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자식은 부모를 땅에 묻고, 부모는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러 저러한 이유로 자식을 먼저 보내기 보다는 자식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먼저 가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서점에서 일을 하다 보면 프로그램을 짜는 것외에 따로 하는 일이 많습니다. 책을 나르는 경우도 있고, 오늘처럼 입고된 책을 검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모 대학에 납품할 책을 검수하고 있었습니다. 검수하는 책을 보다 보니 만화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만화책의 홍보 문구에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내는 고통,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병에 걸린 자식앞에서도 보통 하루라도 먼저 죽기를 소망하는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그런데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이라니? 자식을 키우는 부모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 않아 만화의 나머지 광고 문구를 확인했습니다. 장애인[1] 공동 작업장 '도토리의 집' 설립 실화를 바탕으로한 만화였습니다. 그제서야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라는 말 뜻을 이해했습니다.
가슴이 져려옵니다.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자식을 바라보며 이보다 더한 소원이 있을까요? 내 자식이 그렇지 않다고 행복해하며 살아 왔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똑 같은 부모의 마음인데... 우리는 이렇게 편을 가르고 살아왔나 봅니다. 저는 누구 보다도 노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부족했습니다.
아이보다 단 하루만 더 살 수 있다면...
이 소망보다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 저는 장애인이라는 말을 싫어합니다. 따라서 장애인을 대신할 말과 그에 대한 글을 따로 올릴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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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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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맛황산 2006/10/20 20:14
장애인이니 장애우니 하는 말을 좋네 나쁘네 따지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하는사람이 편견을 가지지 않고 사용한다면 용어자제체는 어떤 문제도 없는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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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06/10/21 22:02
장애인.우 를 대신 할 만한 좋은 명칭이 있을까요?
저 역시 많은 시간 고민 하고 생각 해 보았지만, 생각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은 우리가 그런 분 들을 어떻게 부르는 가도 중요 하겠지만, 그것보다도 어떠한 마음 으로 그 분 들을 대하는가 가 우선 일것 같습니다. 비 장애인 입장 에서요.... -
Likesoft 2006/10/27 01:27
음. 그렇다면 '장애인'이라는 말 대신에 '정신지체인' 이라던가 '신체부자유인'이라던가 하는 용어로 세분화·구체화 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일까요?
어찌되었건 '신체나 정신이 부자유스러움'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네들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니 다른 것으로 대체한다는 것도 어딘가 어색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연재 2006/10/29 02:01
병신이라는 말이 표준어일것 같습니다.
장애자로 바꾸고 또 장애인으로 요즘은 장애우?
문화적으로 장애인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입니다.
전생에 몹쓸짓을 해서 천벌을 받았다.
엄마말을 안 들으면 저 아저씨처럼 된다!
이런 예가 있겠네요.
어떤 말로 바꾸던지 일정기간이 지나면 비속어처럼 될 듯...
예) 계집, 아줌마
장애라는 말 자체에 가치관이 개입된건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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