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테트리스
내가 이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나서이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당시 모뎀 전문 기업으로 뜨고 있던 '자네트 시스템'에 연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집에서 회사가 먼 것은 아니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게 되었다. 당시 연구소에는 연구원 외에 연구실의 잡무를 봐주는 아가씨가 두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아가씨와 연구원이 한참 게임을 하고 있었다.
대전 테트리스
내가 이 게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나서이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당시 모뎀 전문 기업으로 뜨고 있던 자네트 시스템에 연구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집에서 회사가 먼 것은 아니지만 교통편이 좋지 않아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출근하게 되었다. 당시 연구소에는 연구원 외에 연구실의 잡무를 봐주는 아가씨가 두명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아가씨와 연구원이 한참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연구원: 어. 머뭐야. 키가 왜그래?
아가씨: 호호호. 가끔 키가 바껴요.연구원: 얘는 또 뭐야.
아가씨: 블럭을 쏘는 애예요.
가서 확인해보니 기존의 테트리스와는 달리 두명이서 하는 테트리스였다. 특히 한쪽에서 두줄 이상을 깨면 깨진 줄이 옆 사람에게 가고 가끔 나오는 아이템 때문에 키보드의 방향이 반대로 되기도 하는, 따라서 이런 방법으로 줄을 없애 상대를 죽일 수 있도록한 대전 테트리스였다. 그러나 연구원이라는 체면때문에 한번 해보자는 얘기는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이 아침마다 하는 테트리스를 구경만 해야했다.
당시에는 박사 과정도 입학한 상태였고 박사과정 병역 특례(전문 연구 요원)도 시험을 친 상태였다. 다행히 박사과정 병역특례에 합격을 했고 특례로 입사한 회사는 퇴사하고 학업에 전념하게되었다. 학교 연구실에 출퇴근 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PC 통신을 뒤져서 대전 테트리스를 찾는 것이었다.
대전 테트리스 경연장
92년이기때문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PC 통신 정도가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이었는데 하이텔에는 데이타가 많지 않아 천리안 게임 동호회를 모두 뒤져 대만에서 개발된 이 테트리스를 찾아냈다. 정확한 이름을 모르기 때문에 테트리스라는 게임은 모두 내려 받아 확인해 보는 방법으로 게임을 찾았다. 그 뒤 대학원은 대전 테트리스 경연장이 되었다.
대전 테트리스
이 게임을 기억할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해보면 정말 재미있다. Windows용이 있다면 Windows에서도 재미있게 할 텐데 아직 Windows용은 없는 것 같다. 그림은 컴퓨터와 대전하고 있는 장면으로 컴퓨터가 깬 두줄이 왼쪽으로 이동하는 장면이다.
대학원에서 이 테트리스의 최고수는 나였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무기는 두줄 또는 세줄을 보내는 것. 다른 사람은 네줄로 보내려고 하지만 나는 대부분 두줄로 보내기 때문에 일단 보내는 속도가 빠르며, 보내는 줄의 형태가 다양하기 때문에 1자 공격(4줄 공격)을 주로 하는 사람은 거의 손을 쓰지 못하고 당하곤 했다.
게임의 제왕
6대 4정도의 박빙의 승부를 내는 사람으로는 연구실의 후배 정도 였고 대부분 10번 중 1번만 이겨도 이기는 것으로 해준다고 해도 나와의 게임은 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연구실의 잘 아는 후배가 찾아 왔다.
후배1: 형. 기배하고 테트리스 한판 해줘?
도아: 왜?후배1: 자식이 신입생 주제에 테트리스를 잘한다고 무지 잘난척이잖아.
도아: 후배2도 있잖아.
후배: 후배2 형도 져.
후배2는 후배지만 나 보다 훨씬 먼저 컴퓨터를 시작한 녀석으로 당시에도 컴퓨터 고수로 불리던 녀석이었다. 나도 후배2한테 배운 것도 많았다. 정식으로 타자를 배우지 않았지만 독수리 타법으로 분당 300타 이상을 치는 녀석인데 대전 테트리스로 진다니 다소 의외였다.
기배라는 녀석과 얘기해 보니 녀석이 왜 테트리스를 잘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기배는 전국 타자 경진 대회에 입상할 정도로 타자 속도가 빨랐다. 당시 내 타자 속도는 분당 300타 정도 였는데 이 녀석은 분당 500타 넘는 것 같았다[1].
결국 기배와 한판 붙었다. 결과는 '5전 전승'. 기배의 전략은 1자 전략이고 나는 두줄 전략이기 때문에 기배가 1자를 기다리는 동안 두줄씩 10여번을 보냄으로서 상대를 보냈기 때문이다.
기배: 형 한번만 더하자.
도아: 너는 안되. 한번이 아니라 백번이라고 해도 못이겨.
물론 기배한테 매번져서 약이 올라있던 후배1도 많이 풀어진 듯 했다.
후배1: 형. 기배하고 도아형하고 붙었는데 어떻게 됐는지 알어?
후배2: 어떻게 됐는데?
후배1: 기배가 우리랑 할때보다 더 심해. 5대 0.
원래 대학교 다닐 때 오락실 게임도 잘했기 때문에 게임의 제왕라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이 대전 테트리스는 대학원 내에 게임으로는 당할 사람이 없다는 입지를 굳혀준 게임이다. 지금도 재미있을지 모르겠지만 불현 듯 이 고전 게임이 생각났다.
구글신께 대전 테트리스라고 알려드리니 바로 브카님의 사이트를 알려 주셨다. 대전 테트리스의 실행 파일을 '브카'님이 블로그에 이미 올려둔 상태라 브카님의 링크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내려받은 뒤 GO.bat라는 파일을 실행하면된다. 그런데 너무 빠를 수도 있다.
- 대전 테트리스도 타자 속도가 빠른 사람이 유리하다. 그러나 타자 속도가 느려도 전략만 확실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게임이 대전 테트리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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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고전 2인용 대전 테트리스 DTetris(다 아시는 그겜)
Tracked from brainchaos™ TiP 2007/07/24 21:53 del.Dtetris.zip 한 5년 전으로 기억한다.. 이 2인용 테트리스를 하면서 우정에 금이 가고.. 사랑에 빵꾸가 뚤리는 일이 비일 비재했던 바로 그 게임.. DTETRIS 한문이 나오고.. 헙 이거 혹시 해킹 프로그..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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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2007/07/23 22:08
정말 재밌네요....
그때 추억이 떠오르네요... 역시 옆에서 말로 살살 달구면서하니 백전 백승이네요... ㅋㅋ
아이스크림 내기 하니 정말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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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 2007/07/24 00:30
제가 많이 졸린가봅니다..
'Daejun Tetris' 로 보고, 도아님이 대전에서 테트리스를 많이 하셨나...
하고 생각했다지요...;;
빨리 자야겠습니다.... -_-;;; -
숩 2007/07/24 02:18
군 제대하고 휴학하며 쉬는 동안에 줄창했던게 넷마블 테트리스였었죠. 당시에 '커플팀'을 구성하여 매일 밤 늦게까지 맞붙던 커플이 있었는데, 남자분이 죽고나면 갑자기 여자분 실력이 올라가는(남자분이 여자쪽 자리에서 했던 듯) 그런 팀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더군요. 실제로 뵙진 못해도 게임 상에서는 친하게 지냈었는데, 글을 읽고보니 그분들이 생각납니다. 부부는 아니고 동거하시는 커플이었는데, 지금쯤은 결혼해서 애 낳았으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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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폐인 2007/07/24 02:44
오호.. 요거 기억납니다. 동생과 죽자사자 시간을 무한대로 잡아먹던 대전테트리스 아이템전으로 해도 잼나고 그냥 일반대전으로 해도 괜찮습니다. 링크대전도 잼나지만 지구력싸움을 할수있는 링크없이 누가 살아남나 해서 테트리스 블럭을 몇천개 클릭어 할때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음악도 괜찮은듯합니다. 흔히들 일기예보음악있지요 그음악이 귀에서 아직도 맴도는군요. 요즘은 NDSL로 테트리스를 하고 있는데 잼나더군요 친구랑도 하고 그냥 WIFI대전으로도 하는데 친구랑은 항상 30판씩 하는데 보통 20승 차이로 이기고 있습니다. ^^ 혹시 와이파이 하시는분 와파코드 올려주시면 친구등록 하겠습니다. ^^ 저의 와파코드는 지금 직장이라서 못쓰구요. 나중에라도 올려놓겠습니다. 제가 등록하신 분은 리플로 남기겠습니다. 도아님 실력이 궁금하군요 NDSL있으시다면..당장 붙으시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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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랜 2007/07/24 09:30
더블테트리스라고 불리던 겜이던가요?
기억이 나네요. 친구랑 가족이랑 하면 정말 재밌었는데..
남이 공격해서 보낸 블럭을 그대로 되돌려 주는 재미가 참 쏠쏠했죠.
컴터랑 할때 신-고수 이런 설정도 가능하잖아요.
신이랑 할때 정말 경이로웠다는..ㅎㅎ
어쩌다 신이랑 하면서도 이길때가 있는데 정말 뿌듯했죠.ㅋ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저도 도시 시절의 끝자락을 겪었던 세대라.. -
parankiho 2007/07/24 13:20
저도 연구실에 있으면서 테트리스 밥좀 먹었습니다.
지금은 테트리스가 저작권 문제로 모두 정리되어 서비스 하는 온라인 회사가 몇 없었지만.
그땐 프리첼 노라조 테트리스가 압권이었습니다.
현란한 속도, 빠른 반응속도, 상황과 관련없는 높은 역전가능성등.
한때 노라조 아이템 테트리스 순위에서 3,000 등 안에 들었습니다.
전국 1% 안에 드는 수준이었는데. 대학원 진학 후 다시 접속해 봤더니
프리첼에서는 더 이상 서비스를 하지 않더군요.
다른 테트리스 서비스를 몇번 했었는데 기존의 손맛과 너무 틀려 접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한판? 하심이.. ㅎㅎㅎㅎ -
brainchaos 2007/07/24 21:51
제 블로그에 트랙백 걸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전 아직도 간혹 하고 있답니다.
그때쯤엔 다들 좋아한던 게임이였나 보네요~~
마눌히메가 테트리스 한다고 넨틴도 DS 사 달랍니다. ㅜㅜ;
이걸로 때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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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석 2009/12/11 21:26
오... 오래전 얘기라 제 댓글 거들떠도 안 보시겠지만 저도 남겨봅니다. ㅋ
전 노라조... 사실 고고타자 때문에 들어갔었죠.
그 당시 고고타자가 아직 coming soon상태라 할게 없어서 테트리스를 했었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클래식도 정말 재밌었지만 아템 테트리스.. 초기버전때가 전 가장 좋았었다고 봅니다.
초기버전이 왜 좋았었냐하면 나중버전에 비해 훨씬 더 커스터마이징(표현이 맞는건진 모르겠지만..)이 가능했기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여자들 입장에선 키조작이 복잡했고 그렇긴 했지만 여자들을 위한 단순조작키도 제공되었기에 별문제는 없었지만, 솔직히 복잡한 키조작을 사용하는 남자와 단순한 키조작을 사용하는 여자와는 전혀 상대가 안되었죠.
그 이유는 잘들 아시리라 봅니다.
우선 키조작이 복잡한 방식을 선택해 게임을 할 경우 아이템을 입맛대로 골라서 상황에 맞게 사용이 가능하죠.
(키조작이 복잡하다고 해서 절대 느리거나 그런건 아니고 오히려 더 빠른 키조작이 가능했습니다.
다만 익혀야될 키가 훨씬 많았을 뿐이고..ㅋ)
때문에 아이템 낭비를 막을 수 있으니(순서대로밖에 사용할 수 있는 단순 키조작방식에 비해!!) 훨씬 유리하게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가 있었죠.
언제 어느때라도 바로바로 원하는 아이템을 콕 찝어 보낼 수 있는게 매력이었는데.
추후 버전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그런 방식을 아예 삭제해버렸더군요.
그때부터 매력을 잃어 관두게 되었었는데...
혹시 초창기 복잡한 키조작과 테트리미노(블럭)을 시계반대방향과 시계방향으로 자유자재로 돌리시면서 하셨던 분 계신지 모르겠네요.
상황에따라 덜 돌리는 방향으로 키조작 횟수 줄이는게 참 효율적이었는데...
3번 누를꺼 1번만 눌러도 되니...
근데 여자들은 대부분 이런 걸 모르더군요. ㅋㅋ
알려줘도 적응 잘 못하고...
암튼...
그 게임 다시 부활하면 좋겠는데.. 아쉽죠.. 참..
psp에서라도 해볼 수 있었다면 좋겠네요..
정 안되면 직접 개발을.. ㅋ
psp에서 나오는 테트리스는.. 영.. 대전모드도 없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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