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선택설의 근본은 번식과 생존이다.. 자식이야.. 또 만들면 되니까 생존이 더 중요할 것 같지만..
자식들의 먹이를 구하기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는걸 보면 실제로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이 두 본능이 부족한 생물은 다른 것들과 경쟁을 할 수 없다..
6시 내고향 하기전에 KBS에서 하는 동물의 왕국을 즐겨 보는데...
거기에 보면 자식 없는 놈보다 더 멍청한 넘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남의 자식을 자기자식인 줄 알고 목숨을 걸며 키우는 넘들이다... 반면에 제일 이익을 보는 건 자신의 씨를 퍼뜨리되 남으로 하여금 키우게 하는 것들이다.. 뻐꾸기, 검은목 벌앞자이새, 매사촌 등이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고 한다..
쇼핑몰들이 블로고스피어라는 둥지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어쩌면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는.. 훌쩍 제 살길 찾아 떠나 버리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푸른 하늘 어미 새: 생후 3개월 밖에 안됬는데.. 내 새끼가 우째 나보다 더 크냐..-_-a
먹는 언니 뻐꾸기 아가 새: 그러게..배고파.. 밥 줘영~
문맥광고나 에드센스로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파워 블로거에 돈 몇푼 쥐어주고 리뷰를 작성케 해서 남의 둥지에 알을 낳고, 포스팅에 덩그러니 제품 사진만 올려 또 그렇게 남의 둥지을 빌리는 것이다.. 이렇게 남의 블로그에 알을 낳고는 자기 알이 어떻게 부화되는지 어떤지 신경을 써야 함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알아서 잘 키워주겠지..
더 큰 문제는 뻐꾸기 새끼는 부화할 때 부리가 날카로운 갈고리형으로 되어 있어서 둥지 안에 다른 새끼들이 남아 있는 경우 모두 죽여버린다고 한다... 덕지 덕지 붙은 광고와 홍보성 리뷰 때문에 죽어가는 블로그들을 보면 이와 같은 현상이 굳이 동물의 왕국에서만 존재하란 법도 없는것 같다..
물론, 쇼핑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뻐꾸기처럼 아이를 만들면.. 그리고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고객들한테 들키지만 않는다면, 그건 그야말로 획기적인 마케팅이 될수도 있다..
하지만,
동물의 왕국에선 뻐꾸기가 다른 둥지에 알을 낳고 훌쩍 떠나버리면 다른 새들이 자기 새끼인줄 알고 먹이도 날라다 주고 훈련도 시켜주겠지만.. 사람이 운영하는 블로그 생태계에선 이런 방법이 절대 통하지 않는다.. 기브엔 테이크!
일전에 쓴 웹 쇼핑몰 생태계에서 취하는 "안정된 전략"에서도 알수 있듯이.. 웹세상은 주고 받는 이치를 정확하게 따지는 얌체형 복수파들로 이뤄져 있다..
또 한가지 쇼핑몰들이 블로그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블로그 자체를 의심한다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숫컷(쇼핑몰), 암컷 (블로그)이 라고 치자..
모든 동물의 숫컷(쇼핑몰)은 누구나 의처증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여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정이 암컷(블로그)의 몸 안에서 이루어지므로 "내 정자가 난자에 도킹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없는" 것 때문에 숫컷은 선천적으로 그런 유전자를 갖고 있다.. 덜하느냐 더하느냐의 차이만 있을뿐..
숫컷의 정자가 암컷의 난자속으로 들어가는걸 눈으로 직접 목격하지 못해 생기는 의처증이 다른 세계보다 쇼핑몰 세계가 특히 심한 이유는 주변 환경과 생활,사회,문화에서 기인한다..
첫번째는 지금 당장 눈에 보여야 하는 "빨리 빨리"의 성과 위주식 때문이고,
둘째는 상명하복(위에서 명령 하고, 아래선 복종하고)의 군대식 조직 체계 때문이다..
셋째로 가장 큰 문제는 쇼핑몰과 블로고스피어의 언어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인 서로간의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쇼핑몰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블로그는 아프리카 어디쯤 붙어 있는 이름도 없는 나라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 둘사이 중간에는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장벽이 하나 있는데..바로 블로고스피어와 대화하고 표현할수 있는 언어의 장벽이다.. 쇼핑몰이 블로그땅을 밟은 그 순간부터 알수 없는 말들과 표현, 그리고 문화적 이질감 때문에 낯설어 한다..(처음엔 나도 그랬으니까..) 이 언어의 문제는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를 차단시키고, 많은 기회를 빼앗아가고 있다..
결국 쇼핑몰은 점차적으로 블로고스피어 내에서 사회성을 잃어가고, 게다가 다른 사람과의 대화의 실패로 인해 외부 사회로 부터 쇼핑몰 스스로를 차단하기 시작한다.. 그 다음 단계는 그 고립은 내 언어장애의 결과로 인해 주어지는 결과라고 당연하게 받아 들이지 않고.. "해봤지만 성과가 나지 않았다"는 것으로 너무 황급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언어의 장벽 때문에 생긴 대화 없는 일방적인 정보 획득은 쇼핑몰이나 기업들의 대화 기술에 부재를 낳는다.. 결국 쇼핑몰은 자기만의 영역안에서만 살기 시작하고.. 끝없는 악순환에 빠진다..
그럼 그 언어를 배우면 되지 않는가? 하지만, 그들의 주변 환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른 문화와 접촉할수 있는 도구는 상대방의 언어을 알고, 이해하는 것으로 부터 출발한다... "오렌지 아니죠~! 어렌쥐~!"가 꼭 아니어도 웹 세상에서 "언어"라는 존재는 효율적인 장부와 돈을 만들어내는 강한 마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개인적으로 느끼는 쇼핑몰 세계에서 모국어는... 대행사, 키워드,오버추어, 네이버 뿐이다.. 쇼핑몰 운영하는 운영자들 사이에서 네이버는 웹의 청와대로 불릴 정도로 모든 언어의 권력이 네이버에 있다.. 아무튼, 10년전 쇼핑몰들이 했던 언어관습과 어휘를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쇼핑몰에서 평소 하는 행동과 언어는 주로 자신의 주변에서 얻어낸것들이다.. 특히 웹 세상의 언어인지능력이 생성되는 쇼핑몰 창업 초,중반기를 걸쳐 주로 인지되는 것들인데.. 현재 우리 쇼핑몰 세계의 언어환경은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음은 두말하면 혀만 아프다..
제대로 된 교육기관도 없을 뿐더러 이렇다할 조합이나 협회 조차 없다.. 하루하루 매출에 연연하는 생계형 쇼핑몰이 많고, 사이트 하나 만드는데 몇 십만원에 불과한 저렴한 템플릿으로 시장의 60~70%를 장악한 대형 임대몰에 개인 전문몰들이 하나 둘씩 귀속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전자상거래 전체 절반이 넘는 매출을 대형 오픈마켓 몇몇 곳이 차지하고 있다.. 쇼핑몰 광고 시장 또한 오버추어의 키워드 광고가 70%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점차 쇼핑몰 언어환경에서 악조건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 세계에서도 천재적 음악가, 미술가는 가능해서 소년 천재 음악가나 미술가는 가능해도 천재 소설가나 시인은 불가능하다... 웹 세상에서도 똑같다.. 태생적으로 아이템이나 운영 방식이 특이 할수는 있어도 꾸준하게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곳은 드물다.. 언어는 바로 사회적, 문화적 습관성을 체득해야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절대 하루 아침에 이룩할수 있는것들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없는것은 아니다..
이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블로고스피어내에서 사회성을 키워나가고 있는 쇼핑몰은 분명히 있다.. 한예로 얼마전 레이님 블로그에 갔다가 만난.. 한울이라는 김치 쇼핑몰이다..
이곳 김치 쇼핑몰은 오래전부터 블로고스피어와 대화를 시도하고자 언어를 배우고 있던 곳이었다..
그들의 언어 표현 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6개월간 각기 다른 종류의 김치를 한달에 10kg씩 꽁짜로 보내줄테니 받은 김치를 맛보고 포스팅으로 평가해 달라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마트에서 김치를 사서 먹기 때문에 기꺼이 하겠다고 신청을 하였고.. 얼마전에 도착했다..
인격을 이루는 언어, 자신의 인격을 바닥치게 하는 언어는 결국 자신의 열악한 언어환경을 보여주는 것이자, 자신의 정신세계가 열악하다는걸 방증할 뿐이다.. 쇼핑몰 세계에서 일부러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다른 세계의 정서가 녹아있는그런 언어를 배워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글을 쓰다보니 전체적으로 내용이 조금 옆으로 샌감이 있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서두에 말한것 처럼 남의 둥지에 알 낳고 도망가는 뻐꾸기가 되지 말고, 조금은 힘들겠지만 언어를 조금씩 배워 가운데 서있는 장벽을 넘어와 블로고스피어와 대화를 시도 해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한울의 김치 쇼핑몰 처럼..
덧,
모니터링 요원으로 6개월간 김치를 받게 되어 하는 소리는 아니고, 이번에 처음으로 받은 한울 백김치는 씹을때 아삭~아삭 하는 소리가 날정도로 살캉하게 익어 맛이 아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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