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술을 상당히 즐기는 편이다. 소주, 맥주, 양주, 막걸리, 죽엽청 등 술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그러나 역시 자주 마시는 것은 소주와 맥주이다.
언제 부터 생긴 버릇인지 모르지만 자기전에 큐팩 한병을 비우고 잔다. 한주를 기준으로 하면 큐팩으로 7~8병을 마시는 셈이다. 큐팩이 나오기 전에는 당연히 병맥주를 마셨고, 마시는 양이 워낙 많아서 인지 동네 슈퍼에가면 항상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 목동에서 부평으로 이사간다고 슈퍼 주인 아주머니에게 얘기하니까 그냥 요 동네에서 살라고 하신다.
부평으로 이사가서 제일 큰 문제가 빈병을 처리하는 일이었다. 목동의 슈퍼는 배달을 해주기때문에 맥주를 주문하면서 빈병을 보내면 됐었는데 지금 사는 아파트의 슈퍼는 배달을 안하기 때문에 빈병을 항상 내가 치웠다.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를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무지많은 빈병을 보고 애 엄마에게 달라고 한 모양이다. 빈병 치우라고 날 귀찮게 구는 것보다는 그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모든 빈병을 청소하는 아주머니께 주었다는 것이다. 그후 한동안 빈병은 모두 이 아주머니가 치워갔다. 그런데 큐팩이 나오자 당연히 가격도 싸고 치우기도 편한 큐팩으로 바꿨다[1].
큐팩으로 바꾸면서 생긴문제가 맥주양이 약간 모자란다는 것이다. 병맥주로 마실때에는 640l짜리를 항상 세병씩 마셨는데 큐팩으로 마시니까 딱 반병(1920-1600=320)이 모자랐다.
아무튼. 맥주를 많이 마시면 통풍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물론 크게 신경쓰지는 않지만, 이제 일주일에 큐팩을 한병만 마시기로 했다. 이 번주 일요일에 큐팩 한병을 비웠으니 이 번주 내내 맥주는 안마셔야 한다는 얘기다.
- 한 병 마셨다고 하면 큐팩으로 한병 마신줄은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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