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MBC 100 토론을 보았다. 김선일씨 문제로 촉발된 이라크 파병 문제를 토론하고 있었다. 참석자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한나라당, 우리당, 민노당, 참여연대, 그리고 또 한명(정부측 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나는 이 토론을 보며 '왜 여당인 우리당은 없는지' 의아해 했다.
일반적으로 토론 프로그램의 패널 배치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같은 쪽에 배치한다. 즉, 파병 찬성은 화면상 좌측에 배치됐고, 파병 반대는 우측에 배치됐다. 좌측 패널(파병 찬성 측)들은 항상 봐오던 원조 수구당(한나라)의 주장과 똑 같은 주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원조 수구당(한나라) 옆자리에 앉아 원조 수구당(한나라)보다 더 수구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1]이 있었다. 출신이 궁금해서 자막을 집중해서 보는데 이 사람이 사이비 수구당(우리당) 패널이었다.
주장도 정책도 똑 같고, 하는 짓도 똑 같다. 공약(公約)을 공약(空約)으로 만드는 작태도 똑같고 국민 뒷통수 치는 기법도 환상적으로 같다. '천재 불사조'님의 말대로 도플갱어 같았다. 어제까지는 서로 헐뜯고 못잡아 먹어 안달을 하더니 오늘 나란히 앉아 서로를 감싸며 토론하는 모습을 보니 이게 얘들이 말하는 상생의 정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 어울렸다. 이제 과거 김영삼이가 했던 것처럼 *구국의 결단이라고 우기고 합당하는 절차만 남은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 원조 수구당과 사이비 수구당이 합당하면 원조 수구당이 될까 사이비 수구당이 될까? 산수라면 사이비 수구당이 되겠지만 50년 전통의 원조 수구당이 쉽사리 사이비 수구당으로 변신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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