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관광 1호, 충주호
충주를 방문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장소는 집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충주호이다. 물이 가득찬 충주호와 충주호 주변의 구불구불한 길, 시골 도시로 보기에는 잘 꾸며진 공원때문이다. 장시간 관람할 정도로 볼 것이 많은 건 아니지만 짧은 시간 아이들과 방문해서 관람하기엔 괜찮은 장소다. 매형이 처음 충주로 내려왔을 때도 자주 가던 곳이고 나도 처음 충주에 내려와 자주 가던 장소였다.
충주호
매형이 처음 충주로 이사왔을 때 생각이 난다. 서울에서 친척이나 아는 사람들이 내려오면 항상 가는 곳이 충주호였다. 식사 대접도 충주호를 지나면 나타나는 음식점에서 했다. 그래서 충주에 산지는 얼마 되지 않아도 충주호에 대한 기억이 많고 길도 익숙한 편이다.
어제 우영이가 학교를 마치고 서점으로 찾아 왔다. 날씨 좋은 주말을 그냥 보내기도 그렇고 가급적 지역적 특색에 따라 주말을 보내기로 한 터라 우영이와 다예를 데리고 충주호로 향했다. 처음 먹는 음식은 무조건 맛이 없고, 처음 가는 장소는 무조건 싫은 우영이는 계속 집에서 만들기 놀이를 하고 싶다고 졸랐지만.
일단 목행동에서 충주호 방향으로 가다가 충원교를 지나 우회전하니 충주호 휴계소가 나타났나다. 선착장을 가기 바로 전이고 주차장도 넓고 휴게소도 괜찮게 꾸며진 것 같아 일단 차를 주차하고 휴게소를 둘러봤다. 사람도 많지 않을 것 같은 휴게소이지만 의외로 잘 꾸며져 있었다. 물레방아도 있고, 약수터도 있고, 붕어들이 모여 사는 작은 연못, 짧지만 휴양림처럼 소나무가 늘어선 작은 오솔 길도 있었다.
우영이는 붕어에게 밥을 주는 것을 좋아해서 매점에서 강냉이를 한봉지 샀다. 붕어 먹이를 따로 팔지만 붕어 먹이는 사람이 먹을 수 없고, 붕어들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역시 붕어 밥을 주는 것은 우영이도 다예도 무척 좋아했다.
오늘의 명언 - 다예: 붕어들아 많이 먹어, 싸우지 말고...
수질 오염 때문에 강냉이를 주는 것이 조금 꺼려됐지만 이 연못은 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아울러 붕어 밥보다는 강냉이를 더 잘 먹었다.
다예가 붕어들에게 강냉이를 던지면서 하는 말에 미소를 짖고, 연못을 지나 쭉 걸어가 봤다. 작은 오솔길이 나타났다. 공기가 좋아서인지 그 작은 오솔길도 꼭 휴양림처럼 느껴졌다. 오솔길을 지나니 도로 옆으로 헬기장이 있었다. 실제 헬기가 이착륙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잔디밭 주변에 H 표시가 되어있는 동그란 터가 세군데나 있었다.
단군상
그리고 특이하게 금색이 입혀진 동상이 보였다. 확인해보니 단군 할아버지의 동상이었다. 사진 한장을 찍으려고 하자 우영이는 단군 할아버지 동상에 엎어져있었고, 다예도 올라가고 싶은지 올려 달라고 떼를 썼다.
다예도 올라 가고 싶었지만 역량 부족으로 울며 나오고 있다.
다시 연못으로 방향으로 가다 보니 붕어 가족의 동상이 있었다. 작품의 이름이 꿈인데 붕어 가족의 동상이라고 하면 작가가 싫어할 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는 딱 붕어 가족이었다. 붕어 밥을 주고 재미 들린 다예와 우영이 모두 붕어 가족과 사진을 찍었다.
다시 연못에서 붕어 밥을 주고 연못 앞의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폭포. 가느다란 물줄기가 떨어지는 것에 불과하지만 여름에 보면 참 시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휴게소를 출발해서 선착장으로 향했다. 예전에 충주호 유람선에 불이 났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배를 탈 생각은 없었지만 '혹 구경거리라도 있을까'해서 였다. 배를 탈사람이 아니라면 가볼 필요는 없었다.
선착창에서 출발해서 다시 충원교를 지나 마즈막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충주에 오면 주로 가는 길이 선착장 쪽 휴게소가 아니라 이 길이었기 때문에 길은 오히려 더 눈에 익었다. 마즈막재 방향으로 가다보면 처음으로 나오는 휴게소. 한때는 고기를 구워 먹는 것을 허용했기 때문에 여름이면 삽결살 굽는 냄새로 천지가 진동했다고 한다.
잔디밭
차를 주차하면 아주 넓은 잔디 밭이 나온다. 이런 잔디에서 축구를 해본적이 없는 우영이는 축구가 하고 싶다고 공을 사자고 졸랐다. 이런 곳에 와서 공하나 사고 또 얼마 뒤 버리고 하는 일이 많아서 그냥 무시하고 놀라고 했지만 결국 녀석은 다른 아이가 가져온 공으로 축구를 했다.
잔디밭이 상당히 크다. 축구를 해도 괜찮을 정도로... 아울러 여름이면 아주 시원하다.
우엉맘과 우영이가 한편으로 하고 나와 다예가 한편을 했다. 잔디위에 올려 놓은 음료수 병을 공으로 차서 넘어트리면 한골을 넣은 것어로 하기로 했다. 따로 우영이와 축구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뛰어가며 곧잘 공을 찼다. 그러나 결과는 우리 팀이 이겼다. 나도 발로하는 운동은 못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우엉맘과 우영이 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휴게소를 출발해 다시 마즈막재 방향으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충주호의 휴게소가 온다. 일단 주차를 하고 계단을 오르자 매점이 바로 나타났고, 이 매점에서는 어묵과 떡복이를 팔고 있었다. 어묵은 온 가족이 좋아하기 때문에 일단 어묵 부터 손에 들고 먹었다. 내가 세개, 우영이 한개, 다예 한개. 세개에 천원이라고 하는데 하나가 남았다. 그래서 한개를 더 먹었다. 물론 이보다 더 먹을 수 있지만 고개 넘어 음식점에서 백숙을 먹을 요량으로 일부러 줄인 것이다.
그런데 우영이가 더 먹고 싶다고 하더니 하나를 더 먹었다. 따라 쟁이 다예도 오빠따라 하나를 더 먹었다. 그래서 또 하나가 남아 어묵 하나를 더 먹었다. 그런데 바나나킥을 사달라고 조르던 우영이는 엄마가 바나나킥을 사주지 않자 또 어묵을 먹었다. 이러다가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 일단 열개를 먹은 것으로 계산하고 휴계소 안쪽으로 향했다.
전망대
예전에 충주호를 지나다 보면 상당히 높은 대가 세워져 있었고, 매형은 번지 점프장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상수원 보호 구역에 어떻게 번지 점푸장이 가능한지 물어 봤었지만 번지 점프장이 아니라 충주호 정상에서 충주댐으로 오르 내리는 엘리베이터였다. 높이 때문에 상당히 어지러웠지만 우영이는 여전히 신난 모양이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보고 녀석도 타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충주호 전체가 다 보인다. 건너편에도 산이라 전망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원하다.
엘리베이터를 타자 꼭 엘리베이터가 위로 솟구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통유리로 만든 것처럼 충주호가 모두 보였지만 엘리베이터 앞의 철제 구조물 때문에 시원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충주댐까지 내려와 주변을 둘러봤지만 마땅히 볼거리는 없었다. 우영이와 다예의 사진을 찍어 주고 다시 정상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충주댐에 도착한다. 바로 앞에서 충주댐을 볼 수 있지만 물이없고, 방류 중이 아니라 볼거리는 별로 없었다.
문학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보니 왼쪽으로 충주호 문학관이라는 건물이 보였다. 호기심에 방문해보니 아이들이 물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준비한 각종 홍보물, 도레미파솔라시도라는 버튼을 누르면 음계에 따라 물방울이 올라가는 피아노등이 있었다. 2층도 있기 때문에 2층으로 올라갔다. 빛을 이용, 다향한 빛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화면도 있었고 물레 방아를 돌리면 하나씩 퀴즈가 나타났다. 그래서 이름도 지혜의 물래방아였다.
약간 어두운 공간에는 빛이 춤을 춘다. 그리고 시원스런 무늬가 벽면을 가득 채운다.
예전에는 몰랐지만 충주호 주변이 상당히 잘 꾸며져 있다는 생각과 나중에 손님이 오면 오늘 방문한 순서로 보여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시간이 상당히 지난 상태라 예전처럼 충주호를 넘다 나오는 식당에서 식사를 할 요량으로 다시 마즈막재로 방향을 잡았다.
충주호 고개 길 끝 부분에서 충주시 방향으로 길을 돌리니 예전에 한번 방문했던 계림이라는 중화 음식점이 나타났다. 내 기억으로는 이 길의 끝에 예전에 맛있게 먹은 묵집이 있었다. 역시 길 끝에 통나무 묵집이 나타났다.
아이들이야 묵을 좋아하지 않지만 나나 우엉맘 역시 묵을 좋아하기 때문에 묵무침과 우영이를 위해 생두부, 그리고 동동주 하나를 시켰다. 묵 맛은 좋은데 양념은 수안보 근처의 집(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보다 못했다. 동동주 맛은 좋았다. 특히 메뉴가 두부, 묵, 도토리 파전과 같은 참살이 식품이 전부이고 나오는 반찬도 김치, 콩자반, 배추 겉절이가 전부이기 때문에 참살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방문해봐도 괜찮은 집이다.
동동주를 마시고 집으로 향했다. 술은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 때문에 또 1.6L의 맥주 두병을 더 마시고 하루를 마감했다.
충주라고 하면 다들 시골이라고 얘기한다. 시가지라고 해봐야 서울 변두리의 한 골목 정도의 상권밖에 되지 않으므로 사실이다. 이렇다하게 문화생활을 하기 힘들지만 물이 좋고, 잠깐 잠깐 가볼 수 있는 곳이 많다. 시의 크기에 비해 거주 인구가 별로 없고, 유명한 광광지도 아니기 때문에 여유있게 들러 볼 수 있는 곳이 충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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