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할 것을 대비해 구입한 고진샤 K801B
오즈폰이 생기고 경품으로 iPod Touch를 받은 뒤로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병원에서 사용해 보려고 가져갔지만 네트워크 속도가 너무 느려서 집으로 보낸 상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병원신세를 저본적이 없다. 그래서 항상 든는 이야기가 "제는 치면 대형사고"라는 이야기였다. 그랬다. 나이를 먹으면서 체력의 한계를 느꼈지만 따로하는 운동은 없다. 남들은 많이 마셔야 일주일이 두 번이라는 술을 한달에 한번 빼고 마신다. 밥을 먹는 것도 불규칙적이다. 아침을 먹을 때도 있고 건너뛸 때도 많다. 저녁이 조금 늦어지면 술이 저녁이 된다. 하루라도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이것이 지론이었다.
이러니 탈이나지 않으면 이상한 일. 작년부터 몸이 급격히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병원에서 확인해 보니 예상대로 성인병이 생겼다. 따라서 올초부터 입원을 해서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했다. 병원에 입원하면 심심하기 때문에 입원을 대비해 고진샤 K801B도 준비했다. 그러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며칠 전 병원의 권고를 받아드려 그제부터 입원치료를 받고있다. 병원에서 따로 하는 일이 없다 보니 하루가 무척길다.
그러나 오즈폰이 생기고 경품으로 iPod Touch를 받은 뒤로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병원에서 사용해 보려고 가져갔지만 네트워크 속도가 너무 느려서 집으로 보낸 상태다.
또 술을 마시지 않고 아주 규칙적인 식사(아침 오전 8시, 점심 오전 12시, 저녁 오후 6시)를 하다 보니 피부는 아주 좋아졌다. 따라서 환자처럼 보이기 보다는 '날나리 환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시 답답하다. 병원 7층 휴메실에 무선 AP가 하나 잡히기 때문에 7층 휴게실에서 인터넷도 하고 신문 기사도 읽고 또 iPod Touch에 저장해간 책도 읽곤 하지만 역시 따분하다. 외형적으로 큰 병은 없는 것 같은데 주치의 선생님은 상당히 심각하시다.
고지혈증이 지방간으로 승화된 덕에 체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었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작년 중순부터 체력저하가 심했던 것 같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니 그나마 안심이 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일요일에는 퇴원이 가능할까 싶었지만 월요일까지는 두고 봐야고 한다. 따라서 빠르면 월요일에나 퇴원이 가능할 것 같았다.
기껏 병원에서 사용하기위해 고진샤 K801B는 무용지물이었다. 7층에서 무선 AP가 잡히기는 하지만 너무 자주 끊어지고 속도도 느리다. 이덕에 고진샤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속도가 정말 느리다. 한페이지를 열기가 힘들 정도로. 반면에 iPod Touch에 포함된 사파리는 정말 빠르다. 고진샤로는 죽어도 열리지 않는 페이지도 정말 빨리 연다.
그덕에 답글도 고진샤가 아니라 iPod Touch로 달고 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가능할까 싶어서 iPod Touch로 블로그에 글도 작성해 봤다. 글을 작성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태그 입력이 힘들고 링크를 다는 것도 힘들었다. 참고로 이 글의 첫 두 구절은 iPod Touch로 입력한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병원 생활을 하는 중이지만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싫어서 병원일기를 쓰고 있다. 그덕에 요즘 쓰는 일기는 세가지가 되었다. 병원에서 나누어준 일기장(먹고 배출한 것을 기록), 장비를 몸에 달고 쓰는 장비 일기장(활동 사항을 기록), 그리고 내가 따로 쓰는 병원일기(병원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기록).
오늘은 병원에 있는 것이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또 결제를 비롯한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어서 병원에 외출을 신청했다. 당연히 거절 당했다. 결국 우엉맘을 불러 잠시 병원에서 탈출한 뒤 급한 일을 처리하고 간단히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다. 짧은 병원 생활이지만 느끼는 점 중 하나는 '찌르는 것이 너무 많다'. 피뽑기 위해 찌르고 주사때문에 찌르고 혈당 검사로 찌르고... 하루에 10여번은 넘게 찌르는 것 같다.
타고난 성격이 이런 일로 걱정하지 않는 편이고 또 병원 생활 내내 함께한 iPod Touch 덕에 그 나마 심심한 부분을 많이 줄이 수 있었다. 역시 옛말 틀리는 것이 없다고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생 처음 가본 병원이지만 아울러 다시 가고 싶은 생각도 없는 병원이었다. 치료에 금주가 전제 조건이라고 하니 이제는 "하루라도 술을 마시면 골로 간다"로 지론을 바꾸어야 할 상황인 셈이다.
아무튼. 여러 분. 건강하세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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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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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트 2008/06/21 13:37
제 친구 중에 늘 아픈 친구가 있는데
하는 말이 '난 가늘고 길게 살거야' 뭐 이런 말.
그리고 건강한 친구가 있는데 도아님 말씀 대로
1년에 한 두번 크게 아프고.. 신은 인간에게 다 균등한
질병 쿼터를 주셨는지...
몸 관리 잘하시고 술과 기름진 음식을 줄이세요;
도아님 나이면 아직 크게 걱정할 때는 아니잖아요;; -
Meritz 2008/06/21 14:19
저는 생물학적동등성실험에 참가하면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정말 심심하더군요. PMP라도 가져갔기에 망정이지^^
병원안에서 자꾸 찌르는 일도 많고 활동량도 별로 없다보니 퇴원할 때 쯤 되면 온몸에 힘도 없더라구요.
빠른 쾌유를 빕니다. 그나저나 아이팟 터치가 있었던 덕분에 심심함이 덜하셨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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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hwan 2008/06/21 18:08
제목이 "병원탈출!!!"이어서 퇴원하신줄 알았습니다.
퇴원은 아니었군요^^ 월요일까지 몸 관리 잘하셔서 빨리 나오시는게 더 낫겠어요^^
병원에 오래 있으면 없던 병도 생기는거 같아요^^;
쾌쾌쾌쾌유를 바랍니다. -
ymister 2008/06/21 20:09
ㅋㅋㅋ 소주 한 병 들고 위문가야겠는데요...^^
저도 오늘 잇몸 수술했습니다.
두 달 전부터 치료하고 있었는데, 당연히 그동안 술은 마시지 못했구요.
두 달 더 계속 치료한다는데...참...ㅡㅡ;
그나저나 고진샤 처분하실 생각은 없으신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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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lic 2008/06/21 22:53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성인병이라는게. 쉽게 낳지 않을 수 도 있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병과 함께 계속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알고 있구요. 도아님의 지치지 않고 올라오는 포스트 만큼이나. 병과 함께 꾸준한 건강 관리에 신경쓰셨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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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reyes 2008/06/22 14:15
진짜 조심하세요~
예전에 술 때문에 (결과는 좀 다른 병이었지만) 반 년을 고생하고 나니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없더라구요. T_T 얼른 회복하시길! -
석호필 2008/06/22 23:26
간만에 왔습니다.^^
요즘 병원 조심하셔야 할 듯 합니다.
본문글 읽다가 도아님이 하루에 10번 주사를 맞으신다길래 , 엇그제 MBC 불만제로 방송이 떠오르더군요.
일부 개인병원과 중소병원에서 인건비를 아끼고자 간호사 자격증은 물론이고 조무사 자격증도 없는 학원생을 고용해서 주사를 놓는 답니다.
어떤 고등학생은 간단한 질병으로 엉덩이 주사를 맞는데 찌른데 또 찌르고, 한 10번은 한군데 집중으로 맞아서 허리가 완전히 휘었다는 군요. 병원측은 당연히 증거를 대라며 완전 무시하더군요.
암튼 빨리 쾌유하시고, 병상일기중 재미있는 일도 포스팅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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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nylee 2008/06/24 16:37
속히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요즘 40대에 접어들면서 급격한 체력저하를 느낍니다.
아뭏튼 건강할때 운동하고 건강관리에 신경써야겠습니다. -
성문 2008/06/25 00:29
도아님 지방간이셨군요;;
저보다 잘 아시겠지만 술 끊으셔야 됩니다;;
잠시 찾아보니 영국에서 알콜성 지방간만이 있는 사람 88명을
10년 동안 추적조사 했더니 9명이 간경화가 생겼는데
8명은 술을 계속 마셨고 1명은 말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계속 검사하시는 걸로 봐서는 간기능하고 다른 부분도 많이 안좋으신 것 같네요..
균형잡힌 식생활로 쾌유하시기를 바랍니다^^ -
나무 2008/06/25 13:18
저도 예전에 건강검진을 받으면 지방간이 단골 메뉴입니다.
'그래. 지방에 있으니 지방간이지.'하며 위안한 적이 있습니다.
어떤 병이든 의사들의 처방전 가운데 항상 상위 1,2,3위를 차지하는 것이 있죠.
술 마시지 말고, 담배 피지 말고, 운동해라.
속으론 이렇게 대꾸합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했으면 내가 병원에 오겠냐?"
경찰서와 병원은 안 가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하더군요.
빨리 회복하시고 그런 다음에 업그레이드 하시기 바랍니다. -
오리ⓡ 2008/06/25 21:10
어이쿠, 강철 체력 도아님께서도 이런날이 생기는군요. 세월은 세월인가봅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주치의님 말씀처럼 지금부터라도 건강 관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
강병희 2008/08/11 02:37
지난글 읽다가 병원 입원 소식을 늦게 접했네요...
지금은 다 나으셔서 집에 계시겠지만 안부 전합니다...
쉽지 않고, 힘든 일이지만 운동 시작하셔야 할것 같습니다...
체력은 국력~~~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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