄리어드 2009/02/22 01:51

    후후... 일찍 일어나고 늦게 일어나는것도 훈련(?)이 되어있다면 간단하죠.
    그런데 여동생이든 남동생이든 형이나 오빠 약올리는건 같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말이죠 ㅎㅎ

    perm. |  mod/del. reply.
  15. 의리 2009/02/22 06:32

    어이쿠 다예는 곧 도아님을 이기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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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엘민 2009/02/23 15:03

    꼭 우리 조카 애들 보는 것 같습니다. 둘째 애가 벌써부터 오빠를 기세싸움에서 이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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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09/02/23 15:29

      둘째 기질인 것 같습니다. 자매, 형제끼리는 덜한데,,, 남매끼리는 경쟁이 심해서 그런지 꼭 이겨야 직성이 풀리더군요.

  17. ymister 2009/02/23 22:42

    " 다예는 덧셈을 하면서 머리로 암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을 꼽아 세고 있었다. 손가락은 5개 이기 때문에 5 이하의 덧셈은 할 수 있지만 5 이상은 손가락이 없어서 못하던 것이었다."

    ㅎㅎㅎ 간만에 크게 웃었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2/24 05:34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6+3을 8일라고 하더군요.

  18. minerva 2009/03/02 20:37

    아... 다예공주 글이 있었군요 *^-^* 모르고 지나쳤었네...
    다예공주는 여전하군요... 여전히 깜직하고 애교넘치고 사랑스럽군요~!
    특히 저 머리칼을 생머리로 찰랑찰랑 늘어뜨렸을때가 참 예쁘군요...
    딸아이는 아빠에게는 너무나도 특별하고 각별한 존재죠.. 많이많이 사랑해주세요.

    아직 산수(사칙연산)에 익숙하지 않다면 인도의 베다수학을 권장합니다..
    베다수학을 어릴때 익혀두면 수학에 큰도움이 됩니다.
    성인이 되어서 익히려면 기존의 틀과 양식을 다 버려야 하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가 힘듭니다.

    그나저나 다예공주가 아마 5살 아니면 6살이었죠 ??
    제가 누군가에게 선물을 해주려고 하는데... 5살짜리 공주님이거든요...
    곰인형이나 내동생 콩순이(http://www.yes24.com/Goods/FTGoodsView.aspx?goodsNo=2549814&CategoryNumber=006001011026002) 이런거 혹시 좋아할까요?
    다예공주님 이라면 맘에 들어하실지.... 너무 유치하다고 생각할까요 ?? ㅠ.ㅠ
    난감하네... 애가없으니 뭘 선물해야 할지 감을 못잡겠다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3/03 09:41

      무척 좋아합니다. 다예는 역할 놀이를 좋아하고 자기가 언니나 엄마가 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처제내 아이도 다예가 아주 좋아하는데 같은 선상인 것 같습니다.

  19. 미르~* 2009/03/03 09:35

    다예는 여전히 이쁘군요~ *-_-*

    요근래에 알게된 바하문트라는 분 블로그가 있습니다.
    해외에 계신분이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경제나 정치 관련 글들을 쓰고 계셔서 즐겨보고 있는데요~
    이 분이 생각하시는 것 중의 하나가.. 블로그의 인기와는 상관없이..
    일종의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었는데...
    블로그 글들이 워낙 전문적이고 어려운 내용들이다 보니, 선뜻 댓글이 써지지가 않더라구요~ ;;

    도아님 글도 처음에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어쩌다가 제가 블로그 포스팅보다 도아님글의 댓글을 더 많이 쓰게 되었을까 생각해보니...
    그건 아무래도 다예와 가족 이야기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따뜻하게 미소지으며 부담없는 글에 덧글을 달다보니.. 어느새 다른 글에도 덧글을 잔뜩~;;

    간만에 다예 소식인거 같아서 참 좋네요~*-_-*
    개인적으로 까도까도 끝이 없는 쥐박이 욕하는 글은 좀 적게 올려주시고,
    귀염둥이 다예 글들이 더 많이 올라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네요...
    이제 쥐박이는 얘기하는 거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하고 혈압이 올라요...
    하는짓 마다 다 마음에 안들고... 욕해봤자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요~ =_=;;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9/03/03 09:43

      제 블로그는 성향이 다들 다르시더군요. 정치쪽을 좋아하시는 분, IT쪽을 좋아하시는 분, 생활쪽을 좋아하시는 분.

      저도 자주 올리려고는 하는데 요즘은 일이 바빠서 주말여행을 거의 못가고 있습니다. 그덕에 아무래도 가족에 대한 글은 조금 뜸한 것 같습니다.

  20. 미르~* 2009/03/03 10:06

    저야 도아님 정치글도 IT글도 다 좋아합니다.
    다만 요근래에는 그저 쥐박이를 까기위한 글들이 좀 많아진 것 같아서 걱정이 좀 됩니다~

    그분들의 문제 해결법
    그분들의 문제 해결법2

    그분들의 행동양식이야 이렇게 쉽게 정리가 되네요~;;
    저 문제 해결법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듯.. 답이 없어요 답이.. ㅠ_ㅠ;;

    perm. |  mod/del. reply.
  21. tanoloke 2011/02/01 01:11

    이제 고2 들어가는 저도... 손가락을 레지스터 삼아서 계산을 합니다만은... ㅎㅎ

    perm. |  mod/del.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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