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결제 사기, 결제는 되지 않는다!

신종 전화사기?

트위터와 같은 SNS가 등장하며 좋아진 점 하나는 정보 유통의 주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과거 수구언론이 주도하던 정보 유통은 적어도 SNS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신 나빠진 점도 있다. 바로 잘못된 정보가 너무 빠르게 유통된다는 점이다. 신종 전화사기도 비슷하다. 그러나 이 신종 전화사기는 모두 거짓이다. 왜 거짓인지는 본문을 읽어 보면 나온다.

요 며칠 트위터를 뜨겁게 달구는 내용이 있다. 일단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어서 나도 RT한 글이다.

RT @or71: 02-6406-9050 02-6322-9214 080-890-4319 절대 받지 마세요. 2만3천 원 자동 결제 된답니다. 신종 사기.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겼다. 전화를 걸면 비싼 통화료가 나가는 전화사기는 많다. 그런데 받기만 해도 결제가 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연 "받는 것만으로 결제가 될까?" 싶었다. 그래서 일단 인터넷을 검색해 봤다. 재미있지만 6406-9050 번호로 구글에서 검색하면 약 2만 7천개의 결과가 뜬다. 그리고 이 모든 링크의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소문에 소문이 붙어 눈덩이 처럼 불어난 소문만 있을 뿐 실제 결제됐다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다음은 이렇게 불어난 소문의 최종판인 것 같았다.

긴급속보

  1. 육사총동창회 여 숙 동, 기무사 김 창 모, 이런 이름이나, 비슷한 이름으로 오는 메일은 中國 해킹메일입니다. 모든 데이터가 中國으로 빠져 나간다고 합니다. 아시는 분들께 긴급전파 바랍니다.
  2. 다음 전화번호는 두 번 울리고 끊어집니다. 절대로 받지도 말고 걸지도 마세요. 많은 통화료가 나갑니다.
    02-6406-9050 begin_of_the_skype_highlighting
    02-6406-9050 end_of_the_skype_highlighting
    또 한 두 번 짧게 울리는 전화는 수신 송신하지 마세요
  3. 긴급 경고 만약 어떤 사람이 길거리에서 당신에게 접근하여 마른 해산물을 추천하며 판매하려 하면서, 한번 맛보라던지 냄새 한번 맡아 보라 한다면 반드시 주의 하셔야 합니다. 그것은 해산물이 아니라 '에틸에테르' 입니다. 일종의 마취약으로서 냄새를 맡게 되면 정신을 잃게 되며, 그들은 당신을 곤경에 처하게 할 것 입니다. 현재 중국 광동, 하북, 천진, 무한, 남창 등 몇몇 지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여행인은 특히 조심 하셔야 하고,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범죄가 있을 수 있으니 여러분 조심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이 알고 있는 카페나 친지에게 전파하여서 여러분의 친구들도 알 수 있게 전하여 주십시오.

  4. 이동전화를 걸때 주의사항 수신자가 응답을 할 때까지 이동전화를 귀 가까이 대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이동전화를 건 직후의 신호음이 2watts=33dbi로 크기 때문입니다. 조심하세요. 이동전화는 왼쪽 귀로 사용하세요. 오른쪽 귀를 사용할 경우 뇌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핸드폰 통화료 주의 시항 신호음이 끊어진 핸드폰 그 번호로 다시 전화 걸지마세요

[안철수연구 소장 발표 옳김]
핸드폰 벨이 울리고 딱 끓어 질때! 궁금해서 그 번호로 확인 전화를 걸지 말것을 당부! 일단 그 번호로 확인 전화를 하면 받는사람은 없고 @23,000원이 자동으로 결재 됩니다 통신담당 경찰수사대 에서도 손을 못 댈 정도로 최첨단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사기행각을 한다하니 각별히 조심 하십시오!!!

일단 위의 글에서 3번은 이미 거짓으로 알려진 정보다. 1번은 사실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이 가능하려고 하면 메일을 열고 메일에 포함된 스크립트나 파일을 실행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윈도 XP에서 아웃룩(Outlook)으로 메일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부분이다. 크롬(Chrome)에 G메일을 쓴다면 첨부 파일을 내려받아 실행하지 않는한 메일을 열어봐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4번은 그냥 괴담으로 보면 된다.

물론 원링 스팸은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 '안철수연구 소장 발표'라는 부분은 괴담의 신뢰성을 올리기 위해 어설픈 근거를 누군가 추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렇게 인터넷에 퍼진 내용 중 근거있는 내용은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생각난 사이트가 예전 원링 스팸번호 검색라는 글에서 소개한 스팸전화번호 데이타베이스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트위터에 올라온 세개의 전화번호를 조회해 봤다.

첫번째 번호(02-6406-9050)는 원래 원링 스팸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11월 27, 29일 갑자기 조회수가 폭증했고 오늘 또 다시 조회수가 폭증했다. 그러면서 원링 스팸에서 다시 전화 사기로 분류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전화사기로 분류한 사람들도 실제 결제가 되서 적은 것이 아니라 모두 인터넷에 돌고 있는 소문을 적은 것이었다. 전화를 걸면 "2만 3천원 또는 2만 6천원이 결제된다"는 이야기 역시 들은 이야기를 적은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두개의 번호는 원링 스팸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이 번호가 수없이 많이 전파됐지만 실제 결제된 사람은 없다. 즉, 이 번호는 원링 스팸일 가능성은 많다. 그러나 "돈이 결제된다"는 것은 뜬 소문일 가능성이 많다. 결국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찾게된 글이 snowall님의 어떤 전화번호 : 그래서 걸어봤다 = 역시 낚시다라는 글이다. 글을 읽어 보면 알 수 있지만 실제 돈이 결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해봤지만 안내 멘트만 나왔을 뿐 돈은 결제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은 쇼트윗에 올라온 내용이다. 내용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받는 것만으로 "2만 3천원이 즉시 결제된다"는 것은 뜬 소문으로 보인다. 참고로 스팸전화번호 데이타베이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아이폰 앱으로도 나와 있다. 무료는 스팸전화번호 조회만 가능하며 유료는 이 스팸전화번호를 연락처에 추가, 아이폰으로 걸려온 전화가 스팸인지 아닌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따라서 관심있는 사람은 내려받아 사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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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10/12/15 09:49 2010/12/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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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 어떤 전화번호 : 그래서 걸어봤다 = 역시 낚시다

    Tracked from melotopia 2010/12/15 19:52 del.

    결론 : 낚시임. 트위터에서 02-6406-9050 으로 시작되는 번호를 받거나 걸지 말라는 글이 나왔다. 그 내용은, 한두번 울리고 끊기는데 만약 그 번호로 걸게 되면 23,000원, 26,000원 또는 막대한 금액이

  2. Subject : 유용한 사이트 7–스팸전화번호 사이트.

    Tracked from 맑은 강물의 스페이스 2011/03/02 05:51 del.

      전화번호가 스팸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한다.   홈페이지 : 스팸전화번호 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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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날틀 2010/12/15 10:17

    안철수연구 소장 재미있네요. 안철수를 연구하는 소장이라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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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10/12/15 10:43

      그렇죠. 신빙성을 더하려고 추가한 것 같은데 오히려 신빙성이 더 떨어지더군요.

  2. paro 2010/12/15 13:25

    하도 뜬소문이 돌아다니는데 결국 뜬소문이었을 뿐이군요..

    얼마전엔 승합차로 사람 납치하고 주위에서 공범들이 영화촬영 한다는 식으로 주변을 정리한다는 소문이 한창 떠돌도니 지금은 조용하네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0/12/15 15:13

      내용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그 조금을 안하는 듯합니다. 납치는 예전부터 돌던 도시괴담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3. 최속불꽃 2010/12/15 18:26

    저도 어디서 들어보긴 했던 내용들입니다.
    역시 전화 받는다고 돈이 나가진 않는군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0/12/15 19:24

      예. 받는다고 결제가 되는 시스템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한 확인없이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4. snowall 2010/12/15 19:53

    외국에는 받는 사람도 돈을 내는 과금 체계가 있긴 하죠. 한국에는 없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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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10/12/17 15:14

      그렇죠. 유무선 구간을 따로 받기도 하고요.

  5. 기브코리아 2010/12/16 16:07

    날씨가 많이 풀렸네요.
    올겨울은 추운 날이 많은가 봅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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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넓은바다 2010/12/17 01:02

    저도 받기만 해도 돈이 나간다는 사실이 별로 마음에 확 왔다는 말은 아니에요.
    몇일전 트위터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받는 사람이 과금을 내는 시스탬은 미국이 좀 유명한 편인데, 미국에서는 전화 사기가 보통은 전화를 걸면 돈이 빠저나가는것보다는 주로 카드 번호를 요구합니다.
    물론 한국도 이런 습법으로 많이 사기 치기도 하죠.
    모르는 번호는 전화 안 거는게 산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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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10/12/17 15:15

      어느 나라나 받는 것 만으로 결제를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통화료 과금은 가능하겠지만요.

  7. 진아랑 2010/12/17 11:37

    회사 일 때문에 결제페이지를 만든적이 있는데 해본게 다날, kcp, 모빌리언스?(갑자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데이콤 인데 저런 결제방식(?)은 제가 본것 중에는 없어요.

    왜 저런 소문이 나도는지 저로선 이해가 안되네요.

    해킹에 관련된 괴담과 같은 맥락일까요?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0/12/17 15:16

      갑자기 트윗터를 통해 괴담이 전파되고 그로 인해 널리 퍼진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아무튼 지금은 그런 소문이 사라지고 있는 듯하더군요.

  8. zinagadaga 2010/12/23 07:26

    아마 콜렉트콜 사기를 두고 말하는 것이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퍼져나가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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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아 2010/12/23 08:54

      콜렉트콜은 받는 사람의 허락을 받기 때문에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악의적인 소문인지 아니면 인터넷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조금 어이없는 소문입니다.

  9. 레더맨 2013/01/11 08:32

    처음에 누가 퍼트렸는지 몰라도 관심 받고 싶었고 사람들이 동요하는 거에 쾌감을 느끼는 변태인가 봅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13/01/25 13:50

      누가 일부러 퍼트렸다기 보다는 소문을 확인없이 퍼트렸기 때문에 발생한 일 같더군요.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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