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의 수다

환장하는 순간이다. 첫번째 여자는 국정원에 다니는 여자이고 두번째 여자는 사기치는 여자다.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여자와 사기를 치는 여자가 같다니... 그런데 아주마의 대화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동생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어제 간단히 마신 술덕에 잠이 일찍 들었다. 옷도 벗지 않고 이블도 덮지않고 잔 것으로 봐서 TV를 보려고 누웠다가 잠이 든 것 같다. 자는 도중에 누군가 배 위로 올라타고 노는 것을 보고 잠깐 잠이 깼다. 얼굴을 들어 보니 따공()이였다. 항상

: 오늘은 아빠랑 잘꺼야

라고 얘기하면서 매일 엄마와 자는 것이 종내 미안했는지 자는 도중 아빠랑 잔다고 왔다고 한다. 녀석을 안고 있다 보니 녀석이 조금 불편해 하는 것 같다.

도아: 야, 엄마한테 가고 싶어
: 응.
도아: 그러면 엄마한테 가서 자.
: (좋다고 일어나서 쪼로록 엄마한테 간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가 물한잔 마시고 보니 새벽 4시. 술을 많이 마시던 그렇지 않던 일찍 자면 일찍 일어난다. 새벽 4시에 자도 아침 8시면 일어난다. 잠이 없는 사람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하루에 네 시간만 잘 수 있도록 몇년을 노력한 덕에 10시 이전에 자면 보통 2~4시면 깨고 2시 정도에 자면 5~7시 정도면 잠이 깬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 올리고 다른 작업을 하다가 아침을 먹었다. 씻으러 목용탕에 갔다가 발견한 무수한 새치. 아버님은 새치가 거의 없으셨는데 어머님을 닮아 새치가 많다. 결국 염색을 하고 간단히 씻고 나오니 애 엄마가 하는 소리.

우엉맘: 오빠. 여자가 국정원을 다닌 것을 남편이 9년 동안 몰랐데.
도아: (도대체 뭐가 문젠데) 그런데 뭐?

우엉맘: 응, 사기를 쳤대.
도아: 누구 누구에게 무슨 사기를 쳤다는 건데?

우엉맘: 아. 여자가 국정원을 다닌다고 사기쳤다고.

아줌마(또는 처녀)들과 얘기를 하다보면 이런식으로 중간 과정이 생략된 체로 말을 하는 바람에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도아: 그러면 "여자가 국정원에 다닌다고 9년동안 사기를 쳤는네 남편이 몰랐데"라고 해야지.
우엉맘: 그게 그거지.

환장하는 순간이다. 첫번째 여자국정원에 다니는 여자이고 두번째 여자사기치는 여자다. 국정원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여자와 사기를 치는 여자가 같다니... 그런데 아주마의 대화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 꽤 오래전의 일이다. 지금은 변리사를 하고 있는 동생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도아: 처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누구라고.
우엉맘: (탤런트를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권상우, 나도 권상우 좋아.

동생: (바로 전의 대화가 비에 대한 얘기이기 때문에) 그래요. 저도 비를 좋아하는데.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우엉맘: (여전히 권상우 얘기를 하는 줄 알고) 그래요. 노래하는 것은 못들어 봤는데. 연기는 봤어도.

동생: (여전히 비로 알고) 풀하우스에서 연기하는 것 봐요. 정말 잘하죠.
우엉맘: (여전히 권상우로 알고) 맞아요. 정말 잘해요.

내 질문에 동문서답하고 서로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면서도 대화가 이어진다.

역시 아줌마의 수다에는 남자들이 모르는 뭔가 오묘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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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7/02/09 10:26 2007/02/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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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usansf 2007/02/11 03:49

    아줌마들을 가끔 만나면 수다 떠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뭐이리 할말이 많은지.... 재잘재잘 시간이 잘 가더군요, 가끔은 길어지는 것 때문에 짜증이 날 때도 있고요, 한번 시작하면 끊는게 쉽지 않을때가 있어서, 누군가 제제를 해야 할때도 있습니다. (남편 쪽?) 제가 보기에도 수다는 긴장해야 합니다~ 뭔 말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2/11 10:32

      저는 아줌마들하고 수다를 떨어도 대부분 제가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저한테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아줌마들을 가지고 논다"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여자들끼리 하는 얘기를 보면 정말 저런 대화도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특히 정말 야한 얘기까지 합니다(남자는 상상도 못할).

  2. youksik 2007/02/13 11:09

    우하하~~~^^ 글읽다 뒤집어졌어요 우리집사람얘기하는줄 알았네요 여자들은 다 같은건가? 도아님의 세상사는이야기 잘읽고 있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7/02/13 14:57

      얘기를 해보면 거의 비슷하더군요. 일부 아닌 사람들도 있지만요.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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