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V vs 검도V

이는 태권V를 아주 좋아한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만화지만 어디서 노래를 배웠는지 자기가 개발한 안무까지 곁들여서 열심히 노래를 부른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태권V를 좋아하는 것은 아마 태권V에서 태권도를 연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웃에 사는 녀석 또래의 형이 태권도를 배운다고 하자 이는 검도를 배우겠다고 한다. 아마 어린 생각에도 남을 따라하는 것보다는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태권V를 워낙 좋아해서 인터넷에서 도는 태권V 박스셋을 구해 이에게 보여주었다. 제작된지가 워낙 오래됐고, 변변한 필림하나 없는 상태에서 복원한 DVD라 화질은 조악하다. 필름 상태를 반영하듯 DVD임에도 비내리는 화면이 자주 나타난다.

색감이 뛰어난 요즘 만화에 상당히 익숙했을 텐데도 무척 태권V를 좋아하며, 즐겨본다.

정확히 기억나지않지만 상동 호수 공원에 가고있을 때 일이다.

: 아빠! 태권V는 태권도를 잘하지?
도아: 그럼.
: 그럼 아빠! 태권V와 검도V가 싸우면 누가 이겨?

사내 녀석이라 그런 것인지 이만 유별난 것인지 모르겠지만 녀석은 누가 이기는지가 항상 관심사이다. 이런 질문은 하도 받아서 일반적으로 모른체 한다. 계속 물어보던 녀석은 이번에는 화살을 엄마에게 돌렸다.

: 엄마! 태권V와 검도V가 싸우면 누가 이겨?
엄마: 세상에 검도V가 어딨니?
: 태권도를 잘하면 태권V지? 그럼 검도를 잘하면 검도V잖아. 엄마가 그것도 몰라?

아이 다운 발상이다. 태권를 검도로만 바꾸면 새로운 로보트가 만들어지니...
그러나 태권도 보다는 검도를 하고 싶어하고 따라서 은근히 태권도 보다는 검도가 이겼으면하는 녀석 심정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이 역시 그리 멀지않은 장래에 수 많은 경쟁속에서 살아야한다. 그러나 녀석이 살아갈 사회는 이기는 경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경쟁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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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2005/07/21 08:19 2005/07/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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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이커피 2005/07/21 19:33

    이런 저런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생명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면 필연적인 것이겠지만, 그러한 경쟁이 부디 서로에게 너무 큰 슬픔을 안겨 주거나 상처를 입히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하지만 어른이 되면 될 수록, 그러한 바램을 마음속에 품는 것조차 힘든 것 같습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7/21 21:03

      예. 진화를 생각해도 경쟁이 맞죠. 그러나 그 경쟁이 잘못됐다는 생각을 종종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상대 평가입니다. 동료와 경쟁을 시키고 운이 좋으면 점수가 좋고 운이 나쁘면 점수가 좋지 않은 일이 가장 쉽게 벌어지는 것이 상대평가거든요.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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