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주권 찾기 - 넷

소고기 보신탕

보신탕에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끓인 걸 보통 '육개장'이라고 한다. 개장국(보신탕)을 개가 아닌 육(肉)으로 끓이기 때문에 육개장이다. 그런데 육개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신탕과는 다른 길(맛)을 걸었다. 따라서 요즘 육개장은 보신탕과 맛이 확연히 다르다. 이 때문에 다시 시도된 음식이 소고기 보신탕으로 보인다. <사진 출처: ‘소고기 보신탕’ 잡숴는 봤나?>

초복, 중복, 말복.

이런 복날에 우리선조들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즐겨다고 한다. "개고기가 임금님 수랑상까지 올랐다"는 얘기가 있는 걸보면 개고기는 우리 민중에게 상당 보편화된 음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서구 유럽은 주로 목축을 했던 유목민족이었다. 이러한 유목 민족에게 개는 그들의 동료이자 가족이었다. 우리민족은 전통적으로 농경민족이었으며, 이러한 농경민족에게 개는 돼지나 소와 조금도 다름 없는 가축이었다.

개고기를 먹는 우리 민족을 서구인들은 야만인이라고 평한다.

자기들 보기에 좋지 않다고 귀를 짜르고 꼬리를 자르고 심지어는 종을 말살하는 행위(거세)를 "너희들을 위해서 한다"는 식으로 서슴없이 자행하고 그것으로 모자라 남의 먹거리 문화를 야만으로 치부하는 자들을 과연 지성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성이란 단순히 그 나라의 문명정도, 그사람의 지식수준, 연령 수준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다. 지성이란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지는 못해도 최소한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개고기를 먹는 우리가 야만인이라면 개의 본질을 무시하고 종을 말살하고 남의 먹거리 문화를 야만이라 평하는 그들은 과연 무어라 불러야 할까?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지성의 부족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 그러나 자기 나라의 문화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외국인들에게 잘보이려고 자기 나라의 먹거리 문화를 말살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자신의 문화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나라의 먹거리 문화를 야만이라 평하는 사람들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

우리 문화, 우리 먹거리를 살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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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의 모든 것을 운영하고 있는 IT 블로거. IT 블로거라는 이름은 현재 시국때문에 시사 블로거로 바뀐 상태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시사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IT 블로거일 뿐이다. 컴퓨터, 운영체제, 시사, 가족, 여행, 맛집, 리뷰등과 살면서 느끼는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의 주제이다. 왼쪽의 아이콘은 둘째 딸 다예가 그린 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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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동인 2005/05/23 16:24

    개고기 반대주의자들의 주장에 대한 반박을 제가 정리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입장이므로 전체의 의견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1. 개는 사랑스러운 동물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위의 주장은 역으로 말해서 개가 사랑스럽지 않은 동물일 경우 먹어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무엇을 사랑할지 사랑하지 않을지는 개개인의 자유이고, 나의 사랑을 남에게 강요할수는 없기 때문에 개를 먹든 안먹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가 되는 것입니다.
    만일 아니라고 하신다면 위의 주장은 개는 사랑스럽든 사랑스럽지 않든 먹어서는 안된다가 되겠고, 다시 말해서 개를 먹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라는 점에 있지 아니하다는 뜻이 되므로 1번의 이유는 식용불가의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2. 개는 인간의 오랜 친구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인간이 최초로 키우기 시작한 동물이 개라는 점은 많은 학자들이 증명한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개를 오랜기간 키워왔다면, 아마도 같은 기간동안 개고기를 먹었을 것입니다. 하루하루가 식량확보를 위한 전쟁과도 같았던 구석기, 신석기 시대에 사냥과 채집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늙거나 다친 개를 키워줬을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귀중한 동물성 단백질을 땅에 묻었을리는 더욱 만무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늙거나 다친 개는 아마 도살되어 식량으로 사용되었을 것이고, 그 근거로 아프리카나 북극권 등지에서 개를 키우는 부족은 늙거나 다친개, 그리고 특히 사람을 공격한 개는 도살하여 식량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번의 경우 개를 먹지 못할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3. 개고기는 인간과 가장 비슷한 소위 말하는 PSE육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개고기식육을 비난하며 개고기를 먹는 것은 인육을 먹는 것과 같다고 비난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개가 오랜 기간 인간과 같이 지내면서 개고기는 인육과 비슷한 소위 PSE육으로 되었다고 하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개고기가 인간고기와 그 형질이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사실 인간과 가장 유사한 형질을 보이는 것은 개가 아닙니다. 돼지입니다.
    간이나 콩팥 등의 장기중 일부를 병이나 사고로 잃은 사람에게 장기이식을 할 경우 마땅한 제공자가 없으면 대체장기로써 돼지의 장기를 이식한다고 합니다. 개가 아니구요....
    그 이유는 돼지의 경우 크기라는 측면만 개선되면(돼지 장기가 훨씬 크답니다.....) 가장 인간의 형질에 가까운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개가 인간과 유사하다면, 개를 사용하지(크기가 다양하니까요...) 돼지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때 형질이 비슷하여 장기까지 호환(...)이 가능한 돼지를 제처두고 일부 비슷한 점이 있으나 장기호환도 되지 않는 개만 먹어선 안된다고 주장하기에는 근거가 약합니다.
    따라서 3번 주장도 근거로 삼기에는 불합리한 측면이 너무나 강합니다.

    4. 복날 개패듯 때려잡는 잔인한 도살방식으로 인해 먹어서는 안된다.

    한국은 한때 값싸고도 질좋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경제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임금의 상승률은 무서울 정도로 올라 어느 틈에 고임금국의 하나로 되어버렸습니다.
    그에비해 전기의 경우 생산량의 40%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에 힘입어 물가에 비해 훨씬 값싸게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쯤이면 제가 뭘 말하려하는지 아실 것입니다.
    요즘 개를 잡을때는 간단한 전기충격으로 잡지, 힘들게 때려잡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증거사진이라고 제공하는 개잡는 사진은 그 복장, 장비, 사람의 생김새, 그리고 결정적으로 사진의 질 등으로 미루어볼때 중국의 사진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부 한국의 사진이라고 제공하는 것 또한 70년대의 것이거나, 연출된 사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느 정신나간 도살업자가 반대론자들한테 나 이렇게 개잡소 하고 개잡는 현장을 공개하겠습니까? 사진을 보니 몰래 찍은 현장도 아닌 대놓고 당당히 찍은 모양이던데 말이죠.....(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개잡는 장면을 필름에 담고싶소 하고 속이려할 경우, 과연 속아넘어가 줄까요?)
    설사 백번 양보해서 개잡는 방식이 문제가 된다고 할경우, 그것은 개잡는 방식을 바꾸면 되는 문제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투우에서 잔인한 방식으로 소를 죽이고 그 고기를 나누어먹는 것이 잔인하기 때문에 소를 먹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은 것입니다. 투우를 하지 않고 소를 먹으면 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4번의 주장도 먹지 않는 이유로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5.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먹지않는 음식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또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이 혐오하는 음식이므로 먹어서는 안된다.

    흔히 우리는 외국인이라고 하면 금발에 파란눈을 지닌 키 큰 사람을 연상하고, 외국이라고하면 마천루가 우뚝 서있는 유럽이나 미국을 연상합니다.(네, 안그러시다구요? 훌륭합니다! 당신은 편견을 극복해내었습니다!!!)
    그런데 실상 세계에는 192개국의 등록된 국가가 있습니다. 이중 대부분의 나라는 개고기의 식습관에 대해 그다지 큰 거부감이 없습니다. 설사 먹지 않는다고 해도 남이 먹는 것에 반대까지는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오직 유럽과 미국의 일부나라들만이 남이 먹는 것에까지 태클을 걸고 있는 것입니다.
    나라가 아니라 먹고 안먹고를 인구로 따져 볼까요?
    중국의 16억인구, 먹습니다. 잘먹습니다. 맛있게 먹지요...
    인도의 10억인구, 종교적인 이유로 안먹는 사람들도 있지만(인도의 종교는 워낙 다양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먹거나 먹는것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동남아 각국, 먹습니다. 신문에서 "영국인들이여, 한번 먹어보라니까~" 하고 비꼴 정도로 잘먹습니다.
    태평양 각국, 소가 없는 대신 예로부터 개와 돼지를 먹어왔습니다.
    이들 인구를 합치면 먹는다의 인구는 인류의 절반을 채우고, 나는 안먹지만 남이 먹는 것은 상관없다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실상 개고기를 절대 먹어선 안된다는 사람들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수로나 인구수로나 먹거나 먹는것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먹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압도하므로 5번의 주장도 설득력을 잃습니다.

    6. 개고기 식용은 한국의 전통문화가 아니고, 중국의 야만스러운 습관이 흘러들어온 것이다.

    위의 주장을 하신 교수님은 우리민족은 원래 기마민족이었고, 중국이 농경민족이었는데, 고려시대 이후 우리나라가 농경문화로 바뀌면서 중국의 야만스러운 습관이 들어온 것이다, 따라서 개고기를 먹는 습관은 우리나라의 전통습관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저는 아래의 예를 들어 그분의 의견에 반박하고자 합니다.
    교수님의 비유에 따르면 불교는 삼국시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온 인도의 야만스러운 종교이므로 우리의 고유문화가 될수 없다가 되고, 또한 임진왜란 당시 들어온 고추는 일본의 야만스러운 양념이 들어온 것이므로 고추로 만든 음식인 김치와 고추장 또한 일본의 야만스러운 음식이고, 한국의 전통문화는 될수 없다라고 되는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저는 위의 견해가 틀렸다고 봅니다.
    불교, 김치, 고추장 모두 우리의 훌륭한 문화이고, 그것은 개장국(보신탕의 옛이름입니다.)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6번또한 틀린 이야기입니다.

    7. 개고기를 먹는 국가는 대부분 후진국이고 따라서 개고기를 먹는 습관은 후진적인 습관이다.
    아주 간단한 반박이 가능합니다.
    불교를 믿는 국가는 대부분 후진국이고 따라서 불교는 후진적인 종교이다.
    저는 절대 불교가 후진적인 종교라 생각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7번 주장에 따르면 그렇게 되어버리는 걸요....
    그래서 저는 7번 주장은 틀린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5/05/23 16:37

      글 잘 읽었습니다. 따로 글을 올리실 곳이 없으셔서 답글로 달으셨다면 제 블로그 메인 글로 옮겨드리겠습니다.

      글이 워낙 길기도 하지만 글 내용이 좋아서 답글로 &#50026;기에는 조금 아까운 것 같습니다.

      메인 글로 옮기고 반대 의견에대해서는 직접 반론을 제기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메인글로 옮기시는 것에 동의하신다면 메일글로 옮길때 사용할 글의 제목을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인 견해입니다만 님의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2. 신동인 2008/06/19 11:21

    늦었지만 동의합니다~

    perm. |  mod/del. reply.
    • 도아 2008/06/19 14:37

      감사합니다 방명록에 올려주신 글을 다시 메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옵션: 없으면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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